(사진=연합뉴스) 과연 을과 을의 대립일까? 최근 한 대리점주가 노조의 횡포에 못이겨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건을 보면 갑보다 더 강력한 을의 횡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지우기 어렵다. 그동안 분류작업으로 인한 과로사 문제와 더불어 갑질 피해자로 인식됐던 택배노조가 이제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모양새다. 지난달 30일 김포에서 CJ대한통운 택배대리점을 운영하던 40대 점주 A씨는 노조와의 갈등을 토로하는 유서를 남긴 채 세상을 떠났다. 유서에는 고인이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조에 가입한 대리점 노조원에 대한 원망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유서에는 택배노동조합 조합원의 지속적인 불법 파업행위와 업무방해, 협박, 명예훼손, 허위사실유포와 일방적인 언론플레이에 지친 A씨의 고단함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지난 4월 말쯤 일부 택배기사들이 수수료율을 기존 9%에서 9.5%로 올려달라고 요구했지만, A씨가 이를 거부하자 갈등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CJ대한통운 택배대리점연합회 관계자는 “A씨는 지난 4월말 노조에 가입하고 불법 태업에 나선 구성원들과 갈등을 빚다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며 “유족과 함께 이들을 경찰에 고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노조 조합원들은 최근 카카오톡 단톡방에서 고인을 조롱하고 대리점을 가로채려는 대화를 이어간 사실이 드러났다. 해당 대화에는 추정 연 소득 8400만원인 노조원들이 A씨의 경제 상황을 비웃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들은 A씨와 더불어 배우자에게도 욕설을 퍼붓는 만행을 저질렀다. 논란이 불거지가 택배노조 측은 “조합원들 일부가 고인에게 모멸감을 줄 수 있는 내용의 글들을 단체 대화방에 게재했다”고 인정하면서도 폭언과 욕설 등의 내용은 없었다는 궁색한 변명을 했다. 여기에 대리점주 사망의 원인에는 CJ대한통운의 직·간접 책임이 있다고 부연했다. 택배노조는 그간 분류인력 투입 등에 대한 과로사 문제와 더불어 택배노동자들의 열악한 처우를 위해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들도 택배노동자들의 노고에 공감했으며 이에 따라 택배사들은 사회적합의기구를 통해 분류인력 투입, 휠소터 도입, 건강검진 확대 등을 통해 과로사 문제를 해결하려 애쓰고 있다. 과로사 문제로 국민 공감을 얻어낸 노조는 이를 등에 업고 산으로 가고 있다. 명절만 되면 어김없이 이어지는 태업, 그리고 사소한 일 하나조차도 원청을 물고 늘어지며 권리 행사를 주장하고 있다.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줄 안다는 말이 아니다. 4년전 민주노총 내 전국택배연대노조는 특수고용직 노조로는 처음으로 '노조설립 필증'을 받았다. 그간 법외노조였던 택배노조가 필증을 받으면서 합법적인 파업권한을 받은 것이다. 정식 노조 지위를 확보하면서 임금단체협약, 단체행동이 가능하다. 현재 노조원 수는 한국노총까지 포함할 경우 8500여명이다. 택배기사들은 개인사업자다. 이들이 조그마한 불만을 가지고 불법 태업을 해도 현재 시스템에서는 규제할 방안이 없다. 즉 노조는 권한은 있지만 책임은 지지 않는 것이다.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왔던 택배노동자 근로 처우 문제는 필히 개선돼야 한다. 하지만 현재 노조의 모습은 갑보다 강해 보이는 ‘슈퍼을’의 모습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인 조롱 뿐만 아니라 불법적인 파업으로 인해 피해를 입는 소비자들의 입장도 간과할 수 없다.그동안 택배사과 택배대리점 그리고 노조는 지속적으로 평행선을 달려왔다. 하지만 이제 마냥 노조를 을로 보기 어려운 시점에 다다랐다. 택배노조는 올해에만 세차례 총파업을 결의했다. 택배 대리점주들에 따르면 지역별로 진행한 배송 거부나 부분 파업 등을 포함하면 이 수는 적지 않다. 택배업은 노조의 소유물이 아니다. 계속 '슈퍼을'로서 권리만을 주장한다면 제로섬 게임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택배노동자들의 안타까운 과로사도 안타깝지만 노조의 슈퍼을질에 따른 대리점주의 극단적인 선택이 더욱 씁쓸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심영범의 플래시] ‘슈퍼을’ 택배노조, 무소불위 권력 원했나?

