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에서 주연배우의 상황을 드러내거나 사건을 고조시키는 배우들이 있다. 코러스 혹은 움직임, 동작으로 극에 생동감을 더하면서 뮤지컬을 돋보이게 하는 ‘앙상블’ 배우들을 주목한다. 국내에선 앙상블 배우들을 ‘주연이 되지 못한 배우’라고 잘못 인식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는 것을 목표로 한다. -편집자주 사진=스토리피 제공 뮤지컬 ‘드라큘라’가 1998년 초연 이후 2000년, 2006년 공연을 거쳐 13년 만에 다시 돌아왔다. 작품은 1897년 아일랜드 출신 작가 브람 스토커(Bram Stoker)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영원히 죽지 못하는 숙명 때문에 괴로워하는 드라큘라 백작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드라큘라’는 400년을 뛰어넘는 서사를 가진 스토리다. 주인공의 굴곡진 탄생과 십자군과의 갈등, 반 헬싱과의 대적 관계 그리고 그 와중에 피는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도 있다. 이번 뮤지컬에는 1막, 2막에 나뉘어 400년을 뛰어넘는 서사로 전개가 시작된다. 그리고 1462년 대주교와 십자군들과의 대립으로 피로 물든 트란실바니아에서 1862년 파리로 뛰어넘는 서사와 시대상을 표현한다. 무려 400년이라는 시간을 그리면서 오는 공백은 앙상블들이 채운다. 특히 피의 천사 역을 맡은 배우들은 공간의 곳곳을 몸의 움직임으로 메운다. 총 세 명의 피의 천사들 가운데 배우 최아준이 유독 빛났다. 무용을 전공했던 그의 움직임은 관객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하다.  ◇ 배우 ‘최아준’은... Q. 뮤지컬 배우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좀 독특하던데요.  A. 무용을 전공하던 시절 동기가 뮤지컬 초대권을 줬어요. ‘미스사이공’이란 작품이었죠. 가벼운 마음으로 봤는데 무용 공연만 하던 저에게 뮤지컬이란 장르의 새로움을 접한 계기가 됐어요. 뮤지컬 공연의 웅장한 무대, 음악, 세트, 의상, 조명 등 화려한 볼거리에 반해 꼭 저 뮤지컬 무대에 서고 싶다는 마음을 먹었어요. 그 후 이곳저곳 알아보며 오디션을 봤고, 다행히 좋은 결과로 여러 작품에 함께 할 수 있게 됐죠.  Q. 무용 전공자답게 이번 ‘드라큘라’에서 맡은 역할도 몸의 움직임이 많았다고요.  A. ‘피의 천사’라는 역할을 맡고 있어요. 안무적인 부분이 많이 필요한 캐릭터죠. 피의 천사는 총 3명(남자 2명, 여자 1명)의 배우들이 연기해요. 가문에 내려진 저주를 거부하고 평범한 삶을 살고자 하는 드라큘라 백작의 내면의 여러 감정들을 형상화 한 가상의 존재라고 볼 수 있습니다. 때론 흡혈의 욕구를 부축이며 피를 갈망하게 유혹하기도 하고 드라큘라의 분노한 힘의 원천이 되어 같이 싸우기도 합니다, 이렇게 전반적인 드라큘라의 내면의 감정들을 움직임을 통해 보여주는 역할이죠.  Q. 그만큼 체력 소모가 심할 것 같은데요.  A. 관객들에게도 제 자신에게도 만족할 수 있는 공연을 위해 열심히 반복하고 연습하는 것 밖에는 없는 것 같아요. 무대에 오르는 건 항상 힘들어요. 언제나 최선을 다해 연습을 한다고 해도 무대에서 항상 만족할 순 없으니까요. 다만 무대에 올라가면 정말 즐겁고 행복함을 느끼기 때문에 버틸 수 있는 거죠.  사진=연합뉴스 제공 ◇ ‘앙상블’이라는 직업은... 최아준은 그간 ‘울지마, 톤즈’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엘리자벳’ ‘프리실라’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잭더리퍼’ ‘바넘: 위대한 쇼맨’ ‘보디가드’ ‘벤허’ ‘안나카레니나’ 등에 출연하며 실력을 닦아왔다. 전공을 살려 조안무로도 활약하고 있는데 ‘디셈버’ ‘삼총사’ ‘여신님이 보고계셔’ ‘금강1894’, 연극 ‘트레인스포팅’ 등이 그가 참여한 작품이다.  앙상블 배우로, 또 조안무로 무대를 만들어 오면서 그는 늘 ‘좋은 배우’를 바라보고 있다. 극중 역할에 대한 연구, 스스로의 몸에 대한 연구를 거듭한다. 항상 궁금증을 던지고, 그 해답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그만큼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직업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도 남다르다.  Q. 뮤지컬에서 앙상블이 하는 역할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A. 앙상블이 하는 역할은 정말 무궁무진하죠. 무대에서 주·조연들의 연기에 연결선을 담당하기도 하고, 화려한 춤으로 눈으로 즐길 수 있는 쇼적인 무대를 선보이기도 해요. 또 무대 전환을 책임지기도 하고, 무대의 빈 공간을 채우기도 하고요. 하나하나 다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역할을 앙상블 배우들이 맡아서 하고 있습니다. Q. 앙상블이라는 직업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어떤 것 같나요.  A. 일반적으로 주·조연급의 실력이 못 돼서 앙상블밖에 할 수 없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죠. 반면 겉으로는 관객들의 사랑을 받고 사는 화려한 직업이니까 돈을 많이 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고요. 실제로 앙상블들은 연습실에 항상 제일 먼저 출근하고 제일 나중에 퇴근하는 게 대부분이에요. 그만큼 숙지해야할 노래와 연기, 안무가 많고 그만큼의 분량을 소화하기 위해 정말 많은 노력들을 합니다. 요즘은 많은 분들이 앙상블들의 모습을 사랑해주시고 좋아해주셔서 감사한 마음이 커요. 조금 더 여러 가지 공연에 임할 수 있도록 공연시장의 환경이 더 좋아지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사진=뮤지컬 ‘드라큘라’ 포스터 ◇ 뮤지컬 ‘드라큘라’는.. 다시 돌아온 ‘드라큘라’는 원작의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판타지적인 스토리보다는, 그저 평범한 삶을 살고 싶었던, 인간이 되길 갈구해온 드라큘라의 지독히 아프고 고독한 생애에 초점을 둬 서정적인 스토리와 음악으로 그려낸다. 특히 체코 뮤지컬 ‘드라큘라’는 브로드웨이 뮤지컬 ‘드라큘라’와 달리 동유럽 특유의 클래식한 감성과 오페레타 형식에 가까운 음악으로 드라큘라의 처절한 사랑을 그려냄과 동시에 긴 여운을 안긴다.  초연 당시 드라큘라 역을 맡았던 신성우가 또 다시 같은 역을 연기한다. 여기에 임태경, 엄기준, 그룹 빅스 멤버 켄이 드라큘라 역에 합류했다. 아드리아나 역은 권민제(선우), 김금나가 그리고 로레인 역은 소냐, 최우리, 황한나가 연기한다. 반 헬싱 역은 김법래, 이건명, 문종원이 맡았다. 공연은 12월 1일까지 서울 서초구 한전아트센터.

