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여객기 보잉 787-9. (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 합병을 위한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의 조건부 이행을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매각을 위한 후보엔 에어프레미아, 이스타항공, 에어인천, 에어로케이 등 4개사가 몰렸다. 유럽 중복노선 이관도 티웨이항공에 아시아나항공의 대형 항공기가 지원될 전망이다. ■ 에어로케이·에어프레미아 등 4개 후보 경쟁…28일까지 LOI 제출 23일 항공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매각 후보군에 에어로케이, 이스타항공, 에어프레미아, 에어인천 등 4개사가 나섰다. 화물사업 매각 후보군 1위로 지목됐던 제주항공은 인수전에서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제주항공 관계자는 화물사업 인수 관련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 합병을 위해 EU 경쟁당국인 집행위원회(EC)으로부터 조건부 합병을 승인받았다. 이 조건에 따라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을 매각해야 한다. 화물사업 인수 후보군 에어로케이는 청주국제공항을 거점으로 둔 저비용항공사(LCC)로 지난 22일 인수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에어로케이의 실질적인 대주주인 대명화학은 인수 의지를 나타냈다. 대명화학 계열사인 디에이피는 지난 2022년 8월 에어로케이홀딩스에 300억원을 출자해 지분 64.04% 확보하면서 대주주에 올랐다. 대명화학은 디에이피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대명화학은 의류사업 법인이 27개, 브랜드는 200여개에 달하는 국내 패션 관련 중견기업이다. 권오일 대명화학그룹 회장이 이 회사를 이끌고 있다. 지난 2021년 로젠택배를 인수하면서 제조와 배송 유통망까지 갖췄다. 이번에 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부 인수로 수입, 수출 분야까지 포함한 유통 전 과정을 갖추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에어로케이 외에도 이스타항공, 에어프레미아, 에어인천 등도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 주관사인 스위스 금융사 UBS는 최근 잠재 인수 후보들에게 투자설명서를 발송했다. 인수 후보자들은 인수의향서(LOI)와 실사 자료를 28일까지 UBS에 제출해야 한다.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에 수출 화물이 실리고 있는 모습 (사진=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가격은 보유 화물기 등을 고려해 5000억~7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 화물기는 총 11대이며 평균 연식은 20~25년으로 높은 편이다. 또 부채비용까지 포함하면 인수금액은 1조원을 웃돌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인수전에 참여하는 4개 항공사는 현금 자산이 부족한 것으로 알려져 모기업이나 FI와 연합해 인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에어로케이를 제외하고 3개 항공사는 모두 사모펀드가 최대주주이기 때문에 FI와의 협업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의 주요 노선은 미주와 유럽 비중이 70%에 달한다. 현재 인수에 나선 LCC들은 동남아와 중국 위주로 화물사업을 진행하고 있어 인수가 완료되면 전 세계로 화물 노선을 확장하는 셈이 된다. 매각에 나선 대한항공 측은 입찰 제안에 나선 기업 중 최종 인수 후보군을 선별하고 본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 대한항공, 아시아나 A350-900 티웨이 대여 검토…“확정된 사안 없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합병 관련 유럽 당국의 또 다른 조건인 유럽 중복 노선의 티웨이항공 이관도 속도를 내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 대한항공이 아시아나의 A350-900 항공기를 티웨이에 임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사 항공기가 아닌 합병 대상 아시아나 항공기를 임대하는 것이 이례적이긴 하지만 신규 항공기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티웨이를 지원한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이를 통해 유럽 당국의 최종 합병 승인을 받아내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이와 관련 대한항공 관계자는 “현재 시정조치안 시행 협의 중으로 세부내역은 확인해줄 수 없다”며 “아직 확정된 사안도 없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는 A350-900 15대를 장기 리스해 운영 중인데, 대한항공이 합병 후 이 중 3대를 티웨이항공에 임대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게 되면 대한항공은 티웨이를 지원하면서도 아시아나의 항공기 리스 비용도 줄일 수 있다. 또한 아시아나의 이 항공기가 대한항공의 정비 기재가 아니라는 점도 이러한 검토가 나온 배경으로 꼽힌다. 대한항공은 A350-900 항공기를 운영하지 않고 있어서 관련 부품 수급이나 정비가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에 정비 비용 등이 더 들 수 있다. 티웨이항공 (사진=티웨이항공) 앞서 대한항공은 티웨이항공에 A330-200 항공기 5대를 지원해주기로 했다. 현재 티웨이항공이 보유한 대형 항공기는 3대. 여기에 올해 2대를 더 확보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대형기 10대를 운영할 수 있다. 아시아나 A350-900 3대까지 추가된다면 운항 여객기는 더 많아진다. 이를 통해 티웨이항공은 오는 4월 크로아티아 자그레브를 시작으로, 6월 프랑스 파리, 8월 이탈리아 로마, 9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캐나다 밴쿠버, 10월 독일 프랑크푸르트 등에 차례로 취항해 유럽 노선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티웨이항공은 대형항공기 확보 관련 “자체 항공기 보유를 우선으로 두고, 다양한 선택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아시아나 합병 EU 조건부 이행 '착착'

화물사업 매각 후보 4파전, 28일 윤곽…제주항공 빠진듯
대한항공, 아시아나 기재로 티웨이 지원 검토 전망

손기호 기자 승인 2024.02.23 11:17 | 최종 수정 2024.02.23 11:50 의견 0
대한항공 여객기 보잉 787-9. (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 합병을 위한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의 조건부 이행을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매각을 위한 후보엔 에어프레미아, 이스타항공, 에어인천, 에어로케이 등 4개사가 몰렸다. 유럽 중복노선 이관도 티웨이항공에 아시아나항공의 대형 항공기가 지원될 전망이다.

