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현지 기자)
영화 ‘배심원들’이 첫 국민참여재판에 참여한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법과 사람에 대한 의미를 되새겼다.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강로동 용산CGV에서 개최된 ‘배심원들’(감독 홍승완·제작 반짝반짝영화사) 언론시사회에는 홍승완 감독과 배우 문소리, 박형식, 백수장, 김미경, 윤경호, 조한철, 김홍파, 조수향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배심원들’은 2008년 국내에 처음 도입된 국민참여재판의 실제 사건을 재구성한 작품이다. 첫 국민참여재판에 어쩌다 배심원이 된 보통의 사람들이 그들만의 방식으로 사건의 진실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홍 감독은 “실화를 바탕으로 했지만 결말 부분도 그렇고 각색이 많이 됐다. 2008년 국민참여재판 당시 있었던 의미 있는 판결을 바탕으로 실화를 재구성했다”고 했다.
이어 홍 감독은 “우리나라 배심원들은 선고를 해도 판사가 그것을 따르지 않아도 된다. 물론 영화 속 재판장은 끝까지 노력을 하지 않나. 배심원을 통해 판사가 초심을 찾는 과정이라고 생각했다. 모두가 합심해 하나의 결론을 냈다는 게 의미 있는 것 같았다”고 영화의 의미를 설명했다.
박형식, 백수장, 김미경, 윤경호, 서정연, 조한철, 김홍파, 조수향이 8인의 배심원으로 변신했다. 서툴지만, 처음이라 최선을 다하고 싶었던 그들의 열정이 재판의 반전 선고를 끌어내는데 일조한다.
첫 상업 영화에 출연한 박형식은 “시나리오가 너무 재밌었다. 배심원들 간의 관계도 좋았고, 내가 맡은 권남우 역할도 흥미가 있었다. 호기심이 많고 열정이 있는 친구인데 나랑 비슷한 면이 있어 출연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배우들은 소재의 신선함과 의미에 대해 공감을 하기도 했다. 김미경은 “이 영화를 통해 배우로서 새로 시작해야겠다는 마음까지 들더라. 영화에서처럼 내 삶에서도 정의감을 불태우고, 소녀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들더라”라고 남다른 감회를 털어놨다.
윤경호는 “법정이나 사건을 다루는 영화들은 많지만, 그 대상이나 관점은 형사나 피해자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제3자인 배심원들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이야기는 많이 없었다. 관객들도 배심원들 입장에서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대화의 장이 필요한데, 영화 안에서 그런 것이 담겨있는 것 같다”고 만족을 표했다.
조한철 또한 “시나리오도 좋았지만 과정에서 더 큰 것을 느꼈다. 어릴 때부터 이유 없이 경찰들을 무서워하고, 커서는 법원이 무섭고 먼 곳처럼 느껴졌다. 우리 시나리오를 읽어보니까 너무 평범한 사람들이 그런 공간을 바꿔놓는다는 게 감동적이더라”고 의미를 강조했다.
(사진=이현지 기자)
문소리가 국민참여재판의 재판장 김준겸 역을 맡아 배심원들을 이끌며 카리스마를 발산한다. 문소리는 “이번 캐릭터는 완성된 영화에서 김준겸 개인의 상황이나 심경을 보여주는 장면들이 편집이 됐다. 많은 사람들이 나오는 영화다 보니 잘린 부분이 좀 있었던 거다”는 뒷이야기를 밝히며 “김준겸이라는 인물은 대한민국 사법부를 대표하는 인물로 나오지 않나. 법을 모르는 배심원들과 반대의 지점에 있는 사람이다. 하지만 사법부 안에서는 또 기득권을 쫓는 주류는 아니다. 이런 미묘한 지점을 많지 않은 분량 안에서 잘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을 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문소리는 “김준겸은 여려가지 면을 다 담고 있는데, 그것을 다 표현하려니 힘이 들더라. 그래서 다 드러내려고 하기보다 그런 감정들이 베어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접근을 했다. 실제 판사를 만나 자문도 구하고, 판결문을 읽으면서 익숙해지려고 노력을 하기도 했다”고 했다.
보통 사람들이 만드는 특별한 재판 이야기를 담은 ‘배심원들’은 5월 15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