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어스=이소희 기자] #37. 금주의 가수는 안녕의 온도입니다.   ■ 매번 다른 보컬, 한 울타리로 묶는 안녕의 온도 안녕의 온도는 팀 내 메인보컬 없이 연주자들로만 구성된 밴드다. 리더이자 키보드, 베이스를 맡고 있는 정상이와 키보드의 윤석철, 드럼의 이소월, 기타의 이수진까지 4명으로 구성됐다. 정상이와 윤석철은 재즈밴드 윤석철 트리오로, 이소월은 ‘셋(set)’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2015년 싱글 ‘사랑의 한가운데’로 데뷔한 안녕의 온도는 ‘지금이야’ ‘겨울로 가기 위해 사는 밤’ ‘짝사랑’ ‘이별이 유일했던 날’ 등 싱글을 발표했다. 2017년 2월에는 이를 신곡과 함께 모아 정규 1집 앨범 ‘사랑에 관한 각자의 기억’을 완성했다. 지금까지 함께 한 보컬은 선우정아, 박준하, 안녕하신가영, 그레이스(Grace), 노티스노트 등 다양하다. 최근에는 약 1년 만에 싱글 ‘말해버리면’을 냈다. 그 중 대표곡은 정규 1집 앨범에 수록된 신곡이자 더블 타이틀곡인 ‘평생 겨울일 것만 같아’ ‘잔인해’다. 두 곡이 대표곡인 이유는 타이틀을 담당하고 있는 것처럼 안녕의 온도가 지닌 두 가지의 색채를 각각 담고 있기 때문이다. 1번 트랙인 ‘평생 겨울일 것만 같아’는 앨범을 여는 밝고 멜로디컬한 곡이다. 반면 멤버 윤석철이 직접 부른 ‘잔인해’는 특유의 담담함과 차분함이 느껴진다.  깊은 가사는 예쁘게도 표현하고, 씁쓸한 가사는 오히려 무심하게도 드러낸다. 그리고 그 틈새에는 묘하게 연결되는 감정선이 있다. 결코 흥분하지 않는 전개와 삶을 관통하는 가사 같은 것들이다. 이런 특징은 여러 가수들이 안녕의 온도를 거치지만 한편으로는 머무르게끔 만든다. 다시 말해 각기 다른 보컬을 한 곳으로 묶는 안녕의 온도만의 울타리가 있다. ■ 폭풍 같은 감정이 조용하게 터질 때 안녕의 온도가 내놓는 음악은 아름답다. 때로는 예뻐서 아름답고 때로는 슬퍼서 아름답다. 그 이유는 감정을 한 번에 쏟아 붓지 않아서다. 안녕의 온도는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상황과 그로 인해 드는 생각을 곰곰이 살핀다. 그리고 어느 정도 정리가 됐을 때 한 자 한 자 내뱉는다. 혹은 점층적으로 감정을 쌓아가며 폭풍 같은 서사를 완성한다.  멜로디도 심플하다. 과도하게 힘을 주지 않고 느끼는 대로 풀어내는 느낌이 든다. 수많은 고민을 거쳤지만 그런 티를 내지 않고 에센셜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 바로 안녕의 온도가 지닌 능력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안녕의 온도가 다루는 감정들까지 단순한 건 아니다. 오히려 처절하고 철학적인 편에 가깝다. 안녕의 온도는 좋은 감정이든 그렇지 않은 감정이든, 무수한 나날을 온몸으로 견디고 곱씹는다. 이는 안녕의 온도가 사랑도 우리네 삶의 일부이자 전체이기도 한 것임을 깨달았기 때문에 가능하다. 이들은 노래를 통해 인생론적인 이야기까지 던진다. “삶은 가볍고 순간적인데/하루는 길고 너무 무겁다”(겨울로 가기 위해 사는 밤) “고갤 들어 내 눈앞에 펼쳐진/대답 없는 수많은 길을 보았어”(잔인해) “내 마음이 늪이라 하여도 어둠을 헤어 나올 생각이 없네”(늪이라 하여도) 등이 그렇다. 이런 것들을 보면 안녕의 온도의 노래가 왜 드라마 ‘청춘시대’에 삽입됐는지 이해가 간다. 사춘기 같은 순간을 섬세하게 세공해 내놓는 안녕의 온도의 노래는 한없이 뜨겁게 달아올라 기쁘기도 아프기도 했던 순간순간들을 떠올리게 한다. 한 차례 거센 비가 지나간 뒤 똑똑 떨어지는 물방울 같은 여운, 고요함, 그리고 투명함. 때로는 꼭 100도씨에 달하지 않아도 눈물샘이 터지게 만드는 다양한 끓는점이 있다. ■ 안녕의 온도 미니 인터뷰 ▲ 곡마다 보컬을 따로 두게 된 배경은 “멤버들과 팀을 하기 전부터 서로를 오래 알고 지냈어요. 마음이 맞는 네 명이 만나 팀을 꾸렸고, 보컬은 곡이 만들어지면 그때마다 잘 어울리는 분으로 섭외를 하여 활동하기로 하였지요. 그간 많은 보컬 분들이 함께 해 주셨는데 사랑, 이별, 희망, 절망 등 각기 다른 이야기들을 자신만의 분위기로 잘 소화해 주셨어요. 아, 요즘에는 멤버들이 직접 노래를 하는 곡들도 작업 중 이에요” ▲ 음악을 만들며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아무래도 ‘공감’인 것 같아요. 하나의 음악을 들으면서 개인의 추억과 경험을 꺼내어 보게 되는데, 그러면서 또 하나의 음악에 묶이게 되는 것들이 참 감사하고 매력적인 것 같아요. 다양한 모습의 삶을 이야기하고 싶어요“ ▲ 다른 팀을 병행하는 이들도 있다. 안녕의 온도로서 내는 색깔은 어떤 건가 “모두 자신의 음악으로 멋지게 활동하고 있어요. 어찌 보면 그 색깔이 짙은데, 그것들이 모여 하나가 되고 또 하나의 새로운 색이 만들어 질 때 재미있어요” ▲ 안녕의 온도로 활동하며 가장 보람찼던 순간은 “안녕의 온도의 노래를 들으며 위로를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가장 기분이 좋고 감사하죠. 세상을 모두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든든한 마음이 들기도 해요” ▲ 안녕의 온도 노래가 지니는 온도는 몇 도일까 “0도부터 100도 인 것 같아요. 슬픔과 좌절의 순간들을 비롯해, 밝게 빛나는 마음까지 전부 노래하고 싶어요”

