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악화, 계층 간 격차 심화, 노령화…다양한 사회현상들이 사회공헌의 필요성과 가치를 높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각기 다른 상황에 걸맞는 실질적 도움보다는 천편일률적 방식들이 대다수란 지적이 나옵니다. 정책 역시 미비하거나 아예 정비조차 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허다하죠. 아는 것이 힘이라고 했습니다. 효율적이고 현명한 방법들 역시 보고 듣고 배우는 것과 비례할 겁니다. 이에 뷰어스는 [아는 것이 힘]을 통해 다양한 해외 사회공헌 활동들을 조명하고자 합니다. 미처 생각지 못했거나 국내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활동 및 정책들을 살펴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편집자주 사진=유니폼프로젝트 홈페이지 캡처 옷차림은 그 사람의 인상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때문에 단정한 옷차림을 넘어서 스타일을 중요시하고 같은 옷을 자주 입지 않으려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같은 옷을 연이틀만 입고와도 “외박했어?”라는 농담을 던질 정도로 타인의 옷차림에 관심이 많은 이들도 적지 않습니다. 이런 사회 속에서 같은 옷을 1년 동안 입는다면 어떨까요? 예의가 없다는 말을 듣는다거나 형편이 궁색하다는 오해를 받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1년 내내 같은 옷을 입은 사람이 있습니다. 물론 이 옷만을 입지는 않았고 여러 가지 아이템들과 함께 레이어드를 하면서 한가지 아이템으로 얼마나 다양한 스타일링이 가능한지를 보여줬는데 이같은 도전을 한 목적은 다름 아닌 기부를 위한 것이었습니다. 국내 NGO단체들의 브랜딩 영상이나 캠페인 광고를 보면 어려운 처지의 아이들을 내세워 모금을 호소하거나 캠페인 내용을 요약한 것이 대부분입니다. 모금에 가장 효율적인 방식과 시각적 효과를 노리겠지만 이는 보편적 방식이 된 지 오래죠. 이같은 방식에서 탈피해 혁신적인 방식의 모금 효과를 누린 이가 바로 뉴욕의 광고 크리에이티브 디자이너였던 쉬나 마테이켄(Sheena Matheiken)이었습니다. 그는 2009년 5월, 교육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인도의 빈곤층 어린이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주기 위한 모금운동으로 ‘유니폼 프로젝트’를 기획했습니다. 사진=유니폼프로젝트 홈페이지 캡처 그는 이 ‘유니폼 프로젝트’를 통해 1년 365일 동안 똑같은 미니 블렉드레스 7벌을 활용해 다양한 스타일에 도전하고 연출했습니다. 그는 한가지 아이템으로 얼마나 많은 스타일을 보여줄 수 있는가에 대한 도전을 시작했고, 이 도전은 SNS를 통해 많은 사람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고 많은 기부금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리틀 블랙 드레스(Little Black Dress, 이하 LBD)’ 아이템 하나로 1억 달러 이상의 기부금을 확보했는데 그 과정을 살펴볼까요? 쉬나가 이 프로젝트를 시작한 계기는 자신의 창의성을 증명하고 자존감을 되찾기 위함이었습니다. 당시 광고업계 한 여직원이 영감을 얻지 못했다는 이유로 극단적 선택을 했고, 그는 소모적인 광고업계에서 특별한 창의적 도전을 하자고 마음 먹었습니다. 그 도전이 바로 1년내내 같은 드레스를 입으면서 독창적으로 보이고자 한 LBD 였는데요, 개인의 이유로 시작된 프로젝트에 쉬나는 어려운 어린이들을 학교에 보내기 위한 기금 모금 행사를 덧입히며 자신의 도전을 더욱 의미있는 것으로 탈바꿈했습니다. 이를 위해 쉬나는 자신이 직접 프로젝트에 쓸 리틀 블랙 드레스(Little Black Dress)를 디자인했습니다. 버튼을 달아 만든 A라인의 이 드레스는 앞 뒤로, 또는 튜닉으로 착용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진 아이템입니다. 쉽게 말해 드레스로도 입고 상의로도 입고 간편한 아우터로도 입을 수 있도록 고안된 것이죠. 특히 이 LBD를 통한 프로젝트는 매일 새로운 디자인의 옷이 출시되지만 그만큼의 의류가 폐기물로 전락하는 상황에서 과잉소비를 꼬집는 운동이기도 했습니다. 폐의류의 과도한 발생과 과소비를 막는 데에도 아주 효율적인 프로젝트였던 셈이죠. 드레스는 불티나게 팔렸고, 한 벌당 30달러가 자동으로 기부되는 방식으로 그 해에만 10만 달러 이상을 모금했습니다. 이 덕에 쉬나는 2009년 엘르 매거진이 선정한 ‘올해의 여성’으로 선정되기도 했다네요. 이 드레스의 획기적 활용 프로젝트는 전세계 수백만 명의 방문객을 확보하고 1억 달러 이상을 모금하는 성과를 냈습니다. 이후에도 수많은 여성들이 사회적 의식의 패션을 지지한다는 뜻으로 LBD입기에 도전하고 있다고 합니다. 사진=유니폼프로젝트 홈페이지 캡처 이에 더해 그가 LBD와 함께 착용한 액세서리마저도 기부에 일조하는 일석이조 효과를 누렸습니다. 그는 애초 ‘기부 액세서리’라는 링크를 우스개소리처럼 만들었다고 홈페이지에 밝히고 있는데요.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받으며 기부가 이어졌다고 하네요. 이 가운데 파트너십을 통해 이베이 그린팀(eBay Green Team)으로부터 기부받은 모든 액세서리를 365일 챌린지 종료 후 경매했는데 이를 통해 5000달러의 추가 기부액을 마련할 수 있었다는 설명입니다. 이후에도 쉬나의 ‘유니폼 프로젝트’는 저변을 넓혀 활동을 이어갑니다. 국제적 지지자들을 보유하게 되면서 쉬나는 그들과 함께 자선, 패션, 지속가능성을 도모하는 글로벌 플랫폼을 형성했고 간단한 아이디어를 지속적 미션으로 확장해 재활용 및 창의적 모금활동을 해나갔죠. 사회적 변화를 도모하는 목표를 잡은 뒤 옷의 재질도 유기농면과 실크혼방으로 바뀌었습니다. 유니폼 프로젝트는 그렇게 단순한 스타일링을 뛰어넘어 사회적 변화의 상징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쉬나의 머릿속에서 시작된 아이디어가 시사하는 바는 큽니다. 자신의 가능성을 시험해보고자 노력하는 과정을 기부모금과 연결하며 큰 성과를 거뒀습니다. 결국 더 나은 자신,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큰 공을 세운 셈이죠. 더욱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지점이 어디이며 어떤 것인가를 파악하는 데도 많은 점을 시사합니다. 즐겁고 획기적인 아이디어, 이는 비단 기업의 이윤창출에만 절실한 것이 아닙니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는 일에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아이디어가 중요한 이유입니다.