김포 택배대리점주 택배 노조원들 괴롭힘에 극단적 선택
고인 조롱 논란도 일어...일부 혐의 인정하나 원청 탓으로 돌리는 태도 보여

심영범 기자 승인 2021.09.08 16:47 의견 0
(사진=연합뉴스)

과연 을과 을의 대립일까? 최근 한 대리점주가 노조의 횡포에 못이겨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건을 보면 갑보다 더 강력한 을의 횡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지우기 어렵다. 그동안 분류작업으로 인한 과로사 문제와 더불어 갑질 피해자로 인식됐던 택배노조가 이제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모양새다.

지난달 30일 김포에서 CJ대한통운 택배대리점을 운영하던 40대 점주 A씨는 노조와의 갈등을 토로하는 유서를 남긴 채 세상을 떠났다. 유서에는 고인이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조에 가입한 대리점 노조원에 대한 원망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유서에는 택배노동조합 조합원의 지속적인 불법 파업행위와 업무방해, 협박, 명예훼손, 허위사실유포와 일방적인 언론플레이에 지친 A씨의 고단함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지난 4월 말쯤 일부 택배기사들이 수수료율을 기존 9%에서 9.5%로 올려달라고 요구했지만, A씨가 이를 거부하자 갈등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CJ대한통운 택배대리점연합회 관계자는 “A씨는 지난 4월말 노조에 가입하고 불법 태업에 나선 구성원들과 갈등을 빚다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며 “유족과 함께 이들을 경찰에 고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노조 조합원들은 최근 카카오톡 단톡방에서 고인을 조롱하고 대리점을 가로채려는 대화를 이어간 사실이 드러났다.

해당 대화에는 추정 연 소득 8400만원인 노조원들이 A씨의 경제 상황을 비웃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들은 A씨와 더불어 배우자에게도 욕설을 퍼붓는 만행을 저질렀다.

논란이 불거지가 택배노조 측은 “조합원들 일부가 고인에게 모멸감을 줄 수 있는 내용의 글들을 단체 대화방에 게재했다”고 인정하면서도 폭언과 욕설 등의 내용은 없었다는 궁색한 변명을 했다. 여기에 대리점주 사망의 원인에는 CJ대한통운의 직·간접 책임이 있다고 부연했다.

택배노조는 그간 분류인력 투입 등에 대한 과로사 문제와 더불어 택배노동자들의 열악한 처우를 위해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들도 택배노동자들의 노고에 공감했으며 이에 따라 택배사들은 사회적합의기구를 통해 분류인력 투입, 휠소터 도입, 건강검진 확대 등을 통해 과로사 문제를 해결하려 애쓰고 있다.

과로사 문제로 국민 공감을 얻어낸 노조는 이를 등에 업고 산으로 가고 있다. 명절만 되면 어김없이 이어지는 태업, 그리고 사소한 일 하나조차도 원청을 물고 늘어지며 권리 행사를 주장하고 있다.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줄 안다는 말이 아니다.

4년전 민주노총 내 전국택배연대노조는 특수고용직 노조로는 처음으로 '노조설립 필증'을 받았다. 그간 법외노조였던 택배노조가 필증을 받으면서 합법적인 파업권한을 받은 것이다. 정식 노조 지위를 확보하면서 임금단체협약, 단체행동이 가능하다. 현재 노조원 수는 한국노총까지 포함할 경우 8500여명이다.

택배기사들은 개인사업자다. 이들이 조그마한 불만을 가지고 불법 태업을 해도 현재 시스템에서는 규제할 방안이 없다. 즉 노조는 권한은 있지만 책임은 지지 않는 것이다.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왔던 택배노동자 근로 처우 문제는 필히 개선돼야 한다. 하지만 현재 노조의 모습은 갑보다 강해 보이는 ‘슈퍼을’의 모습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인 조롱 뿐만 아니라 불법적인 파업으로 인해 피해를 입는 소비자들의 입장도 간과할 수 없다.그동안 택배사과 택배대리점 그리고 노조는 지속적으로 평행선을 달려왔다. 하지만 이제 마냥 노조를 을로 보기 어려운 시점에 다다랐다.

택배노조는 올해에만 세차례 총파업을 결의했다. 택배 대리점주들에 따르면 지역별로 진행한 배송 거부나 부분 파업 등을 포함하면 이 수는 적지 않다.

택배업은 노조의 소유물이 아니다. 계속 '슈퍼을'로서 권리만을 주장한다면 제로섬 게임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택배노동자들의 안타까운 과로사도 안타깝지만 노조의 슈퍼을질에 따른 대리점주의 극단적인 선택이 더욱 씁쓸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저작권자 ⓒ뷰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