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파주 지혜의숲 일부(기사 내용과는 크게 상관 없습니다) 페이스북에 이런 제목의 글이 올라와 관심을 받는다. “40대 남자가 모든 것을 잃고 선택한 길” “이혼하고 절망에 빠진 여자가 성공 후 남긴 말” “퇴사 후 3년 간 여행에서 그가 얻은 성공”. 카드뉴스 형식으로 된 이런 종류의 글은 높은 조회수와 공유수를 자랑하며 네티즌들에게 퍼진다. 한때 유행했고, 지금도 어느 정도 유효한 방식의 도서 마케팅이다.  책의 내용 중 일부를 뽑아서 포장한 이 마케팅은 많은 이들의 호응을 얻었다. 명언처럼 짧은 문장에 유사성 높은 사진과 디자인으로 종종 “희망을 얻었다”는 식의 댓글과 함께 진정성까지 느껴졌다. 그러다보니 많은 출판사들도 이런 형식으로 책을 홍보하고 나섰다. 물론 시장을 선점한 일부 마케팅 회사를 따라잡지는 못한다. 책을 압축적으로, 혹은 주요 문장으로 소개하기에 인기를 모았던 이런 마케팅이 역풍을 맞고 있다. 마케팅 초반, 네티즌들에게 나름의 위안과 진정성 있는 메시지를 던지며, 그 메시지가 함축된 책까지 소개해주며 인기를 모았지만, 이제는 주객이 바뀌어 책 광고를 위해 억지로 메시지를 꾸미는 듯한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어느 순간 이들 ‘진정성’(?) 가득 담긴 듯한 카드뉴스 혹은 텍스트 하단에는 “책을 샀는데 또 사기당했다” “여기에 쓰인 메시지가 전부다. 볼 내용이 없다” “책은 읽어보고 이런 광고를 남기냐”는 등의 비판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물론 이런 비판글은 바로 삭제된다. 페이스북 페이지나, 책 홍보를 위한 블로그에 이런 비판을 남겨둘 이유가 마케팅 업체에겐 없기 때문이다.  보통 한 콘텐츠당 200~400만원 정도 받는 이런 마케팅 회사들의 행태가 위법한 것은 아니다. 콘텐츠와 구분이 어려운 ‘네이티브 애드’(Native AD)는 인터넷에서 이미 오래 전부터 사용되어온 방법이다. 이를 통해 이익을 취하는 것을 뭐라고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네티즌들은 ‘배신’ 당했다는 말을 서슴치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책이기 때문이다. 자동차나 노트북 등을 홍보하기 위한 ‘네이티브 애드’였다면 이런 반발이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책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은 ‘마음의 양식’ ‘인류의 보고’ 등 여타 다른 상품과 궤를 달리해 대접받았다. 현재 책을 안 읽는 시대라 하더라도, 책을 대하는 마음은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는 것만 봐도 그렇다.  그러다보니 온라인에는 도서 광고 거부자들이 생겨났다. 이들은 마치 진정성 있는 콘텐츠인 것처럼 포장하며, 아무 내용도 없는 책을 광고하는 포스트에 “이거 책광고다”라는 댓글을 달고, 그 포스트와 해당 업체를 공유한다. 또 마케팅 업체와 이들의 광고하는 출판사와의 관계를 공개하며, 해당 책이 실질적으로 괜찮은지도 제시한다. 사실 굉장히 바람직한 방향이다. 마케팅 회사에 대한 반발이 괜찮다는 것이 아닌, 책의 내용을 인정 혹은 비판하고, 제대로 된 책도 아니면서 이익을 위해 마케팅하는 회사의 방향을 잡아주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혹자는 과거 교보문고나 영풍문고 등이 책을 홍보하는 것과 현재의 방식이 무엇이 다르며, 이들에 대해서는 왜 반발하지 않느냐고 묻는다. 그러나 이는 앞서 언급했듯이 주객이 바뀐 것과, 아예 오프라인 서점처럼 주객이 원래 위치에서 설정되어 대중에게 다가가는 것은 확연히 다르다.  책은 돈 뿐 아니라 시간과 정신력도 만만치 않게 투자해야 하는 능동적 매체다. 거짓 광고에 한두 번 속아 돈과 시간을 낭비한 이들의 반발은 영화나 드라마에 비할 바가 아니다. 도서 광고 거부자들의 점점 늘어날 것이며, 늘어나길 희망하는 이유다.

