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테스트 전문기업 아이텍(119830)이 AI와 자율주행 반도체 시장의 가파른 성장과 함께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고성능 반도체 테스트 장비인 PS5000을 보유한 아이텍은 차량용·AI 반도체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며 미래 성장에 대한 확고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아이텍은 2005년 설립 이후 반도체 테스트 부문에서만 20년 이상 경력을 쌓아온 전문 기업이다. 2010년 코스닥 상장 이후 웨이퍼 테스트, 패키지 테스트, SLT, 번인 테스트 등 종합적인 테스트 솔루션을 제공해왔다. 특히 1,700개 이상의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으며, LG전자·텔레칩스·넥스트칩·아나패스 등 다수의 팹리스 업체들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전체 매출의 약 50%가 차량용 반도체에서 발생하는 아이텍은 장기 공급 계약을 바탕으로 개발 초기부터 양산까지 테스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점이 특징이다. 실제로 팹리스 고객사로부터 개발 의뢰를 받아 평균 3~4년에 걸쳐 테스트 서비스를 커스터마이징하는 구조로, 고객 충성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아이텍은 AI 및 자율주행 반도체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PS5000 장비를 선제 도입했다. 해당 장비는 어드반테스트의 V93K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반도체 자동 테스트 장비로, AI 및 자율주행 고사양 반도체의 테스트에 최적화되어 있다. 테스트 속도는 기존 장비 PS1600 대비 약 2.5배 빠르며, 수백 개의 핀을 동시 제어·측정할 수 있어 대규모 병렬 연산을 요하는 최신 AI 칩 검증에 강점을 가진다.
현재 아이텍은 PS5000 장비 2대를 운영하고 있으며, 국내에서 이를 상용화한 유일한 테스트 하우스다. 향후 2027~2028년 PS5000 기반 양산이 본격화되면 장비 수는 1015대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며, 이에 따라 매출과 수익성 구조 전반에 대대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아이텍의 2024년 연결 기준 매출은 620억 원, 영업손실은 49억 원으로 집계됐으나, 업황 회복에 따라 2025년에는 턴어라운드가 기대되고 있다. 특히 AI 반도체 분야 매출이 본격 반영될 경우 가이던스 대비 초과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아이텍은 최근 자회사 정리에 나서며 본업 강화와 재무 안정성 제고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래핀 소재 기업 네오엔프라, 콜드체인 기업 동우텍, 배터리 보관·처리업체 비에이에너지 등 수익성 저하 요인으로 지목된 자회사를 순차 매각 중이며, 이미 과거 화장품 자회사 삼성메디코스를 정리한 바 있다. 현재까지 확보한 현금성 자산은 약 1,000억 원 규모로, 향후 PS5000 장비 추가 도입과 해외 진출 등 본업 중심의 전략적 투자 재원으로 활용될 계획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아이텍의 장기적 성장 가능성과 관련해 국내 팹리스 생태계의 확장성을 주목하고 있다. 현재 한국의 글로벌 팹리스 시장 점유율은 약 1%로 낮은 편이며, 시스템 반도체 분야의 기술 기반 부족과 R&D 예산 축소가 리스크 요인으로 지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텍은 파운드리 기반의 테스트 수요가 점차 늘어나고, 고성능 AI·자율주행 반도체의 수요 증가가 가시화되는 환경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춘 플레이어로 평가받고 있다. 장비 경쟁력과 고객사 맞춤형 테스트 역량을 바탕으로 향후 국내외 시장에서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된다.
■ 필자인 한용희 그로쓰리서치 연구원은 투자자산운용사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으며, SBS Biz, 한국경제TV 등에 출연중이다.
[편집자주] 독립 리서치 기업인 '그로쓰리서치'의 분석을 담은 내용입니다. 뷰어스는 글과 관련한 투자 결과에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