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에서 자체브랜드 PB(Private Brand) 상품이 효자로 자리잡았다. 먹거리부터 생활용품까지 다양하다. 가성비와 소확행 등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에게 PB 상품은 매력적이다. 대형마트는 물론 편의점 그리고 최근에는 홈쇼핑까지 PB상품을 통해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뷰어스는 나날이 다양해지고 진화하고 있는 PB상품을 분석해봤다. -편집자주-
지난 2015년 탄생한 '노브랜드'가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국내는 물론 필리핀 등 해외에서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마트가 '노브랜드'로 성공하자 경쟁사인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도 PB 마케팅에 나섰다. 롯데마트는 올해 총 10개의 PB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홈플러스도 프리미엄 PB 브랜드 ‘시그니처’를 내놓았다.
노브랜드 깨끗한 키친타월(사진=SSG닷컴 홈페이지)
■ 노브랜드로 기치 올리고 최근엔 일렉트로맨까지 확장한 이마트
이마트는 지난 2015년 대표적인 '가성비' PB로 노브랜드를 출시했다. 스마트 소비, 합리적 소비를 지향하는 소비자들를 겨냥한 전략이 적중했다. 상품 품질과 무관한 브랜드 개발비, 디자인비, 광고비 등을 쏙 빼고 상품 본질의 기능에 집중한 가성비 상품을 모두가 인정할 수 있는 저렴한 가격대로 선보이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자주 쓰고, 먹고, 입는 등 구매 빈도가 높고 소비자에게 가장 밀접한 생활필수품 위주로 개발하고 있다. 식품은 물론 가전 등 고가라고 인식해왔던 카테고리의 상품도 개발하고 있다.
여기에 저렴하게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이라면 인지도와 지역을 가리지 않는다. 상품 원가를 낮추기 위해서라면 협력업체와 공동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전체 협력사 중 77% 가량이 중소기업이다.
이마트의 또다른 PB브랜드는 '피코크'다. 프리미엄 간편가정식(HMR)을 제안해 새로운 식문화를 만들어나가는 이마트의 대표 PB브랜드로 자리잡았다.
통상적으로 대형마트 PB라고 하면 연상되는 저렴함보다는 퀄리티를 추구해 맛있고 품질 높은 음식을 개발하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우수 협력업체와 협업을 통해 맛을 최우선으로 상품개발에 나서는 한편, 피코크 상품개발실에서 전문 셰프들이 상품을 개발하기도 한다. 여기에 자체 디자인 팀도 꾸려 패키지에도 세련미를 더했다.
피코크는 출범 이후 상품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며 영역을 넓히는데 주력해왔다. 그 일환으로 초창기 국/탕/찌개/반찬류 등 한식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던 상품군을 중식(피콕반점), 일식, 이탈리안 등 전세계 미식상품으로 확대했다. 글로벌 디저트, 야식(피콕포차), 유기농(피코크 올가닉) 등도 출시했다.
아울러 전국의 유명 맛집과 콜라보해 맛집 메뉴를 HMR로 재해석한 '고수의 맛집' 상품 또한 주력 카테고리다. 최근에는 진화한 HMR 형태인 '밀키트' 시장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 6월 3개로 나눠져있던 이마트 내 밀키트 브랜드를 피코크로 통합해 자체 역량 강화에 나섰다.
또한 밀키트의 경우 전국 팔도 대표 음식(강원도 장칼국수, 짬뽕순두부 등)을 출시하고 있다. 유명 맛집(유노추보, 오뎅식당, 시추안하우스, 도우룸 등), 백종원 대표와도 콜라보해 집에서도 쉽게 맛집 메뉴를 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외식을 줄이고 집밥 문화가 확대되며 요린이, 요알못도 간단히 조리할 수 있는 밀키트의 인기가 강세다. 이마트는 피코크 밀키트 라인업을 한식류, 서양식류, 일식류 등 다양하게 늘려왔고, 올해 1~11월에는 밀키트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약 2.3배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전했다.
이마트는 그동안 소비자가 비싸다고 인식해왔던 가전제품을 저렴하게 기획해 판매하고 있다. 이에 따른 PB브랜드는 일렉트로맨이다.
그동안 이마트는 TV, 냉장고 등 필수 가전은 물론, 에어프라이어, 공기청정기, 비데, 정수기, 스마트팟(멀티쿠커) 등 생활/주방가전, 모니터 등 디지털가전 등 가전 내 속한 모든 카테고리의 상품을 기획 및 개발했다.
현재 1~2인 가구를 겨냥한 일렉트로맨 혼족 가전 시리즈도 인기를 끌고 있다. 스테디셀러인 라면포트를 비롯해 샌드위치 메이커, 토스터, 커피메이커, 멀티그릴, 1인 밥솥 등 1~2인 가구가 거주하는 소형 평수의 주거지에 적합한 콤팩트한 사이즈가 특징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최근 편리하고 지루하지 않은 생활을 누리고자 세컨드TV, 주방·생활 트렌드 소형가전 등에 관심을 가지는 집콕족이 증가했다. 이들의 니즈를 반영한 가성비 가전을 판매하고 있는 이마트 PB가전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다.
