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악화, 계층 간 격차 심화, 노령화…다양한 사회현상들이 사회공헌의 필요성과 가치를 높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각기 다른 상황에 걸맞는 실질적 도움보다는 천편일률적 방식들이 대다수란 지적이 나옵니다. 정책 역시 미비하거나 아예 정비조차 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허다하죠. 아는 것이 힘이라고 했습니다. 효율적이고 현명한 방법들 역시 보고 듣고 배우는 것과 비례할 겁니다. 이에 뷰어스는 [아는 것이 힘]을 통해 다양한 해외 사회공헌 활동들을 조명하고자 합니다. 미처 생각지 못했거나 국내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활동 및 정책들을 살펴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편집자주 사진=푸게돈 페이스북 NGO단체들은 각각의 신념과 목표를 가지고 활동합니다. 예를 들면 환경보호단체, 국제구호단체, 유기동물보호단체 등이죠. 환경보호단체만 해도 재활용을 통한 자원순환을 고민하고 목표하는 단체가 있는가 하면 자원 자체를 절약하자는 목표를 지니는 단체가 있습니다. 이렇듯 수많은 사회적 고민과 해결과제를 따라 움직이게 되는데 지난 2015년 터키에서 등장한 한 자판기는 환경보호와 함께 유기동물들을 보호할 수 있는 장치적 성과를 거두며 각각의 사회적 문제 해결 목표를 접목한 좋은 예로 꼽을 만합니다. 터키에는 ‘푸게돈’(Pugedon)이라는 이름의 특별한 재활용품 수거 자판기가 있습니다. 푸게돈을 설명하자면 우선 터키라는 나라의 분위기부터 알아야 합니다. 이전까지 터키는 쓰레기 재활용이라는 화두에 인식도, 관심도 부족한 나라였다고 합니다. 그러던 중 몇몇 환경 보호가들이 고안한 아이디어의 결과물이 바로 이 푸게돈입니다. 또 터키에는 주인없는 개들과 고양이들이 정처없이 길거리 생활을 하는 모습이 흔했고, 사람들은 이 유기동물들을 가엾게 여겨 먹던 음식이나 물을 집 앞에 내놓는 일이 많았다고 하네요. 이같은 환경적 고민과 유기동물의 현실을 모두 반영한 아이디가 바로 이 푸게돈입니다. 이 자판기는 페트병, 유리병, 캔 등 재활용 쓰레기를 넣으면 쓰레기의 양에 따라 일정량의 동물 사료를 얻을 수 있도록 고안돼 효과적 분리수거와 유기동물의 생명을 구한다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도출합니다. 쓰레기를 수집해 동물들의 사료를 마련한다는 이 영특한 아이디어의 자판기는 냉장고 크기만 합니다. 재활용 쓰레기를 넣으면 무게에 따라 자판기 하단에 마련된 그릇에 10~100g의 사료가 채워집니다. 물을 넣을 수 있는 투입구도 따로 있어 사람들이 먹다 남은 음료수나 물을 부으면 물그릇에도 깨끗한 물이 채워지는 것이죠. 한마디로 쓰레기로 유기동물들의 먹거리가 탄생하는 겁니다. 더욱이 이 푸게돈 자판기를 운영하는 에너지 역시 자연에서 얻어진 것이라 의미가 큽니다. 푸게돈 상단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에 기계 작동에 필요한 전기를 공급받는 방식이 운영됐습니다. 유기동물들이 자판기를 통해 먹거리를 얻게 되면서 쓰레기통을 뒤지는 일도 줄었다고 하네요. 사진=푸게돈 페이스북 푸게돈은 터키 곳곳 500개 이상 설치됐습니다. 설치 후 터키 내에서는 일부 자판기가 관리되지 않은 채로 방치됐다는 점, 유기동물들이 사람을 공격하거나 질병을 퍼뜨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불만이 적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반대로 터키의 유기동물들은 정부 통제 아래 예방접종을 맞고 귀에 태그를 달고 있어 안전하며 푸게돈 자판기가 더 늘어 깨끗한 터키, 인간과 동물이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긍정적 반응이 훨씬 많았다고 알려집니다. 푸게돈은 환경도 지키고 유기동물도 보호할 수 있다는 이점으로 해외 곳곳에 수출되기에 이릅니다. 지난 15일에만 해도 푸게돈 페이스북에는 러시아에 도입된 푸게돈 자판기가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지난 2015년 서울시에서도 이 푸게돈 도입을 검토한 바 있습니다. 당시만 해도 폐자원 재활용률이 50%도 넘지 못했고 유기동물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미 터키에서 일어났던 우려는 국내 시민들에게도 마찬가지로 걱정거리였고 오히려 유기동물 개체수만 늘어날 것이라며 우려하는 이도 적지 않았습니다. 당시 서울시 측은 시범도입 검토를 알렸지만 이후 푸게돈과 같은 직접공급형 자판기가 아닌 재활용품 투입시 재활용품 판매 수익금을 동물 보호단체에 기부하는 식의 ‘재활용 기부자판기’를 도입한 것으로 알려집니다. 터키에서 탄생한 푸게돈 자판기는 앞서 밝혔듯 단점이 적지 않습니다. 개체 수, 질병 위험은 물론이고 동물들이기에 철저한 관리가 수반되지 않는다면 자판기 근처는 오물과 사료 찌꺼기로 더럽혀질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 인근 주민들은 소음과 악취와 오염이라는 또다른 고통을 떠안게 될 겁니다. 그렇기에 국내에 푸게돈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다만 푸게돈의 용도가 아닌 의도만큼은 국내 여러 단체나 기관에서 배울 점이 많다고 봅니다. 초반부 언급했듯 한가지 목표가 아닌 효율적 분리수거, 유기동물 생존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담아낸 장치라는 점 때문입니다. 구호 목적과 환경 목적이 만나 환경 보호와 구호 물품 확보라는 공통 목표를 이뤄낸다거나 재활용을 위한 행위를 소외아동 기부로 이어갈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는 등 복합적 문제해결을 도모할 때 우리 사회는 더 나은 세상으로 한걸음 또 전진할 수 있지 않을까요.

