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금융위 정부가 서민금융 효율화를 위해 종합플랫폼을 운영하겠다고 지난 5일 밝혔다. 이름은 가칭 '서민금융 잇다'. '잇다'를 알고 나면 정말 저소득·저신용 서민들의 금융생활은 획기적으로 바뀔 수 있는 걸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좀 더 지켜봐야 알 수 있겠다' 정도로 요약된다. 우선 시행 시기가 오는 6월쯤이다. 5개월을 더 기다려야 한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상반기 내 운영'이라며 정확한 시행 날짜를 밝히지 않았다. 당장 새해 첫 달부터 바뀌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가능성은 낮겟지만 최악의 경우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활성화 부분도 아직은 '글쎄요' 단계다. '잇다', 즉 서민금융 종합플랫폼의 핵심은 '수요자 중심'이다. 민간 상품, 정책 상품을 한꺼번에 모아 대출, 상담, 자활까지 '원스톱'으로 서비스가 이뤄지게 하겠다는 것. 이용자의 편의성에 방점이 찍혀 있다. 하지만 민간 상품과 정책 상품을 한꺼번에 모으는 일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서민금융 상품은 중금리 상품을 주력으로 하는 제2금융권뿐만 아니라 ESG경영 차원에서 은행 등 제1금융권에서도 다루는 등 취급 범위가 넓다. 재원도 다르고 이해 당사자들의 입장도 다를 수밖에 없다. 금융당국은 단일 업계의 상품 모으기에도 애를 먹은 경험이 있다. 과거 '잇다'와 유사한 목적으로 추진했던 보험비교 플랫폼 '보험다모아'가 주인공. 취지는 좋았지만 결과는 '실패'로 수렴되고 있다. 보험사들이 빅테크 업체들과 별도 플랫폼을 추진 중인 상황이다. 저소득·저신용 금융취약 이용자들이 슈퍼마켓에서 물건 고르듯이 한 번에 비대면으로 상품을 비교 선택하는 것이 가장 우선적으로 필요한 사항인 지도 고려해 볼 부분이다. 지난해 반신반의하며 금융당국이 내놓은 소액생계비대출은 예상을 깨고 '대히트'를 기록했다. 우리 사회에 50만원, 100만원을 못 구해 애를 태우는 취약계층이 이렇게나 많았나 생각해 보게 만든 '씁쓸한 흥행'이었다.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상품을 한 눈에 보는 것이 아닌, '안정적이고 실질적인' 지원이었다. 예산 확보가 안 되면 아무리 좋은 취지의 서비스도 실행이 어렵게 된다. 충분한 예산 확보와 안정적인 지원이 정책 서민금융의 선결조건인 셈이다. 금융위에 따르면 서민금융 이용자들의 가장 큰 애로사항은 '복잡함'이었다. 지난해 10월 서민금융진흥원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용시 불편한 점으로 '상품의 종류가 많고 복잡하다'는 응답이 26.6%로 가장 높게 나왔다. 근로자햇살론, 햇살론15 등 정책금융 상품들로도 머리가 복잡한데 민간금융까지 끼어들면 그야말로 '혼돈' 그 자체일 수도 있다. 실제로 이용자들은 은행 이자가 당연히 가장 싼 걸로 알고 제2금융권에 더 금리가 낮은 상품의 존재조차 모르는 경우도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국의 시도는 박수받을 만하다. 실패하는 한이 있더라도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는 아무 것도 안 하는 것보다는 훨씬 낫기 때문이다. 성공하면 다행이지만 실패하더라도 실패의 경험에서 더 나은 정책을 설계하고 입안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더군다나 그 일이 벼랑 끝에 선, 절박한 심정의 서민들을 위한 것이라면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자료=금융위

'서민금융 종합플랫폼' 나온다는데...사각지대 해소될까

금융위, '서민금융 잇다' 6월 개시 목표
"대출, 상담, 자활까지 원스톱 서비스"
'보험다모아' 추억 어른..."세심한 주의 필요"

