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사태 등 최근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진 가운데 증권가에선 방어주에 대한 관심이 유효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특히 헬스케어 대형주 중에선 한미약품과 녹십자가 저평가됐다는 분석이다.
4일 NH투자증권은 바이오산업 보고서 '소외된 방어주에서 저평가 기업 찾기'를 통해 "코스피 대형 헬스케어의 유형자산 상각비를 보면 한미약품이 눈에 띈다"며 "동사의 2022년 유형자산 상각비는 2020년 대비 70% 상승, 셀트리온보다 높고 매출 대비 유형자산 상각비 비중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유사한 수준까지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박병국 애널리스트는 이 같은 배경에 대해 "바이오플랜트 등의 본격적인 상각 때문이며 가동률이 낮은 바이오플랜트를 CMO로 활용할 경우 추가 CAPEX 투자 없이 신규 매출이 발생, 큰 폭의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3월 바이오 유럽에 참가해 CDMO 수주 활동을 진행했다. 보유 중인 바이오플랜트는 대장균 발효기 2만리터 등 국내 최대 규모로 프리필드 실린지 기준 연 2000만개 이상 제조가 가능하다.
주목되는 시장은 릴리와 노보가 주도하고있는 GLP-1 당뇨, 비만 시장. 노보는 2021년 CMO 파트너사 캐털란트 공장 오류로 위고비 생산에 차질이 빚어졌고, 2023년 두 번째 CMO 계약을 추진 중이다.
릴리의 마운자로는 수요 폭발로 FDA 부족 의약품으로 등재돼, CMO 계약을 추진중이다. 바이오플랜트는 사노피와 개발하던 GLP-1 약물 상업화 타깃이었기에 연관성이 깊다. 동사는 3월 29일 박재현 제조본부장을 대표이사로 선임, 플랜트 활용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한미약품 바이오플랜트
녹십자에 대해선 미국IVIG 시장진출을 모멘텀으로 꼽았다.
박병국 애널리스트는 "녹십자는 오창 공장(혈액제제)에 기회가 있다"며 "오창 공장 PD1관은 IVIG 관련 4월중 FDA 실사, 올해 중반 BLA 재제출하고 내년 하반기 출시 예정"이라고 전했다. 즉, IVIG 미국출시는 신규 CAPEX 없이 신규 매출 확보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미반영된 유형자산의 가치도 높아질 수 있다고 봤다.
보고서에 따르면 IVIG 시장은 FcRn, SCIG의 침투로 점유율이 축소되고 있으며 면역 글로블린 시장점유율의 경우 2030년경 40% 초반에 수렴할 것으로 전망됐다. 동사 IVIG 제품의 미국 면역 글로블린 시장점유율 2029년 1.36%, 매출 1.5억달러, 미국 공급 약가 그램당 80달러, 제품 마진율 30~40% 수준으로 추정됐다. 이에 지속되는 실적 악화는 주가에 반영되고 있어 IVIG 뉴스는 반등의 시작일 수 있다는 것이다.
박병국 애널리스트는 한미약품에 대해선 "좋은 국내 영업실적에 바이오플랜트 등 CMO 성과가 합쳐지면 EBIT 개선을 통한 큰 폭의 업사이드가 발생할 수 있다"고 했고 녹십자에 대해선 "실적이 정체되는 상황 하에서 가동률이 낮은 유형자산인 오창공장 리레이팅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녹십자의 미국 IVIG M/S 및 매출 전망(자료=NH투자증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