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순 한국씨티은행장(왼쪽)과 조경선 신한은행 부행장 등 금융업계에 여풍이 불고 있다 (사진=한국씨티은행, 신한은행) 신한은행, 기업은행 등 금융업계에서 여성들의 행보가 심상치않다. 이들은 유리천장을 깨고 곳곳의 핵심 보직에 포진됐거나 리더로서 회사를 이끌고 있다. 전통적으로 여성 임원에 대해 보수적으로 운영했던 은행권도 급변하는 금융 환경에 맞춰 전문성과 성과를 중시하는 인사가 속속 나오고 있다. 10일 신한은행에 따르면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단행한 정기 인사에서 여성 인재가 승진하고 주요 부서로 대거 이동했다. 과장급 승진자 중 여성 비중은 42%로 과거 3년 평균 대비 10%포인트 확대됐다. 지난달 22일 실시한 종합업적평가 특별승진에서도 승진자 9명 중 7명이 여성이었다. 이러한 행보에 방점을 찍는 건 지난해 연말 승진한 조경선 신한은행 부행장이다. 신한금융그룹의 여성 리더 육성 프로그램 ‘신한 쉬어로즈(Shinhan Sheroes)’ 1기 출신인 조 부행장은 디지털 개인부문 겸 개인 그룹장을 맡아 신한은행의 디지털 전환을 이끌고 있다. 조 부행장은 1983년 신한은행 공채 1기로 입행, 영업점 입출금 업무부터 시작해 인재개발부, 고객부, 고객만족센터, 스마트컨택 본부를 거쳤다. 이후 디지털 그룹 스마트 콘택트 본부장, 영업기획 그룹장을 거쳐 지난해 경영지원 그룹장을 맡은 바 있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여성 인재에 대해 “성과와 역량이 검증된 여성 인재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미래 조직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IBK기업은행도 지난달 14일 김은희 강동지역본부장을 금융소비자보호그룹장으로 선임하며 은행권 최초로 2명의 여성 부행장을 선임했다. 또 상반기 정기 인사를 통해 역대 최대 여성 지점장을 배출했다. 기업은행 상반기 정기 인사에서 여성 지점장은 전체 77명 중 23명이 승진했다. 여성 승진자 규모는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지점장 승진자 가운데 여성이 30%를 차지한 것은 은행 특유의 보수적인 문화를 감안했을 때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농협금융지주는 지난달 부행장·부사장급 인사를 통해 농협은행에 이수경 부행장을 발탁했다 하나은행은 이번 인사에서 여성 전문 인력을 영입, 그룹장으로 앉혔다. 금융소비자보호 기능 강화를 위해 신설한 소비자리스크관리그룹의 책임자로 김앤장 법률사무소 시니어 변호사 출신에 SC제일은행 리테일금융 법무국 이사 등을 거친 이인영 그룹장을 선임했다. 또 지난해에는 한국씨티은행이 유명순 기업금융그룹장 및 은행장 직무대행을 행장으로 선임하며 123년 만에 국내 민간은행 첫 여성 행장이 배출했다. 연이은 여성 인력 발탁은 은행권의 유리천장을 깨는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소비자보호 등 특정 분야에 한정돼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또 출산 휴가 등 발생할 수밖에 없는 경력 단절로 인한 인사 불이익과 업무 성향 변화, 개선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우려 때문에 은행권 여성 임원 비율이 낮다고 꼬집는다. 능력이 뛰어나 경력을 이어간다 하더라도 경력 단절이 임원 승진 확률을 떨어뜨리고 있다. 실제로 최근 기업은행 부행장으로 선임된 김은희 부행장은 미혼으로, 경력 단절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도 금융권의 여성 유리천장 해소를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배진교 정의당 의원은 고위직급에 여성 비율을 높일 수 있도록 관리직 여성 비율 목표제, 여성 임원 할당제 도입 등 관련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신한·농협·기업은행, 금융권 여풍 주도…핵심 보직 곳곳 포진

행장·부행장 등 맡으며 회사 이끌어
경력단절·특정분야 한정 등의 지적도

최동수 기자 승인 2021.03.10 15:29 의견 0
유명순 한국씨티은행장(왼쪽)과 조경선 신한은행 부행장 등 금융업계에 여풍이 불고 있다 (사진=한국씨티은행, 신한은행)

신한은행, 기업은행 등 금융업계에서 여성들의 행보가 심상치않다. 이들은 유리천장을 깨고 곳곳의 핵심 보직에 포진됐거나 리더로서 회사를 이끌고 있다.

