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3000만 시대다. 지난 2017년 처음 출범한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이제는 시장 판도를 뒤흔드는 주축으로 부상했다. 혁신적인 기술력과 시장 개척의 도전 정신을 앞세운 인터넷은행들이 상품군을 확대하면서 시장 침투력을 높이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른바 인터넷전문은행 '3대장'으로 불리는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의 고객수가 3000만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3월말 현재 기준 ▲카카오뱅크 1861만명 ▲케이뱅크 750만명 ▲토스뱅크 235만명으로 총 2850만명을 기록했다. 만 19세 이상 가입연령 제한이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가입 가능 국민의 절반 이상이 이미 이들 은행의 고객이란 얘기다. 선발주자인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자산 규모는 그야말로 눈 깜빡할 때마다 불어나고 있다. 3월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수신과 여신 잔액은 각각 33조414억원, 25조9651억원, 자산 규모도 지난해말 기준 36조401억원을 달성했다. 케이뱅크 역시 출범하던 2017년부터 매년 평균 수신 2조3100억원, 여신 1조5600억원씩 성장하며 지난달 말 기준 수신 11조5400억원, 여신 7조8100억원을 기록 중이다. ■ 비대면으로 3분만에 대출되는 세상 무엇보다 이들 은행이 고객들의 마음을 훔칠 수 있던 이유는 비교 불가한 편의성이다. 100% 비대면 서비스가 가능한 상품들이 등장하면서 고객들은 더이상 지점을 찾아가 서류를 들이밀어야 하는 품을 들일 필요가 없어진 것. 신용평가모형을 자체적으로 개발함으로써 고객들이 증빙해야 했던 서류 뭉치도 한결 가벼워졌다. 이러한 편의성은 '초단위'로 몰려오는 신규 고객수에 함박웃음 짓게 하는 가장 중요한 무기다. 인터넷전문은행들이 가장 먼저 공략한 시장은 대출 시장. 올해 5대 시중은행의 가계 대출이 6조원 급감한 반면 이들은 2조7000억원 가량 늘면서 역전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설립 당시 취지 중 하나가 혁신적 방식을 통한 중·저신용자에 대한 대출 공급 확대였던 만큼 대출 시장의 사각지대에 있던 고객층을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는 평가다. 카카오뱅크의 주택담보대출은 출시 전 선보인 소개 영상부터 화제가 됐을 정도로 호응을 얻고 있다. 고객이 카카오뱅크 챗봇을 통해 주택담보대출을 신청하면 대화창이 열리고 이를 통해 심사 단계 등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실제 카카오뱅크 주담대 이용 고객의 94.5%는 추가 상담없이 대출 받는 데 성공했다. 신규 주담대 취급 평균 금리는 3.69%로 지난달 말 기준 누적 약정금액이 1000억원을 넘어섰다. 시중 5대 은행의 금리가 4%대가 넘는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매력적인 숫자. 특히 지난 5일부터 대출한도도 기존 6억3000만원에서 10억원으로 상향한 만큼 주담대를 받으려는 더 많은 고객들이 카카오뱅크의 문을 두드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케이뱅크의 아파트담보대출의 실적 증가세도 빠르다. 지난 2020년 8월 출시한 업계 최초 비대면 아파트담보대출은 올해 1월 기준 누적 취급액이 1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8월 내놓은 전세대출도 업계 최저 수준의 금리경쟁력을 앞세워 출시 6개월만에 6000억원을 넘겼다. 토스뱅크가 선보인 '사장님 대출'의 반향은 뜨겁다. 지난 3월 업계 최초로 선보인 무보증, 무담보 개인사업자 대출 '사장님 대출'은 출시 한달 반 만에 대출 잔액 2000억원을 넘어섰다. 동일 조건의 시중은행 개인사업자 대출 규모는 일평균 6억7000만~10억원 가량. 토스뱅크의 선전이 두드러지는 가운데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역시 이같은 개인사업자들이 사용하기 편리한 대출 상품을 조만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 따로 또 같이…영향력 키우는 인뱅시대 시중은행들의 순이익이 여전히 2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인터넷전문은행들이 당장 시장 판도를 뒤엎을 만한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카카오뱅크의 순이익(2041억원) 증가세가 지난해에만 전년대비 80% 가깝게 늘었음을 감안한다면 신경쓰지 않을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카카오뱅크가 출범 3년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한 데 이어 지난해 케이뱅크도 첫 연간 흑자전환(225억원 순이익)에 성공, 보릿고개를 넘어섰다. 후발주자인 토스뱅크도 앞선 주자들처럼 첫해 적자의 늪을 걷고 있지만 출범 5개월만에 235만명이란 고객을 확보하며 폭발적 흥행을 보이고 있는 만큼 우려보단 기대의 눈빛이 더 많다. 특히 카카오와 토스는 이미 각 사 앱 플랫폼 기반의 고객층이 두터운 만큼 이를 통한 성장 잠재력은 주목할 부분. 이들 3사는 각 사만의 경쟁력 있는 상품 개발 및 차별화에 주력하는 동시에 인터넷전문은행의 시장이 커질수록 '윈윈'하는 효과가 있는 만큼 경쟁과 상생을 강조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올해 2분기에도 중·저신용 위주의 여신 정책 기조를 유지할 예정이며 중·저신용 고객에 대한 변별력 강화를 위한 신용평가시스템(CSS) 고도화 및 대안정보 활용 범위를 확대를 위한 기업 간 협업을 진행 중"이라며 "현재 카카오 공동체 외에 교보그룹과 데이터 협력을 진행하고 있고 다른 금융회사를 이용하고 있는 중·저신용 고객을 위한 '대환 신용평가 모형'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토스뱅크도 올해 상반기 국내 거주 외국인을 대상으로 '비대면 계좌 개설' 서비스를 제공하고 하반기에는 신용카드업 진출을 계획하는 등 금융 시장 중심을 향한 잰걸음을 옮기고 있다.

