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L 인 게임. (자료=엔씨소프트) K-게임이 글로벌 공략을 향해 다시 신발끈을 맨다. 국내 게임사들의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를 중심으로 막혔던 중국 시장이 다시 열린다. 그동안 대표적인 수입 게임 장르였던 서브컬처 게임도 국산 작품들이 나오면서 역수출을 통한 유의미한 성과도 보이고 있다. 게임 한류 열풍의 선배격인 MMORPG와 후배격인 서브컬처가 힘을 합치면서 새해 국내 게임산업의 글로벌 바람길도 맑아지고 있다. 10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중국 국가신문출판서는 최근 총 44종의 외국산 게임의 수입을 허가했다고 공시했다. 여기에는 한국 게임 8종이 포함됐다. 이번에 수입이 허가된 국내 게임 8종은 ▲넥슨 '메이플스토리M' ▲스마일게이트 '로스트아크' ▲스마일게이트 '에픽세븐' ▲넷마블 '제2의 나라: 크로스 월드' ▲넷마블 'A3: 스틸얼라이브' ▲넷마블 자회사 카밤 '샵타이탄' ▲엔픽셀 '그랑사가' ▲밸로프 '뮤레전드' 등이다. 시뮬레이션 RPG '샵타이탄'과 턴제 RPG '에픽세븐'을 제외하고는 모두 MMORPG 장르에 속한다. 국내 게임업계는 중국 시장 빗장이 열린 부분에 대한 기대감이 지나치게 높아지는 것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중국 개발사 호요버스의 '원신'이 전세계적인 인기를 끄는 등 더이상 중국 게임 시장에서도 생존을 장담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국내 게임사들의 무기는 MMORPG 경쟁력으로 중국 시장에서도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지난 1996년 출시한 넥슨 '바람의 나라'와 이어 1998년 출시한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등 국내 MMORPG 개발 업력이 오래된 만큼 MMORPG 게임에 대한 국내 게임사의 경쟁력은 여전하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국내 대작 MMORPG의 명맥은 모바일 게임 위주로 게임 산업 지형이 재편되는 과정에서도 이어졌다. 엑스엘게임즈의 '아키에이지'와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스마일게이트의 '로스트아크' 등 국내 게임사가 내놓은 PC MMORPG는 글로벌에서 호평을 받았다. MMORPG의 트렌드가 계속해서 변화하면서도 국내 MMORPG가 적응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중국 시장에서도 국내 MMORPG 게임은 여전히 차별화된 경쟁요소를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중국 게임업체 개발 퀄리티가 많이 올라온 것은 사실이나, 한국 게임업체 개발력과 수준은 여전히 높은 편"이라며 "중국 개발사 양산형 게임에 비해 한국 업체들의 다양한 장르와 비즈니스 모델은 중국 시장에서 충분히 차별화 포인트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요 MMORPG 수출지로 꼽히는 북미와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게임업계 맏형인 엔씨소프트가 나선다. 엔씨소프트는 신작 PC·콘솔 MMORPG '쓰론 앤 리버티(TL)'를 올해 상반기 출시한다. 북미 게임 채널인 MMOByte는 TL 트레일러 영상 공개 이후 “날씨와 지형이 수시로 변화하고, 바람의 방향에 따라 전투의 흐름이 바뀌는 기능들이 구현된다면 수십 년 만에 등장하는 가장 멋진 MMO가 될 것”이라고 평가하는 등 현지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북미에서 주로 인기가 있던 국산 MMORPG 게임이 최근 일본 시장에서 통하고 있다는 점도 호재다. '2022대한민국게임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모바일 게임 일본 수출 비중은 전년 대비 6.6%p 증가한 10.5%를 기록했다. PC게임도 6.6%p 늘어난 9.9%로 나타났다. 서브컬처 시장 위주인 일본 게임 시장에서 MMORPG가 분전했다는 점도 국내 게임업계에 고무적이다. 엔씨소프트 '리니지W'가 지난해 일본 모바일 매출 순위 10위권에 진입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A게임사 관계자는 "모바일 MMORPG에서는 분명 중국 게임 개발력을 무시할 수 없는 게 사실이지만 PC MMORPG에서만큼은 국내 게임사가 여전히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스마일게이트 '로스트아크'가 중국 정식으로 출시한다면 흥행 측면에서 더욱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에버소울 메인 이미지. (자료=카카오게임즈) ■ 쏟아지는 국내 서브컬처 신작, 글로벌 동시 공략 그동안 주로 중국과 일본 등에서 수입하던 미소녀 수집 장르의 서브컬처 게임도 K-게임의 글로벌 공략에 힘을 보탠다. 국내 게임사들은 서브컬처 시장의 크기가 커지면서 그동안 개발해왔던 서브컬처 장르 게임 출시에 잇따라 나섰다. 시프트업이 개발한 '승리의 여신: 니케(이하 니케)'가 지난해 11월 출시 이후 일본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면서 국내 서브컬처 게임의 가능성을 증명했다. '니케'는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전날 일본 앱스토어 매출 기준 4위에 오르면서 출시 후 두 달이 지나가는 시점에서도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서브컬처 역수출의 바통은 카카오게임즈의 '에버소울'이 이어받았다.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대표가 신년사를 통해 회사 방향성으로 설정한 '비욘드 코리아'의 첨병 역할을 수행할 전망이다. 지난 5일 일본과 중국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 글로벌 출시한 '에버소울'은 미국과 태국 등 글로벌 지역에서 매출이 절반 이상인 것으로 알려지는 등 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흥행은 일본 서비스 성적에 대한 흥행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외에도 지난 2021년 11월 출시한 넥슨의 '블루아카이브'가 일본 시장에서 장기 흥행하면서 국산 서브컬처 게임의 성공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높이고 있다. 이와 함께 네오위즈가 자사 주요 IP(지적재산권)을 활용한 서브컬처 게임 '브라운더스트2'를 글로벌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며 펄어비스 계열사 빅게임 스튜디오도 일본 유명 애니메이션 '블랙클로버'를 원작으로 하는 '블랙클로버 모바일' 출시를 앞두고 있다. B게임사 관계자는 "그동안은 국내 서브컬처 게임의 성공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었으나 이제는 역수출에까지 나설정도로 국내 게임사의 서브컬처 개발 역량과 운영 노하우가 성장했다"며 "일본 시장과 중국 시장의 게임 지형이 비교적 유사하다는 점을 봤을 때 중국 게임 확대 문이 열린다면 국내 서브컬처 게임도 중국 시장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작전명 글로벌’… K-게임, MMORPG가 끌고 서브컬처가 민다