[아는 것이 힘] '1년간 같은 옷'으로 세상을 돕는 법

문다영 기자 승인 2019.10.08 10:36 | 최종 수정 2019.10.13 21:09 의견 0

경제 악화, 계층 간 격차 심화, 노령화…다양한 사회현상들이 사회공헌의 필요성과 가치를 높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각기 다른 상황에 걸맞는 실질적 도움보다는 천편일률적 방식들이 대다수란 지적이 나옵니다. 정책 역시 미비하거나 아예 정비조차 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허다하죠. 아는 것이 힘이라고 했습니다. 효율적이고 현명한 방법들 역시 보고 듣고 배우는 것과 비례할 겁니다. 이에 뷰어스는 [아는 것이 힘]을 통해 다양한 해외 사회공헌 활동들을 조명하고자 합니다. 미처 생각지 못했거나 국내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활동 및 정책들을 살펴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편집자주

사진=유니폼프로젝트 홈페이지 캡처
사진=유니폼프로젝트 홈페이지 캡처

옷차림은 그 사람의 인상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때문에 단정한 옷차림을 넘어서 스타일을 중요시하고 같은 옷을 자주 입지 않으려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같은 옷을 연이틀만 입고와도 “외박했어?”라는 농담을 던질 정도로 타인의 옷차림에 관심이 많은 이들도 적지 않습니다. 이런 사회 속에서 같은 옷을 1년 동안 입는다면 어떨까요? 예의가 없다는 말을 듣는다거나 형편이 궁색하다는 오해를 받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1년 내내 같은 옷을 입은 사람이 있습니다. 물론 이 옷만을 입지는 않았고 여러 가지 아이템들과 함께 레이어드를 하면서 한가지 아이템으로 얼마나 다양한 스타일링이 가능한지를 보여줬는데 이같은 도전을 한 목적은 다름 아닌 기부를 위한 것이었습니다. 국내 NGO단체들의 브랜딩 영상이나 캠페인 광고를 보면 어려운 처지의 아이들을 내세워 모금을 호소하거나 캠페인 내용을 요약한 것이 대부분입니다. 모금에 가장 효율적인 방식과 시각적 효과를 노리겠지만 이는 보편적 방식이 된 지 오래죠. 이같은 방식에서 탈피해 혁신적인 방식의 모금 효과를 누린 이가 바로 뉴욕의 광고 크리에이티브 디자이너였던 쉬나 마테이켄(Sheena Matheiken)이었습니다. 그는 2009년 5월, 교육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인도의 빈곤층 어린이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주기 위한 모금운동으로 ‘유니폼 프로젝트’를 기획했습니다.

