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고체 전해질을 사용해 화재 위험성이 적고 주행거리가 길어 꿈의 배터리라고 부릅니다.” 국내 최대 배터리 전시회인 인터배터리가 6일 개막한 가운데 국내 주요 배터리 3사인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이 참가해 최신 배터리 기술을 선보였다. 이날 삼성SDI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5년전 정의선 현대차 회장과 논의에 나섰던 ‘전고체 배터리’의 개발 현황을 집중적으로 소개했다. 앞서 이 회장과 정 회장은 지난 2020년 삼성SDI 충남 천안사업장에서 만난 바 있다. 당시 두 총수는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을 둘러본 후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의 개발 현황을 논의하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 이재용·정의선 회장 논의했던 ‘전고체 배터리’…삼성SDI “2027년 양산 로드맵” 삼성SDI는 이번 전시회에서 ‘전고체 배터리’의 개발 로드맵을 공개했다. 이는 향후 현대차를 비롯해 글로벌 완성차 업계와 배터리 업계에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강력한 제품으로 평가된다. 로드맵에 따르면 2023년12월 전고체 배터리 첫 번째 프로토타입 샘플을 완료하고, 올해부터 2026년까지 A-B-C 순의 샘플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본격적인 양산 목표 시점은 2027년이다. 특히 이 전고체 배터리는 업계 최고 수준의 에너지 밀도 900Wh/L로, 주행거리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을 전망이다. 기존 전기차 배터리와 달리 불에 잘 타지 않는 점도 장점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현대 개발 중인 ASB(전고체 배터리)는 양산 중인 각형 배터리 P5와 비교해 약 40% 향상된 에너지밀도를 갖고 있다”며 “독자 조성한 고체 전해질 소재 개선과 무음극 기술을 통해 음극의 부피를 줄여 양극재를 추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SDI가 6일 서울 코엑스 인터배터리 2024에서 공개한 '전고체 배터리' (사진=삼성SDI) 이재용 회장도 삼성SDI의 이러한 계획에 힘을 싣기 위한 행보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정의선 회장과 다시 만나 오는 2026년부터 7년간 현대차 차세대 유럽향 전기차에 들어갈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했다. 이 회장은 정 회장 외에도 올리버 집세 BMW그룹 회장,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등과 회동하면서 삼성SDI 배터리 공급을 위한 행보를 지난해까지 이어왔다. 삼성SDI는 이번 전시에서 업계 최초로 9분 만에 8%에서 80%까지 셀 충전이 가능한 초급속 충전 기술도 선보였다. 이는 리튬이온의 이동경로를 최적화하고 저항을 감소시켜 9분 만에 80%까지 충전이 가능하며, 오는 2026년 양산이 목표다. 이 배터리의 양산 목표 시점은 현대차 차세대 전기차 공급 시점과 맞물린다. 이 때문에 이 배터리를 공급할지 주목된다. SK온의 18분 만에 셀용량 80%까지 급속충전이 가능한 'SF 배터리' (사진=SK온) ■ ‘충전속도 경쟁’ SK온, 급속충전 18분→15분 단축 ‘SF+ 배터리’ 공개 현재 급속충전이 가장 빠른 배터리는 SK온의 SF 배터리다. SF 배터리는 SK온이 지난 2021년 처음 공개한 하이니켈 배터리로, 18분 만에 셀 용량의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이 배터리는 이미 현대차 아이오닉 5, 기아 EV6에 장착됐다. SK온은 이번 전시회에서 기존 SF 배터리보다 향상된 ‘어드밴스드 SF 배터리’도 선보였다. 이는 기존 SF 대비 에너지 밀도를 9% 높이면서 급속충전 시간은 유지했다. 에너지 밀도가 높을수록 많은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기 때문에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늘어난다. 이 배터리도 이미 양산을 시작해 기아 EV9에 탑재됐다. 더 나아가 SK온은 급속충전 시간을 18분에서 15분으로 단축한 ‘SF+ 배터리’를 개발해 이번 전시에서 선보였다. 이는 이중 레이어 구조에 고용량 실리콘과 저저항 흑연을 배치해 리튬이온 이동 거리를 줄인 것이다. 고용량인 실리콘이 이동 거리를, 저항이 작은 흑연은 이동 속도를 개선시켜 충전 시간을 줄일 수 있다. 6일 LG에너지솔루션이 공개한 '파우치형 셀투팩' 탑재 전기차 목업 (사진=LG에너지솔루션) ■ LG엔솔, 전기차 시장서 주목된 ‘파우치형 셀투팩’ 선봬…3사, LFP 배터리 준비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전시에 참가해 ‘파우치형 셀투팩’ 배터리를 실제와 유사한 크기의 자동차 모형에 적용해 선보였다. 셀투팩 기술은 최근 전기차 배터리 업계에서 주목받는 디자인이다. 기존 배터리 구성에서 모듈 단계를 없애고 직접 셀을 조립한 것으로, 에너지 밀도를 높이고 무게를 줄일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자체 개발한 파우치형 셀투팩은 파우치 셀의 가벼운 무게 특성을 가져가면서도 팩 강성을 높이고 열 전이 방지 기술을 적용해 안정성도 강화했다”며 “팩을 구성하는 부품을 줄이고 공정을 단순화해 제조원가 절감을 통한 가격 경쟁력도 있다”고 말했다. 3사의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개발 계획도 주목된다. 최근 국내외에는 중국 BYD, CATL 등의 저가형 LFP(리튬·인산·철) 배터리가 진출을 하고 있어 국내 배터리 업계가 위협을 받고 있다. 국내 배터리사들도 발빠르게 LFP 양산을 준비해 전기차와 ESS(에너지저장장치) 등에 적용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전시에서 LFP를 표준화 전력망 ESS 라인업의 첫번째 제품인 JF1 DC-Link를 전시했다”고 소개했다. 삼성SDI는 “오는 2026년 LFP 배터리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인터배터리 2024는 6일부터 9일까지 열린다. 국내 배터리 3사 외에도 포스코그룹의 배터리 소재 공급망도 주목된다. 포스코그룹은 이번 전시회에 포스코·포스코인터내셔널·포스코퓨처엠이 참가해 배터리 소재 분야 밸류체인을 소개하고 있다.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리튬, 니켈 등 배터리 소재 원료부터 양극재와 음극재, 리사이클링, 차세대 배터리 소재 등 밸류체인 단계별로 상세 부스를 구성했다”고 소개했다.

