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개발에는 기술력뿐만 아니라 천문학적 비용과 시간 투자가 필요하다. 국내 제약업계가 날로 발전하고 있다곤 하지만, 현재까지는 혼자 힘으로 모든 인풋을 감당할 수 있는 기업은 몇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서로 힘을 합쳐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한 제약사 간 협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자본력은 부족하지만 기술력이 뛰어난 바이오벤처에 중견제약사가 자본을 투자하는 사례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경쟁은 잠시 접어두고 서로 손을 맞잡고 함께 나아가는 이들의 모습에 국내 제약 산업의 미래가 밝아 보인다. 뷰어스는 창간 5주년을 맞아 이처럼 상부상조하고 있는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흐름을 더듬어 본다.-편집자주- 코로나19 감염병 사태가 지속되면서 국네 재약바이오기업들은 경쟁보다 협업에 집중해 치료제 개발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자료=게티이미지뱅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세계적으로 대유행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국제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의 방역체계와 코로나19 진단 능력이 높이 평가되면서 관련 국내 기업들이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도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현재 국내에서 진행 중인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건은 10 건으로, 이 중 대표적으로 3건은 협업 체제로 진행 중이다. 상업적인 성과를 노리기보다 인류 보건의 미래를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경쟁사로 볼 수 있는 타 제약바이오 기업이나 국가기관과 손을 잡고 개발 효율화를 위해 앞장서고 있다. 기업 경영의 기본이라고 볼 수 있는 경쟁은 잠시 접어두고, 협업을 기반으로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이들의 성과에 전 인류의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코로나19 혈장치료제 개발, 돈 욕심 無…“이윤 남기지 않겠다” 특히 코로나19 혈장치료제를 개발 중인 GC녹십자는 상용화가 가능해지면 치료제를 무상으로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현재 글로벌 혈액제제 기업들로 구성된 코로나19 혈장치료제 개발 얼라이언스에 합류해 개발을 진행 중이다.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효율화를 위해 글로벌 기업들이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은 것이다. 얼라이언스에는 씨에스엘베링, 다케다, 바이오테스트, BPL, LFB, 옥타파마 등 세계적으로 10위권 안에 드는 혈액제제 기업이 거의 다 포함돼 있다. 하나의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이렇게 모두 힘을 합쳐 연구를 진행한 사례는 지금까지 전무하다. 최초로 시도되는 이번 얼라이언스는 소속 기업들이 치료제 개발에서 주요한 전문 지식과 자원 등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협동 개발을 진행한다. 회복기 환자의 혈장 확보나 임상시험, 제품 제조 등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과정에서 중요한 정보나 자원을 나눈다. 통상적으로 기업에 이익을 남겨줄 제품을 개발하는 데는 개발 기간 중 철저한 보안이 생명이지만, 이례적인 전염병 사태에 경쟁심은 잠시 접어두고 상부상조하는 모습이다. 국내에서는 정부 국책과제로 국립보건연구원과 손을 잡고 혈장치료제 GC5131A를 개발 중이다. 이들은 지난 29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해당 치료제 임상 2상 신청을 마친 상태다. 해당 임상이 완료되면 긴급승인을 신청해 바로 치료제로 상용화가 가능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착한 맞손을 잡은 국내 기업은 이들뿐만 아니다. 셀트리온도 정부 국책과제로 질병관리본부와 함께 코로나19 혈장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이들도 치료제 개발 완료 시 이윤을 남기지 않고 공급하겠다는 공약을 남겼다. 다만 GC녹십자처럼 무상 공급은 아니고, 최대한 저렴하게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 현재 상황에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만 성공한다면 무상공급이 아니어도 안심이 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반응이다. 이들은 현재 코로나19 항체치료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며, 1상이 완료되면 바로 임상 2상에 돌입할 계획이다. GC녹십자와 마찬가지로 임상2상 완료 시 별다른 문제가 없다면 긴급사용승인 등을 통해 바로 상용화 가능하도록 할 방침이다. 바이오벤처 앱클론과 협업해 코로나19 항체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유한양행의 이정희 대표이사(자료=유한양행) ■능력 있는 전문 바이오벤처와 의기투합 코로나19 항체치료제를 개발 중인 국내 제약사 유한양행은 바이오벤처 앱클론과 협업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5월부터 코로나19 항체치료제 공동개발에 나섰다.  앱클론은 항체 기반 치료제 전문기업으로, 지난 2월부터 이미 코로나19 항체치료제 개발에 나선 상황이었다. 그 결과 최종 항체신약 후보물질을 발견하는 데 성공했다. 여기에 유한양행의 개발 능력과 자본력 등 역량을 더해 개발에 속도를 입힐 심산으로 힘을 합쳤다. 이들은 풍부한 경험을 지닌 연구 개발자들을 모아 태스크포스팀을 결성하고, 신속한 생산 세포주 개발과 비 임상 및 임상 시료 생산에 열중하고 있다. 셀트리온과 GC녹십자에 비하면 개발 속도가 다소 더뎌 보일 수 있으나, 차별점 있는 항체치료제 후보물질 도출에 성공한 상황이다.   이처럼 현재 많은 기업들이 코로나19 경쟁보다 협업으 통해 치료제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기업의 이익만을 위해서가 아닌, 전 인류적인 보건 미래를 위한 노력으로 서로 의기투합하는 모습이 눈길을 끈다.

