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 축하드립니다. 이기셨네요. 그것도 압승이네요. 남태평양에서 거대한 참치를 낚아올릴 때만큼 손맛이 짜릿했을 거 같네요. 어창마다 고기를 가득 싣고 사모아로 돌아오며 푸른 하늘과 흰구름을 바라보는 기분이랄까. 피말리는 국회의원 선거에서 이겼을 때 같은 감격이랄까. 아참 아닐 수도 있겠네요. 당초 게임이 안되는 거 였으니까요. 감히 참치회 한 점 깜도 안되는 이들이 덤볐던 거잖아요. 소액주주라는 이들이 어찌 회장님을 해임하고, 감사와 사외이사 등 주요 임원 자리를 차지할 수 있겠습니까. (자료=이마트) 회장님의 회사로 말할 거 같으면 50여년 전 중고 원양어선 1척으로 참치 독항 사업을 시작해서 이제는 세계 최다 참치선단을 확보한 세계적인 원양기업으로 우뚝 섰지요. 수산, 식품·유통, 축산, 레저 등 30여개 계열사를 보유하고 연간 약 3조원 매출을 올리는 종합식품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회장님은 창업주인 선친의 갑작스런 유고에 미국 유학 중 급히 돌아와 회사 경영을 맡으셨죠. 당시 국내 최고 명문이라는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쳐 최고 대학에 들어간 엘리트셨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대통령이 되겠다는 꿈을 꾸셨던 분이죠. 그런데 말입니다 승패에 관계 없이 이번 일을 돌이켜보면 찜찜한 구석이 있습니다. 골프장을 운영하는 비상장 계열사 두 곳을 합병하려다 문제가 불거진 거잖아요. 제주에 있는 골프장은 적자인 반면 서울에 붙어있는 경기도 하남에 있는 골프장은 흑자였죠. 두 회사를 합병하는 게 경영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경영 판단'에 따른 결정이었죠. 문제는 지분구조. 적자 나는 제주도 골프장은 회장님의 장남이 사실상 갖고 있는 회사. 두 회사를 합병하면 서울 골프장 회사로 제주 골프장의 적자와 부채가 넘어갑니다. 그러면 회장님의 장남이 이익을 보게 됩니다. 반대로 서울 골프장 지분을 갖고 있는 회사 주주들은 손해를 봅니다. 또 이 일의 배경에는 장남이 회장님의 사업을 물려받기 위해 이른바 '승계 자금'을 확보가 있잖아요. 결과적으로 이 시도는 무산됐습니다. 안타깝습니다. 회장님 입장에서는 내 회사에 내 아들을 후계자로 앉히고, 이를 위해 이것 저것 땠다 붙였다 할 수도 있습니다. 누가 시비를 걸겠습니까. 왼쪽 주머니에서 오른쪽 주머니로 옮기는 건데. 이 나라는 모름지기 자유 대한민국 아닙니까. 그렇지만 세상이 야속하게도 ESG를 말합니다. 환경, 사회적 책임, 지배구조. 지배주주의 이익만이 아니라 소액주주, 채권자, 고객, 종업원 등 이해관계자들의 이익도 고려하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게 잘 지켜지지 않으면 투자를 하지 않겠다고 글로벌 큰 손(국부펀드, 연기금 등)들이 위협합니다. 나쁜 XX들. 알 만한 사람들이 왜 그런지 모르겠습니다. 글이 길어졌습니다. 회장님, 다시 한 번 승리를 축하드립니다. 추석 명절 즐겁게 보내세요^^ 문형민 편집국장

[데스크칼럼] 참치회사 회장님 축하드립니다

문형민 기자 승인 2021.09.16 14:32 | 최종 수정 2021.09.16 15:58 의견 0

회장님 축하드립니다.

이기셨네요. 그것도 압승이네요. 남태평양에서 거대한 참치를 낚아올릴 때만큼 손맛이 짜릿했을 거 같네요. 어창마다 고기를 가득 싣고 사모아로 돌아오며 푸른 하늘과 흰구름을 바라보는 기분이랄까. 피말리는 국회의원 선거에서 이겼을 때 같은 감격이랄까.

아참 아닐 수도 있겠네요. 당초 게임이 안되는 거 였으니까요. 감히 참치회 한 점 깜도 안되는 이들이 덤볐던 거잖아요. 소액주주라는 이들이 어찌 회장님을 해임하고, 감사와 사외이사 등 주요 임원 자리를 차지할 수 있겠습니까.

(자료=이마트)


회장님의 회사로 말할 거 같으면 50여년 전 중고 원양어선 1척으로 참치 독항 사업을 시작해서 이제는 세계 최다 참치선단을 확보한 세계적인 원양기업으로 우뚝 섰지요. 수산, 식품·유통, 축산, 레저 등 30여개 계열사를 보유하고 연간 약 3조원 매출을 올리는 종합식품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회장님은 창업주인 선친의 갑작스런 유고에 미국 유학 중 급히 돌아와 회사 경영을 맡으셨죠. 당시 국내 최고 명문이라는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쳐 최고 대학에 들어간 엘리트셨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대통령이 되겠다는 꿈을 꾸셨던 분이죠.

그런데 말입니다 승패에 관계 없이 이번 일을 돌이켜보면 찜찜한 구석이 있습니다. 골프장을 운영하는 비상장 계열사 두 곳을 합병하려다 문제가 불거진 거잖아요. 제주에 있는 골프장은 적자인 반면 서울에 붙어있는 경기도 하남에 있는 골프장은 흑자였죠. 두 회사를 합병하는 게 경영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경영 판단'에 따른 결정이었죠.

문제는 지분구조. 적자 나는 제주도 골프장은 회장님의 장남이 사실상 갖고 있는 회사. 두 회사를 합병하면 서울 골프장 회사로 제주 골프장의 적자와 부채가 넘어갑니다. 그러면 회장님의 장남이 이익을 보게 됩니다. 반대로 서울 골프장 지분을 갖고 있는 회사 주주들은 손해를 봅니다.

또 이 일의 배경에는 장남이 회장님의 사업을 물려받기 위해 이른바 '승계 자금'을 확보가 있잖아요. 결과적으로 이 시도는 무산됐습니다. 안타깝습니다.

회장님 입장에서는 내 회사에 내 아들을 후계자로 앉히고, 이를 위해 이것 저것 땠다 붙였다 할 수도 있습니다. 누가 시비를 걸겠습니까. 왼쪽 주머니에서 오른쪽 주머니로 옮기는 건데. 이 나라는 모름지기 자유 대한민국 아닙니까.

그렇지만 세상이 야속하게도 ESG를 말합니다. 환경, 사회적 책임, 지배구조.

지배주주의 이익만이 아니라 소액주주, 채권자, 고객, 종업원 등 이해관계자들의 이익도 고려하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게 잘 지켜지지 않으면 투자를 하지 않겠다고 글로벌 큰 손(국부펀드, 연기금 등)들이 위협합니다. 나쁜 XX들. 알 만한 사람들이 왜 그런지 모르겠습니다.

글이 길어졌습니다. 회장님, 다시 한 번 승리를 축하드립니다. 추석 명절 즐겁게 보내세요^^


문형민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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