[이소희의 B레코드] ‘안녕의 온도’가 끓어오르는 지점

이소희 기자 승인 2018.07.06 11:18 | 최종 수정 2137.01.08 00:00 의견 0

[뷰어스=이소희 기자] #37. 금주의 가수는 안녕의 온도입니다.

 

■ 매번 다른 보컬, 한 울타리로 묶는 안녕의 온도

안녕의 온도는 팀 내 메인보컬 없이 연주자들로만 구성된 밴드다. 리더이자 키보드, 베이스를 맡고 있는 정상이와 키보드의 윤석철, 드럼의 이소월, 기타의 이수진까지 4명으로 구성됐다. 정상이와 윤석철은 재즈밴드 윤석철 트리오로, 이소월은 ‘셋(set)’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2015년 싱글 ‘사랑의 한가운데’로 데뷔한 안녕의 온도는 ‘지금이야’ ‘겨울로 가기 위해 사는 밤’ ‘짝사랑’ ‘이별이 유일했던 날’ 등 싱글을 발표했다. 2017년 2월에는 이를 신곡과 함께 모아 정규 1집 앨범 ‘사랑에 관한 각자의 기억’을 완성했다. 지금까지 함께 한 보컬은 선우정아, 박준하, 안녕하신가영, 그레이스(Grace), 노티스노트 등 다양하다. 최근에는 약 1년 만에 싱글 ‘말해버리면’을 냈다.

그 중 대표곡은 정규 1집 앨범에 수록된 신곡이자 더블 타이틀곡인 ‘평생 겨울일 것만 같아’ ‘잔인해’다. 두 곡이 대표곡인 이유는 타이틀을 담당하고 있는 것처럼 안녕의 온도가 지닌 두 가지의 색채를 각각 담고 있기 때문이다. 1번 트랙인 ‘평생 겨울일 것만 같아’는 앨범을 여는 밝고 멜로디컬한 곡이다. 반면 멤버 윤석철이 직접 부른 ‘잔인해’는 특유의 담담함과 차분함이 느껴진다. 

깊은 가사는 예쁘게도 표현하고, 씁쓸한 가사는 오히려 무심하게도 드러낸다. 그리고 그 틈새에는 묘하게 연결되는 감정선이 있다. 결코 흥분하지 않는 전개와 삶을 관통하는 가사 같은 것들이다. 이런 특징은 여러 가수들이 안녕의 온도를 거치지만 한편으로는 머무르게끔 만든다. 다시 말해 각기 다른 보컬을 한 곳으로 묶는 안녕의 온도만의 울타리가 있다.

