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주택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자 건설사의 분양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서울 집값 상승세가 일부 수도권 지역으로까지는 영향을 미치는 모양새다.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까지 높아지면서 전반적인 건설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자라나고 있으나 시장의 양극화 현상에 따른 착시라는 지적도 나온다. 19일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이 최근 발표한 '2024년 8월 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에 따르면 전국 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는 전월 대비 0.5포인트(p) 상승한 86.0으로 나타났다. 전국 단위의 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 상승을 이끈 건 수도권과 대구다. 인천은 전월 대비 34.5p 오르면서 100.0을 기록했다. 공급 부족 우려로 매수 심리가 살아나면서 주택사업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어진 결과라는 게 주산연의 설명이다. 인천을 포함해 수도권은 모든 지역이 기준선인 100을 넘어서면서 전월 대비 20.9p 오른 108.3으로 전망됐다. 서울(120.0)은 12.9p가 올랐고 경기(105.1)도 15.4p가 오르면서 기준선을 넘어섰다. 최덕철 주산연 부연구위원은 "한국부동산원 아파트 매매가격지수에 따르면 서울은 20주 연속 상승세에 있고 경기도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상승폭도 점차 증가하면서 주택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경기전망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미분양의 무덤이라고 불리던 대구에서도 주택 경기 회복이 이뤄지는 모양새다. 대구의 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는 104.3으로 전월 대비 23.6p 올랐다. 대구시의 정책적 노력이 시장 상황 개선의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최 부연구위원은 "대구시가 지난 1일 수요촉진 정책을 위한 민관합동 자문회의를 개최해 미분양 주택 해소방안을 논의했고 7월에는 분양 진행 중인 단지의 계약건수도 증가했다"면서 "시장상황의 개선이 사업자들 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 같다"고 설명했다. 공급 활성화에 초점을 맞춘 정부의 '8·8 부동산 대책'도 건설경기 회복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정부는 내년까지 목표로 한 신축 비아파트 9만가구 매입 목표를 11만가구로까지 늘린다. 구축아파트까지 포함한 공공매입임대 활용 목적의 비아파트 전체 매입 규모 목표치는 16만가구에 달한다. 비아파트를 주로 짓는 소규모 건설사의 숨통을 트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감도 꾸준히 나오고 있는 만큼 건설사의 자금조달 여건도 개선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주산연에 따르면 지난달 주택사업자 자금조달전망지수는 74.2, 이달에는 77.9로 상승했다. 다만 이 같은 분위기 호전 속에서도 건설경기 침체 회복이 여전히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특히나 대형건설사를 중심으로는 회복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보이나 중견건설사와 중소건설사는 지방 사업이 중심인 탓에 사업 전개에 어려움을 지속적으로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이 최근 발표한 '2024년 7월 건설경기실사 실적·8월 전망지수에'에 따르면 중견건설사의 8월 전망지수는 64.3에 불과했다. 7월 실적 지수보다 3.6p 상승했으나 여전히 비관적이다. 중소건설사의 8월 전망지수도 73.4에 그쳤다. 대형건설사의 8월 전망지수가 7월 실적지수에 비해 9.1p 상승하면서 100.0으로 기준선에 도달한 것과 대조적이다. 실제로 건설공사비는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으며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 개선도 제한적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발표한 올해 6월 공사비 지수는 130.02로 전년 동월 대비 2.04%포인트(p) 상승했다. 역대 최고치를 찍었던 5월 공사비 지수(130.21)보다는 소폭 낮아졌으나 여전히 건설사들에게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대구에서의 부동산 시장 회복 조짐이 나타났으나 부산은 6월 기준 아파트 매매거래량이 8%, 주택매매 거래량은 15.1% 감소했다. 상반기 기준 주택 인허가 건수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12.5% 감소했다. 더불어 전남 지역 부동산 시장은 지난 2022년 2월부터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하락세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이은형 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그동안 부동산 시장이 워낙 안좋았던 상황에서 살아날 조짐을 보이자 건설경기도 회복되는 것처럼 보이는 건 일종의 착시효과"라며 "비아파트 매입임대도 사실상 건설경기의 전체적인 회복을 이끌기 보다는 시행사 입장에서 호재"라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 시장도 서울을 중심으로 일부 수도권이 괜찮으나 수도권 외곽으로 갈수록 상황이 좋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금리 인하 이슈가 있지만 연내에 내려가더라도 당장 시장에 영향을 미치기에는 무리인 만큼 올해에 건설경기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동산 훈풍·매입임대에도…건설경기 회복 '물음표'

수도권과 대구 중심으로 주택사업 전망 밝아져
高공사비·국지적 분위기 개선에 반쪽 '회복' 평가

정지수 기자 승인 2024.08.19 13:33 의견 0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주택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자 건설사의 분양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서울 집값 상승세가 일부 수도권 지역으로까지는 영향을 미치는 모양새다.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까지 높아지면서 전반적인 건설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자라나고 있으나 시장의 양극화 현상에 따른 착시라는 지적도 나온다.