요리하다×대한곱창 소곱창전골 (사진=롯데쇼핑)
■ 10개 PB브랜드로 MZ소비자 공략하는 롯데마트
롯데마트는 올해 브랜드 재정립을 통해 크게 총 10개의 PB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PB 10개 브랜드는 초이스엘, 스윗허그, 요리하다, 요리찬, 요리하다 델리, 온리프라이스, 룸바이홈, 룸바이홈키친, 해빗, 보나핏 등이다.
이중 롯데마트가 주력으로 삼고 있는 브랜드는 초이스엘, 온리프라이스, 룸바이홈, 해빗, 요리하다.
초이스엘은 2011년 론칭한 롯데유통의 대표브랜드다. 가격대비 품질 우선소비를 지향하는 전 고객을 타겟으로 하고 있다. 2021년부터 매장 방문의 동인 요인이 되는 ‘식품’cat에 집중한 전문 브랜드로 육성할 계획이며 트렌드와 맛의 프리미엄을 지향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극강의 가성비를 지향하는 브랜드로 지난 2017년 온리프라이스를 론칭했다. 가격과 품질에 대한 신뢰를 추구한다. 상품의 본질만을 강조하여 군더더기 없는 심플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합리적, 스마트한 쇼핑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 실속형 고객을 타겟으로 하고 있다. 혁신적인 상품개발과 유통방법으로 초저가의 가격대의 상품을 제안하고 있다. 출시 1년 만인 2018년에는 세계 3대 디자인 상이라 불리는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에서 패키징디자인, 끝까지 짜먹는 소스에 대해서 본상을 수상했다.
각 PB 상품에 대해서도 본질에 충실한 품질에 대해서도 인정받고 있다. 올해 매경이코노미 주관 ‘제 5회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생수 품평회’에서 29종 생수 국내 광천수 부문에서 1등을 수상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온리프라이스 상품들은 원가 혁신이 장점이다. 우수 품질 기반, 원가 경쟁력을 갖춘 해외 소싱처를 적극 발굴하여 이를 기반으로 원가 구조의 혁신에 앞장서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마트는 지난 2015년 룸바이홈을 론칭했다. 이 브랜드는 기능/소재/사용성에 기반한 기능주의 디자인으로 생활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홈리빙 전문 브랜드다. 기능주의 디자인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안하며, 모던한 스타일로 홈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은 고객들을 타겟으로 하고 있다.
패션토탈브랜드도 있다. 바로 지난 2016년 론칭한 보나핏이다. 이 브랜드는 편안함과 기능성을 지향하는 언더웨어 & 스포츠용품 브랜드며 라이프웨어를 지향하고 있다. 실용성을 추구하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며 좋은 소재와 실용성으로 일상에서 누구에게나 딱 맞는 핏을 찾아준다.
소비자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브랜드로 해빗은 지난 2015년 론칭했다. 한국 식단과 생활습관을 고민한 건강한 원료로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의 가치로 지향하고 있다.
가족 건강에 관심이 많은 3040 남녀를 타겟으로 지향한다. 소비자들의 “매일매일 건강한 습관”을 위해 롯데안전센터의 엄격한 기준을 통과한 제조원에서 제조 중이다.
롯데마트가 주력으로 내세우는 마지막 브랜드는 요리하다이다. HMR을 중심으로 한 식생활 솔루션 브랜드다. 2016년 론칭한 이래 롯데마트의 대표 식품 PB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Food Innovation Center 셰프 전문 군단의 요리 연구 및 검증된 맛집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전문 외식 수준의 맛을 추구하고 있다. 한 끼를 먹더라도 제대로 특별하게 즐기고 싶은 “미식추구형” 라이프스타일을 지닌 고객을 타겟으로 가정간편식부터 요리소재류까지 다양한 상품군을 운영하고 있다.
요리하다는 현재 400여개의 상품을 통해 고객과 소통하고 있으며, 론칭 이후 꾸준한 고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대표적인 시그니처 라인업인 중화요리가 포함되어있는 냉동튀김 카테고리는 매년 65%씩 성장하고 있다.
또한 최근 다양한 맛집과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한 차별화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 최근 출시된 '요리하다×대한곱창 소곱창전골'은 줄 서서 먹는 곱창 맛집, "대한곱창"과 콜라보한 소곱창전골이다. "대한곱창"의 노하우가 담긴 비법 양념소스로 그대로 구현해 가정에서도 맛집의 맛을 편리하게 즐길 수 있는 일품요리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앞으로도 맛과 품질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상품들을 지속 확대함과 동시에, 건강 중시 트렌드에 부응해 저칼로리, 비건 등 가치를 접목한 상품 개발 확대에도 앞장 설 계획”이라고 전했다.
