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조선발 훈풍이 기업공개(IPO) 시장 온도를 높여주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공모주 환경이 우호적으로 형성되고 있다며 공모청약 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1일 신규 상장한 대한조선은 상장 첫날 80% 이상 상승세로 출발한 뒤 지난 7일 11만6000원의 최고가를 기록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신규 상장된 종목들의 상장일 시초가 수익률은 공모가 대비 평균 78.6% 상승했던 것으로 집계됐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11일과 12일 이틀간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청약을 진행하는 곳은 총 세 곳이다.
다이캐스팅 기반 정밀부품 제조업체인 한라캐스트는 알루미늄, 마그네슘, 아연 등 다양한 소재를 적용해 경량 소재부품을 제고한다. 특히 친환경차를 비롯한 미래차 전장 부품으로 자율주행, 커넥티드 디스플레이, 배터리 관련 제품이 주를 이룬다. 또한 최근에는 로봇 산업으로도 적용처를 확대 중이다.
올해 한라캐스트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각각 17.4%, 28.6% 증가한 1696억원, 158억원으로 예상된다. 전방 산업 성장 및 제품 다변화를 통해 최근 연간 신규 수주 금액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가운데 고객사가 다변화될 것이라는 전망은 성장 가능성에 무게를 싣게 하는 대목이다.
앞서 진행된 기관 수요예측에서 한라캐스트는 총 2401개 기관이 참여한 가운데 이중 대다수가 공모가 희망밴드(5100~5800원)를 넘는 가격을 제시하면서 공모가는 5800원에 확정됐다. 대표 주관사는 대신증권이다.
윤철환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연말부터 글로벌 AI 자동차 업체와의 협업이 부각될 것"이라며 "제품 경쟁력을 기반으로 글로벌 고객사와의 직접 거래가 개시되고 수주 품목이 확대될 예정이어서 양산과 동시에 중장기 고성장의 발판이 마련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디지털 엑스레이 이미징 솔루션 전문기업인 제이피아이헬스케어도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을 진행 중이다. 제이피아이헬스케어는 앞선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942.7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제이피아이헬스케어는 엑스레이 핵심 부품인 그리드를 비롯해 차세대 의료영상기기, AI 기반 의료 영상 분석 소프트웨어 등 영상 진단 관련 토털 솔루션을 보유한 기업이다. 특히 전세계 엑스레이 그리드 분야에서 4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현재 전세계 77개국, 300여곳 이상의 네트워크 기반을 구축한 제이피아이헬스케어는 글로벌 브랜드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의료영상 분야에서 입지를 강화하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제이피아이헬스케어의 공모가는 2만원으로 일반 투자자 청약을 거쳐 오는 21일 코스닥에 상장할 예정이다. 상장 주관사는 키움증권이다.
그래피도 같은 일정으로 공모청약을 한다. 3D프린팅 소재 및 이를 기반으로 한 투명교정 장치 솔루션을 전문으로 하는 그래피는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에서 AA 등급을 획득하기도 했다.
다만 그래피는 기관 수요예측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경쟁률(182대 1)을 기록하며 공모가 역시 희망밴드(1만7000~2만원)를 하회하는 1만5000원에 확정했다.
그래피는 전세계 90여개국 150개 이상의 유통사에 형상기업 투명교정장치(SMA) 소재 및 장비를 공급하고 있어 수출 비중이 80%를 웃돌고 있다. 이번 공모를 통해 확보한 자금 중 일부는 미국, 독일, 일본 내 해외 법인 설립에 투입함으로써 글로벌 확장을 가속화한다는 게 그래피의 계획이다.
그래피의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1877억~2208억원이다. 시장에서는 FI 투자자의 보호예수 물량이 상장 후 1개월과 3개월 각각 20.2%, 10.4%이라는 점을 부담 요소로 꼽고 있다. 그래피의 주관은 KB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이 맡았다.
한 증권사 IPO부서 관계자는 "국내 증시가 호황을 보이면서 수요예측 흥행과 공모가 상단 책정 등 IPO 시장 환경이 긍정적인 상황"이라며 "다만, 공모 일정이 몰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경우 기업의 밸류에이션과 상장 직후 유통 물량 부담 여부 등에 대해 꼼꼼히 체크할 필요가 있다"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