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인터파크엔터테인먼트 제공) [뷰어스=이소희 기자] 수많은 관계와 타인의 생각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스스로에게 확신을 갖기 힘들어한다. 그래서 자신의 뜻을 따르기보다 보편적인 길을 걷는 경우가 많다. 만약 나를 정답으로 삼는다고 해도 이는 양날의 검으로 작용한다. 내가 믿는 것을 올곧게 밀고 나갈 수 있는 반면, 자칫 자신의 틀에 갇힐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밴드 오오오(O.O.O)는 이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했다. 이들이 그간 발표한 ‘홈(Home)’ ‘클로젯(Closet)’ ‘가든(Garden)’, 그리고 최근 나온 정규 1집 앨범 ‘플레이그라운드(Playground)’까지가 그 증표다. O.O.O는 각 앨범들을 통해 ‘나만 이상한 걸까’ ‘남들도 똑같은 걸까’ ‘그러면 우리는 다 이런 걸까’를 생각했다. 그리고 마침내 ‘플레이그라운드’를 통해 ‘그렇다면 우리는 다 이렇게 살자’고 생각의 마침표를 찍었다.  “오랫동안 앨범을 준비해 와서 그런지 큰 산을 넘은 것 같아요. 뿌듯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아쉽기도 하고요(장용호)” “원래 ‘플레이그라운드’는 여름에 내려고 했거든요. 운동선수도 시즌에 맞춰 준비를 하듯, 우리도 앨범발매를 생각하고 컨디션과 감정 등을 조절하고 있는데 시기가 늦춰지면서 조금 힘들었죠. 연주나 어떤 걸 표현하겠다는 가닥은 빠르게 잡혔는데, 마지막 참기름 한 방울 같은 게 필요했어요. 수정하고 싶은 부분도 계속 들리고요. 믹스 마스터가 끝난 상태에서 되돌린 적도 있어요. 1%의 작업이 오래 걸린 셈이지만 그래도 미세한 부분까지 잡아낼 수 있어서 결론적으로는 만족해요(가성현)” (사진=인터파크엔터테인먼트 제공) O.O.O가 처음부터 앨범을 시리즈 형식으로 내려던 건 아니었다. ‘홈’을 내고 난 뒤 장소를 중점으로 생각해보게 됐고 ‘클로젯’부터 본격적으로 생각을 이어가게 됐다. 덕분에 O.O.O는 번뜩 떠오르는 단상이 아니라 생각의 꼬리를 물고 탄생하는 깨달음의 과정을 온전히 보여줄 수 있었다.  “놀이터(플레이그라운드)는 신나게 놀고 결국에는 집으로 돌아가게 만드는 곳이잖아요. 그래서 외부로 나가되 멀리 나가고 싶지는 않았어요. 또 더블 타이틀곡 ‘숨바꼭질’ ‘시소’ 등 트랙이 있기 때문에 잘 어울린다는 생각도 들었고요(가성현)” “이미지적인 걸 생각하며 작업했어요. 첫 번째 트랙 ‘우리는 영문도 모른 채’부터 마지막 트랙 ‘언제나 그랬듯’, 그리고 열한 번째에 있는 히든트랙까지 곡들이 다 이어지면서도 색깔이 다채로우면 좋겠다 싶었어요. 축축하거나, 조용하거나, 신나거나 그런 개성들을 담고자 했죠(이지상)” “그래서 한 트랙 한 트랙 들으면 다 다른 노래 같아요.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일관성이 있고요. 믹싱을 잘 해주셔서 그런 것 같아요(장용호)” “믹싱해주신 기사님이 데뷔 앨범부터 지금까지 같이 작업하시는 분이거든요. 