[유명준의 시선] “사기 당했다”…SNS 도서광고 비판자들

유명준 기자 승인 2019.10.24 14:54 | 최종 수정 2019.11.11 13:32 의견 0
사진=파주 지혜의숲 일부(기사 내용과는 크게 상관 없습니다)


페이스북에 이런 제목의 글이 올라와 관심을 받는다. “40대 남자가 모든 것을 잃고 선택한 길” “이혼하고 절망에 빠진 여자가 성공 후 남긴 말” “퇴사 후 3년 간 여행에서 그가 얻은 성공”. 카드뉴스 형식으로 된 이런 종류의 글은 높은 조회수와 공유수를 자랑하며 네티즌들에게 퍼진다. 한때 유행했고, 지금도 어느 정도 유효한 방식의 도서 마케팅이다. 

책의 내용 중 일부를 뽑아서 포장한 이 마케팅은 많은 이들의 호응을 얻었다. 명언처럼 짧은 문장에 유사성 높은 사진과 디자인으로 종종 “희망을 얻었다”는 식의 댓글과 함께 진정성까지 느껴졌다. 그러다보니 많은 출판사들도 이런 형식으로 책을 홍보하고 나섰다. 물론 시장을 선점한 일부 마케팅 회사를 따라잡지는 못한다.

책을 압축적으로, 혹은 주요 문장으로 소개하기에 인기를 모았던 이런 마케팅이 역풍을 맞고 있다. 마케팅 초반, 네티즌들에게 나름의 위안과 진정성 있는 메시지를 던지며, 그 메시지가 함축된 책까지 소개해주며 인기를 모았지만, 이제는 주객이 바뀌어 책 광고를 위해 억지로 메시지를 꾸미는 듯한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어느 순간 이들 ‘진정성’(?) 가득 담긴 듯한 카드뉴스 혹은 텍스트 하단에는 “책을 샀는데 또 사기당했다” “여기에 쓰인 메시지가 전부다. 볼 내용이 없다” “책은 읽어보고 이런 광고를 남기냐”는 등의 비판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물론 이런 비판글은 바로 삭제된다. 페이스북 페이지나, 책 홍보를 위한 블로그에 이런 비판을 남겨둘 이유가 마케팅 업체에겐 없기 때문이다. 

보통 한 콘텐츠당 200~400만원 정도 받는 이런 마케팅 회사들의 행태가 위법한 것은 아니다. 콘텐츠와 구분이 어려운 ‘네이티브 애드’(Native AD)는 인터넷에서 이미 오래 전부터 사용되어온 방법이다. 이를 통해 이익을 취하는 것을 뭐라고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네티즌들은 ‘배신’ 당했다는 말을 서슴치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책이기 때문이다. 자동차나 노트북 등을 홍보하기 위한 ‘네이티브 애드’였다면 이런 반발이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책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은 ‘마음의 양식’ ‘인류의 보고’ 등 여타 다른 상품과 궤를 달리해 대접받았다. 현재 책을 안 읽는 시대라 하더라도, 책을 대하는 마음은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는 것만 봐도 그렇다. 

그러다보니 온라인에는 도서 광고 거부자들이 생겨났다. 이들은 마치 진정성 있는 콘텐츠인 것처럼 포장하며, 아무 내용도 없는 책을 광고하는 포스트에 “이거 책광고다”라는 댓글을 달고, 그 포스트와 해당 업체를 공유한다. 또 마케팅 업체와 이들의 광고하는 출판사와의 관계를 공개하며, 해당 책이 실질적으로 괜찮은지도 제시한다. 사실 굉장히 바람직한 방향이다. 마케팅 회사에 대한 반발이 괜찮다는 것이 아닌, 책의 내용을 인정 혹은 비판하고, 제대로 된 책도 아니면서 이익을 위해 마케팅하는 회사의 방향을 잡아주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혹자는 과거 교보문고나 영풍문고 등이 책을 홍보하는 것과 현재의 방식이 무엇이 다르며, 이들에 대해서는 왜 반발하지 않느냐고 묻는다. 그러나 이는 앞서 언급했듯이 주객이 바뀐 것과, 아예 오프라인 서점처럼 주객이 원래 위치에서 설정되어 대중에게 다가가는 것은 확연히 다르다. 

책은 돈 뿐 아니라 시간과 정신력도 만만치 않게 투자해야 하는 능동적 매체다. 거짓 광고에 한두 번 속아 돈과 시간을 낭비한 이들의 반발은 영화나 드라마에 비할 바가 아니다. 도서 광고 거부자들의 점점 늘어날 것이며, 늘어나길 희망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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