[앙상블;뷰⑥] ‘드라큘라’ 최아준, ‘우연’히 찾은 공연장서 만난 ‘운명’

박정선 기자 승인 2019.10.24 09:36 의견 0

 뮤지컬에서 주연배우의 상황을 드러내거나 사건을 고조시키는 배우들이 있다. 코러스 혹은 움직임, 동작으로 극에 생동감을 더하면서 뮤지컬을 돋보이게 하는 ‘앙상블’ 배우들을 주목한다. 국내에선 앙상블 배우들을 ‘주연이 되지 못한 배우’라고 잘못 인식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는 것을 목표로 한다. -편집자주

사진=스토리피 제공

뮤지컬 ‘드라큘라’가 1998년 초연 이후 2000년, 2006년 공연을 거쳐 13년 만에 다시 돌아왔다. 작품은 1897년 아일랜드 출신 작가 브람 스토커(Bram Stoker)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영원히 죽지 못하는 숙명 때문에 괴로워하는 드라큘라 백작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드라큘라’는 400년을 뛰어넘는 서사를 가진 스토리다. 주인공의 굴곡진 탄생과 십자군과의 갈등, 반 헬싱과의 대적 관계 그리고 그 와중에 피는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도 있다. 이번 뮤지컬에는 1막, 2막에 나뉘어 400년을 뛰어넘는 서사로 전개가 시작된다. 그리고 1462년 대주교와 십자군들과의 대립으로 피로 물든 트란실바니아에서 1862년 파리로 뛰어넘는 서사와 시대상을 표현한다.

무려 400년이라는 시간을 그리면서 오는 공백은 앙상블들이 채운다. 특히 피의 천사 역을 맡은 배우들은 공간의 곳곳을 몸의 움직임으로 메운다. 총 세 명의 피의 천사들 가운데 배우 최아준이 유독 빛났다. 무용을 전공했던 그의 움직임은 관객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하다. 

◇ 배우 ‘최아준’은...

Q. 뮤지컬 배우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좀 독특하던데요. 

A. 무용을 전공하던 시절 동기가 뮤지컬 초대권을 줬어요. ‘미스사이공’이란 작품이었죠. 가벼운 마음으로 봤는데 무용 공연만 하던 저에게 뮤지컬이란 장르의 새로움을 접한 계기가 됐어요. 뮤지컬 공연의 웅장한 무대, 음악, 세트, 의상, 조명 등 화려한 볼거리에 반해 꼭 저 뮤지컬 무대에 서고 싶다는 마음을 먹었어요. 그 후 이곳저곳 알아보며 오디션을 봤고, 다행히 좋은 결과로 여러 작품에 함께 할 수 있게 됐죠. 

