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건설·부동산 업계 햇병아리 기자로 활동을 하면서 다룬 중대한 이슈 중 하나는 대우건설 매각이었다. 어린 시절 어렴풋이 남아있던 대우건설에 대한 이미지를 생각하면 주인이 없는 회사라는 게 선뜻 와닿지 않았던 탓에 더욱 놀랄 일이었다. 아직 초등학교를 다니던 시절 속 대우건설은 배우 김남주의 푸르지오 광고와 맞물려 고급스러운 느낌으로 각인됐다. '나도 언제인가는 저런 집에서 살고 싶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시간이 꽤 많이 흘러 기자 생활을 시작하면서 처음으로 대우건설의 재정 상황이나 회사 구조를 파악했다. 일종의 '동심 파괴'와 같은 감정에 휩싸일 할 정도로 대우건설의 이미지와 현실은 너무나 달랐다. 그러나 대우건설 직원들과 만나면서 그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면 '명가'의 자부심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만남을 가졌던 대우건설 직원 다수가 보여준 회사에 대한 자긍심은 그때 그 시절의 향수를 느끼게 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직원들은 산업은행 밑에서 주인 없는 회사라는 것에 기죽기보다는 모그룹 없이 건설업계에서 이만큼 잘나가고 있다는 걸 강조했다. 최근 매각 과정에서 직원들의 이 같은 자부심은 꽤 입방아에 오르는 모양새다. 노조 측에서는 임금 협상 관련 파업 중 매각을 저지하겠다는 의사를 공식적으로 피력하기도 했다. 자신보다 작은 회사에 팔려가는 게 '명가'의 자존심으로서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 모습이다. 매각설이 나올 때마마 새우에게 삼켜진다는 부정적인 뉘앙스로 다뤄진 '고래' 대우건설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을 수 없다는 논리로 읽힌다. 그러나 이제는 정말로 매각이 절실한 시점이다. 자존심의 상처를 발판 삼아 도약해야 한다. 언제까지 상처나 자존심 타령으로 시간을 마냥 보낼 수 없다. 산업은행 밑에서 대우건설은 '살인기업'이라는 오명으로 덧칠됐다. 산업은행은 지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매년 안관리비를 지속적으로 삭감했다. 매각을 위한 경영 실적이 먼저였던 셈이다. '건설 명가'인 대우건설은 이 같은 오명을 하루라도 빨리 떨쳐내고 싶을 것이다. 대우건설 입장에서는 조금이라도 빠르게 책임감이 있는 주인을 찾을 필요가 있다. 이번 매각이 무산될 경우 대우건설의 주인 찾기는 더욱 지난해질 것이다. 대우건설이 주인을 찾은 뒤 다시금 바다를 건너 해외로까지 이름을 떨칠 위대한 '고래의 꿈'을 이룰 수 있길 바란다.

[정지수의 랜드마크] 대우건설, ‘고래의 꿈’ 위해 절실한 매각

정지수 기자 승인 2021.09.27 15:51 의견 1

올해 건설·부동산 업계 햇병아리 기자로 활동을 하면서 다룬 중대한 이슈 중 하나는 대우건설 매각이었다. 어린 시절 어렴풋이 남아있던 대우건설에 대한 이미지를 생각하면 주인이 없는 회사라는 게 선뜻 와닿지 않았던 탓에 더욱 놀랄 일이었다.

아직 초등학교를 다니던 시절 속 대우건설은 배우 김남주의 푸르지오 광고와 맞물려 고급스러운 느낌으로 각인됐다. '나도 언제인가는 저런 집에서 살고 싶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시간이 꽤 많이 흘러 기자 생활을 시작하면서 처음으로 대우건설의 재정 상황이나 회사 구조를 파악했다. 일종의 '동심 파괴'와 같은 감정에 휩싸일 할 정도로 대우건설의 이미지와 현실은 너무나 달랐다.

그러나 대우건설 직원들과 만나면서 그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면 '명가'의 자부심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만남을 가졌던 대우건설 직원 다수가 보여준 회사에 대한 자긍심은 그때 그 시절의 향수를 느끼게 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직원들은 산업은행 밑에서 주인 없는 회사라는 것에 기죽기보다는 모그룹 없이 건설업계에서 이만큼 잘나가고 있다는 걸 강조했다.

최근 매각 과정에서 직원들의 이 같은 자부심은 꽤 입방아에 오르는 모양새다. 노조 측에서는 임금 협상 관련 파업 중 매각을 저지하겠다는 의사를 공식적으로 피력하기도 했다. 자신보다 작은 회사에 팔려가는 게 '명가'의 자존심으로서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 모습이다. 매각설이 나올 때마마 새우에게 삼켜진다는 부정적인 뉘앙스로 다뤄진 '고래' 대우건설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을 수 없다는 논리로 읽힌다.

그러나 이제는 정말로 매각이 절실한 시점이다. 자존심의 상처를 발판 삼아 도약해야 한다. 언제까지 상처나 자존심 타령으로 시간을 마냥 보낼 수 없다.

산업은행 밑에서 대우건설은 '살인기업'이라는 오명으로 덧칠됐다. 산업은행은 지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매년 안관리비를 지속적으로 삭감했다. 매각을 위한 경영 실적이 먼저였던 셈이다. '건설 명가'인 대우건설은 이 같은 오명을 하루라도 빨리 떨쳐내고 싶을 것이다.

대우건설 입장에서는 조금이라도 빠르게 책임감이 있는 주인을 찾을 필요가 있다. 이번 매각이 무산될 경우 대우건설의 주인 찾기는 더욱 지난해질 것이다. 대우건설이 주인을 찾은 뒤 다시금 바다를 건너 해외로까지 이름을 떨칠 위대한 '고래의 꿈'을 이룰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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