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BH엔터테인먼트 제공 ‘유열의 음악앨범’은 느리지만, 90년대의 아날로그 감성과 풋풋한 멜로 분위기만은 진하게 담겼다. 영화가 표현해야 할 장점 포인트를 제대로 짚은 김고은은 힘을 빼고 상황에 녹아들기 위해 애썼고, 그의 사실적인 연기가 영화의 감성적인 분위기를 더한다. 처음 시나리오를 봤을 때부터 잔잔한 분위기의 ‘유열의 음악앨범’에 만족했다. 이번 영화에서 우연히 만난 현우(정해인 분)와 10년 동안 엇갈리고, 마주하길 반복하며 주파수를 맞춰 나가는 미수를 연기한 김고은은 풋풋한 고등학생부터 성숙한 사회인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차근차근 그려낸다. “반가운 시나리오였다. 처음 시나리오를 봤을 때 이야기가 잔잔하게 흘러간다고 생각했다. 오랜만에 받아보는 느낌이었다. 일상적이고, 현실과 밀접한 감정들이라 보는 이들의 많은 공감을 부를 것 같았다.” 특히 1994년부터 2005년까지 긴 세월을 압축해 보여주는 이번 영화에서 시간의 흐름을 사실적으로 그려낸다. 변화를 의도적으로 표현하면 관객들의 몰입이 깨질 것이라 생각했고, 그래서 외양보다는 내면의 성장을 녹이려 애썼다. “10년이라는 시간에 너무 집중해서 많은 변화를 주면 현실적이지 않을 것 같다. 10년 전의 나와 지금의 내가 두드러지는 큰 변화가 있는 것 같지는 않다. 말투도 그렇고, 의상이나 헤어도 그렇다. 그럼에도 그 시간을 통해 성숙한 건 분명 있을 거다. 사고의 폭이 넓어지거나 내면의 변화가 있었을 것 아니냐. 오랜만에 만난 사람에게 기운이 달라졌다는 평가를 들을 때가 있다. 그런 것을 표현을 해보고 싶었다. 그때그때 심리 상태에 따라서, 아니면 어떤 큰 일들을 겪고 나서 기운이 달라지는 지점들을 표현하려고 했다.” 사진=BH엔터테인먼트 제공 인물의 감정에 집중을 하다 보니 그때 그 분위기에도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90년대와 2000년대 학창시절을 보낸 것은 아니지만, 누구나 공감할 법한 보편적인 감정들을 다뤘기 때문에 몰입하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시대가 다르다고 해서 그 나이대의 감성이 변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특히 20대의 미수가 경험하는 고민과 감정들이 지금의 20대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지금은 연락도 바로 되고, 빠르게 돌아가는 시대지만, 그때는 조금 천천히 흐른다는 차이가 있는 것 같다.” 풋풋한 사랑의 감정을 처음 느끼고 낯설어하는 10대의 미수나 꿈과 현실 사이에서 시행착오를 겪으며 방황하는 20대의 미수 모두 김고은이 경험한 감정들이다. 미수의 감정들에 깊게 공감하며 연기했기 때문에 더욱 현실적이기도 했다. “사회 초년생인 미수에 대한 공감이 있었다. 나도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 불안감, 어려움을 느꼈었다. 사랑에 대한 풋풋한 감정도 물론 그랬다. 이성을 좋아하지만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도 몰랐던 그때의 기억들이 촬영을 하면서도 스쳐 지나갔다. 이 영화를 찍으면서 옛날의 기억들을 많이 떠올렸다.” ②편으로 이어짐

[마주보기①] ‘유열의 음악앨범’ 김고은, 섬세한 접근이 완성한 ‘현실 멜로’

장수정 기자 승인 2019.09.04 17:25 | 최종 수정 2139.05.10 00:00 의견 0
사진=BH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BH엔터테인먼트 제공

‘유열의 음악앨범’은 느리지만, 90년대의 아날로그 감성과 풋풋한 멜로 분위기만은 진하게 담겼다. 영화가 표현해야 할 장점 포인트를 제대로 짚은 김고은은 힘을 빼고 상황에 녹아들기 위해 애썼고, 그의 사실적인 연기가 영화의 감성적인 분위기를 더한다.

처음 시나리오를 봤을 때부터 잔잔한 분위기의 ‘유열의 음악앨범’에 만족했다. 이번 영화에서 우연히 만난 현우(정해인 분)와 10년 동안 엇갈리고, 마주하길 반복하며 주파수를 맞춰 나가는 미수를 연기한 김고은은 풋풋한 고등학생부터 성숙한 사회인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차근차근 그려낸다.

“반가운 시나리오였다. 처음 시나리오를 봤을 때 이야기가 잔잔하게 흘러간다고 생각했다. 오랜만에 받아보는 느낌이었다. 일상적이고, 현실과 밀접한 감정들이라 보는 이들의 많은 공감을 부를 것 같았다.”

특히 1994년부터 2005년까지 긴 세월을 압축해 보여주는 이번 영화에서 시간의 흐름을 사실적으로 그려낸다. 변화를 의도적으로 표현하면 관객들의 몰입이 깨질 것이라 생각했고, 그래서 외양보다는 내면의 성장을 녹이려 애썼다.

“10년이라는 시간에 너무 집중해서 많은 변화를 주면 현실적이지 않을 것 같다. 10년 전의 나와 지금의 내가 두드러지는 큰 변화가 있는 것 같지는 않다. 말투도 그렇고, 의상이나 헤어도 그렇다. 그럼에도 그 시간을 통해 성숙한 건 분명 있을 거다. 사고의 폭이 넓어지거나 내면의 변화가 있었을 것 아니냐. 오랜만에 만난 사람에게 기운이 달라졌다는 평가를 들을 때가 있다. 그런 것을 표현을 해보고 싶었다. 그때그때 심리 상태에 따라서, 아니면 어떤 큰 일들을 겪고 나서 기운이 달라지는 지점들을 표현하려고 했다.”

사진=BH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BH엔터테인먼트 제공

인물의 감정에 집중을 하다 보니 그때 그 분위기에도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90년대와 2000년대 학창시절을 보낸 것은 아니지만, 누구나 공감할 법한 보편적인 감정들을 다뤘기 때문에 몰입하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시대가 다르다고 해서 그 나이대의 감성이 변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특히 20대의 미수가 경험하는 고민과 감정들이 지금의 20대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지금은 연락도 바로 되고, 빠르게 돌아가는 시대지만, 그때는 조금 천천히 흐른다는 차이가 있는 것 같다.”

풋풋한 사랑의 감정을 처음 느끼고 낯설어하는 10대의 미수나 꿈과 현실 사이에서 시행착오를 겪으며 방황하는 20대의 미수 모두 김고은이 경험한 감정들이다. 미수의 감정들에 깊게 공감하며 연기했기 때문에 더욱 현실적이기도 했다.

“사회 초년생인 미수에 대한 공감이 있었다. 나도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 불안감, 어려움을 느꼈었다. 사랑에 대한 풋풋한 감정도 물론 그랬다. 이성을 좋아하지만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도 몰랐던 그때의 기억들이 촬영을 하면서도 스쳐 지나갔다. 이 영화를 찍으면서 옛날의 기억들을 많이 떠올렸다.”

②편으로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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