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정감사 기간 동안 가장 많은 뭇매를 맞은 공기업 사장을 꼽으라고 하면 단연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변창흠 사장이다. 국감장에서는 채용비리, 뇌물공여 등 모럴해저드에 빠진 공기업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고 해도 무관할 만큼 LH의 각종 비리가 터져 나왔다. 여기에 최근 들어 월 임대료 80만원 임대주택, 40~50대가 대다수인 신혼희망타운 등이 지적되면서 민간의 신의마저 잃고 있는 분위기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LH의 모럴해저드(도적적해이)를 시정하여 공정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 공기업이 될 수 있도록 조치 바란다”는 내용의 청원글이 올라오는 지경이다. LH는 왜 도덕적으로 해이한 상태가 되었을까? 그 면면을 들여다본다. -편집자주-       ■ “땅 장사 이어 상가 장사? LH 존립이유 있나?” 국민청원 게시 세종시 아파트 단지의 과도한 상가 공급 문제를 LH가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이미 상가 공급 과잉 상태에서 민간 아파트 뿐 아니라 LH가 공급하는 임대 아파트도 바람잡이를 하고 있다는 것.  내년 11월 입주하는 LH의 한 임대 아파트에는 거의 20집에 한 개꼴로 상가가 공급될 예정이어서 주변 상가 소유주들이 반발하고 있다. 아파트 단지 안쪽으로 3층 높이의 상가 건물도 들어서고 있다. 상가 건물이 완공될 경우 1500여 세대 아파트에 상가만 80개가 된다. 거의 20집에 한 개꼴인 셈이다. 이는 LH의 세종지역 다른 임대 아파트에 비해서도 공급량이 5배에서 많게는 10배 이상까지도 많은 수준이다.  이에 주변 상가 소유주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길 건너 대형 상가 9개도 임대가 되지 않아 고전 중인데 상가 80개가 한꺼번에 공급되면 전체 상권이 침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이와 같은 청원글이 등장했다. 청원인은 “LH의 Moral Hazard(도덕적 해이)를 시정하여 공정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 공기업이 될 수 있도록 조치 바란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세종시 아파트 단지의 과도한 상가 공급에 대해 적나라하고도 구체적으로 지적했다. 청원인은 “세종시 상가분양자들의 경제활동을 위협하고 기본적 상도덕마저 져버리는 LH가 국민세금 30조원이 투여된 공기업 맞나? 맞다면 아래의 내용에 비추어 볼 때 목적(국민경제의 발전에 이바지함 등) 과 부합하지 않으므로 존립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국민에게 땅장사하고 이제는 상가임대 장사로 이상 상가를 건축하여 주변상가를 죽이는 행위를 자행하는 공기업 LH는 즉시 사업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원인은 또 “왜 국민이 낸 세금으로 출자한 LH라는 공기업이 상도덕도 무시한 채 돈 되는 일이라면 국민의 생존권을 말살하여도 된다는 식으로 사업을 한다면 공기업이 아닌 사기업만도 못하다고 본다. 동네 건달도 주변을 돌아보고 사업하는데 공기업이라는 LH가 2019년 경영방향으로 천명한 상생협력, 사람중심 이라는 말이 아주 무색하게 기업이 경영 방향도 맞지 않는 임대상가를 많이 건설하는 것은 비상식적”이라며 LH의 임대상가 건설 중단을 촉구했다.  하지만 청원인 및 세종지역 상가 임대와 관련된 주민들의 바람이 이루어질 지는 요원하다. LH 변창흠 사장의 불통 전력 탓이다.  변 사장은 2016년 SH 사장 시절 부채탕감을 명목으로 서울시 임대주택에 대한 상호전환제도 정책을 축소시키면서 주민들의 반발을 샀던 적이 있다. 변 사장은 당시 정책을 수정하는 과정에서 입주민 의견 수렴을 전혀 하지 않은 '불통' 모습을 보인 바 있다.  ■ 10평 월세 85만원 등 비싼 임대주택, 서민 울리는 LH LH는 10평짜리 임대주택의 월 임대료가 85만원에 달하는 등 평균 대비 수천 만원씩 비싼 임대료로 인해 서민들을 두 번 울리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홍근 의원(더불어민주당)이 LH로부터 받은 ‘집주인 임대주택(건설형, 매입형) 운영 현황’에 따르면 전국에 운영 중인 집주인 임대주택에 법정 전월세전환율 5.0%를 적용해 월세를 전세보증금으로 환산한 결과, 집주인 임대주택의 평균 면적은 전용면적 25.25㎡(7.65평)이며 평균 환산전세금은 9105만원이었다. 올해 9월 현재 기준 전용 25.25㎡의 전세 가 가격이 5648만원인 것과 비교하면 3000만원 이상 비싼 가격이다. 서울권의 경우 임대료 부담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권 집주인 임대주택의 평균 면적은 전용 25.84㎡(7.83평)으로 평균 환산전세금은 1억3970만원이었다. 올해 9월 기준 전용 25.84㎡ 전세가격이 1억1617만원인 것과 비교하면 2000만원 이상 비싸다. 임대료가 가장 비싼 곳은 서울시 중구의 집주인 임대주택으로 전용 34.86㎡(10.56평)에 임대보증금은 3600만원, 임대료는 85만5000원에 달했다. 이를 환산전세금으로 전환하면 2억4120만원이며 1㎡당 전세가격이 692만원으로 서울 평균(449만원) 대비 1.5배 높다. 그러나 LH는 집주인 입주 대상을 저소득층과 청년층과 고령자 등 주거취약계층으로 명시하고 있으며 책정된 임대료가 시세보다 80∼85% 수준에서 설정했다는 설명만 되풀이 하고 있다. 박 의원은 “LH의 임대주택 모집 공고를 보면 집주인 임대주택은 저소득층과 주거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며 “평균 시세보다도 비싼 집주인 임대주택을 감당할 수 있는 주거 빈곤층이 어디있겠느냐”고 비판했다.

