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하반기 애플이 폴더블 아이폰을 출시할 전망이다. 기존 바(Bar)형 중심의 스마트폰 시장은 물론 폴더블폰 시장 전반에 중대한 변곡점이 도래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로 인해 삼성디스플레이, 파인엠텍, 비에이치 등 국내 부품업체들이 본격적인 수혜 국면에 진입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현재까지 폴더블폰 시장은 삼성전자와 중국 화웨이 등 일부 기업이 주도해 왔다. 그러나 애플이 ‘아이폰18’ 시리즈 중 하나로 폴더블폰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되며, 시장 구도가 다변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미 애플향 폴더블 디스플레이 전용 생산라인을 충남 아산 A3 공장에 구축 중이며, 이에 따라 애플의 제품 출시는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애플이 그동안 폴더블폰 시장에 진입하지 않았던 이유로는 기술적 완성도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특히 폴딩 시 발생하는 두꺼운 두께, 힌지 완성도, 디스플레이 주름 등이 브랜드 이미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하지만 갤럭시 Z 폴드7이 접었을 때 8.9mm라는 얇은 두께를 구현하는 등 기술적 진전이 빠르게 이뤄지면서 애플도 출시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애플이 출시할 폴더블폰이 북 스타일(Book-style) 인폴딩 방식으로, 내부 7.8인치, 외부 5.5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예상 출고가는 1,999달러, 한화 약 270만 원 수준이다. 이는 갤럭시 Z 폴드7과 유사한 스펙이며, 프리미엄 시장 공략을 염두에 둔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조사업체 JP모건은 애플 폴더블폰이 2027년 연간 약 1,000만 대, 2029년에는 4,500만 대 수준까지 판매량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단순히 애플의 제품 하나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폴더블폰 산업 전체의 외형 성장을 촉진할 촉매제가 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히 국내 부품사들에게는 절호의 기회가 될 전망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애플에 폴더블 OLED를 독점 공급할 예정이며, 이를 뒷받침하는 부품업체들이 주목받고 있다. 연성 인쇄회로기판(FPCB)을 제조하는 비에이치는 삼성디스플레이의 핵심 협력사로, 애플향 물량을 대부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상 출하량 800만 대 기준, 관련 매출은 약 1,1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또한 폴더블폰에 필수적인 힌지 부문에선 파인엠텍이 돋보인다. 이 회사는 내장 힌지를 주력으로 하며, 애플과 협력사 지위를 두고 중국 경쟁사와 경합 중이다. 보고서는 애플이 요구하는 높은 사양을 충족할 수 있는 역량을 보유한 점에서 파인엠텍의 독점 공급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이 경우 2026년 기준 파인엠텍의 예상 매출은 최대 7,8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DSCC는 전 세계 폴더블폰 출하량이 2025년 2,100만 대에서 2026년 2,700만 대, 2027년에는 3,300만 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러한 성장세는 애플의 시장 진입이 불러올 파급력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 폴더블폰 신제품인 '갤럭시 Z 트라이폴드'를 출시할 계획이며, 구글·화웨이·오포 등 경쟁사들도 다양한 신모델을 준비 중이다. 이처럼 기존 플레이어들의 경쟁 심화와 더불어 애플의 시장 진입이 현실화되면서, 폴더블폰 시장은 본격적인 대중화와 확산 국면에 접어든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의 진입은 단순한 모델 추가가 아니라, 수억 명의 iOS 충성 사용자들을 폴더블 시장으로 끌어들이는 변곡점이 될 수 있다”며 “향후 수혜는 단순히 직접 납품사에만 국한되지 않고, 전체 밸류체인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이번 애플의 폴더블폰 진입은 기술의 성숙과 함께, 새로운 산업 생태계의 기회를 국내 기업에 제공할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시장의 지형도가 어떻게 재편될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필자인 한용희 그로쓰리서치 연구원은 투자자산운용사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으며, SBS Biz, 한국경제TV 등에 출연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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