롯데마트는 롯데그룹의 유통 채널(슈퍼, K-7)에도 PB상품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마트 뿐만 아니라 슈퍼도 온리프라이스 상품 중심으로 한 물티슈, 콜라, 사이다, 감자칩, 21곡 참깨스틱 등이 스테디셀러로 소비자의 사랑을 받고 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이러한 공동 운영을 통해 크게 두 가지의 기대효과를 얻었다. 첫번째는 슈퍼와 K-7 등의 다양한 채널을 통해서 PB 브랜드의 고객 접점과 소통력을 높일 수 있는 효과다. 또한 공동 운영을 통한 물량 확대에 따른 원가 절감 효과도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 PB시그니처를 홍보하는 모델들 (사진=홈플러스)
■ 600여종에서 1459종으로 확대한 홈플러스 PB시그니처
홈플러스는 지난 2019년 홈플러스 프리미엄 PB ‘시그니처’를 론칭했다.
‘홈플러스 시그니처’는 2019년 11월 론칭 직후 1년만에 전체 PB 상품 매출을 전년 동기 대비 39% 신장시켰다.
베스트셀링 상품으로는 ‘홈플러스시그니처 물티슈(100매)’가 가장 많이 팔렸으며, 2019년 9월 출시 35일 만에 100만 개 판매를 돌파한 상품이다.
이는 3초에 1개씩 팔린 셈이며, 현재까지 누적 판매량은 2608만여 개를 기록하고 1000원짜리 상품으로 260억 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했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론칭 당시 600여 종이던 시그니처 상품은 현재 1459종으로 1년 새 배 이상 확대됐으며 전 카테고리에 걸쳐 영역을 넓혀 가고 있다.
시그니처는 품질 제일주의를 바탕으로 까다롭게 엄선한 상품만을 내놓으면서 PB는 ‘싸구려’라는 인식을 깨고 일상생활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홈코노미가 중요해지면서 합리적 소비에 눈 뜬 ‘똑똑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평이다.
대표적인 상품이 ‘시그니처 물티슈(100매)’다. 기존 시중 저가 제품보다 월등한 품질의 상품을 1000원에 내놓았고, 올해 개인 위생에 대한 관심까지 더해져 더욱 날개 돋친 듯 팔리기 시작했다.
출시 31일 만에 100만 개, 87일 만에 300만 개 판매를 돌파한 데 이어, 현재까지 1600만 개 누적 판매고를 올리며 물티슈 시장의 ‘블랙라벨’로 등극했다. 당초 연간 목표 판매량(1000만 개)을 50% 이상 훌쩍 뛰어넘는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중이다.
특히 물티슈 이후 시그니처 베이비물티슈(70매), 시그니처 부드러운 화장지 30롤(33m*30) 등도 연달아 히트를 치면서 전체 PB 제지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38% 급증했으며, 전체 제지 카테고리 내에서 20%의 매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간편식 성장도 주목할 만하다. 시그니처 진짜스팸부대찌개(1120g), 자이언트바비큐폭립(1.2kg), 불맛나는직화불닭발(200g) 등 냉장 간편식은 이름난 메이저 브랜드들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서도 카테고리 내 37%라는 압도적인 매출 비중을 차지했으며, 시그니처의 폭풍 성장에 힘입어 전체 냉장 간편식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하는데 기여했다.
축산 냉동 간편식은 손쉽게 고기를 즐길 수 있는 시그니처 자이언트 한판 불고기(500g), 든든한 한 끼 식사로 제격인 시그니처 도가니탕 양지수육(850g) 등이 인기를 끌면서 PB 냉동 간편식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2%나 신장했으며, 카테고리 내 24% 매출 비중을 차지했다.
시그니처 스포츠용품은 장기화된 집콕 생활로 증가한 ‘홈트족’이 낙점했다. 요가매트, 짐볼, 마사지볼 등 시그니처 홈트용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71% 늘며 53% 매출 비중을 차지했다.
전체 스포츠용품 내 PB 매출 비중도 지난해 2%에서 올해 7배인 14%로 성장했다. 특히 시그니처 요가매트, 짐볼은 각각 동일품목 내 71%, 47% 매출 비중을 기록하며 시장을 휩쓸었다.
수납용품 PB 매출 비중은 지난해 10%에서 올해 28%로 훌쩍 뛰었다. 그 중에서도 시그니처 소품정리함과 바스켓 매출이 각각 동일품목 내 88%, 62% 비중을 차지했다. 코로나19가 재확산된 9월부터 11월까지 시그니처 유니크 리빙박스(55L)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47%나 신장했으며, 시그니처 이동식 트롤리 3단은 373%의 매출신장률을 기록했다.
안전하게 야외활동을 즐기려는 ‘캠핑족’의 증가로 시그니처 캠핑용품도 각광 받았다. 지난해까지 없었던 PB 캠핑용품을 엄선된 시그니처 상품으로 선보이면서 PB 매출 비중은 28%를 차지했고, 특히 동일품목 내 침낭 86%, 텐트 58%, 체어는 48% 매출 비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