중국 시장 공략, PC MMORPG 경쟁력에 현지 저격 서브컬처 게임 통한 쌍끌이 기대

정지수 기자 승인 2023.01.10 16:35 의견 0
TL 인 게임. (자료=엔씨소프트)

K-게임이 글로벌 공략을 향해 다시 신발끈을 맨다. 국내 게임사들의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를 중심으로 막혔던 중국 시장이 다시 열린다. 그동안 대표적인 수입 게임 장르였던 서브컬처 게임도 국산 작품들이 나오면서 역수출을 통한 유의미한 성과도 보이고 있다. 게임 한류 열풍의 선배격인 MMORPG와 후배격인 서브컬처가 힘을 합치면서 새해 국내 게임산업의 글로벌 바람길도 맑아지고 있다.

10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중국 국가신문출판서는 최근 총 44종의 외국산 게임의 수입을 허가했다고 공시했다. 여기에는 한국 게임 8종이 포함됐다.

이번에 수입이 허가된 국내 게임 8종은 ▲넥슨 '메이플스토리M' ▲스마일게이트 '로스트아크' ▲스마일게이트 '에픽세븐' ▲넷마블 '제2의 나라: 크로스 월드' ▲넷마블 'A3: 스틸얼라이브' ▲넷마블 자회사 카밤 '샵타이탄' ▲엔픽셀 '그랑사가' ▲밸로프 '뮤레전드' 등이다. 시뮬레이션 RPG '샵타이탄'과 턴제 RPG '에픽세븐'을 제외하고는 모두 MMORPG 장르에 속한다.

