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12 프로(자료=SK텔레콤)
애플의 아이폰12 출시를 앞두고 휴대폰 대리점은 한숨만 늘고 있다. 아이폰을 판매하려면 시연용으로 시리즈 전 모델을 매장 측이 구입해야한다는 정책 탓이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동통신 3사는 휴대폰 대리점이 시연용으로 아이폰 전 모델을 직접 구입해야만 판매 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이 강매 조항은 일반 판매점에는 적용되지 않고 통신사에서 직영으로 운영하는 오프라인 대리점에 한해 적용되고 있다.
통상 휴대폰을 판매하는 대리점의 경우 고객이 직접 제품을 작동해볼 수 있도록 기기를 전시한다. 이를 시연용 단말이라고 하는데 일반적으로는 제조사에서 지원한 뒤 일정 시점이 지나면 회수하는 방식이다. 다만 애플의 아이폰의 경우는 판매점이 시연용 기기를 직접 구매 후 3개월 이상 매장에 의무전시 해야 한다.
국내 이동통신 3사 KT, SK텔레콤, LG유플러스(자료=연합뉴스)
지난 2018년까지는 의무전시 기간이 1년이었으나, 이 같은 애플 갑질 문제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기간이 3개월로 줄었다. 현재 국내 이동통신 3사는 모두 아이폰 3개월 의무전시 기간을 판매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SKT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간 요구사항을 들이밀고 있다.
해당 아이폰 시리즈의 전 기종을 시연폰으로 구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KT나 LG유플러스는 특정 제품만 시연용으로 구입해도 전체 아이폰을 판매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지만 SKT는 그렇지 않다. 이번 아이폰12 시리의 경우 ▲아이폰12 미니 ▲아이폰12 ▲아이폰12 프로 ▲아이폰12 프로맥스 4가지 기종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SKT 판매 대리점에서는 4대의 아이폰을 시연용으로 사야 한다.
현재 공개된 대로라면 아이폰12 시리즈는 최소 95만원에서 최대 190만원으로 가격이 형성됐다. 정가로 4대 모두 구입하면 총 488만원이다. 시연용 단말기의 경우 30% 할인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도 대리점은 약 342만원을 투자해야 한다.
고객이 전 기종을 직접 만져보고 구매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하려는 의도라고 해석할 수도 있지만 결과는 전혀 다르다. 시연용 단말기에 큰 금액을 투자하기 어려운 작은 대리점들의 경우 아이폰 개통 자격을 부여받지 못 하게 되면서 고객 불편을 야기하고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이에 SK텔레콤 관계자는 “SK텔레콤 자체 정책이 아니라 애플 정책을 따르는 것이기 때문에 다른 이통사도 적용하고 있다”고 항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