그래서 더 우리의 방향을 잘 캐치해주셨어요. ‘홈’에서는 최대한 아무것도 없는 느낌으로 작업해달라고 요청드렸고, 이번 앨범까지 점점 차오르는 뉘앙스를 보여주고자 했어요(가성현)” “흐름을 깨기 싫어서 연주하다가 틀리면 다시 처음부터 녹음을 했어요. 수정도 거의 안 했어요(유진상)” (사진=인터파크엔터테인먼트 제공) ■ 바깥으로 나온 O.O.O가 향하고 싶은 곳 O.O.O는 이렇게 안도 밖도 아닌 정원(‘가든’)에서 마침내 놀이터라는 바깥(‘플레이그라운드’)까지 나왔다. 용감한 발걸음을 뗀 만큼 새로운 시도들도 했다.  “팀 이름의 뜻을 바꿨어요. 원래는 ‘아웃 오브 오피스(Out Of Office)’, 부재중이라는 뜻이었거든요. 어디에도 속하지 않지만 누구나의 얼굴 같은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의미를 담았어요. 지금의 이름은 ‘아웃 오브 오(Out Of O)’에요. ‘정답이 없다는 걸 알지만 우리가 맞다고 믿는 것’이라는 새로운 뜻을 부여했죠. 음악적으로는 데뷔 후 처음으로 보컬 디렉팅을 받았어요.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명확히 말하고 싶어서요. 내 음악인생에서 큰 변화에요. 또 처음으로 앨범에 외래어를 넣기도 했고요(가성현)” O.O.O가 정답이 아닌 결론을 내린 건, 또 팀 이름을 바꾼 건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고 싶다는 생각으로 인해서다. 물론 쉽지는 않다. O.O.O는 극단적이지 않은 음악을 추구한다. 노래에 자신들의 뜻을 담되 소리는 모두에게 편안하게 들렸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감정도 너무 한쪽에 치우지지 않게 표현한다. 다만 그렇기 때문에 O.O.O는 더욱 낯선 곳에 발을 딛고 싶어 한다. (사진=인터파크엔터테인먼트 제공) “항상 해온 갈등이에요. 팀 이름을 보면 ‘우리의 틀을 깨겠다’고 말하는데, 정작 음악에서는 개혁적인 시도를 하는 편은 아니거든요. 어떻게 하면 소리가 날카롭지 않게 들어갈까 고민하고, 가사도 적당한 우울과 행복이 담기도록 쓰죠. 그런데 또 너무 새로운 걸 찾지는 않아도 ‘뒤틀린’ 건 지향해요. 노래를 만들다가 ‘이거 ㅇㅇ같지 않아?’라는 말이 나오면 바로 버리죠. 앞으로는 ‘플레이그라운드’를 계기로 ‘괴작’ ‘괴랄한 앨범’을 한 번 만들어보고 싶어요(가성현)” “팀으로서는 중화가 되긴 하지만 각자 하고 싶은 음악을 짚는다면 다 달라요. 난 예전에 센 음악을 주로 했거든요. 이런 것도 O.O.O의 음악에 언제 녹여내볼까 싶으면서도, 또 그럴 날이 머지않았구나 싶어요(장용호)” “장용호의 메탈, 괜찮죠. 하하(이지상)”  “내가 랩을 할 줄 알았더라면... 랩에는 많은 가사를 넣을 수 있는데 일반 노래 가사는 분량상 더 쳐내는 부분이 있잖아요. 그러다 보니 솔직하게 이야기하려고 했지만 결국 그러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다 못한 느낌? 더 세게 말하자니 그건 대중을 향한 음악이 아니라 나만의 이야기가 되니까요. 래퍼 분들이 딱딱 맞아떨어지는 래핑을 하는 걸 보면 희열을 느껴요(가성현)” “미디음악과 프로듀싱을 해왔어요. 힙합 쪽도 해봤고, 흑인음악도 해보고 싶고요. 다양하게 스펙트럼을 넓히고 싶어요(이지상)” “원래 밴드에서 드럼만 좋아했었는데 이제 드럼패드를 사용해보고 있어요. 