이재용·정의선 회장 논의했던 '꿈의 배터리' 나오나

삼성SDI, 전고체 배터리 로드맵 공개…2027년 양산 목표
이재용 회장, 현대차·BMW·테슬라 수장 만나 공급처 확보
SK온, 15분 급속충전 기술…LG엔솔, 파우치형 셀투팩 선봬
포스코그룹, 포스코퓨처엠 등 소재 밸류체인 전시

손기호 기자 승인 2024.03.06 13:46 | 최종 수정 2024.03.07 15:38 의견 0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고체 전해질을 사용해 화재 위험성이 적고 주행거리가 길어 꿈의 배터리라고 부릅니다.”

국내 최대 배터리 전시회인 인터배터리가 6일 개막한 가운데 국내 주요 배터리 3사인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이 참가해 최신 배터리 기술을 선보였다. 이날 삼성SDI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5년전 정의선 현대차 회장과 논의에 나섰던 ‘전고체 배터리’의 개발 현황을 집중적으로 소개했다.

앞서 이 회장과 정 회장은 지난 2020년 삼성SDI 충남 천안사업장에서 만난 바 있다. 당시 두 총수는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을 둘러본 후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의 개발 현황을 논의하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 이재용·정의선 회장 논의했던 ‘전고체 배터리’…삼성SDI “2027년 양산 로드맵”

삼성SDI는 이번 전시회에서 ‘전고체 배터리’의 개발 로드맵을 공개했다. 이는 향후 현대차를 비롯해 글로벌 완성차 업계와 배터리 업계에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강력한 제품으로 평가된다.

로드맵에 따르면 2023년12월 전고체 배터리 첫 번째 프로토타입 샘플을 완료하고, 올해부터 2026년까지 A-B-C 순의 샘플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본격적인 양산 목표 시점은 2027년이다.

특히 이 전고체 배터리는 업계 최고 수준의 에너지 밀도 900Wh/L로, 주행거리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을 전망이다. 기존 전기차 배터리와 달리 불에 잘 타지 않는 점도 장점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현대 개발 중인 ASB(전고체 배터리)는 양산 중인 각형 배터리 P5와 비교해 약 40% 향상된 에너지밀도를 갖고 있다”며 “독자 조성한 고체 전해질 소재 개선과 무음극 기술을 통해 음극의 부피를 줄여 양극재를 추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SDI가 6일 서울 코엑스 인터배터리 2024에서 공개한 '전고체 배터리' (사진=삼성SDI)


이재용 회장도 삼성SDI의 이러한 계획에 힘을 싣기 위한 행보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정의선 회장과 다시 만나 오는 2026년부터 7년간 현대차 차세대 유럽향 전기차에 들어갈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했다. 이 회장은 정 회장 외에도 올리버 집세 BMW그룹 회장,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등과 회동하면서 삼성SDI 배터리 공급을 위한 행보를 지난해까지 이어왔다.

