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하나금융그룹) 카카오뱅크, 토스 등 인터넷 금융권에서 시행되고 있는 직장 내 호칭 파괴가 가장 보수적인 업권으로 알려진 금융권에 확산되고 있다. 금융계는 점차 젊어지는 금융환경과 급변하는 금융환경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변화를 직접 받아들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아직 수직적 조직 문화가 팽배한 금융권에 호칭만 바꾼다고 근본적인 변화가 이뤄지겠냐는 의문도 나온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는 최근 영어 이름을 그룹 포털에 등록 후 사용하라는 공지를 전 계열사에 보냈다. 기존에 사용하던 '김 과장', '최 대리' 등의 호칭을 '토미', '살바도르' 등 각자 본인이 직접 만든 닉네임으로 호명하라는 뜻이다. 이에 하나은행은 지난달 30일까지 영어 이름 등록을 완료했고 하나카드는 4일까지, 하나금융투자는 6일까지 등록을 끝낼 계획이다. 하나금융 임원들은 이미 김정태 회장을 비롯해 영어 닉네임으로 정했다. 김 회장은 자신의 닉네임을 이름에서 딴 'JT'로 지었다. 'JT는 'Joy Together(함께 즐기자)'라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성규 하나은행장의 영어 이름은 '글로컬(Glocal)'이며 장경훈 하나카드 사장은 '윌리엄', 이진국 하나금투 사장은 'Jin K'로 각각 정했다. 6일까지 하나금융지주 모든 직원들의 닉네임 등록이 끝나고나면 본점에서는 상시적으로, 영업점에서는 회의 시, 서로의 영어 이름을 불러야 한다. 대외적으로 필요할 때만 기존 직급과 직함을 쓴다. 하나금융은 영어 닉네임을 도입하는 이유에 대해 "창의적, 수평적 문화를 정착하려는 시도"라며 "모든 구성원이 동등한 전문가로 인정받는 수평적 기업문화의 시작은 호칭 파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하나은행의 한 직원은 "호칭을 정하는 과정에서부터 전체적으로 새로운 활기가 돌았다"며 "윗선에서도 지속적으로 노력을 하는 만큼 변화가 있을 거라 예상된다"고 회사의 분위기를 전했다. 하나금융에 앞서 다른 시중은행에서도 호칭 변화를 시도한 바 있다.  씨티은행은 지난 2014년 9월부터 외국계 은행의 특성을 살려 임직원 간 호칭을 '님'으로 통일했다. 신한은행도 지난 8월 경영지원그룹에 한해 부서장 외 전 직급을 '프로'로 변경했다. 인터넷전문은행, 핀테크 기업 등은 이미 직급으로 부르던 문화를 없앴다. 카카오뱅크는 윤호영 대표를 비롯한 모든 직원이 영어 이름을 쓰고 있으며 토스는 이름 뒤에 '님' 자를 붙여 부른다. 케이뱅크는 행장, 부장, 팀장만 직급으로 부르고 나머지 직원은 이름 뒤에 '님'자를 붙여 부른다. 일각에선 하나금융의 이번 변화가 실제로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 속에 "조직 내부의 수직적 분위기가 바뀌지 않는다면 또 시도에 그치게 될 것"이라는 비판적 의견도 내놓고 있다. 점차 변화하는 금융권에 발을 맞추기 위해 '호칭 파괴'라는 처방을 내린 전통 금융지주가 '보여주기식'에 그칠 지, 제대로 변화의 흐름을 탈 지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카뱅·토스 이어 '호칭 파괴' 시작한 하나금융, 금융권 수직적 문화 바꿀까

수평적 문화 만들기 위해 영어 닉네임으로 변화
또 시도로만 그치지 않을까라는 의구심도 존재

최동수 기자 승인 2020.11.03 15:20 | 최종 수정 2020.11.03 16:10 의견 0
 
(자료=하나금융그룹)


카카오뱅크, 토스 등 인터넷 금융권에서 시행되고 있는 직장 내 호칭 파괴가 가장 보수적인 업권으로 알려진 금융권에 확산되고 있다. 금융계는 점차 젊어지는 금융환경과 급변하는 금융환경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변화를 직접 받아들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아직 수직적 조직 문화가 팽배한 금융권에 호칭만 바꾼다고 근본적인 변화가 이뤄지겠냐는 의문도 나온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는 최근 영어 이름을 그룹 포털에 등록 후 사용하라는 공지를 전 계열사에 보냈다. 기존에 사용하던 '김 과장', '최 대리' 등의 호칭을 '토미', '살바도르' 등 각자 본인이 직접 만든 닉네임으로 호명하라는 뜻이다.

이에 하나은행은 지난달 30일까지 영어 이름 등록을 완료했고 하나카드는 4일까지, 하나금융투자는 6일까지 등록을 끝낼 계획이다.

하나금융 임원들은 이미 김정태 회장을 비롯해 영어 닉네임으로 정했다. 김 회장은 자신의 닉네임을 이름에서 딴 'JT'로 지었다. 'JT는 'Joy Together(함께 즐기자)'라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성규 하나은행장의 영어 이름은 '글로컬(Glocal)'이며 장경훈 하나카드 사장은 '윌리엄', 이진국 하나금투 사장은 'Jin K'로 각각 정했다.

6일까지 하나금융지주 모든 직원들의 닉네임 등록이 끝나고나면 본점에서는 상시적으로, 영업점에서는 회의 시, 서로의 영어 이름을 불러야 한다. 대외적으로 필요할 때만 기존 직급과 직함을 쓴다.

하나금융은 영어 닉네임을 도입하는 이유에 대해 "창의적, 수평적 문화를 정착하려는 시도"라며 "모든 구성원이 동등한 전문가로 인정받는 수평적 기업문화의 시작은 호칭 파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하나은행의 한 직원은 "호칭을 정하는 과정에서부터 전체적으로 새로운 활기가 돌았다"며 "윗선에서도 지속적으로 노력을 하는 만큼 변화가 있을 거라 예상된다"고 회사의 분위기를 전했다.

하나금융에 앞서 다른 시중은행에서도 호칭 변화를 시도한 바 있다.  씨티은행은 지난 2014년 9월부터 외국계 은행의 특성을 살려 임직원 간 호칭을 '님'으로 통일했다. 신한은행도 지난 8월 경영지원그룹에 한해 부서장 외 전 직급을 '프로'로 변경했다.

인터넷전문은행, 핀테크 기업 등은 이미 직급으로 부르던 문화를 없앴다. 카카오뱅크는 윤호영 대표를 비롯한 모든 직원이 영어 이름을 쓰고 있으며 토스는 이름 뒤에 '님' 자를 붙여 부른다. 케이뱅크는 행장, 부장, 팀장만 직급으로 부르고 나머지 직원은 이름 뒤에 '님'자를 붙여 부른다.

일각에선 하나금융의 이번 변화가 실제로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 속에 "조직 내부의 수직적 분위기가 바뀌지 않는다면 또 시도에 그치게 될 것"이라는 비판적 의견도 내놓고 있다.

점차 변화하는 금융권에 발을 맞추기 위해 '호칭 파괴'라는 처방을 내린 전통 금융지주가 '보여주기식'에 그칠 지, 제대로 변화의 흐름을 탈 지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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