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올해 분양한 아파트 3곳 중 1곳은 청약 경쟁률이 0%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약 시장 양극화가 극심했다는 방증이다.
18일 직방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올해 전국 아파트 분양 사업지는 총 215개(16만2000가구)로 이 중 67곳이 순위내 청약경쟁률이 0%대를 기록했다. 연내 총 분양사업지 중 1/3인 31.2%는 소수점 이하의 저조한 청약성적표를 받은 셈이다.
저조한 청약 성적률이 나타난 사업지는 경기와 인천, 부산 지역을 포함한 경남 등에 주로 분포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경남 남해군과 거창군일대 분양한 2개 사업지는 순위내 청약접수가 단 한 건도 없는 '청약경쟁률 0%' 아파트다.
올해 순위내 청약경쟁률 0%대 사업지가 가장 많이 발생된 지역은 경기도였다. 총 14개 사업지로 ▲안성시 공도읍 ▲양주시 덕계·화정동 ▲오산시 궐동 ▲용인시 처인구 포곡읍 ▲평택시 진위·현덕면 ▲포천시 군내면 ▲화성시 봉담읍 등지에서 발생했다.
경기도의 뒤를 이은 곳은 인천광역시다. 4만 2000여 가구에 달하는 아파트 입주물량이 올해 쏟아지며 공급과잉 부담이 청약시장의 수요감소로 이어졌다. 미추홀구(숭의·주안·학익동)와 서구(연희·오류·원당동), 연수구(옥련동), 중구(운서동) 일대 등 총 10곳에서 청약수요 가뭄을 겪었다.
이외에도 지방에선 ▲부산광역시 8곳 ▲경상남도 7곳 ▲제주특별자치도 6곳 ▲광주광역시 5곳 ▲충청남도 4곳 ▲전라북도 3곳 ▲울산광역시 3곳 ▲경상북도 2곳 ▲충청북도 2곳 ▲대구광역시 1곳 ▲전라남도 1곳 ▲강원특별자치도 1곳 등에서 순위내 청약경쟁률 0%대 사업지가 발생했다.
최근 3년간 순위내 청약경쟁률 0%대 사업지 누적 현황은 대구광역시가 35곳으로 가장 많다. 경기도는 해당 기간 총 33곳이 순위내 청약경쟁률 0%대를 기록했다. 경상남도(24곳)와 경상북도(23곳), 전라남도(22곳) 등도 각 20여 곳 이상씩 순위내 청약경쟁률 0%로 나타났다.
(자료=직방)
지난 2021년 총 439곳 중 64곳인 14.6%만 청약경쟁률 0%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청약수요의 움직임이 특정단지에만 쏠리는 양극화 현상이 더 강해졌다는 게 직방의 분석이다. 지난해엔 392개 사업지 중 136곳이 0%대 청약경쟁률을 나타냈다. 그해 하반기부터 고금리 여파 등으로 급랭한 청약시장 영향으로 전체 사업지 중 34.7%는 소수점 이하의 청약성적을 보인 흐름이 이어진 모양새다.
반면 서울특별시와 대전광역시는 순위내 청약경쟁률 0%대 사업지가 연내 발생되지 않았고 세종특별자치시는 분양한 곳이 없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아파트 분양시장은 전국에 쌓인 5만 8299호의 미분양 적체 외에도 자금조달을 담당하고 있는 PF대출 냉각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며 "과거보다 낮아진 시세차익 기대 저하로 청약통장 사용에 신중한 분양 대기수요의 움직임이 사업지별 양극화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고분양가 외에도 중도금 대출이자 부담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 당분간 분양시장의 청약 쏠림과 수요자의 냉철한 청약선택이 순위내 청약경쟁률 0%대 사업지를 속출 시킬 전망"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