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입점업체에게 유통경로확인서를 요구하고 이에 따른 갑질을 자행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자료=연합뉴스)
쿠팡이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 입점업체에게 영업기밀로 볼 수 있는 유통경로확인서를 요구해 논란이 일고 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규민 의원은 최근 쿠팡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라 이같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6일 밝혔다.
이 의원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해 11월부터 식품·화장품·세제,출산·유아 용품과 명품·스포츠 브랜드 상품을 판매하는 신규입점 업체들에게 유통경로 소명 확인서를 받고 있다.
거래명세서, 전자세금계산서, 발주서, 출고명세서, 납품확인서 등은 중간유통상인들에게 영업기밀에 해당한다. 쿠팡이 이들에게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하고 명세서를 제출할 때까지 해당 입점업체의 상품 노출을 제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쿠팡이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9월23일 기준)까지 유통경로 확인 관련 상품등록을 반려한 건수는 3만7483건에 달한다. 반면 같은 기간 유통경로 확인이 인증돼 승인된 건수는 절반에도 못 미치는 1만1281건에 불과하다. 인증을 받지 못하는 기간 만큼 소상공인들은 매출에 직격탄을 맞고 있는 셈이다.
이 의원에 따르면 쿠팡에 입점한 중소상공인들은 쿠팡이 요구하고 있는 유통경로 소명 확인서가 “애초부터 계약내용에 포함돼 있지 않은 유통경로 소명을 요구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쿠팡에 중간유통업으로 입점한 A업체는 “쿠팡이 요구하는 유통 경로 소명은 궁극적으로 상급유통망을 파악해 직접 판매하려는 의도”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현재 쿠팡은 제조업체와 직접계약하고 판매하는 ‘로켓배송’ 방식과 판매자와 구매자에게 온라인 장터를 제공하는 ‘오픈마켓’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중간유통상인들은 쿠팡이 유통경로 소명 확인서를 통해 오픈마켓 판매자의 유통망을 가로채 직접 로켓배송으로 판매할 수도 있다고 우려하는 것이다.
쿠팡은 유통경로 소명 확인서를 받고 있는 목적과 관련해 “판매자가 정상 유통경로로 상품을 공급받아 판매하는지 확인해 제품에 대한 신뢰성과 안전성을 심사하는 절차”라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다른 방법으로도 제품에 대한 신뢰성과 안전성을 충분히 검증할 수 있지만 쿠팡이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 영세판매자들에게 영업기밀로 볼 수 있는 과도한 자료를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다가오는 국정감사에서 거대 온라인플랫폼 사업자의 소상공인 갑질 문제를 다루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