어쿠스틱 드럼으로 구현되지 않는 것을 해보고 싶어서요(유진상)” ■ ‘플레이그라운드’까지의 서사, 새로 태어난 O.O.O의 이야기 ‘플레이그라운드’는 우리에 대한 의문을 품다가 결국 “우리는 결국엔 다 달라서/서로의 어려움 걱정들 해결할 수는 없는 걸요/그저 우리 이렇게/긴 하루의 끝에서/잠시나마 만나서/서로의 품에 안겨 눈 감고/오늘 하루를 잊어요/변하는 건 없으니”(‘언제나 그랬듯’)라고 끝을 낸다.  이렇게 너와 나, 그리고 우리. O.O.O가 끌고 온 서사는 비단 전지적 작가 시점은 아니다. 이는 곧 자신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사진=인터파크엔터테인먼트 제공) “개인적으로나 팀으로나 지금까지 맞춰왔던 게 이제야 변화로 드러나기 시작하는 시점에 앨범이 나온 것 같아요. 안 맞는 것도 있지만 서서히 이해가 되고 정리가 되던 찰나였죠(장용호)” “다름을 인정한다고 말해왔지만 예전에는 부딪히기 싫었던 마음이 더 컸죠. 바운더리를 치는 거예요. 어쨌든 각자의 영역을 합치면 노래는 나오니까. 그런데 시간이 흐른 지금은 ‘팀’으로 움직일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나도 나를 잘 모르는데 저 사람이 나를 어떻게 알까’싶은 생각들을 나누기도 했어요. ‘저 사람은 이렇구나’라고 받아들이는 게 포기한다는 의미인 줄 알았거든요. 이제는 상대를 이해하는 방식이란 걸 깨달았어요(가성현)” “개인적으로도 많이 변한 것 같아요. 침착해졌죠. 예전에는 밴드도 해야 하고, 학생도 가르쳐야 하고... ‘오늘 하루 뭐 한 거지’라는 생각에 하루를 보내고 정신이 없었어요. 이제는 여유를 갖고 조절하는 습관이 뱄어요(유진상)” “자칭 ‘현자’라고 하더라고요. (웃음)(이지상)” “어느 순간 사고가 갇히기 시작했는데 틀이 허물어지기 시작했어요. 예를 들어 작업할 때 내가 말도 안 되는 걸 했는데, 다들 좋다고 말해줘서 생각이 바뀌게 된 때도 있었고요. 활동을 하며 멤버들의 배려를 느낄 수 있었고 성장하게 됐어요(이지상)” 개인의 고찰이 O.O.O에 영향을 미친 것인지, O.O.O라는 팀이 개인에 변화를 가져다 준 건지는 따질 수 없다. 다만 분명한 건 네 멤버들은 이제 개인이자 하나로 머무르는 법을 진정으로 배웠다는 것이다. ‘우리를 믿자’는 내용의 ‘플레이그라운드’도 그래서 나올 수 있었다.  “다시 데뷔한 느낌이에요. 이제야 우리가 O.O.O라고 말할 수 있게 됐어요. 이번 공연을 앞두고도 더 긴장이 돼요(인터뷰한 날짜는 공연 전 시점이다). 무대를 할 때 늘 긴장되는데 이번에는 달라요. 음악감상회 때도 음악을 트는데 순간 머릿속이 하얘지고 손이 떨리더라고요. 이들에게 노래가 어떻게 들릴까, 감정이 잘 전달될까, 우리의 확신이 저들에게도 느껴질까 그런 불안감이 들었어요(가성현)” “시리즈 앨범의 곡을 합치면 약 스무 곡이 넘는데 ‘난 왜 이렇지’와 같은 고민은 이정도 했으면 괜찮지 않나 싶어요. 이제 털 건 다 털었고 남은 곡도 없기 때문에 새롭게 만들어 나가야 해요. 다음 앨범이 장소와도 또 연관이 된다면 다른 행선지를 택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다면 새로운 주제로 갈 수도 있겠죠. 앞으로 앨범을 만들 때도 이 앨범이 지표가 되고 참고가 될 것 같아요. ‘홈’으로 돌아가는 게 완전한 마침표라기보다 ‘그럴 수도 있어요’ 정도인 거죠(유진상)”