[아는 것이 힘] 폐자원 재활용+유기동물 구호…자판기로 이룬 ‘일석이조’ 효과

문다영 기자 승인 2019.09.17 10:38 | 최종 수정 2019.09.27 13:55 의견 0

경제 악화, 계층 간 격차 심화, 노령화…다양한 사회현상들이 사회공헌의 필요성과 가치를 높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각기 다른 상황에 걸맞는 실질적 도움보다는 천편일률적 방식들이 대다수란 지적이 나옵니다. 정책 역시 미비하거나 아예 정비조차 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허다하죠. 아는 것이 힘이라고 했습니다. 효율적이고 현명한 방법들 역시 보고 듣고 배우는 것과 비례할 겁니다. 이에 뷰어스는 [아는 것이 힘]을 통해 다양한 해외 사회공헌 활동들을 조명하고자 합니다. 미처 생각지 못했거나 국내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활동 및 정책들을 살펴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편집자주

사진=푸게돈 페이스북
사진=푸게돈 페이스북

NGO단체들은 각각의 신념과 목표를 가지고 활동합니다. 예를 들면 환경보호단체, 국제구호단체, 유기동물보호단체 등이죠. 환경보호단체만 해도 재활용을 통한 자원순환을 고민하고 목표하는 단체가 있는가 하면 자원 자체를 절약하자는 목표를 지니는 단체가 있습니다. 이렇듯 수많은 사회적 고민과 해결과제를 따라 움직이게 되는데 지난 2015년 터키에서 등장한 한 자판기는 환경보호와 함께 유기동물들을 보호할 수 있는 장치적 성과를 거두며 각각의 사회적 문제 해결 목표를 접목한 좋은 예로 꼽을 만합니다.

