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FUN한 엔터테인먼트 스스로 힙합의 문익점이라 말한다. 트로트와 발라드가 한국을 지배하던 90년대 초, 힙합을 꺼내들고 가요계를 지배했다. 레전드라 불리기에 충분한 위치였다. 하지만 돌이킬 수 없는 과오로 인해 연예계에서 퇴출됐다. 이후 재기를 꿈꿨지만 연이은 사건 사고로 삶의 굴곡은 사납게 일렁였다. 2006년 재즈힙합 ‘소리쳐봐’, 2016년 ‘무념무상’, ‘내맘대로’ 등으로 새로운 길을 걷고 있다. 그러다 2018년 ‘매불쇼’를 통해 예능인과 뮤지션을 넘나들고 있다. 데뷔 29년차다. 창대하게 시작했지만, 금방 빛을 잃었었다. 그리고 수 없이 오랜 기간이 흘렀다. 대중 앞에 서기 전 부끄러운 심정이 그를 옭아맸었다. 스스로 자신을 용서하지 못한 까닭이었다. 부끄러움을 이겨내지 못한 그가 이제는 과오는 물론 쉽게 꺼내기 힘든 정신과 치료 등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꺼내놓고 있다. 놀라운 용기로 여겨진다. “세월이 지나면서 가족과 내가 사랑하는 반려견과 친구들, 또 정신과 상담치료가 제가 회복하는데 큰 역할을 해준 거예요. 솔직하게 죄 안 짓고 사는 사람 몇이나 있어요. 정도가 다른 거죠. 죄를 지었을 때 자책에서 벗어나는 게 쉽지는 않은 것 같아요. 저도 이 굴레에서 벗어난 지 얼마 안돼요. 20년 넘게 그 굴레에서 돌고 있었던 거죠. ‘매불쇼’ 아니었으면 계속 그렇게 살았을지도 모르죠” 그러면서 가장 중요한 건 스스로의 용서라고 했다. “이런 역경을 겪고도 회복하는 게 힘들어요. 재기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역경 속에서 나를 내려놓고 회복하는 게 중요해. 결국 내 자신을 내가 용서 하는 것 같아요. 내가 나를 용서하지 못하면 사람들 앞에서 아무 말도 못해요. 피해의식에 똘똘 뭉치기만 하죠. 나를 용서하면서 아무 얘기나 할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겨요. 언어의 자유가 온다고 해야 되나. 누가 나를 욕을 하든 기분이 좋아요. 꼰대라고 욕을 하든 뭐라 하든 다 고마운 거예요. 저한테 아무도 관심을 안 가져줬는데, 욕을 좀 하면 어때요. 요즘의 관심은 92년도 ‘흐린 기억 속의 그대’ 때의 관심을 받고 있다는 착각까지 줘요” 그 마음이 전달되서일까. 사건 사고를 겪은 가수들은 ‘매불쇼’를 찾는다. 그리고 편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 깊숙한 치부까지도 다 배설하고 간다. 그들이 그럴 수 있도록 현진영은 30분 전에 녹음실을 찾는다. “촬영날 일부로 빨리 가요. 가수들이 편하게 말할 수 있게 해주죠. 아무래도 대선배니까 어려울 수 있잖아요. 자학도 많이 해요. 이런 식인거죠. ‘약 얘기 할 거면 형 얼굴 보고 해라’. 오히려 사고 안 친 애들이 힘들어요. 할 말이 없어요. 몽니 같은 애들은 청정구역이에요” 방송에서 마약에 대해 이렇게 많이 언급하는 방송은 없을 것이다. 대부분 현진영을 놀리는 것으로 사용된다. 현진영은 늘 마약 사용에 있어서 부정적인 스탠스를 유지한다. “그거 한다고 음악 잘하는 거 절대 아니다. 절대 하면 안 된다”라는 조언으로 마무리 된다. 그러면서 ‘풀잎 사랑’이라는 새로운 단어를 창조하기도 한다. 대마초를 핀 혐의로 실형을 살고 나온 래퍼 이센스 소개 때 무려 세 번이나 사용했다. 사진제공=FUN한 엔터테인먼트 “오히려 가수들한테 고맙다고 연락 많이 와요. 호란이나 바비킴은 저한테 많이 고마워했어요. 