3천만 인뱅의 습격…대출고객들 ‘앱’부터 켠다

인터넷전문은행 3대사 '초단위' 고객 유입 '침투력 확대'
혁신적인 기술력으로 고객 편의성 키우고 상품군 넓혀
대출시장 압도적 존재감…시각지대 고객층 유인

박민선 기자 승인 2022.04.07 11:41 의견 0

바야흐로 3000만 시대다. 지난 2017년 처음 출범한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이제는 시장 판도를 뒤흔드는 주축으로 부상했다. 혁신적인 기술력과 시장 개척의 도전 정신을 앞세운 인터넷은행들이 상품군을 확대하면서 시장 침투력을 높이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른바 인터넷전문은행 '3대장'으로 불리는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의 고객수가 3000만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3월말 현재 기준 ▲카카오뱅크 1861만명 ▲케이뱅크 750만명 ▲토스뱅크 235만명으로 총 2850만명을 기록했다. 만 19세 이상 가입연령 제한이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가입 가능 국민의 절반 이상이 이미 이들 은행의 고객이란 얘기다.

선발주자인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자산 규모는 그야말로 눈 깜빡할 때마다 불어나고 있다. 3월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수신과 여신 잔액은 각각 33조414억원, 25조9651억원, 자산 규모도 지난해말 기준 36조401억원을 달성했다. 케이뱅크 역시 출범하던 2017년부터 매년 평균 수신 2조3100억원, 여신 1조5600억원씩 성장하며 지난달 말 기준 수신 11조5400억원, 여신 7조8100억원을 기록 중이다.

■ 비대면으로 3분만에 대출되는 세상

무엇보다 이들 은행이 고객들의 마음을 훔칠 수 있던 이유는 비교 불가한 편의성이다. 100% 비대면 서비스가 가능한 상품들이 등장하면서 고객들은 더이상 지점을 찾아가 서류를 들이밀어야 하는 품을 들일 필요가 없어진 것. 신용평가모형을 자체적으로 개발함으로써 고객들이 증빙해야 했던 서류 뭉치도 한결 가벼워졌다. 이러한 편의성은 '초단위'로 몰려오는 신규 고객수에 함박웃음 짓게 하는 가장 중요한 무기다.