[마주보기] ‘플레이그라운드’로 향한 밴드 O.O.O의 재탄생

이소희 기자 승인 2018.12.14 17:12 | 최종 수정 2137.11.26 00:00 의견 0
(사진=인터파크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인터파크엔터테인먼트 제공)

[뷰어스=이소희 기자] 수많은 관계와 타인의 생각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스스로에게 확신을 갖기 힘들어한다. 그래서 자신의 뜻을 따르기보다 보편적인 길을 걷는 경우가 많다. 만약 나를 정답으로 삼는다고 해도 이는 양날의 검으로 작용한다. 내가 믿는 것을 올곧게 밀고 나갈 수 있는 반면, 자칫 자신의 틀에 갇힐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밴드 오오오(O.O.O)는 이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했다. 이들이 그간 발표한 ‘홈(Home)’ ‘클로젯(Closet)’ ‘가든(Garden)’, 그리고 최근 나온 정규 1집 앨범 ‘플레이그라운드(Playground)’까지가 그 증표다. O.O.O는 각 앨범들을 통해 ‘나만 이상한 걸까’ ‘남들도 똑같은 걸까’ ‘그러면 우리는 다 이런 걸까’를 생각했다. 그리고 마침내 ‘플레이그라운드’를 통해 ‘그렇다면 우리는 다 이렇게 살자’고 생각의 마침표를 찍었다. 

“오랫동안 앨범을 준비해 와서 그런지 큰 산을 넘은 것 같아요. 뿌듯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아쉽기도 하고요(장용호)”

“원래 ‘플레이그라운드’는 여름에 내려고 했거든요. 운동선수도 시즌에 맞춰 준비를 하듯, 우리도 앨범발매를 생각하고 컨디션과 감정 등을 조절하고 있는데 시기가 늦춰지면서 조금 힘들었죠. 연주나 어떤 걸 표현하겠다는 가닥은 빠르게 잡혔는데, 마지막 참기름 한 방울 같은 게 필요했어요. 수정하고 싶은 부분도 계속 들리고요. 믹스 마스터가 끝난 상태에서 되돌린 적도 있어요. 1%의 작업이 오래 걸린 셈이지만 그래도 미세한 부분까지 잡아낼 수 있어서 결론적으로는 만족해요(가성현)”

[마주보기] ‘플레이그라운드’로 향한 밴드 O.O.O의 재탄생
(사진=인터파크엔터테인먼트 제공)

O.O.O가 처음부터 앨범을 시리즈 형식으로 내려던 건 아니었다. ‘홈’을 내고 난 뒤 장소를 중점으로 생각해보게 됐고 ‘클로젯’부터 본격적으로 생각을 이어가게 됐다. 덕분에 O.O.O는 번뜩 떠오르는 단상이 아니라 생각의 꼬리를 물고 탄생하는 깨달음의 과정을 온전히 보여줄 수 있었다. 

“놀이터(플레이그라운드)는 신나게 놀고 결국에는 집으로 돌아가게 만드는 곳이잖아요. 그래서 외부로 나가되 멀리 나가고 싶지는 않았어요. 또 더블 타이틀곡 ‘숨바꼭질’ ‘시소’ 등 트랙이 있기 때문에 잘 어울린다는 생각도 들었고요(가성현)”

“이미지적인 걸 생각하며 작업했어요. 첫 번째 트랙 ‘우리는 영문도 모른 채’부터 마지막 트랙 ‘언제나 그랬듯’, 그리고 열한 번째에 있는 히든트랙까지 곡들이 다 이어지면서도 색깔이 다채로우면 좋겠다 싶었어요. 축축하거나, 조용하거나, 신나거나 그런 개성들을 담고자 했죠(이지상)”

“그래서 한 트랙 한 트랙 들으면 다 다른 노래 같아요.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일관성이 있고요. 믹싱을 잘 해주셔서 그런 것 같아요(장용호)”

“믹싱해주신 기사님이 데뷔 앨범부터 지금까지 같이 작업하시는 분이거든요. 그래서 더 우리의 방향을 잘 캐치해주셨어요. ‘홈’에서는 최대한 아무것도 없는 느낌으로 작업해달라고 요청드렸고, 이번 앨범까지 점점 차오르는 뉘앙스를 보여주고자 했어요(가성현)”

“흐름을 깨기 싫어서 연주하다가 틀리면 다시 처음부터 녹음을 했어요. 수정도 거의 안 했어요(유진상)”

(사진=인터파크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인터파크엔터테인먼트 제공)

■ 바깥으로 나온 O.O.O가 향하고 싶은 곳

O.O.O는 이렇게 안도 밖도 아닌 정원(‘가든’)에서 마침내 놀이터라는 바깥(‘플레이그라운드’)까지 나왔다. 용감한 발걸음을 뗀 만큼 새로운 시도들도 했다. 

