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택 삼성중공업 사장. (사진=삼성중공업) 조선업 호황인 지난 2008년 이후 침체를 맞았던 조선업이 기지개를 켜며 상반기 '수주 잭팟'을 터트렸지만 삼성중공업은 15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기록해 웃지 못하는 상황에 처했다. '흑자 전환'의 미션을 부여받고 지난해 취임한 정진택 사장은 각종 악재를 맞닥뜨리며 전임 사장들의 '적자 잔혹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19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최근 2분기 잠정 경영실적 공시를 통해 4379억원의 적자를 냈다고 밝혔다. 1분기 적자(5068억원)까지 합치면 1조원에 가까이 된다. 삼성중공업은 15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반기순손실은 983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적자의 원인으로는 '배보다 배꼽'이 큰 수익 구조다. 올해 상반기 원가율은 121.5%를 기록했다. 선박을 건조해 인도해도 마진이 없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2분기 별도 기준 결손금은 1조1037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 반기 이익잉여금은 2조2037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적자가 쌓이면서 이익잉여금을 꾸준히 까먹은 결과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상반기 67억달러의 수주 실적을 올려 올해 목표치의 74%를 달성했다. 늦어도 연말에는 충분히 100%를 달성해낼 수 있을 전망이다. 일감은 늘어났지만 주머니 사정은 녹록지 않아 '풍요 속의 빈곤'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지점이다. 이에 온실가스 배출이 거의 없는 친환경 선박을 개발 중인 삼성중공업은 17일 이사회를 열고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다고 공시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6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무상감자를 추진했는데 두 달 여만에 조 단위 유상증자에 나섰다. 수주 산업인 조선업의 특성상 재무구조가 악화될 경우 신규 수주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중공업이 무상감자와 유상증자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극약처방'을 단행했지만 흑자 전환을 하지 않는 이상 재무구조 개선은 힘들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지난해 12월 남준우 전 사장의 뒤를 이는 '구원 투수'로 등판한 정 사장은 최대 당면과제는 흑자전환에 전력을 기울였지만 현재로서는 실패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었다. 조선업계 전반에 나타난 업황 회복세, 대규모 수주로 기대감을 키웠다. 하지만 정 사장은 취임 후 연달아 ‘어닝쇼크’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삼성 계열사 내 거의 유일한 적자 기업이라는 오명 또한 떨치지 못했다. 여기에 '소송 리스크'까지 겹치며 정 사장을 사면초가로 몰아넣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12일 2019년 3월 브라질 페트로브라스가 미국에서 삼성중공업을 향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의 본안 심리가 재개됐다는 내용을 공시했다. 6월 미국 텍사스 연방지방법원에 의해 각하 결정이 내려진 바 있었으나 하지만 미국 항소법원은 이에 불복한 페트로브라스의 손을 들어주며 1심 본안 심리 재개를 결정했다. 소송 규모는 2억5000만달러(약 2888억원)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4월과 6월 싱가포르 중재법원에서 호주 인펙스와 연이어 소송을 주고받는 등 극심한 법적다툼을 벌이고 있다. 지난 3월엔 스웨덴 스테나와의 소송에서 패소해 4632억원을 반환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고 2877억원의 충당금을 추가한 바 있다. 이밖에 삼성중공업은 정 사장 명의로 최근 '자사 출신 직원을 경력직 채용 대상에서 제외해달라'는 취지의 공문을 LG에너지솔루션에 발송된 정황이 드러나면서 사업장 내 불신을 자초했다. 또한 지난달 상위 25% 임직원에게만 선물을 전달한 것 역시 논란에 휩싸였다. 크고 작은 사업정 내 사망사고도 삼성중공업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리스크 관리 전문가'로 정평이 나 있는 정 사장은 일리노이 주립대 경영학 석사 출신으로 지난 1984년 삼성중공업 입사 후 영업팀장, 리스크관리팀장, 기술개발본부장을 거쳐 작년초부터 조선소장을 역임했다. 그는 조선업 위기감이 최고조에 달했던 2014~2017년 RM(리스크 관리)팀장을 맡아 회사의 경영구조 개선을 견인한 바 있다. 지난해 말 삼성중공업 이사회는 "리스크 관리 전문가로서 향후 경영위기 극복과 사업경쟁력 강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며 정 사장을 낙점한 바 있다.