국내 게임업계는 중국 시장 빗장이 열린 부분에 대한 기대감이 지나치게 높아지는 것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중국 개발사 호요버스의 '원신'이 전세계적인 인기를 끄는 등 더이상 중국 게임 시장에서도 생존을 장담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국내 게임사들의 무기는 MMORPG 경쟁력으로 중국 시장에서도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지난 1996년 출시한 넥슨 '바람의 나라'와 이어 1998년 출시한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등 국내 MMORPG 개발 업력이 오래된 만큼 MMORPG 게임에 대한 국내 게임사의 경쟁력은 여전하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국내 대작 MMORPG의 명맥은 모바일 게임 위주로 게임 산업 지형이 재편되는 과정에서도 이어졌다. 엑스엘게임즈의 '아키에이지'와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스마일게이트의 '로스트아크' 등 국내 게임사가 내놓은 PC MMORPG는 글로벌에서 호평을 받았다. MMORPG의 트렌드가 계속해서 변화하면서도 국내 MMORPG가 적응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중국 시장에서도 국내 MMORPG 게임은 여전히 차별화된 경쟁요소를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중국 게임업체 개발 퀄리티가 많이 올라온 것은 사실이나, 한국 게임업체 개발력과 수준은 여전히 높은 편"이라며 "중국 개발사 양산형 게임에 비해 한국 업체들의 다양한 장르와 비즈니스 모델은 중국 시장에서 충분히 차별화 포인트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요 MMORPG 수출지로 꼽히는 북미와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게임업계 맏형인 엔씨소프트가 나선다. 엔씨소프트는 신작 PC·콘솔 MMORPG '쓰론 앤 리버티(TL)'를 올해 상반기 출시한다.

북미 게임 채널인 MMOByte는 TL 트레일러 영상 공개 이후 “날씨와 지형이 수시로 변화하고, 바람의 방향에 따라 전투의 흐름이 바뀌는 기능들이 구현된다면 수십 년 만에 등장하는 가장 멋진 MMO가 될 것”이라고 평가하는 등 현지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북미에서 주로 인기가 있던 국산 MMORPG 게임이 최근 일본 시장에서 통하고 있다는 점도 호재다. '2022대한민국게임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모바일 게임 일본 수출 비중은 전년 대비 6.6%p 증가한 10.5%를 기록했다. PC게임도 6.6%p 늘어난 9.9%로 나타났다.

서브컬처 시장 위주인 일본 게임 시장에서 MMORPG가 분전했다는 점도 국내 게임업계에 고무적이다. 엔씨소프트 '리니지W'가 지난해 일본 모바일 매출 순위 10위권에 진입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A게임사 관계자는 "모바일 MMORPG에서는 분명 중국 게임 개발력을 무시할 수 없는 게 사실이지만 PC MMORPG에서만큼은 국내 게임사가 여전히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스마일게이트 '로스트아크'가 중국 정식으로 출시한다면 흥행 측면에서 더욱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에버소울 메인 이미지. (자료=카카오게임즈)

■ 쏟아지는 국내 서브컬처 신작, 글로벌 동시 공략

그동안 주로 중국과 일본 등에서 수입하던 미소녀 수집 장르의 서브컬처 게임도 K-게임의 글로벌 공략에 힘을 보탠다. 국내 게임사들은 서브컬처 시장의 크기가 커지면서 그동안 개발해왔던 서브컬처 장르 게임 출시에 잇따라 나섰다.

시프트업이 개발한 '승리의 여신: 니케(이하 니케)'가 지난해 11월 출시 이후 일본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면서 국내 서브컬처 게임의 가능성을 증명했다. '니케'는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전날 일본 앱스토어 매출 기준 4위에 오르면서 출시 후 두 달이 지나가는 시점에서도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서브컬처 역수출의 바통은 카카오게임즈의 '에버소울'이 이어받았다.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대표가 신년사를 통해 회사 방향성으로 설정한 '비욘드 코리아'의 첨병 역할을 수행할 전망이다. 지난 5일 일본과 중국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 글로벌 출시한 '에버소울'은 미국과 태국 등 글로벌 지역에서 매출이 절반 이상인 것으로 알려지는 등 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흥행은 일본 서비스 성적에 대한 흥행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외에도 지난 2021년 11월 출시한 넥슨의 '블루아카이브'가 일본 시장에서 장기 흥행하면서 국산 서브컬처 게임의 성공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높이고 있다.

이와 함께 네오위즈가 자사 주요 IP(지적재산권)을 활용한 서브컬처 게임 '브라운더스트2'를 글로벌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며 펄어비스 계열사 빅게임 스튜디오도 일본 유명 애니메이션 '블랙클로버'를 원작으로 하는 '블랙클로버 모바일' 출시를 앞두고 있다.

B게임사 관계자는 "그동안은 국내 서브컬처 게임의 성공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었으나 이제는 역수출에까지 나설정도로 국내 게임사의 서브컬처 개발 역량과 운영 노하우가 성장했다"며 "일본 시장과 중국 시장의 게임 지형이 비교적 유사하다는 점을 봤을 때 중국 게임 확대 문이 열린다면 국내 서브컬처 게임도 중국 시장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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