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 주재하는 이창용 총재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이 결국 사상 첫 ‘빅스텝’을 단행했다. 치솟는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초강수를 둠으로써 미국의 긴축 흐름을 뒤쫓는 모습이다. 13일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열고 현재 연 1.75%인 기준금리를 2.25%로 0.50%포인트 인상했다. 한국은행이 이 같은 빅스텝을 단행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특히 지난 4월과 5월에 이어 세 차례 연속 인상에 나선 것 역시 전례없는 일로 지난해 11월, 올해 1월을 포함, 총 1.75%포인트 인상이 이뤄졌다. 이 같은 결정의 배경에는 물가에 대한 압박이 가장 컸다. 지난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월대비 6% 오르며 23년 7개월래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또한 기대인플레이션율도 전월 3.3%에서 3.9%로 통계 시작 이래 최대폭 상승 기록을 보이기도 했다. 아울러 한미 기준금리 역전에 대한 부담도 컸다. 지난달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인상)’에 나선 미국의 현재 기준금리는 1.50~1.75%.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지속적인 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는 만큼 금리 역전이 이뤄질 경우 미치는 경제 상황에 대해서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것. 기축통화의 기준금리가 국내보다 높아지면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은 더 높은 수익률을 좇아 이탈할 가능성이 높다. 이로 인한 원화가치 하락이 이어질 경우 수입 물가 상승에 따른 국내 물가 상승 역시 우려되고 있다. 이날 금통위의 ‘빅스텝’ 결정으로 미국과 기준금리 격차는 일단 0.50~0.75%포인트로 벌어졌다. 하지만 오는 26일로 예정돼 있는 통화정책회의에서 연준이 또 다시 자이언트 스텝을 밟게 된다면 역전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 ■ "시장 컨센서스 부합"...증시 일단 안정적 금통위의 금리 인상 직후 국내 증시는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일단 이날 금통위의 ‘빅스텝’이 예상됐던 만큼 시장에 추가 하락 변수로 작용하기보다는 안도감을 주는 효과를 낳았다고 평가했다. 이재만 하나증권 글로벌투자전략팀장은 “이번 금리인상에 대한 시장의 컨센서스에서 벗어나지 않았던 만큼 새로운 변수가 되진 않을 것”이라며 “이후 미국과 한국에서 이뤄질 기준금리 인상폭에 대한 전망이 낮아지고 속도가 느려진다면 달러 강세 등이 진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미국 연준의 긴축 속도를 따라가겠다는 통화당국의 의지를 확인함에 따라 환율도 단기 오버슈팅했다는 판단, 그리고 원화나 주식이 단기 바닥을 형성하고 있다는 판단에 외국인 수급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연준의 물가 잡기 위해 금리인상 흐름을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따라가고 있지만 긴축 여파가 길어진다면 경제를 깎아먹는 충격이 될 수 있다”면서 “주식이 바닥을 다지더라도 반등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재만 팀장도 당분간 증시 흐름이 크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는 데 무게를 실었다. 그는 “7~8월 증시는 예상치를 하회하는 2분기 실적과 연간 추정치 하향 조정 등에 대해 소화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가격 조정이 이뤄진 상황인 만큼 조정 리스크가 크지 않지만 기업 실적이 경기에 대한 반영을 가장 늦게 확인하는 지표이므로 시장 변동성은 실적 이후 리스크가 줄어드는 흐름으로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상 첫 ‘빅스텝’ 밟은 한은…“기준금리 2.25% 시대”

물가 상승 압박에 기준금리 3차례 연속 인상 단행
한미 기준금리 역전 부담도…0.5~0.75%p 다시 벌려
시장 전문가들 "긴축여파 길어진다면 경제 충격 우려"

박민선 기자 승인 2022.07.13 11:30 | 최종 수정 2022.07.13 11:34 의견 0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 주재하는 이창용 총재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이 결국 사상 첫 ‘빅스텝’을 단행했다. 치솟는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초강수를 둠으로써 미국의 긴축 흐름을 뒤쫓는 모습이다.

13일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열고 현재 연 1.75%인 기준금리를 2.25%로 0.50%포인트 인상했다.

한국은행이 이 같은 빅스텝을 단행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특히 지난 4월과 5월에 이어 세 차례 연속 인상에 나선 것 역시 전례없는 일로 지난해 11월, 올해 1월을 포함, 총 1.75%포인트 인상이 이뤄졌다.

이 같은 결정의 배경에는 물가에 대한 압박이 가장 컸다. 지난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월대비 6% 오르며 23년 7개월래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또한 기대인플레이션율도 전월 3.3%에서 3.9%로 통계 시작 이래 최대폭 상승 기록을 보이기도 했다.

아울러 한미 기준금리 역전에 대한 부담도 컸다. 지난달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인상)’에 나선 미국의 현재 기준금리는 1.50~1.75%.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지속적인 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는 만큼 금리 역전이 이뤄질 경우 미치는 경제 상황에 대해서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것.

기축통화의 기준금리가 국내보다 높아지면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은 더 높은 수익률을 좇아 이탈할 가능성이 높다. 이로 인한 원화가치 하락이 이어질 경우 수입 물가 상승에 따른 국내 물가 상승 역시 우려되고 있다.

이날 금통위의 ‘빅스텝’ 결정으로 미국과 기준금리 격차는 일단 0.50~0.75%포인트로 벌어졌다. 하지만 오는 26일로 예정돼 있는 통화정책회의에서 연준이 또 다시 자이언트 스텝을 밟게 된다면 역전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

■ "시장 컨센서스 부합"...증시 일단 안정적

금통위의 금리 인상 직후 국내 증시는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일단 이날 금통위의 ‘빅스텝’이 예상됐던 만큼 시장에 추가 하락 변수로 작용하기보다는 안도감을 주는 효과를 낳았다고 평가했다.

이재만 하나증권 글로벌투자전략팀장은 “이번 금리인상에 대한 시장의 컨센서스에서 벗어나지 않았던 만큼 새로운 변수가 되진 않을 것”이라며 “이후 미국과 한국에서 이뤄질 기준금리 인상폭에 대한 전망이 낮아지고 속도가 느려진다면 달러 강세 등이 진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미국 연준의 긴축 속도를 따라가겠다는 통화당국의 의지를 확인함에 따라 환율도 단기 오버슈팅했다는 판단, 그리고 원화나 주식이 단기 바닥을 형성하고 있다는 판단에 외국인 수급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연준의 물가 잡기 위해 금리인상 흐름을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따라가고 있지만 긴축 여파가 길어진다면 경제를 깎아먹는 충격이 될 수 있다”면서 “주식이 바닥을 다지더라도 반등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재만 팀장도 당분간 증시 흐름이 크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는 데 무게를 실었다. 그는 “7~8월 증시는 예상치를 하회하는 2분기 실적과 연간 추정치 하향 조정 등에 대해 소화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가격 조정이 이뤄진 상황인 만큼 조정 리스크가 크지 않지만 기업 실적이 경기에 대한 반영을 가장 늦게 확인하는 지표이므로 시장 변동성은 실적 이후 리스크가 줄어드는 흐름으로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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