■ 폭풍 같은 감정이 조용하게 터질 때

안녕의 온도가 내놓는 음악은 아름답다. 때로는 예뻐서 아름답고 때로는 슬퍼서 아름답다. 그 이유는 감정을 한 번에 쏟아 붓지 않아서다. 안녕의 온도는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상황과 그로 인해 드는 생각을 곰곰이 살핀다. 그리고 어느 정도 정리가 됐을 때 한 자 한 자 내뱉는다. 혹은 점층적으로 감정을 쌓아가며 폭풍 같은 서사를 완성한다. 

멜로디도 심플하다. 과도하게 힘을 주지 않고 느끼는 대로 풀어내는 느낌이 든다. 수많은 고민을 거쳤지만 그런 티를 내지 않고 에센셜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 바로 안녕의 온도가 지닌 능력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안녕의 온도가 다루는 감정들까지 단순한 건 아니다. 오히려 처절하고 철학적인 편에 가깝다. 안녕의 온도는 좋은 감정이든 그렇지 않은 감정이든, 무수한 나날을 온몸으로 견디고 곱씹는다.

이는 안녕의 온도가 사랑도 우리네 삶의 일부이자 전체이기도 한 것임을 깨달았기 때문에 가능하다. 이들은 노래를 통해 인생론적인 이야기까지 던진다. “삶은 가볍고 순간적인데/하루는 길고 너무 무겁다”(겨울로 가기 위해 사는 밤) “고갤 들어 내 눈앞에 펼쳐진/대답 없는 수많은 길을 보았어”(잔인해) “내 마음이 늪이라 하여도 어둠을 헤어 나올 생각이 없네”(늪이라 하여도) 등이 그렇다.

이런 것들을 보면 안녕의 온도의 노래가 왜 드라마 ‘청춘시대’에 삽입됐는지 이해가 간다. 사춘기 같은 순간을 섬세하게 세공해 내놓는 안녕의 온도의 노래는 한없이 뜨겁게 달아올라 기쁘기도 아프기도 했던 순간순간들을 떠올리게 한다. 한 차례 거센 비가 지나간 뒤 똑똑 떨어지는 물방울 같은 여운, 고요함, 그리고 투명함. 때로는 꼭 100도씨에 달하지 않아도 눈물샘이 터지게 만드는 다양한 끓는점이 있다.

■ 안녕의 온도 미니 인터뷰

▲ 곡마다 보컬을 따로 두게 된 배경은
“멤버들과 팀을 하기 전부터 서로를 오래 알고 지냈어요. 마음이 맞는 네 명이 만나 팀을 꾸렸고, 보컬은 곡이 만들어지면 그때마다 잘 어울리는 분으로 섭외를 하여 활동하기로 하였지요. 그간 많은 보컬 분들이 함께 해 주셨는데 사랑, 이별, 희망, 절망 등 각기 다른 이야기들을 자신만의 분위기로 잘 소화해 주셨어요. 아, 요즘에는 멤버들이 직접 노래를 하는 곡들도 작업 중 이에요”

▲ 음악을 만들며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아무래도 ‘공감’인 것 같아요. 하나의 음악을 들으면서 개인의 추억과 경험을 꺼내어 보게 되는데, 그러면서 또 하나의 음악에 묶이게 되는 것들이 참 감사하고 매력적인 것 같아요. 다양한 모습의 삶을 이야기하고 싶어요“

▲ 다른 팀을 병행하는 이들도 있다. 안녕의 온도로서 내는 색깔은 어떤 건가
“모두 자신의 음악으로 멋지게 활동하고 있어요. 어찌 보면 그 색깔이 짙은데, 그것들이 모여 하나가 되고 또 하나의 새로운 색이 만들어 질 때 재미있어요”

▲ 안녕의 온도로 활동하며 가장 보람찼던 순간은
“안녕의 온도의 노래를 들으며 위로를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가장 기분이 좋고 감사하죠. 세상을 모두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든든한 마음이 들기도 해요”

▲ 안녕의 온도 노래가 지니는 온도는 몇 도일까
“0도부터 100도 인 것 같아요. 슬픔과 좌절의 순간들을 비롯해, 밝게 빛나는 마음까지 전부 노래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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