잘못이 있든 없든, 오해도 있을 수 있는데, 그런 걸 다 해소할 수 있게 됐잖아요. 이센스도 어찌됐든 네이버 검색어에도 오르고 파급력 장난 아니었잖아요. 솔직함으로 무장하다보니 진심이 보이는 거죠. 연예인이 거짓말만 안 하고, 반성만 잘하면 우리나라 분들은 심성이 곱고 관대해서 많이 용서도 해주시고 그러잖아요. ‘매불쇼’ 나와서 저나 다른 가수들이나 이미지가 긍정적으로 바뀌었어요” 솔직함을 대중이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진정성이 가진 힘을 깨달았다. 이는 자신의 치부를 해소하는데도 사용한다. 그건 유튜브에서다. 최근 그는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대표에게 사죄하는 콘텐츠를 만들었다. 호불호가 갈렸다. 재밌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혹자는 “진정성이 없다”는 비판을 남기기도 했다. “그 때 제대로 사과를 못 드렸어요. 사고 났을 때 정신이 하나도 없었거든요. 돌아보니까 죄송한 마음이고, 무릎 꿇고 사죄하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고요. 진정성을 부정하는 분들도 있는데, 개인적으로 시대정신에 어긋난 발언이라고 생각해요. 사죄하는 것도 진심으로 하면 콘텐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진짜 죄송하다고 생각하거든요. 다만 요즘 시대에 맞게 자료로 남긴 것 뿐이에요. 조만간에 만나러 가는 모습도 찍어보려고요. 만나서 혼나도 진짜고, 안 만나줘도 진짜고, 어찌됐든 이 죄송함은 표현할 생각이에요” 현진영은 자신에게 벌어지는 모든 일을 콘텐츠로 만들 계획이다. 먹는 것, 여행, 단순한 놀이 등 모든 것을 자료화할 계획이다. 현진영이 곧 콘텐츠라는 마인드에서 비롯됐다. 특히 두유와 라면을 이용한 ‘감방 먹방’은 화제를 모았다. 방송이란 것에 감이 생겼다고 했다. “원래 말을 조리 있게 잘 못했어요. 그런데 유튜브 하면서 많이 늘었어요. 이제는 지상파 방송도 자신이 있어요. ‘매불쇼’와 다른 톤으로 얼마든지 재밌게 하는 법을 안 거 같아요. 언제나 1인분 할 자신이 생겼어요. 또 그렇다고 지상파에 목 매지 않아요. 매주 300만이 듣는 ‘매불쇼’에 나가는데요. 대한민국 10분의 1이에요” 사진제공=FUN한 엔터테인먼트 분명 높은 인기를 얻고 있지만, 여전히 그에 대한 좋지 않은 의견도 많다. 댓글에 보면 그를 세게 비판하는 문장도 여럿 보인다. 하지만 문제없다. 그는 악플마저 사랑하는 사람이니까. “선플은 물론 좋고, 악플도 좋아요. 악플은 일종의 호객행위 해주는 사람이에요. 얘들아 여기와서 얘 욕하자 하는 거거든요. 얼마나 좋아요. 대신 홍보해주는 거잖아요. 막상 왔는데 생각보다 멀쩡하면 제 팬이 될 수도 있는 거고요. 팬으로 돌릴 생각을 하면, 그들을 충분히 포용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대인의 마음이 이러한가. 나이로나 내면으로나 지천명을 향해가는 그는 10월에 발매할 곡을 준비 중이다. 형의 입장으로 불투명한 미래를 사는 20대에게 희망을 전해주고자 하는 내용의 노래다. “요즘 취업도 힘들고, 다들 불확실하잖아요. 특히 20대. 사회의 형이자 삼촌으로서 직접적으로 도와주지는 못하지만, 그 미안함이나 응원을 음악으로 전달하고 싶어요. 그리고 얼마든지 실수할 수도 있어요. 그 실수를 반성하고 다시 잘 극복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여러 방식으로 전달하고 싶어요. 저는 그럴 수 있잖아요”