삼성중공업, 수주실적 호조에도 '울상'…15분기 연속 적자에 정진택號 '흔들'

장원주 기자 승인 2021.08.19 11:50 의견 0
정진택 삼성중공업 사장. (사진=삼성중공업)

조선업 호황인 지난 2008년 이후 침체를 맞았던 조선업이 기지개를 켜며 상반기 '수주 잭팟'을 터트렸지만 삼성중공업은 15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기록해 웃지 못하는 상황에 처했다. '흑자 전환'의 미션을 부여받고 지난해 취임한 정진택 사장은 각종 악재를 맞닥뜨리며 전임 사장들의 '적자 잔혹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19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최근 2분기 잠정 경영실적 공시를 통해 4379억원의 적자를 냈다고 밝혔다. 1분기 적자(5068억원)까지 합치면 1조원에 가까이 된다. 삼성중공업은 15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반기순손실은 983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적자의 원인으로는 '배보다 배꼽'이 큰 수익 구조다. 올해 상반기 원가율은 121.5%를 기록했다. 선박을 건조해 인도해도 마진이 없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2분기 별도 기준 결손금은 1조1037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 반기 이익잉여금은 2조2037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적자가 쌓이면서 이익잉여금을 꾸준히 까먹은 결과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상반기 67억달러의 수주 실적을 올려 올해 목표치의 74%를 달성했다. 늦어도 연말에는 충분히 100%를 달성해낼 수 있을 전망이다.

일감은 늘어났지만 주머니 사정은 녹록지 않아 '풍요 속의 빈곤'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지점이다.

이에 온실가스 배출이 거의 없는 친환경 선박을 개발 중인 삼성중공업은 17일 이사회를 열고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다고 공시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6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무상감자를 추진했는데 두 달 여만에 조 단위 유상증자에 나섰다. 수주 산업인 조선업의 특성상 재무구조가 악화될 경우 신규 수주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중공업이 무상감자와 유상증자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극약처방'을 단행했지만 흑자 전환을 하지 않는 이상 재무구조 개선은 힘들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지난해 12월 남준우 전 사장의 뒤를 이는 '구원 투수'로 등판한 정 사장은 최대 당면과제는 흑자전환에 전력을 기울였지만 현재로서는 실패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었다. 조선업계 전반에 나타난 업황 회복세, 대규모 수주로 기대감을 키웠다.

하지만 정 사장은 취임 후 연달아 ‘어닝쇼크’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삼성 계열사 내 거의 유일한 적자 기업이라는 오명 또한 떨치지 못했다.

여기에 '소송 리스크'까지 겹치며 정 사장을 사면초가로 몰아넣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12일 2019년 3월 브라질 페트로브라스가 미국에서 삼성중공업을 향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의 본안 심리가 재개됐다는 내용을 공시했다. 6월 미국 텍사스 연방지방법원에 의해 각하 결정이 내려진 바 있었으나 하지만 미국 항소법원은 이에 불복한 페트로브라스의 손을 들어주며 1심 본안 심리 재개를 결정했다. 소송 규모는 2억5000만달러(약 2888억원)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4월과 6월 싱가포르 중재법원에서 호주 인펙스와 연이어 소송을 주고받는 등 극심한 법적다툼을 벌이고 있다. 지난 3월엔 스웨덴 스테나와의 소송에서 패소해 4632억원을 반환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고 2877억원의 충당금을 추가한 바 있다.

이밖에 삼성중공업은 정 사장 명의로 최근 '자사 출신 직원을 경력직 채용 대상에서 제외해달라'는 취지의 공문을 LG에너지솔루션에 발송된 정황이 드러나면서 사업장 내 불신을 자초했다. 또한 지난달 상위 25% 임직원에게만 선물을 전달한 것 역시 논란에 휩싸였다. 크고 작은 사업정 내 사망사고도 삼성중공업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리스크 관리 전문가'로 정평이 나 있는 정 사장은 일리노이 주립대 경영학 석사 출신으로 지난 1984년 삼성중공업 입사 후 영업팀장, 리스크관리팀장, 기술개발본부장을 거쳐 작년초부터 조선소장을 역임했다. 그는 조선업 위기감이 최고조에 달했던 2014~2017년 RM(리스크 관리)팀장을 맡아 회사의 경영구조 개선을 견인한 바 있다.

지난해 말 삼성중공업 이사회는 "리스크 관리 전문가로서 향후 경영위기 극복과 사업경쟁력 강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며 정 사장을 낙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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