19일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이 최근 발표한 '2024년 8월 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에 따르면 전국 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는 전월 대비 0.5포인트(p) 상승한 86.0으로 나타났다.

전국 단위의 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 상승을 이끈 건 수도권과 대구다. 인천은 전월 대비 34.5p 오르면서 100.0을 기록했다. 공급 부족 우려로 매수 심리가 살아나면서 주택사업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어진 결과라는 게 주산연의 설명이다.

인천을 포함해 수도권은 모든 지역이 기준선인 100을 넘어서면서 전월 대비 20.9p 오른 108.3으로 전망됐다. 서울(120.0)은 12.9p가 올랐고 경기(105.1)도 15.4p가 오르면서 기준선을 넘어섰다.

최덕철 주산연 부연구위원은 "한국부동산원 아파트 매매가격지수에 따르면 서울은 20주 연속 상승세에 있고 경기도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상승폭도 점차 증가하면서 주택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경기전망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미분양의 무덤이라고 불리던 대구에서도 주택 경기 회복이 이뤄지는 모양새다. 대구의 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는 104.3으로 전월 대비 23.6p 올랐다. 대구시의 정책적 노력이 시장 상황 개선의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최 부연구위원은 "대구시가 지난 1일 수요촉진 정책을 위한 민관합동 자문회의를 개최해 미분양 주택 해소방안을 논의했고 7월에는 분양 진행 중인 단지의 계약건수도 증가했다"면서 "시장상황의 개선이 사업자들 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 같다"고 설명했다.

공급 활성화에 초점을 맞춘 정부의 '8·8 부동산 대책'도 건설경기 회복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정부는 내년까지 목표로 한 신축 비아파트 9만가구 매입 목표를 11만가구로까지 늘린다. 구축아파트까지 포함한 공공매입임대 활용 목적의 비아파트 전체 매입 규모 목표치는 16만가구에 달한다. 비아파트를 주로 짓는 소규모 건설사의 숨통을 트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감도 꾸준히 나오고 있는 만큼 건설사의 자금조달 여건도 개선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주산연에 따르면 지난달 주택사업자 자금조달전망지수는 74.2, 이달에는 77.9로 상승했다.

다만 이 같은 분위기 호전 속에서도 건설경기 침체 회복이 여전히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특히나 대형건설사를 중심으로는 회복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보이나 중견건설사와 중소건설사는 지방 사업이 중심인 탓에 사업 전개에 어려움을 지속적으로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이 최근 발표한 '2024년 7월 건설경기실사 실적·8월 전망지수에'에 따르면 중견건설사의 8월 전망지수는 64.3에 불과했다. 7월 실적 지수보다 3.6p 상승했으나 여전히 비관적이다. 중소건설사의 8월 전망지수도 73.4에 그쳤다. 대형건설사의 8월 전망지수가 7월 실적지수에 비해 9.1p 상승하면서 100.0으로 기준선에 도달한 것과 대조적이다.

실제로 건설공사비는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으며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 개선도 제한적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발표한 올해 6월 공사비 지수는 130.02로 전년 동월 대비 2.04%포인트(p) 상승했다. 역대 최고치를 찍었던 5월 공사비 지수(130.21)보다는 소폭 낮아졌으나 여전히 건설사들에게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대구에서의 부동산 시장 회복 조짐이 나타났으나 부산은 6월 기준 아파트 매매거래량이 8%, 주택매매 거래량은 15.1% 감소했다. 상반기 기준 주택 인허가 건수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12.5% 감소했다. 더불어 전남 지역 부동산 시장은 지난 2022년 2월부터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하락세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이은형 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그동안 부동산 시장이 워낙 안좋았던 상황에서 살아날 조짐을 보이자 건설경기도 회복되는 것처럼 보이는 건 일종의 착시효과"라며 "비아파트 매입임대도 사실상 건설경기의 전체적인 회복을 이끌기 보다는 시행사 입장에서 호재"라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 시장도 서울을 중심으로 일부 수도권이 괜찮으나 수도권 외곽으로 갈수록 상황이 좋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금리 인하 이슈가 있지만 연내에 내려가더라도 당장 시장에 영향을 미치기에는 무리인 만큼 올해에 건설경기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뷰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