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어스=한유정 기자]  올 가을, 중년 여배우들이 스크린을 빛내고 있다. 지난 9월 개봉한 영화 ‘아이 캔 스피크’는 약 320만 관객을 돌파했다. 중년 여배우가 전면에 나선 영화임에도 개봉 12일만에 손익분기점인 180만 관객을 돌파했고 ‘킹스맨:골든서클’ ‘남한산성’ 등 대작들 사이에서도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유지했다. ‘아이 캔 스피크’의 포장지는 영어 공부를 통해 엮인 나옥분(나문희)와 공무원 박민재(이제훈)의 이야기로 보이지만 그 안에는 위안부 할머니 소재를 적절하게 조합시키며 호평을 받았다. 나문희는 이제훈과 나이 차이를 뛰어 넘는 케미를 보여줬고 특히 영화의 클라이맥스인 영어 연설 장면은 많은 이들의 눈물을 훔쳐냈다.    뒤이어 김해숙 주연의 ‘희생부활자’도 관객들과 만났다. 7년 전 오토바이 강도 사건으로 죽었던 엄마가 희생부활자로 돌아와 아들을 공격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작품으로 김해숙은 죽은 줄 알았지만 살아 돌아온 명숙 역을 맡았다. 김해숙은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서 다양한 엄마의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희생부활자’에선 아들을 위협하는 섬뜩한 엄마로 분해 파격적인 연기 변신을 선보인다. 특히 김해숙과 김래원은 이미 영화 ‘해바라기’, 드라마 ‘천일의 약속’을 통해 모자 연기를 펼친 바 있어 이전 작품들과 비교해보는 재미를 선사하기도 한다. 여기에 고두심까지 가세했다. 나문희, 김해숙이 이전과 다른 캐릭터를 소화했다면 고두심은 ‘채비’를 통해 엄마 캐릭터를 극대화 시켜 보여준다. ‘채비’는 30년 내공의 프로 사고뭉치 인규(김성균)를 24시간 케어하는 프로 잔소리꾼 엄마 애순(고두심)이 이별의 순간을 앞두고 홀로 남을 아들을 위해 특별한 체크 리스트를 채워가는 과정을 그린 휴먼 드라마이다. 고두심의 절절한 모성애 연기를 볼 수 있다는 점이 관전 포인트다.   매년 제기된 문제지만 올해에도 남성 중심의 영화가 스크린에 넘친다. 올해 개봉한 작품들만 보더라도 ‘공조’ ‘프리즌’ ‘브이아이피’ ‘남한산성’ 등 남자 배우들고 채워진 영화가 수두룩하다. 심지어 남성 중심의 시선으로 만든 작품으로 논란이 되기도 했다. 그런 영화 시장 속에서 나문희, 김해숙, 고두심 같이 중년 여배우를 전면에 내세운 작품이 등장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남다르다. 여기에 ‘아이 캔 스피크’처럼 흥행까지 성공을 거둔 작품은 나왔다는 게 좋은 신호다. ‘채비’ 제작발표회 당시 고두심은 “우리 연배의 배우들이 현직에서 밀리지 않고 활동한다는 것 자체가 기분 좋은 일이다"고 말했다. 김해숙 역시 ‘희생부활자’ 시사회에서 ”여배우들이 할 작품이 많이 없다는 얘기가 있는데 그 중견 여배우로서 저희가 그 짐을 지고, 관객들에게 만나게 돼서 너무 행복하다저희들의 이런 행보가 후배 여배우들이 우리 자리를 올려다 볼 수 있는 그런 자리를 저희가 다진다는 생각이다. 여배우들이 나이와 상관없이 나이 들어도 얼마든지 자기 역량 발휘할 자리 만들어주고 싶어서 열심히 더 하겠고, 행복하다"고 전했다. 여배우들이 설 자리가 줄어들고 있는 현실 속 이들의 활약은 후배들에게 귀감과 자양분이 되고 있다.