삼성SDI는 이번 전시에서 업계 최초로 9분 만에 8%에서 80%까지 셀 충전이 가능한 초급속 충전 기술도 선보였다. 이는 리튬이온의 이동경로를 최적화하고 저항을 감소시켜 9분 만에 80%까지 충전이 가능하며, 오는 2026년 양산이 목표다.

이 배터리의 양산 목표 시점은 현대차 차세대 전기차 공급 시점과 맞물린다. 이 때문에 이 배터리를 공급할지 주목된다.

SK온의 18분 만에 셀용량 80%까지 급속충전이 가능한 'SF 배터리' (사진=SK온)


■ ‘충전속도 경쟁’ SK온, 급속충전 18분→15분 단축 ‘SF+ 배터리’ 공개

현재 급속충전이 가장 빠른 배터리는 SK온의 SF 배터리다. SF 배터리는 SK온이 지난 2021년 처음 공개한 하이니켈 배터리로, 18분 만에 셀 용량의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이 배터리는 이미 현대차 아이오닉 5, 기아 EV6에 장착됐다.

SK온은 이번 전시회에서 기존 SF 배터리보다 향상된 ‘어드밴스드 SF 배터리’도 선보였다. 이는 기존 SF 대비 에너지 밀도를 9% 높이면서 급속충전 시간은 유지했다. 에너지 밀도가 높을수록 많은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기 때문에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늘어난다. 이 배터리도 이미 양산을 시작해 기아 EV9에 탑재됐다.

더 나아가 SK온은 급속충전 시간을 18분에서 15분으로 단축한 ‘SF+ 배터리’를 개발해 이번 전시에서 선보였다. 이는 이중 레이어 구조에 고용량 실리콘과 저저항 흑연을 배치해 리튬이온 이동 거리를 줄인 것이다. 고용량인 실리콘이 이동 거리를, 저항이 작은 흑연은 이동 속도를 개선시켜 충전 시간을 줄일 수 있다.

6일 LG에너지솔루션이 공개한 '파우치형 셀투팩' 탑재 전기차 목업 (사진=LG에너지솔루션)


■ LG엔솔, 전기차 시장서 주목된 ‘파우치형 셀투팩’ 선봬…3사, LFP 배터리 준비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전시에 참가해 ‘파우치형 셀투팩’ 배터리를 실제와 유사한 크기의 자동차 모형에 적용해 선보였다.

셀투팩 기술은 최근 전기차 배터리 업계에서 주목받는 디자인이다. 기존 배터리 구성에서 모듈 단계를 없애고 직접 셀을 조립한 것으로, 에너지 밀도를 높이고 무게를 줄일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자체 개발한 파우치형 셀투팩은 파우치 셀의 가벼운 무게 특성을 가져가면서도 팩 강성을 높이고 열 전이 방지 기술을 적용해 안정성도 강화했다”며 “팩을 구성하는 부품을 줄이고 공정을 단순화해 제조원가 절감을 통한 가격 경쟁력도 있다”고 말했다.

3사의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개발 계획도 주목된다. 최근 국내외에는 중국 BYD, CATL 등의 저가형 LFP(리튬·인산·철) 배터리가 진출을 하고 있어 국내 배터리 업계가 위협을 받고 있다. 국내 배터리사들도 발빠르게 LFP 양산을 준비해 전기차와 ESS(에너지저장장치) 등에 적용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전시에서 LFP를 표준화 전력망 ESS 라인업의 첫번째 제품인 JF1 DC-Link를 전시했다”고 소개했다. 삼성SDI는 “오는 2026년 LFP 배터리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인터배터리 2024는 6일부터 9일까지 열린다. 국내 배터리 3사 외에도 포스코그룹의 배터리 소재 공급망도 주목된다.

포스코그룹은 이번 전시회에 포스코·포스코인터내셔널·포스코퓨처엠이 참가해 배터리 소재 분야 밸류체인을 소개하고 있다.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리튬, 니켈 등 배터리 소재 원료부터 양극재와 음극재, 리사이클링, 차세대 배터리 소재 등 밸류체인 단계별로 상세 부스를 구성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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