[창간5주년기획: K-제약 돌파구 ‘투자와 협업’] ②코로나19 퇴치 위해 연구기관은 물론, 경쟁사와 손잡은 국내 제약사들

GC녹십자, 셀트리온, 유한양행…경쟁심 접어두고 치료제 개발 ‘사활’
이례적인 전염병 사태, 경쟁보다 협업

이인애 기자 승인 2020.07.30 12:54 의견 0

신약 개발에는 기술력뿐만 아니라 천문학적 비용과 시간 투자가 필요하다. 국내 제약업계가 날로 발전하고 있다곤 하지만, 현재까지는 혼자 힘으로 모든 인풋을 감당할 수 있는 기업은 몇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서로 힘을 합쳐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한 제약사 간 협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자본력은 부족하지만 기술력이 뛰어난 바이오벤처에 중견제약사가 자본을 투자하는 사례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경쟁은 잠시 접어두고 서로 손을 맞잡고 함께 나아가는 이들의 모습에 국내 제약 산업의 미래가 밝아 보인다. 뷰어스는 창간 5주년을 맞아 이처럼 상부상조하고 있는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흐름을 더듬어 본다.-편집자주-

코로나19 감염병 사태가 지속되면서 국네 재약바이오기업들은 경쟁보다 협업에 집중해 치료제 개발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자료=게티이미지뱅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세계적으로 대유행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국제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의 방역체계와 코로나19 진단 능력이 높이 평가되면서 관련 국내 기업들이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도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현재 국내에서 진행 중인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건은 10 건으로, 이 중 대표적으로 3건은 협업 체제로 진행 중이다. 상업적인 성과를 노리기보다 인류 보건의 미래를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경쟁사로 볼 수 있는 타 제약바이오 기업이나 국가기관과 손을 잡고 개발 효율화를 위해 앞장서고 있다. 기업 경영의 기본이라고 볼 수 있는 경쟁은 잠시 접어두고, 협업을 기반으로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이들의 성과에 전 인류의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코로나19 혈장치료제 개발, 돈 욕심 無…“이윤 남기지 않겠다”

특히 코로나19 혈장치료제를 개발 중인 GC녹십자는 상용화가 가능해지면 치료제를 무상으로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현재 글로벌 혈액제제 기업들로 구성된 코로나19 혈장치료제 개발 얼라이언스에 합류해 개발을 진행 중이다.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효율화를 위해 글로벌 기업들이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은 것이다.

얼라이언스에는 씨에스엘베링, 다케다, 바이오테스트, BPL, LFB, 옥타파마 등 세계적으로 10위권 안에 드는 혈액제제 기업이 거의 다 포함돼 있다. 하나의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이렇게 모두 힘을 합쳐 연구를 진행한 사례는 지금까지 전무하다. 최초로 시도되는 이번 얼라이언스는 소속 기업들이 치료제 개발에서 주요한 전문 지식과 자원 등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협동 개발을 진행한다. 회복기 환자의 혈장 확보나 임상시험, 제품 제조 등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과정에서 중요한 정보나 자원을 나눈다.

통상적으로 기업에 이익을 남겨줄 제품을 개발하는 데는 개발 기간 중 철저한 보안이 생명이지만, 이례적인 전염병 사태에 경쟁심은 잠시 접어두고 상부상조하는 모습이다. 국내에서는 정부 국책과제로 국립보건연구원과 손을 잡고 혈장치료제 GC5131A를 개발 중이다. 이들은 지난 29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해당 치료제 임상 2상 신청을 마친 상태다. 해당 임상이 완료되면 긴급승인을 신청해 바로 치료제로 상용화가 가능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착한 맞손을 잡은 국내 기업은 이들뿐만 아니다. 셀트리온도 정부 국책과제로 질병관리본부와 함께 코로나19 혈장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이들도 치료제 개발 완료 시 이윤을 남기지 않고 공급하겠다는 공약을 남겼다. 다만 GC녹십자처럼 무상 공급은 아니고, 최대한 저렴하게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 현재 상황에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만 성공한다면 무상공급이 아니어도 안심이 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반응이다. 이들은 현재 코로나19 항체치료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며, 1상이 완료되면 바로 임상 2상에 돌입할 계획이다. GC녹십자와 마찬가지로 임상2상 완료 시 별다른 문제가 없다면 긴급사용승인 등을 통해 바로 상용화 가능하도록 할 방침이다.

바이오벤처 앱클론과 협업해 코로나19 항체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유한양행의 이정희 대표이사(자료=유한양행)

■능력 있는 전문 바이오벤처와 의기투합

코로나19 항체치료제를 개발 중인 국내 제약사 유한양행은 바이오벤처 앱클론과 협업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5월부터 코로나19 항체치료제 공동개발에 나섰다. 

앱클론은 항체 기반 치료제 전문기업으로, 지난 2월부터 이미 코로나19 항체치료제 개발에 나선 상황이었다. 그 결과 최종 항체신약 후보물질을 발견하는 데 성공했다. 여기에 유한양행의 개발 능력과 자본력 등 역량을 더해 개발에 속도를 입힐 심산으로 힘을 합쳤다.

이들은 풍부한 경험을 지닌 연구 개발자들을 모아 태스크포스팀을 결성하고, 신속한 생산 세포주 개발과 비 임상 및 임상 시료 생산에 열중하고 있다. 셀트리온과 GC녹십자에 비하면 개발 속도가 다소 더뎌 보일 수 있으나, 차별점 있는 항체치료제 후보물질 도출에 성공한 상황이다.  

이처럼 현재 많은 기업들이 코로나19 경쟁보다 협업으 통해 치료제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기업의 이익만을 위해서가 아닌, 전 인류적인 보건 미래를 위한 노력으로 서로 의기투합하는 모습이 눈길을 끈다.

저작권자 ⓒ뷰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