■ 에어로케이·에어프레미아 등 4개 후보 경쟁…28일까지 LOI 제출

23일 항공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매각 후보군에 에어로케이, 이스타항공, 에어프레미아, 에어인천 등 4개사가 나섰다.

화물사업 매각 후보군 1위로 지목됐던 제주항공은 인수전에서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제주항공 관계자는 화물사업 인수 관련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 합병을 위해 EU 경쟁당국인 집행위원회(EC)으로부터 조건부 합병을 승인받았다. 이 조건에 따라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을 매각해야 한다.

화물사업 인수 후보군 에어로케이는 청주국제공항을 거점으로 둔 저비용항공사(LCC)로 지난 22일 인수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에어로케이의 실질적인 대주주인 대명화학은 인수 의지를 나타냈다. 대명화학 계열사인 디에이피는 지난 2022년 8월 에어로케이홀딩스에 300억원을 출자해 지분 64.04% 확보하면서 대주주에 올랐다. 대명화학은 디에이피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대명화학은 의류사업 법인이 27개, 브랜드는 200여개에 달하는 국내 패션 관련 중견기업이다. 권오일 대명화학그룹 회장이 이 회사를 이끌고 있다. 지난 2021년 로젠택배를 인수하면서 제조와 배송 유통망까지 갖췄다. 이번에 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부 인수로 수입, 수출 분야까지 포함한 유통 전 과정을 갖추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에어로케이 외에도 이스타항공, 에어프레미아, 에어인천 등도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 주관사인 스위스 금융사 UBS는 최근 잠재 인수 후보들에게 투자설명서를 발송했다. 인수 후보자들은 인수의향서(LOI)와 실사 자료를 28일까지 UBS에 제출해야 한다.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에 수출 화물이 실리고 있는 모습 (사진=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가격은 보유 화물기 등을 고려해 5000억~7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 화물기는 총 11대이며 평균 연식은 20~25년으로 높은 편이다. 또 부채비용까지 포함하면 인수금액은 1조원을 웃돌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인수전에 참여하는 4개 항공사는 현금 자산이 부족한 것으로 알려져 모기업이나 FI와 연합해 인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에어로케이를 제외하고 3개 항공사는 모두 사모펀드가 최대주주이기 때문에 FI와의 협업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의 주요 노선은 미주와 유럽 비중이 70%에 달한다. 현재 인수에 나선 LCC들은 동남아와 중국 위주로 화물사업을 진행하고 있어 인수가 완료되면 전 세계로 화물 노선을 확장하는 셈이 된다.

매각에 나선 대한항공 측은 입찰 제안에 나선 기업 중 최종 인수 후보군을 선별하고 본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 대한항공, 아시아나 A350-900 티웨이 대여 검토…“확정된 사안 없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합병 관련 유럽 당국의 또 다른 조건인 유럽 중복 노선의 티웨이항공 이관도 속도를 내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 대한항공이 아시아나의 A350-900 항공기를 티웨이에 임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사 항공기가 아닌 합병 대상 아시아나 항공기를 임대하는 것이 이례적이긴 하지만 신규 항공기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티웨이를 지원한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이를 통해 유럽 당국의 최종 합병 승인을 받아내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이와 관련 대한항공 관계자는 “현재 시정조치안 시행 협의 중으로 세부내역은 확인해줄 수 없다”며 “아직 확정된 사안도 없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는 A350-900 15대를 장기 리스해 운영 중인데, 대한항공이 합병 후 이 중 3대를 티웨이항공에 임대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게 되면 대한항공은 티웨이를 지원하면서도 아시아나의 항공기 리스 비용도 줄일 수 있다.

또한 아시아나의 이 항공기가 대한항공의 정비 기재가 아니라는 점도 이러한 검토가 나온 배경으로 꼽힌다. 대한항공은 A350-900 항공기를 운영하지 않고 있어서 관련 부품 수급이나 정비가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에 정비 비용 등이 더 들 수 있다.

티웨이항공 (사진=티웨이항공)


앞서 대한항공은 티웨이항공에 A330-200 항공기 5대를 지원해주기로 했다. 현재 티웨이항공이 보유한 대형 항공기는 3대. 여기에 올해 2대를 더 확보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대형기 10대를 운영할 수 있다. 아시아나 A350-900 3대까지 추가된다면 운항 여객기는 더 많아진다.

이를 통해 티웨이항공은 오는 4월 크로아티아 자그레브를 시작으로, 6월 프랑스 파리, 8월 이탈리아 로마, 9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캐나다 밴쿠버, 10월 독일 프랑크푸르트 등에 차례로 취항해 유럽 노선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티웨이항공은 대형항공기 확보 관련 “자체 항공기 보유를 우선으로 두고, 다양한 선택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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