[모럴해저드에 빠진 한국토지주택공사] ②10평 월세 85만원 임대주택?상가 장사로 상권 말살…'불통' 전력

“땅 장사 이어 상가 장사? LH 존립이유 있나?” 국민청원 게시10평 월세 85만원 등 비싼 임대주택, 서민 울리는 LH

최국태 기자 승인 2019.10.10 15:12 | 최종 수정 2019.10.14 10:25 의견 0

국회 국정감사 기간 동안 가장 많은 뭇매를 맞은 공기업 사장을 꼽으라고 하면 단연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변창흠 사장이다. 국감장에서는 채용비리, 뇌물공여 등 모럴해저드에 빠진 공기업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고 해도 무관할 만큼 LH의 각종 비리가 터져 나왔다. 여기에 최근 들어 월 임대료 80만원 임대주택, 40~50대가 대다수인 신혼희망타운 등이 지적되면서 민간의 신의마저 잃고 있는 분위기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LH의 모럴해저드(도적적해이)를 시정하여 공정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 공기업이 될 수 있도록 조치 바란다”는 내용의 청원글이 올라오는 지경이다. LH는 왜 도덕적으로 해이한 상태가 되었을까? 그 면면을 들여다본다. -편집자주-

 

 

 

■ “땅 장사 이어 상가 장사? LH 존립이유 있나?” 국민청원 게시

세종시 아파트 단지의 과도한 상가 공급 문제를 LH가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이미 상가 공급 과잉 상태에서 민간 아파트 뿐 아니라 LH가 공급하는 임대 아파트도 바람잡이를 하고 있다는 것. 

내년 11월 입주하는 LH의 한 임대 아파트에는 거의 20집에 한 개꼴로 상가가 공급될 예정이어서 주변 상가 소유주들이 반발하고 있다. 아파트 단지 안쪽으로 3층 높이의 상가 건물도 들어서고 있다. 상가 건물이 완공될 경우 1500여 세대 아파트에 상가만 80개가 된다. 거의 20집에 한 개꼴인 셈이다. 이는 LH의 세종지역 다른 임대 아파트에 비해서도 공급량이 5배에서 많게는 10배 이상까지도 많은 수준이다. 