전통적으로 여성 임원에 대해 보수적으로 운영했던 은행권도 급변하는 금융 환경에 맞춰 전문성과 성과를 중시하는 인사가 속속 나오고 있다.

10일 신한은행에 따르면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단행한 정기 인사에서 여성 인재가 승진하고 주요 부서로 대거 이동했다. 과장급 승진자 중 여성 비중은 42%로 과거 3년 평균 대비 10%포인트 확대됐다. 지난달 22일 실시한 종합업적평가 특별승진에서도 승진자 9명 중 7명이 여성이었다.

이러한 행보에 방점을 찍는 건 지난해 연말 승진한 조경선 신한은행 부행장이다. 신한금융그룹의 여성 리더 육성 프로그램 ‘신한 쉬어로즈(Shinhan Sheroes)’ 1기 출신인 조 부행장은 디지털 개인부문 겸 개인 그룹장을 맡아 신한은행의 디지털 전환을 이끌고 있다.

조 부행장은 1983년 신한은행 공채 1기로 입행, 영업점 입출금 업무부터 시작해 인재개발부, 고객부, 고객만족센터, 스마트컨택 본부를 거쳤다. 이후 디지털 그룹 스마트 콘택트 본부장, 영업기획 그룹장을 거쳐 지난해 경영지원 그룹장을 맡은 바 있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여성 인재에 대해 “성과와 역량이 검증된 여성 인재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미래 조직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IBK기업은행도 지난달 14일 김은희 강동지역본부장을 금융소비자보호그룹장으로 선임하며 은행권 최초로 2명의 여성 부행장을 선임했다. 또 상반기 정기 인사를 통해 역대 최대 여성 지점장을 배출했다.

기업은행 상반기 정기 인사에서 여성 지점장은 전체 77명 중 23명이 승진했다. 여성 승진자 규모는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지점장 승진자 가운데 여성이 30%를 차지한 것은 은행 특유의 보수적인 문화를 감안했을 때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농협금융지주는 지난달 부행장·부사장급 인사를 통해 농협은행에 이수경 부행장을 발탁했다

하나은행은 이번 인사에서 여성 전문 인력을 영입, 그룹장으로 앉혔다. 금융소비자보호 기능 강화를 위해 신설한 소비자리스크관리그룹의 책임자로 김앤장 법률사무소 시니어 변호사 출신에 SC제일은행 리테일금융 법무국 이사 등을 거친 이인영 그룹장을 선임했다.

또 지난해에는 한국씨티은행이 유명순 기업금융그룹장 및 은행장 직무대행을 행장으로 선임하며 123년 만에 국내 민간은행 첫 여성 행장이 배출했다.

연이은 여성 인력 발탁은 은행권의 유리천장을 깨는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소비자보호 등 특정 분야에 한정돼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또 출산 휴가 등 발생할 수밖에 없는 경력 단절로 인한 인사 불이익과 업무 성향 변화, 개선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우려 때문에 은행권 여성 임원 비율이 낮다고 꼬집는다. 능력이 뛰어나 경력을 이어간다 하더라도 경력 단절이 임원 승진 확률을 떨어뜨리고 있다. 실제로 최근 기업은행 부행장으로 선임된 김은희 부행장은 미혼으로, 경력 단절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도 금융권의 여성 유리천장 해소를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배진교 정의당 의원은 고위직급에 여성 비율을 높일 수 있도록 관리직 여성 비율 목표제, 여성 임원 할당제 도입 등 관련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저작권자 ⓒ뷰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