사진=유니폼프로젝트 홈페이지 캡처
사진=유니폼프로젝트 홈페이지 캡처

그는 이 ‘유니폼 프로젝트’를 통해 1년 365일 동안 똑같은 미니 블렉드레스 7벌을 활용해 다양한 스타일에 도전하고 연출했습니다. 그는 한가지 아이템으로 얼마나 많은 스타일을 보여줄 수 있는가에 대한 도전을 시작했고, 이 도전은 SNS를 통해 많은 사람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고 많은 기부금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리틀 블랙 드레스(Little Black Dress, 이하 LBD)’ 아이템 하나로 1억 달러 이상의 기부금을 확보했는데 그 과정을 살펴볼까요?

쉬나가 이 프로젝트를 시작한 계기는 자신의 창의성을 증명하고 자존감을 되찾기 위함이었습니다. 당시 광고업계 한 여직원이 영감을 얻지 못했다는 이유로 극단적 선택을 했고, 그는 소모적인 광고업계에서 특별한 창의적 도전을 하자고 마음 먹었습니다. 그 도전이 바로 1년내내 같은 드레스를 입으면서 독창적으로 보이고자 한 LBD 였는데요, 개인의 이유로 시작된 프로젝트에 쉬나는 어려운 어린이들을 학교에 보내기 위한 기금 모금 행사를 덧입히며 자신의 도전을 더욱 의미있는 것으로 탈바꿈했습니다.

이를 위해 쉬나는 자신이 직접 프로젝트에 쓸 리틀 블랙 드레스(Little Black Dress)를 디자인했습니다. 버튼을 달아 만든 A라인의 이 드레스는 앞 뒤로, 또는 튜닉으로 착용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진 아이템입니다. 쉽게 말해 드레스로도 입고 상의로도 입고 간편한 아우터로도 입을 수 있도록 고안된 것이죠. 특히 이 LBD를 통한 프로젝트는 매일 새로운 디자인의 옷이 출시되지만 그만큼의 의류가 폐기물로 전락하는 상황에서 과잉소비를 꼬집는 운동이기도 했습니다. 폐의류의 과도한 발생과 과소비를 막는 데에도 아주 효율적인 프로젝트였던 셈이죠. 드레스는 불티나게 팔렸고, 한 벌당 30달러가 자동으로 기부되는 방식으로 그 해에만 10만 달러 이상을 모금했습니다. 이 덕에 쉬나는 2009년 엘르 매거진이 선정한 ‘올해의 여성’으로 선정되기도 했다네요. 이 드레스의 획기적 활용 프로젝트는 전세계 수백만 명의 방문객을 확보하고 1억 달러 이상을 모금하는 성과를 냈습니다. 이후에도 수많은 여성들이 사회적 의식의 패션을 지지한다는 뜻으로 LBD입기에 도전하고 있다고 합니다.

사진=유니폼프로젝트 홈페이지 캡처
사진=유니폼프로젝트 홈페이지 캡처

이에 더해 그가 LBD와 함께 착용한 액세서리마저도 기부에 일조하는 일석이조 효과를 누렸습니다. 그는 애초 ‘기부 액세서리’라는 링크를 우스개소리처럼 만들었다고 홈페이지에 밝히고 있는데요.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받으며 기부가 이어졌다고 하네요. 이 가운데 파트너십을 통해 이베이 그린팀(eBay Green Team)으로부터 기부받은 모든 액세서리를 365일 챌린지 종료 후 경매했는데 이를 통해 5000달러의 추가 기부액을 마련할 수 있었다는 설명입니다.

이후에도 쉬나의 ‘유니폼 프로젝트’는 저변을 넓혀 활동을 이어갑니다. 국제적 지지자들을 보유하게 되면서 쉬나는 그들과 함께 자선, 패션, 지속가능성을 도모하는 글로벌 플랫폼을 형성했고 간단한 아이디어를 지속적 미션으로 확장해 재활용 및 창의적 모금활동을 해나갔죠. 사회적 변화를 도모하는 목표를 잡은 뒤 옷의 재질도 유기농면과 실크혼방으로 바뀌었습니다. 유니폼 프로젝트는 그렇게 단순한 스타일링을 뛰어넘어 사회적 변화의 상징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쉬나의 머릿속에서 시작된 아이디어가 시사하는 바는 큽니다. 자신의 가능성을 시험해보고자 노력하는 과정을 기부모금과 연결하며 큰 성과를 거뒀습니다. 결국 더 나은 자신,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큰 공을 세운 셈이죠. 더욱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지점이 어디이며 어떤 것인가를 파악하는 데도 많은 점을 시사합니다. 즐겁고 획기적인 아이디어, 이는 비단 기업의 이윤창출에만 절실한 것이 아닙니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는 일에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아이디어가 중요한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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