[마주보기②] 현진영, 악플을 사랑하는 남자

함상범 기자 승인 2019.09.17 13:34 | 최종 수정 2019.11.26 18:48 의견 0
사진제공=FUN한 엔터테인먼트
사진제공=FUN한 엔터테인먼트

스스로 힙합의 문익점이라 말한다. 트로트와 발라드가 한국을 지배하던 90년대 초, 힙합을 꺼내들고 가요계를 지배했다. 레전드라 불리기에 충분한 위치였다. 하지만 돌이킬 수 없는 과오로 인해 연예계에서 퇴출됐다. 이후 재기를 꿈꿨지만 연이은 사건 사고로 삶의 굴곡은 사납게 일렁였다. 2006년 재즈힙합 ‘소리쳐봐’, 2016년 ‘무념무상’, ‘내맘대로’ 등으로 새로운 길을 걷고 있다. 그러다 2018년 ‘매불쇼’를 통해 예능인과 뮤지션을 넘나들고 있다.

데뷔 29년차다. 창대하게 시작했지만, 금방 빛을 잃었었다. 그리고 수 없이 오랜 기간이 흘렀다. 대중 앞에 서기 전 부끄러운 심정이 그를 옭아맸었다. 스스로 자신을 용서하지 못한 까닭이었다. 부끄러움을 이겨내지 못한 그가 이제는 과오는 물론 쉽게 꺼내기 힘든 정신과 치료 등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꺼내놓고 있다. 놀라운 용기로 여겨진다.

“세월이 지나면서 가족과 내가 사랑하는 반려견과 친구들, 또 정신과 상담치료가 제가 회복하는데 큰 역할을 해준 거예요. 솔직하게 죄 안 짓고 사는 사람 몇이나 있어요. 정도가 다른 거죠. 죄를 지었을 때 자책에서 벗어나는 게 쉽지는 않은 것 같아요. 저도 이 굴레에서 벗어난 지 얼마 안돼요. 20년 넘게 그 굴레에서 돌고 있었던 거죠. ‘매불쇼’ 아니었으면 계속 그렇게 살았을지도 모르죠”

그러면서 가장 중요한 건 스스로의 용서라고 했다.

“이런 역경을 겪고도 회복하는 게 힘들어요. 재기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역경 속에서 나를 내려놓고 회복하는 게 중요해. 결국 내 자신을 내가 용서 하는 것 같아요. 내가 나를 용서하지 못하면 사람들 앞에서 아무 말도 못해요. 피해의식에 똘똘 뭉치기만 하죠. 나를 용서하면서 아무 얘기나 할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겨요. 언어의 자유가 온다고 해야 되나. 누가 나를 욕을 하든 기분이 좋아요. 꼰대라고 욕을 하든 뭐라 하든 다 고마운 거예요. 저한테 아무도 관심을 안 가져줬는데, 욕을 좀 하면 어때요. 요즘의 관심은 92년도 ‘흐린 기억 속의 그대’ 때의 관심을 받고 있다는 착각까지 줘요”

그 마음이 전달되서일까. 사건 사고를 겪은 가수들은 ‘매불쇼’를 찾는다. 그리고 편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 깊숙한 치부까지도 다 배설하고 간다. 그들이 그럴 수 있도록 현진영은 30분 전에 녹음실을 찾는다.

“촬영날 일부로 빨리 가요. 가수들이 편하게 말할 수 있게 해주죠. 아무래도 대선배니까 어려울 수 있잖아요. 자학도 많이 해요. 이런 식인거죠. ‘약 얘기 할 거면 형 얼굴 보고 해라’. 오히려 사고 안 친 애들이 힘들어요. 할 말이 없어요. 몽니 같은 애들은 청정구역이에요”

방송에서 마약에 대해 이렇게 많이 언급하는 방송은 없을 것이다. 대부분 현진영을 놀리는 것으로 사용된다. 현진영은 늘 마약 사용에 있어서 부정적인 스탠스를 유지한다. “그거 한다고 음악 잘하는 거 절대 아니다. 절대 하면 안 된다”라는 조언으로 마무리 된다. 그러면서 ‘풀잎 사랑’이라는 새로운 단어를 창조하기도 한다. 대마초를 핀 혐의로 실형을 살고 나온 래퍼 이센스 소개 때 무려 세 번이나 사용했다.