나문희-김해숙-고두심, 스크린 접수한 중년 여배우

한유정 기자 승인 2017.10.24 08:10 | 최종 수정 2135.08.17 00:00 의견 0

 

[뷰어스=한유정 기자]

 올 가을, 중년 여배우들이 스크린을 빛내고 있다.

지난 9월 개봉한 영화 ‘아이 캔 스피크’는 약 320만 관객을 돌파했다. 중년 여배우가 전면에 나선 영화임에도 개봉 12일만에 손익분기점인 180만 관객을 돌파했고 ‘킹스맨:골든서클’ ‘남한산성’ 등 대작들 사이에서도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유지했다.

‘아이 캔 스피크’의 포장지는 영어 공부를 통해 엮인 나옥분(나문희)와 공무원 박민재(이제훈)의 이야기로 보이지만 그 안에는 위안부 할머니 소재를 적절하게 조합시키며 호평을 받았다. 나문희는 이제훈과 나이 차이를 뛰어 넘는 케미를 보여줬고 특히 영화의 클라이맥스인 영어 연설 장면은 많은 이들의 눈물을 훔쳐냈다. 

 

뒤이어 김해숙 주연의 ‘희생부활자’도 관객들과 만났다. 7년 전 오토바이 강도 사건으로 죽었던 엄마가 희생부활자로 돌아와 아들을 공격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작품으로 김해숙은 죽은 줄 알았지만 살아 돌아온 명숙 역을 맡았다.

김해숙은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서 다양한 엄마의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희생부활자’에선 아들을 위협하는 섬뜩한 엄마로 분해 파격적인 연기 변신을 선보인다. 특히 김해숙과 김래원은 이미 영화 ‘해바라기’, 드라마 ‘천일의 약속’을 통해 모자 연기를 펼친 바 있어 이전 작품들과 비교해보는 재미를 선사하기도 한다.

여기에 고두심까지 가세했다. 나문희, 김해숙이 이전과 다른 캐릭터를 소화했다면 고두심은 ‘채비’를 통해 엄마 캐릭터를 극대화 시켜 보여준다. ‘채비’는 30년 내공의 프로 사고뭉치 인규(김성균)를 24시간 케어하는 프로 잔소리꾼 엄마 애순(고두심)이 이별의 순간을 앞두고 홀로 남을 아들을 위해 특별한 체크 리스트를 채워가는 과정을 그린 휴먼 드라마이다. 고두심의 절절한 모성애 연기를 볼 수 있다는 점이 관전 포인트다.

 

매년 제기된 문제지만 올해에도 남성 중심의 영화가 스크린에 넘친다. 올해 개봉한 작품들만 보더라도 ‘공조’ ‘프리즌’ ‘브이아이피’ ‘남한산성’ 등 남자 배우들고 채워진 영화가 수두룩하다. 심지어 남성 중심의 시선으로 만든 작품으로 논란이 되기도 했다. 그런 영화 시장 속에서 나문희, 김해숙, 고두심 같이 중년 여배우를 전면에 내세운 작품이 등장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남다르다. 여기에 ‘아이 캔 스피크’처럼 흥행까지 성공을 거둔 작품은 나왔다는 게 좋은 신호다.

‘채비’ 제작발표회 당시 고두심은 “우리 연배의 배우들이 현직에서 밀리지 않고 활동한다는 것 자체가 기분 좋은 일이다"고 말했다. 김해숙 역시 ‘희생부활자’ 시사회에서 ”여배우들이 할 작품이 많이 없다는 얘기가 있는데 그 중견 여배우로서 저희가 그 짐을 지고, 관객들에게 만나게 돼서 너무 행복하다저희들의 이런 행보가 후배 여배우들이 우리 자리를 올려다 볼 수 있는 그런 자리를 저희가 다진다는 생각이다. 여배우들이 나이와 상관없이 나이 들어도 얼마든지 자기 역량 발휘할 자리 만들어주고 싶어서 열심히 더 하겠고, 행복하다"고 전했다. 여배우들이 설 자리가 줄어들고 있는 현실 속 이들의 활약은 후배들에게 귀감과 자양분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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