Q. 무용 전공자답게 이번 ‘드라큘라’에서 맡은 역할도 몸의 움직임이 많았다고요. 

A. ‘피의 천사’라는 역할을 맡고 있어요. 안무적인 부분이 많이 필요한 캐릭터죠. 피의 천사는 총 3명(남자 2명, 여자 1명)의 배우들이 연기해요. 가문에 내려진 저주를 거부하고 평범한 삶을 살고자 하는 드라큘라 백작의 내면의 여러 감정들을 형상화 한 가상의 존재라고 볼 수 있습니다. 때론 흡혈의 욕구를 부축이며 피를 갈망하게 유혹하기도 하고 드라큘라의 분노한 힘의 원천이 되어 같이 싸우기도 합니다, 이렇게 전반적인 드라큘라의 내면의 감정들을 움직임을 통해 보여주는 역할이죠. 

Q. 그만큼 체력 소모가 심할 것 같은데요. 

A. 관객들에게도 제 자신에게도 만족할 수 있는 공연을 위해 열심히 반복하고 연습하는 것 밖에는 없는 것 같아요. 무대에 오르는 건 항상 힘들어요. 언제나 최선을 다해 연습을 한다고 해도 무대에서 항상 만족할 순 없으니까요. 다만 무대에 올라가면 정말 즐겁고 행복함을 느끼기 때문에 버틸 수 있는 거죠. 

사진=연합뉴스 제공

◇ ‘앙상블’이라는 직업은...

최아준은 그간 ‘울지마, 톤즈’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엘리자벳’ ‘프리실라’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잭더리퍼’ ‘바넘: 위대한 쇼맨’ ‘보디가드’ ‘벤허’ ‘안나카레니나’ 등에 출연하며 실력을 닦아왔다. 전공을 살려 조안무로도 활약하고 있는데 ‘디셈버’ ‘삼총사’ ‘여신님이 보고계셔’ ‘금강1894’, 연극 ‘트레인스포팅’ 등이 그가 참여한 작품이다. 

앙상블 배우로, 또 조안무로 무대를 만들어 오면서 그는 늘 ‘좋은 배우’를 바라보고 있다. 극중 역할에 대한 연구, 스스로의 몸에 대한 연구를 거듭한다. 항상 궁금증을 던지고, 그 해답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그만큼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직업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도 남다르다. 

Q. 뮤지컬에서 앙상블이 하는 역할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A. 앙상블이 하는 역할은 정말 무궁무진하죠. 무대에서 주·조연들의 연기에 연결선을 담당하기도 하고, 화려한 춤으로 눈으로 즐길 수 있는 쇼적인 무대를 선보이기도 해요. 또 무대 전환을 책임지기도 하고, 무대의 빈 공간을 채우기도 하고요. 하나하나 다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역할을 앙상블 배우들이 맡아서 하고 있습니다.

Q. 앙상블이라는 직업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어떤 것 같나요. 

A. 일반적으로 주·조연급의 실력이 못 돼서 앙상블밖에 할 수 없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죠. 반면 겉으로는 관객들의 사랑을 받고 사는 화려한 직업이니까 돈을 많이 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고요. 실제로 앙상블들은 연습실에 항상 제일 먼저 출근하고 제일 나중에 퇴근하는 게 대부분이에요. 그만큼 숙지해야할 노래와 연기, 안무가 많고 그만큼의 분량을 소화하기 위해 정말 많은 노력들을 합니다. 요즘은 많은 분들이 앙상블들의 모습을 사랑해주시고 좋아해주셔서 감사한 마음이 커요. 조금 더 여러 가지 공연에 임할 수 있도록 공연시장의 환경이 더 좋아지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사진=뮤지컬 ‘드라큘라’ 포스터

◇ 뮤지컬 ‘드라큘라’는..

다시 돌아온 ‘드라큘라’는 원작의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판타지적인 스토리보다는, 그저 평범한 삶을 살고 싶었던, 인간이 되길 갈구해온 드라큘라의 지독히 아프고 고독한 생애에 초점을 둬 서정적인 스토리와 음악으로 그려낸다. 특히 체코 뮤지컬 ‘드라큘라’는 브로드웨이 뮤지컬 ‘드라큘라’와 달리 동유럽 특유의 클래식한 감성과 오페레타 형식에 가까운 음악으로 드라큘라의 처절한 사랑을 그려냄과 동시에 긴 여운을 안긴다. 

초연 당시 드라큘라 역을 맡았던 신성우가 또 다시 같은 역을 연기한다. 여기에 임태경, 엄기준, 그룹 빅스 멤버 켄이 드라큘라 역에 합류했다. 아드리아나 역은 권민제(선우), 김금나가 그리고 로레인 역은 소냐, 최우리, 황한나가 연기한다. 반 헬싱 역은 김법래, 이건명, 문종원이 맡았다. 공연은 12월 1일까지 서울 서초구 한전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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