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을 이야기할 때 미국의 아마존닷컴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수많은 자기계발서에서 ‘혁신’과 ‘아이디어’의 표본으로 아마존닷컴을 언급하고 있지만 이면의 그늘은 짙다. 안타깝게도 로켓배송, 로켓와우 등으로 아마존을 넘어선 한국의 이커머스 기업으로 꼽히고 있는 쿠팡이 아마존닷컴의 자취를 밟고 있어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쿠팡 쿨류센터 노동자들이 집단 산재를 신청하고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00명이 넘는 쿠팡 노동자들이 지난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집단 산재를 신청하고 소송을 추진하기로 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쿠팡 부천물류센터에 확진자가 발생하고 추가 감염이 이어지는데도 물류센터를 폐쇄하기 전까지 어떤 대책도 세우지 않고 노동자들에게 작업을 강요했다는 잉다. 더불어 사과나 재발방지대책 수립보다는 기업 이미지 훼손만 걱정하고 있다는 게 노동자들의 주장이다.   정의당 류호정 의원은 쿠팡발 코로나19 감염사태와 관련해 사측의 처리가 산업안전보건법과 안전배려 의무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쿠팡 측은 의무를 다했다는 입장이다. 쿠팡은 “첫 확진자 파악 후 현장에 출동한 부천시 보건소 방역팀에 의해 확진자가 근무했던 부천신선물류센터 2층과 엘리베이터 등에 대한 방역이 이뤄졌다”며 “방역에 사용된 소독제의 잔류기간 등을 고려해 방역 종료 후 3시간 동안 폐쇄를 거쳐 업무를 재개하는 것으로 부천시 보건소와 협의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방역 후 3시간 폐쇄만으로 바이러스를 차단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당초 쿠팡은 부천 물류센터에서 확진자가 발생했지만 근무자들에게 이 같은 사실을 알리지 않고 작업을 계속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근무 시 착용하는 의복도 여러 명이 돌려가면서 사용하는 등 감염우려가 높았음에도 방역조치를 제대로하지 않았다는 게 노동자들의 주장이다.  쿠팡의 이런 행보는 미국의 아마존닷컴과 닮아 있다.  아마존닷컴 물류센터는 노동자들에게 '영혼을 파괴하는 감옥'이라 불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마존닷컴은 최근 5년간 100여 명의 근무자들이 자산을 시도하는 등 열악한 근무환경으로 여론의 비난을 받고 있다. 화장실에 갈 시간조차 없어 빈 병에 소변을 보는가 하면 더운 여름에도 에어컨을 가동하지 않은 채 근무를 시킨다. 10시간 넘는 근무시간 내내 서서일하는 것은 당연하고, 창문도 없는 작업 현장에서 다른 직원들과 대화를 할 수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닷컴 근무자들은 물류센터를 “영혼을 파괴하는 감옥”으로 비유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도 최근 아마존닷컴 물류센터에는 코로나19로 직장을 잃은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 지난 3월 아마존닷컴이 10만 명 직원 모집 공고를 내자 무급휴가 중인 근로자들이 몰리면서 일자리는 순식간에 채워졌다. 기존 직원들이 열악한 근무 환경에 항의해 시위나 파업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자리 대부분을 채운 것으로 나타났다. 쿠팡도 다르지 않다. 최근 물류센터 감염 확산이 이어지고 있지만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단기로 일을 할 수 있는 쿠팡 물류센터로 몰리고 있다는 소문은 왕왕 들려온다.  (사진=연합뉴스) 쿠팡의 한 지역 물류센터 근무를 경험한 이는 당시를 “하루종일 서서 일하면서 식사시간 1시간만 쉴 수 있다. 대력 6시간을 쉬는 시간 없이 서서 일하기 때문에 직원들은 빨리 쉬고 싶고, 앉고 싶기 때문에 퇴근시간이나 식사시간이 되면 부딪히고 밀고 다치는 일이 많이 발생한다”고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이후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은 접근성이 쉬운 쿠팡 물류센터에서 일하기를 희망할 것이다. 아마존닷컴의 열악한 근무환경을 비난하면서 일자리가 있는 그곳으로 몰리는 미국사람들처럼 말이다.  쿠팡이 또 다른 “영혼을 파괴하는 감옥”이 되지 않으려면 근로자와 전문가가 끊임없이 지적을 함에도 불구하고 자기변명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소비자만족 만큼이나 물류센터 근로자의 만족도 살펴야 할 것이다.

[박진희의 보다가] 쿠팡이 물류센터 근무자를 대하는 방식…5년간 극단적 시도 100건 아마존닷컴 닮아가나?