인터넷전문은행들이 가장 먼저 공략한 시장은 대출 시장. 올해 5대 시중은행의 가계 대출이 6조원 급감한 반면 이들은 2조7000억원 가량 늘면서 역전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설립 당시 취지 중 하나가 혁신적 방식을 통한 중·저신용자에 대한 대출 공급 확대였던 만큼 대출 시장의 사각지대에 있던 고객층을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는 평가다.

카카오뱅크의 주택담보대출은 출시 전 선보인 소개 영상부터 화제가 됐을 정도로 호응을 얻고 있다. 고객이 카카오뱅크 챗봇을 통해 주택담보대출을 신청하면 대화창이 열리고 이를 통해 심사 단계 등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실제 카카오뱅크 주담대 이용 고객의 94.5%는 추가 상담없이 대출 받는 데 성공했다. 신규 주담대 취급 평균 금리는 3.69%로 지난달 말 기준 누적 약정금액이 1000억원을 넘어섰다. 시중 5대 은행의 금리가 4%대가 넘는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매력적인 숫자. 특히 지난 5일부터 대출한도도 기존 6억3000만원에서 10억원으로 상향한 만큼 주담대를 받으려는 더 많은 고객들이 카카오뱅크의 문을 두드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케이뱅크의 아파트담보대출의 실적 증가세도 빠르다. 지난 2020년 8월 출시한 업계 최초 비대면 아파트담보대출은 올해 1월 기준 누적 취급액이 1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8월 내놓은 전세대출도 업계 최저 수준의 금리경쟁력을 앞세워 출시 6개월만에 6000억원을 넘겼다.

토스뱅크가 선보인 '사장님 대출'의 반향은 뜨겁다. 지난 3월 업계 최초로 선보인 무보증, 무담보 개인사업자 대출 '사장님 대출'은 출시 한달 반 만에 대출 잔액 2000억원을 넘어섰다. 동일 조건의 시중은행 개인사업자 대출 규모는 일평균 6억7000만~10억원 가량. 토스뱅크의 선전이 두드러지는 가운데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역시 이같은 개인사업자들이 사용하기 편리한 대출 상품을 조만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 따로 또 같이…영향력 키우는 인뱅시대

시중은행들의 순이익이 여전히 2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인터넷전문은행들이 당장 시장 판도를 뒤엎을 만한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카카오뱅크의 순이익(2041억원) 증가세가 지난해에만 전년대비 80% 가깝게 늘었음을 감안한다면 신경쓰지 않을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카카오뱅크가 출범 3년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한 데 이어 지난해 케이뱅크도 첫 연간 흑자전환(225억원 순이익)에 성공, 보릿고개를 넘어섰다. 후발주자인 토스뱅크도 앞선 주자들처럼 첫해 적자의 늪을 걷고 있지만 출범 5개월만에 235만명이란 고객을 확보하며 폭발적 흥행을 보이고 있는 만큼 우려보단 기대의 눈빛이 더 많다.

특히 카카오와 토스는 이미 각 사 앱 플랫폼 기반의 고객층이 두터운 만큼 이를 통한 성장 잠재력은 주목할 부분. 이들 3사는 각 사만의 경쟁력 있는 상품 개발 및 차별화에 주력하는 동시에 인터넷전문은행의 시장이 커질수록 '윈윈'하는 효과가 있는 만큼 경쟁과 상생을 강조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올해 2분기에도 중·저신용 위주의 여신 정책 기조를 유지할 예정이며 중·저신용 고객에 대한 변별력 강화를 위한 신용평가시스템(CSS) 고도화 및 대안정보 활용 범위를 확대를 위한 기업 간 협업을 진행 중"이라며 "현재 카카오 공동체 외에 교보그룹과 데이터 협력을 진행하고 있고 다른 금융회사를 이용하고 있는 중·저신용 고객을 위한 '대환 신용평가 모형'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토스뱅크도 올해 상반기 국내 거주 외국인을 대상으로 '비대면 계좌 개설' 서비스를 제공하고 하반기에는 신용카드업 진출을 계획하는 등 금융 시장 중심을 향한 잰걸음을 옮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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