이에 주변 상가 소유주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길 건너 대형 상가 9개도 임대가 되지 않아 고전 중인데 상가 80개가 한꺼번에 공급되면 전체 상권이 침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이와 같은 청원글이 등장했다. 청원인은 “LH의 Moral Hazard(도덕적 해이)를 시정하여 공정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 공기업이 될 수 있도록 조치 바란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세종시 아파트 단지의 과도한 상가 공급에 대해 적나라하고도 구체적으로 지적했다.

청원인은 “세종시 상가분양자들의 경제활동을 위협하고 기본적 상도덕마저 져버리는 LH가 국민세금 30조원이 투여된 공기업 맞나? 맞다면 아래의 내용에 비추어 볼 때 목적(국민경제의 발전에 이바지함 등) 과 부합하지 않으므로 존립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국민에게 땅장사하고 이제는 상가임대 장사로 이상 상가를 건축하여 주변상가를 죽이는 행위를 자행하는 공기업 LH는 즉시 사업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원인은 또 “왜 국민이 낸 세금으로 출자한 LH라는 공기업이 상도덕도 무시한 채 돈 되는 일이라면 국민의 생존권을 말살하여도 된다는 식으로 사업을 한다면 공기업이 아닌 사기업만도 못하다고 본다. 동네 건달도 주변을 돌아보고 사업하는데 공기업이라는 LH가 2019년 경영방향으로 천명한 상생협력, 사람중심 이라는 말이 아주 무색하게 기업이 경영 방향도 맞지 않는 임대상가를 많이 건설하는 것은 비상식적”이라며 LH의 임대상가 건설 중단을 촉구했다. 

하지만 청원인 및 세종지역 상가 임대와 관련된 주민들의 바람이 이루어질 지는 요원하다. LH 변창흠 사장의 불통 전력 탓이다. 

변 사장은 2016년 SH 사장 시절 부채탕감을 명목으로 서울시 임대주택에 대한 상호전환제도 정책을 축소시키면서 주민들의 반발을 샀던 적이 있다. 변 사장은 당시 정책을 수정하는 과정에서 입주민 의견 수렴을 전혀 하지 않은 '불통' 모습을 보인 바 있다. 

■ 10평 월세 85만원 등 비싼 임대주택, 서민 울리는 LH

LH는 10평짜리 임대주택의 월 임대료가 85만원에 달하는 등 평균 대비 수천 만원씩 비싼 임대료로 인해 서민들을 두 번 울리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홍근 의원(더불어민주당)이 LH로부터 받은 ‘집주인 임대주택(건설형, 매입형) 운영 현황’에 따르면 전국에 운영 중인 집주인 임대주택에 법정 전월세전환율 5.0%를 적용해 월세를 전세보증금으로 환산한 결과, 집주인 임대주택의 평균 면적은 전용면적 25.25㎡(7.65평)이며 평균 환산전세금은 9105만원이었다. 올해 9월 현재 기준 전용 25.25㎡의 전세 가 가격이 5648만원인 것과 비교하면 3000만원 이상 비싼 가격이다.

서울권의 경우 임대료 부담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권 집주인 임대주택의 평균 면적은 전용 25.84㎡(7.83평)으로 평균 환산전세금은 1억3970만원이었다. 올해 9월 기준 전용 25.84㎡ 전세가격이 1억1617만원인 것과 비교하면 2000만원 이상 비싸다.

임대료가 가장 비싼 곳은 서울시 중구의 집주인 임대주택으로 전용 34.86㎡(10.56평)에 임대보증금은 3600만원, 임대료는 85만5000원에 달했다. 이를 환산전세금으로 전환하면 2억4120만원이며 1㎡당 전세가격이 692만원으로 서울 평균(449만원) 대비 1.5배 높다.

그러나 LH는 집주인 입주 대상을 저소득층과 청년층과 고령자 등 주거취약계층으로 명시하고 있으며 책정된 임대료가 시세보다 80∼85% 수준에서 설정했다는 설명만 되풀이 하고 있다.

박 의원은 “LH의 임대주택 모집 공고를 보면 집주인 임대주택은 저소득층과 주거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며 “평균 시세보다도 비싼 집주인 임대주택을 감당할 수 있는 주거 빈곤층이 어디있겠느냐”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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