美 아마존닷컴 물류센터, 열악한 근무환경 비난에도 근무자 몰리는 현실

박진희 기자 승인 2020.06.22 10:53 의견 0

혁신을 이야기할 때 미국의 아마존닷컴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수많은 자기계발서에서 ‘혁신’과 ‘아이디어’의 표본으로 아마존닷컴을 언급하고 있지만 이면의 그늘은 짙다. 안타깝게도 로켓배송, 로켓와우 등으로 아마존을 넘어선 한국의 이커머스 기업으로 꼽히고 있는 쿠팡이 아마존닷컴의 자취를 밟고 있어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쿠팡 쿨류센터 노동자들이 집단 산재를 신청하고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00명이 넘는 쿠팡 노동자들이 지난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집단 산재를 신청하고 소송을 추진하기로 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쿠팡 부천물류센터에 확진자가 발생하고 추가 감염이 이어지는데도 물류센터를 폐쇄하기 전까지 어떤 대책도 세우지 않고 노동자들에게 작업을 강요했다는 잉다. 더불어 사과나 재발방지대책 수립보다는 기업 이미지 훼손만 걱정하고 있다는 게 노동자들의 주장이다.  

정의당 류호정 의원은 쿠팡발 코로나19 감염사태와 관련해 사측의 처리가 산업안전보건법과 안전배려 의무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쿠팡 측은 의무를 다했다는 입장이다. 쿠팡은 “첫 확진자 파악 후 현장에 출동한 부천시 보건소 방역팀에 의해 확진자가 근무했던 부천신선물류센터 2층과 엘리베이터 등에 대한 방역이 이뤄졌다”며 “방역에 사용된 소독제의 잔류기간 등을 고려해 방역 종료 후 3시간 동안 폐쇄를 거쳐 업무를 재개하는 것으로 부천시 보건소와 협의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방역 후 3시간 폐쇄만으로 바이러스를 차단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당초 쿠팡은 부천 물류센터에서 확진자가 발생했지만 근무자들에게 이 같은 사실을 알리지 않고 작업을 계속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근무 시 착용하는 의복도 여러 명이 돌려가면서 사용하는 등 감염우려가 높았음에도 방역조치를 제대로하지 않았다는 게 노동자들의 주장이다. 

쿠팡의 이런 행보는 미국의 아마존닷컴과 닮아 있다. 

아마존닷컴 물류센터는 노동자들에게 '영혼을 파괴하는 감옥'이라 불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마존닷컴은 최근 5년간 100여 명의 근무자들이 자산을 시도하는 등 열악한 근무환경으로 여론의 비난을 받고 있다. 화장실에 갈 시간조차 없어 빈 병에 소변을 보는가 하면 더운 여름에도 에어컨을 가동하지 않은 채 근무를 시킨다. 10시간 넘는 근무시간 내내 서서일하는 것은 당연하고, 창문도 없는 작업 현장에서 다른 직원들과 대화를 할 수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닷컴 근무자들은 물류센터를 “영혼을 파괴하는 감옥”으로 비유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도 최근 아마존닷컴 물류센터에는 코로나19로 직장을 잃은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 지난 3월 아마존닷컴이 10만 명 직원 모집 공고를 내자 무급휴가 중인 근로자들이 몰리면서 일자리는 순식간에 채워졌다. 기존 직원들이 열악한 근무 환경에 항의해 시위나 파업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자리 대부분을 채운 것으로 나타났다.

쿠팡도 다르지 않다. 최근 물류센터 감염 확산이 이어지고 있지만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단기로 일을 할 수 있는 쿠팡 물류센터로 몰리고 있다는 소문은 왕왕 들려온다. 

(사진=연합뉴스)


쿠팡의 한 지역 물류센터 근무를 경험한 이는 당시를 “하루종일 서서 일하면서 식사시간 1시간만 쉴 수 있다. 대력 6시간을 쉬는 시간 없이 서서 일하기 때문에 직원들은 빨리 쉬고 싶고, 앉고 싶기 때문에 퇴근시간이나 식사시간이 되면 부딪히고 밀고 다치는 일이 많이 발생한다”고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이후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은 접근성이 쉬운 쿠팡 물류센터에서 일하기를 희망할 것이다. 아마존닷컴의 열악한 근무환경을 비난하면서 일자리가 있는 그곳으로 몰리는 미국사람들처럼 말이다. 

쿠팡이 또 다른 “영혼을 파괴하는 감옥”이 되지 않으려면 근로자와 전문가가 끊임없이 지적을 함에도 불구하고 자기변명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소비자만족 만큼이나 물류센터 근로자의 만족도 살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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