사진제공=FUN한 엔터테인먼트
사진제공=FUN한 엔터테인먼트

“오히려 가수들한테 고맙다고 연락 많이 와요. 호란이나 바비킴은 저한테 많이 고마워했어요. 잘못이 있든 없든, 오해도 있을 수 있는데, 그런 걸 다 해소할 수 있게 됐잖아요. 이센스도 어찌됐든 네이버 검색어에도 오르고 파급력 장난 아니었잖아요. 솔직함으로 무장하다보니 진심이 보이는 거죠. 연예인이 거짓말만 안 하고, 반성만 잘하면 우리나라 분들은 심성이 곱고 관대해서 많이 용서도 해주시고 그러잖아요. ‘매불쇼’ 나와서 저나 다른 가수들이나 이미지가 긍정적으로 바뀌었어요”

솔직함을 대중이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진정성이 가진 힘을 깨달았다. 이는 자신의 치부를 해소하는데도 사용한다. 그건 유튜브에서다. 최근 그는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대표에게 사죄하는 콘텐츠를 만들었다. 호불호가 갈렸다. 재밌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혹자는 “진정성이 없다”는 비판을 남기기도 했다.

“그 때 제대로 사과를 못 드렸어요. 사고 났을 때 정신이 하나도 없었거든요. 돌아보니까 죄송한 마음이고, 무릎 꿇고 사죄하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고요. 진정성을 부정하는 분들도 있는데, 개인적으로 시대정신에 어긋난 발언이라고 생각해요. 사죄하는 것도 진심으로 하면 콘텐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진짜 죄송하다고 생각하거든요. 다만 요즘 시대에 맞게 자료로 남긴 것 뿐이에요. 조만간에 만나러 가는 모습도 찍어보려고요. 만나서 혼나도 진짜고, 안 만나줘도 진짜고, 어찌됐든 이 죄송함은 표현할 생각이에요”

현진영은 자신에게 벌어지는 모든 일을 콘텐츠로 만들 계획이다. 먹는 것, 여행, 단순한 놀이 등 모든 것을 자료화할 계획이다. 현진영이 곧 콘텐츠라는 마인드에서 비롯됐다. 특히 두유와 라면을 이용한 ‘감방 먹방’은 화제를 모았다. 방송이란 것에 감이 생겼다고 했다.

“원래 말을 조리 있게 잘 못했어요. 그런데 유튜브 하면서 많이 늘었어요. 이제는 지상파 방송도 자신이 있어요. ‘매불쇼’와 다른 톤으로 얼마든지 재밌게 하는 법을 안 거 같아요. 언제나 1인분 할 자신이 생겼어요. 또 그렇다고 지상파에 목 매지 않아요. 매주 300만이 듣는 ‘매불쇼’에 나가는데요. 대한민국 10분의 1이에요”

사진제공=FUN한 엔터테인먼트
사진제공=FUN한 엔터테인먼트

분명 높은 인기를 얻고 있지만, 여전히 그에 대한 좋지 않은 의견도 많다. 댓글에 보면 그를 세게 비판하는 문장도 여럿 보인다. 하지만 문제없다. 그는 악플마저 사랑하는 사람이니까.

“선플은 물론 좋고, 악플도 좋아요. 악플은 일종의 호객행위 해주는 사람이에요. 얘들아 여기와서 얘 욕하자 하는 거거든요. 얼마나 좋아요. 대신 홍보해주는 거잖아요. 막상 왔는데 생각보다 멀쩡하면 제 팬이 될 수도 있는 거고요. 팬으로 돌릴 생각을 하면, 그들을 충분히 포용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대인의 마음이 이러한가. 나이로나 내면으로나 지천명을 향해가는 그는 10월에 발매할 곡을 준비 중이다. 형의 입장으로 불투명한 미래를 사는 20대에게 희망을 전해주고자 하는 내용의 노래다.

“요즘 취업도 힘들고, 다들 불확실하잖아요. 특히 20대. 사회의 형이자 삼촌으로서 직접적으로 도와주지는 못하지만, 그 미안함이나 응원을 음악으로 전달하고 싶어요. 그리고 얼마든지 실수할 수도 있어요. 그 실수를 반성하고 다시 잘 극복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여러 방식으로 전달하고 싶어요. 저는 그럴 수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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