최중혁 기자 승인 2024.01.06 08:59 의견 0
자료=금융위


정부가 서민금융 효율화를 위해 종합플랫폼을 운영하겠다고 지난 5일 밝혔다. 이름은 가칭 '서민금융 잇다'. '잇다'를 알고 나면 정말 저소득·저신용 서민들의 금융생활은 획기적으로 바뀔 수 있는 걸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좀 더 지켜봐야 알 수 있겠다' 정도로 요약된다. 우선 시행 시기가 오는 6월쯤이다. 5개월을 더 기다려야 한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상반기 내 운영'이라며 정확한 시행 날짜를 밝히지 않았다. 당장 새해 첫 달부터 바뀌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가능성은 낮겟지만 최악의 경우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활성화 부분도 아직은 '글쎄요' 단계다. '잇다', 즉 서민금융 종합플랫폼의 핵심은 '수요자 중심'이다. 민간 상품, 정책 상품을 한꺼번에 모아 대출, 상담, 자활까지 '원스톱'으로 서비스가 이뤄지게 하겠다는 것. 이용자의 편의성에 방점이 찍혀 있다.

하지만 민간 상품과 정책 상품을 한꺼번에 모으는 일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서민금융 상품은 중금리 상품을 주력으로 하는 제2금융권뿐만 아니라 ESG경영 차원에서 은행 등 제1금융권에서도 다루는 등 취급 범위가 넓다. 재원도 다르고 이해 당사자들의 입장도 다를 수밖에 없다.

금융당국은 단일 업계의 상품 모으기에도 애를 먹은 경험이 있다. 과거 '잇다'와 유사한 목적으로 추진했던 보험비교 플랫폼 '보험다모아'가 주인공. 취지는 좋았지만 결과는 '실패'로 수렴되고 있다. 보험사들이 빅테크 업체들과 별도 플랫폼을 추진 중인 상황이다.

저소득·저신용 금융취약 이용자들이 슈퍼마켓에서 물건 고르듯이 한 번에 비대면으로 상품을 비교 선택하는 것이 가장 우선적으로 필요한 사항인 지도 고려해 볼 부분이다.

지난해 반신반의하며 금융당국이 내놓은 소액생계비대출은 예상을 깨고 '대히트'를 기록했다. 우리 사회에 50만원, 100만원을 못 구해 애를 태우는 취약계층이 이렇게나 많았나 생각해 보게 만든 '씁쓸한 흥행'이었다.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상품을 한 눈에 보는 것이 아닌, '안정적이고 실질적인' 지원이었다. 예산 확보가 안 되면 아무리 좋은 취지의 서비스도 실행이 어렵게 된다. 충분한 예산 확보와 안정적인 지원이 정책 서민금융의 선결조건인 셈이다.

금융위에 따르면 서민금융 이용자들의 가장 큰 애로사항은 '복잡함'이었다. 지난해 10월 서민금융진흥원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용시 불편한 점으로 '상품의 종류가 많고 복잡하다'는 응답이 26.6%로 가장 높게 나왔다.

근로자햇살론, 햇살론15 등 정책금융 상품들로도 머리가 복잡한데 민간금융까지 끼어들면 그야말로 '혼돈' 그 자체일 수도 있다. 실제로 이용자들은 은행 이자가 당연히 가장 싼 걸로 알고 제2금융권에 더 금리가 낮은 상품의 존재조차 모르는 경우도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국의 시도는 박수받을 만하다. 실패하는 한이 있더라도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는 아무 것도 안 하는 것보다는 훨씬 낫기 때문이다. 성공하면 다행이지만 실패하더라도 실패의 경험에서 더 나은 정책을 설계하고 입안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더군다나 그 일이 벼랑 끝에 선, 절박한 심정의 서민들을 위한 것이라면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자료=금융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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