“팀 이름의 뜻을 바꿨어요. 원래는 ‘아웃 오브 오피스(Out Of Office)’, 부재중이라는 뜻이었거든요. 어디에도 속하지 않지만 누구나의 얼굴 같은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의미를 담았어요. 지금의 이름은 ‘아웃 오브 오(Out Of O)’에요. ‘정답이 없다는 걸 알지만 우리가 맞다고 믿는 것’이라는 새로운 뜻을 부여했죠. 음악적으로는 데뷔 후 처음으로 보컬 디렉팅을 받았어요.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명확히 말하고 싶어서요. 내 음악인생에서 큰 변화에요. 또 처음으로 앨범에 외래어를 넣기도 했고요(가성현)”

O.O.O가 정답이 아닌 결론을 내린 건, 또 팀 이름을 바꾼 건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고 싶다는 생각으로 인해서다. 물론 쉽지는 않다. O.O.O는 극단적이지 않은 음악을 추구한다. 노래에 자신들의 뜻을 담되 소리는 모두에게 편안하게 들렸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감정도 너무 한쪽에 치우지지 않게 표현한다. 다만 그렇기 때문에 O.O.O는 더욱 낯선 곳에 발을 딛고 싶어 한다.

(사진=인터파크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인터파크엔터테인먼트 제공)

“항상 해온 갈등이에요. 팀 이름을 보면 ‘우리의 틀을 깨겠다’고 말하는데, 정작 음악에서는 개혁적인 시도를 하는 편은 아니거든요. 어떻게 하면 소리가 날카롭지 않게 들어갈까 고민하고, 가사도 적당한 우울과 행복이 담기도록 쓰죠. 그런데 또 너무 새로운 걸 찾지는 않아도 ‘뒤틀린’ 건 지향해요. 노래를 만들다가 ‘이거 ㅇㅇ같지 않아?’라는 말이 나오면 바로 버리죠. 앞으로는 ‘플레이그라운드’를 계기로 ‘괴작’ ‘괴랄한 앨범’을 한 번 만들어보고 싶어요(가성현)”

“팀으로서는 중화가 되긴 하지만 각자 하고 싶은 음악을 짚는다면 다 달라요. 난 예전에 센 음악을 주로 했거든요. 이런 것도 O.O.O의 음악에 언제 녹여내볼까 싶으면서도, 또 그럴 날이 머지않았구나 싶어요(장용호)” “장용호의 메탈, 괜찮죠. 하하(이지상)” 

“내가 랩을 할 줄 알았더라면... 랩에는 많은 가사를 넣을 수 있는데 일반 노래 가사는 분량상 더 쳐내는 부분이 있잖아요. 그러다 보니 솔직하게 이야기하려고 했지만 결국 그러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다 못한 느낌? 더 세게 말하자니 그건 대중을 향한 음악이 아니라 나만의 이야기가 되니까요. 래퍼 분들이 딱딱 맞아떨어지는 래핑을 하는 걸 보면 희열을 느껴요(가성현)”

“미디음악과 프로듀싱을 해왔어요. 힙합 쪽도 해봤고, 흑인음악도 해보고 싶고요. 다양하게 스펙트럼을 넓히고 싶어요(이지상)”

“원래 밴드에서 드럼만 좋아했었는데 이제 드럼패드를 사용해보고 있어요. 어쿠스틱 드럼으로 구현되지 않는 것을 해보고 싶어서요(유진상)”

■ ‘플레이그라운드’까지의 서사, 새로 태어난 O.O.O의 이야기

‘플레이그라운드’는 우리에 대한 의문을 품다가 결국 “우리는 결국엔 다 달라서/서로의 어려움 걱정들 해결할 수는 없는 걸요/그저 우리 이렇게/긴 하루의 끝에서/잠시나마 만나서/서로의 품에 안겨 눈 감고/오늘 하루를 잊어요/변하는 건 없으니”(‘언제나 그랬듯’)라고 끝을 낸다. 