터키에는 ‘푸게돈’(Pugedon)이라는 이름의 특별한 재활용품 수거 자판기가 있습니다. 푸게돈을 설명하자면 우선 터키라는 나라의 분위기부터 알아야 합니다. 이전까지 터키는 쓰레기 재활용이라는 화두에 인식도, 관심도 부족한 나라였다고 합니다. 그러던 중 몇몇 환경 보호가들이 고안한 아이디어의 결과물이 바로 이 푸게돈입니다. 또 터키에는 주인없는 개들과 고양이들이 정처없이 길거리 생활을 하는 모습이 흔했고, 사람들은 이 유기동물들을 가엾게 여겨 먹던 음식이나 물을 집 앞에 내놓는 일이 많았다고 하네요. 이같은 환경적 고민과 유기동물의 현실을 모두 반영한 아이디가 바로 이 푸게돈입니다. 이 자판기는 페트병, 유리병, 캔 등 재활용 쓰레기를 넣으면 쓰레기의 양에 따라 일정량의 동물 사료를 얻을 수 있도록 고안돼 효과적 분리수거와 유기동물의 생명을 구한다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도출합니다.

쓰레기를 수집해 동물들의 사료를 마련한다는 이 영특한 아이디어의 자판기는 냉장고 크기만 합니다. 재활용 쓰레기를 넣으면 무게에 따라 자판기 하단에 마련된 그릇에 10~100g의 사료가 채워집니다. 물을 넣을 수 있는 투입구도 따로 있어 사람들이 먹다 남은 음료수나 물을 부으면 물그릇에도 깨끗한 물이 채워지는 것이죠. 한마디로 쓰레기로 유기동물들의 먹거리가 탄생하는 겁니다. 더욱이 이 푸게돈 자판기를 운영하는 에너지 역시 자연에서 얻어진 것이라 의미가 큽니다. 푸게돈 상단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에 기계 작동에 필요한 전기를 공급받는 방식이 운영됐습니다. 유기동물들이 자판기를 통해 먹거리를 얻게 되면서 쓰레기통을 뒤지는 일도 줄었다고 하네요.

사진=푸게돈 페이스북
사진=푸게돈 페이스북

푸게돈은 터키 곳곳 500개 이상 설치됐습니다. 설치 후 터키 내에서는 일부 자판기가 관리되지 않은 채로 방치됐다는 점, 유기동물들이 사람을 공격하거나 질병을 퍼뜨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불만이 적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반대로 터키의 유기동물들은 정부 통제 아래 예방접종을 맞고 귀에 태그를 달고 있어 안전하며 푸게돈 자판기가 더 늘어 깨끗한 터키, 인간과 동물이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긍정적 반응이 훨씬 많았다고 알려집니다. 푸게돈은 환경도 지키고 유기동물도 보호할 수 있다는 이점으로 해외 곳곳에 수출되기에 이릅니다. 지난 15일에만 해도 푸게돈 페이스북에는 러시아에 도입된 푸게돈 자판기가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지난 2015년 서울시에서도 이 푸게돈 도입을 검토한 바 있습니다. 당시만 해도 폐자원 재활용률이 50%도 넘지 못했고 유기동물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미 터키에서 일어났던 우려는 국내 시민들에게도 마찬가지로 걱정거리였고 오히려 유기동물 개체수만 늘어날 것이라며 우려하는 이도 적지 않았습니다. 당시 서울시 측은 시범도입 검토를 알렸지만 이후 푸게돈과 같은 직접공급형 자판기가 아닌 재활용품 투입시 재활용품 판매 수익금을 동물 보호단체에 기부하는 식의 ‘재활용 기부자판기’를 도입한 것으로 알려집니다.

터키에서 탄생한 푸게돈 자판기는 앞서 밝혔듯 단점이 적지 않습니다. 개체 수, 질병 위험은 물론이고 동물들이기에 철저한 관리가 수반되지 않는다면 자판기 근처는 오물과 사료 찌꺼기로 더럽혀질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 인근 주민들은 소음과 악취와 오염이라는 또다른 고통을 떠안게 될 겁니다. 그렇기에 국내에 푸게돈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다만 푸게돈의 용도가 아닌 의도만큼은 국내 여러 단체나 기관에서 배울 점이 많다고 봅니다. 초반부 언급했듯 한가지 목표가 아닌 효율적 분리수거, 유기동물 생존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담아낸 장치라는 점 때문입니다. 구호 목적과 환경 목적이 만나 환경 보호와 구호 물품 확보라는 공통 목표를 이뤄낸다거나 재활용을 위한 행위를 소외아동 기부로 이어갈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는 등 복합적 문제해결을 도모할 때 우리 사회는 더 나은 세상으로 한걸음 또 전진할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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