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오세철 대표이사 사장(왼쪽), 삼성엔지니어링 최성안 대표이사 사장(사진=삼성물산, 삼성엔지니어링)
올해 국내 건설사의 해외 수주 규모가 축소되면서 해외 건설 수주 300억 달러 달성에 비상등이 켜졌다. 텃밭이라 불렸던 중동에서 대부분의 건설사들이 고전한 탓이다. 그러나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은 중동에서 대형 프로젝트를 연이어 따내며 내년도까지 수주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10일 해외건설종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현재까지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사업 수주금액 총합은 243억 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동기에는 일찌감치 300억 달러를 넘어서면서 308억 달러의 수주금액을 올렸던 것과 비교하면 아쉬운 수치다.
중동 수주 건수 감소가 부진 배경으로 꼽힌다. 지난 3일까지 기준으로 중동 수주액은 70억달러로 지난해 동기 대비 104억달러보다 32% 감소했다.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의 연이은 중동 수주 낭보가 더욱 주목받는 지점이다.
삼성물산은 올해 해외건설 수주 44억7300만달러로 1위다. 이어 삼성엔지니어링이 35억4700만달러로 삼성물산의 뒤를 쫓고 있다.
삼성 EPC(설계·조달·시공) 두 명가의 선방은 중동에서 꾸준히 사업을 진행하며 신뢰를 쌓아온 결과로 풀이된다.
삼성물산이 수주한 Tanajib IPP 조감도(자료=삼성물산)
삼성물산은 올해 '해외통'으로 통하는 오세철 사장이 지휘봉을 잡으면서 아람코 외에도 다수의 중동사업을 수주하고 있다. 오 사장은 ▲2009년 중동지원팀장 ▲2013년 글로벌조달실장 ▲2015년 7월 플랜트PM본부장 ▲2015년 12월 플랜트사업부장 등을 거쳤다.
오 시장의 풍부한 해외 경험에 삼성물산은 올해 중동에서 ▲카타르 LNG 수출기지 건설공사▲사우디 타나집 발전프로젝트 등을 수주했다. 또 사우디 국가혁신전략인 '비전2030'에 맞춰 그린에너지 사업분야에서 수주 발판을 마련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사우디 국영 석유사이자 중동의 '큰손'인 아람코의 사업을 다수 수주한 게 주효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007년 처음으로 아람코와 수주 인연을 맺었다. 이후 총 16건의 아람코 프로젝트 누적 수주를 기록 중이다. 누적액수는 119억달러, 한화로 14조원에 달한다.
삼성엔지니어링 최성안 사장(왼쪽)과 아람코 자푸라 프로젝트 담당매니저 압둘카림 알 감디(Abdulkarim Al-Ghamdi) 부사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삼성엔지니어링)
지난 1일 삼성엔지니어링은 아람코가 발주한 1조4500억원의 규모의 '사우디 자푸라 가스프로젝트' 계약을 따냈다. 해당 계약으로 삼성엔지니어링은 올해 수주 목표로 제시한 6조원을 넘어서 6조6000억원의 수주를 기록했다.
증권업계는 삼성엔지니어링이 내년 1분기에도 약 51억달러 정도의 화학공학 수주 파이프라인을 대기 중으로 내년부터 본격적인 수주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증권가에 따르면 내년 중동 시장에서는 정유화학, 정유, 가스 등 플랜트 예산이 높게 배정돼 있어 먹거리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삼성엔지니어링에 대한 증권가 평가도 좋다. 김세련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현재 중동의 발주 기조를 보면 내년 상반기 해외 수주 모멘텀이 여전히 긍정적으로 보인다"라며 "글로벌 Oil&Gas EPC 대비 선제적 수소 사업 진출 등에 따라 삼성엔지니어링이 글로벌 대장 EPC로 유가 상승에 따른 주가 랠리 수혜 받았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