이렇게 너와 나, 그리고 우리. O.O.O가 끌고 온 서사는 비단 전지적 작가 시점은 아니다. 이는 곧 자신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사진=인터파크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인터파크엔터테인먼트 제공)

“개인적으로나 팀으로나 지금까지 맞춰왔던 게 이제야 변화로 드러나기 시작하는 시점에 앨범이 나온 것 같아요. 안 맞는 것도 있지만 서서히 이해가 되고 정리가 되던 찰나였죠(장용호)”

“다름을 인정한다고 말해왔지만 예전에는 부딪히기 싫었던 마음이 더 컸죠. 바운더리를 치는 거예요. 어쨌든 각자의 영역을 합치면 노래는 나오니까. 그런데 시간이 흐른 지금은 ‘팀’으로 움직일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나도 나를 잘 모르는데 저 사람이 나를 어떻게 알까’싶은 생각들을 나누기도 했어요. ‘저 사람은 이렇구나’라고 받아들이는 게 포기한다는 의미인 줄 알았거든요. 이제는 상대를 이해하는 방식이란 걸 깨달았어요(가성현)”

“개인적으로도 많이 변한 것 같아요. 침착해졌죠. 예전에는 밴드도 해야 하고, 학생도 가르쳐야 하고... ‘오늘 하루 뭐 한 거지’라는 생각에 하루를 보내고 정신이 없었어요. 이제는 여유를 갖고 조절하는 습관이 뱄어요(유진상)” “자칭 ‘현자’라고 하더라고요. (웃음)(이지상)”

“어느 순간 사고가 갇히기 시작했는데 틀이 허물어지기 시작했어요. 예를 들어 작업할 때 내가 말도 안 되는 걸 했는데, 다들 좋다고 말해줘서 생각이 바뀌게 된 때도 있었고요. 활동을 하며 멤버들의 배려를 느낄 수 있었고 성장하게 됐어요(이지상)”

개인의 고찰이 O.O.O에 영향을 미친 것인지, O.O.O라는 팀이 개인에 변화를 가져다 준 건지는 따질 수 없다. 다만 분명한 건 네 멤버들은 이제 개인이자 하나로 머무르는 법을 진정으로 배웠다는 것이다. ‘우리를 믿자’는 내용의 ‘플레이그라운드’도 그래서 나올 수 있었다. 

“다시 데뷔한 느낌이에요. 이제야 우리가 O.O.O라고 말할 수 있게 됐어요. 이번 공연을 앞두고도 더 긴장이 돼요(인터뷰한 날짜는 공연 전 시점이다). 무대를 할 때 늘 긴장되는데 이번에는 달라요. 음악감상회 때도 음악을 트는데 순간 머릿속이 하얘지고 손이 떨리더라고요. 이들에게 노래가 어떻게 들릴까, 감정이 잘 전달될까, 우리의 확신이 저들에게도 느껴질까 그런 불안감이 들었어요(가성현)”

“시리즈 앨범의 곡을 합치면 약 스무 곡이 넘는데 ‘난 왜 이렇지’와 같은 고민은 이정도 했으면 괜찮지 않나 싶어요. 이제 털 건 다 털었고 남은 곡도 없기 때문에 새롭게 만들어 나가야 해요. 다음 앨범이 장소와도 또 연관이 된다면 다른 행선지를 택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다면 새로운 주제로 갈 수도 있겠죠. 앞으로 앨범을 만들 때도 이 앨범이 지표가 되고 참고가 될 것 같아요. ‘홈’으로 돌아가는 게 완전한 마침표라기보다 ‘그럴 수도 있어요’ 정도인 거죠(유진상)”
 

저작권자 ⓒ뷰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