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그린수소 사업모델 (사진=포스코) 수소경제 시대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수소는 고갈되지 않고 공해도 배출하지 않는 에너지원으로 현재의 에너지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대세 에너지로 떠오른다. 또 원자력과 같은 위험성도 없고, 태양열이나 풍력처럼 제한적이지도 않다. 이에 따라 각 업계는 수소를 개발, 이용할 수 있는 수소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탄소중립을 실현시키면서 미래 성장 동력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 포스코, 수소환원제철로 단계적으로…CO2 저감 활동도 병행 포스코는 현재 보유 중인 파이넥스(FINEX) 기술을 기반으로 연구개발을 지속해 수소환원제철공법을 상용화하고,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방침이다. ‘수소환원제철’은 전통적 쇳물 생산 방식인 고로(용광로) 공법을 대체하는 신기술이다. 석탄 대신 수소를 환원제로 사용해 이산화탄소 발생이 제로에 가깝다. 제철소 부생가스와 LNG 개질을 통한 그레이수소를 2025년까지 연간 7만 톤,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CO2를 포집 및 저장하는 블루수소를 2030년까지 연간 50만 톤 생산 역량을 갖추고, 재생에너지를 통한 CO2Free그린수소 생산 거점을 전 세계에 구축해 2050년 연간 500만 톤의 수소 생산 체제를 갖춘다는 계획이다. 포스코, 포스코에너지, RIST는 수소 혹은 암모니아를 LNG나 석탄과 혼합해 발전하는 혼소발전기술을 연구 중이다. 포스코에너지는 현재 가동 중인 LNG복합발전소의 수소 혼소 비율을 차츰 높여 나가면서 2050년 100% 수소 발전소 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 포스코는 국내는 물론 해외 심리스 강관사와 협력해 수소 배관·용기용 강재 수요 확대에 대비할 계획이다. 수소 충전소는 탄소강으로도 990bar의 압력을 견디는 수송 배관과 저장 용기 제작이 가능한 데, 이때 사용되는 강관이 일반 용접강관 보다 압력에 강한, 심리스(Seamless)강관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제작되지 않고,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수소에너지 상용화의 핵심은 고압을 견뎌내는 소재 기술력이다. 여기에 수소전기차나 수송용 튜브트레일러는 소재 경량화라는 과제가 추가된다. 현재 수소 차량에 탄소섬유 등 복합소재가 쓰이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복합소재는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을 갖춘 스틸의 수소 대응력이 높아진다면, 복합소재와 경쟁 가능한 소재가 되는 것은 물론 수소 상용화의 시기도 앞당겨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내용적이 5500㎥ 이상인 초대형 고로는 현재 전세계에 총 15기로 이중 포스코는 세계 최대 규모인 광양 1고로(6000㎥)를 포함해 총 6기를 보유하고 있다. 전체 고로의 2/3가 초대형 고로인 것이다. 고로는 그 특성상 한번 화입(火入)을 시작하면 불이 꺼질 때까지 쇳물을 생산하게 되는데, 1973년 첫 쇳물을 생산하기 시작한 포스코 포항제철소 1고로는 지금도 가동중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수소환원제철로의 전환은 어느 날 갑자기 한꺼번에 진행하는 것보다 국가별, 제철소별 상황에 맞게 단계적으로 추진하면서 동시에 기존 고로에 대한 CO2 저감 활동도 병행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이라며 “수소환원제철 기술에는 오랜 시간과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에 국내외 철강사들과 함께 수소환원제철 기술의 공동 연구개발 추진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제철 수소공장 전경 (사진=현대제철) ■ 현대제철, 수소차 기술 개발 본격 투자 현대제철은 수소차와 관련된 기술 개발과 부생수소 생산에 본격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FCEV(Fuel Cell Electric Vehicle) 비전 2030’에 발맞춰 당진제철소의 부생가스를 재활용하는 방식으로 수소 전기차와 발전 분야 등에 수소를 공급한다. 안정적인 수소 공급 확대로 향후 수소 경제에 선도적인 역할을 할 계획이다. 고로에서 쇳물을 만들려면 코크스(석탄가루를 고열처리해 만든 덩어리)가 필요하다. 이 코크스의 제조와 연소 과정에서 발생하는 필수 부산물이 코크스 가스다. 이 가스는 대부분의 수소와 이 밖에 타르, 황, 벤젠 등으로 구성되는데 이를 걸러내 수소로 만드는 게 수소공장의 역할이다. 수소공장 전면에는 ‘전기집진기’, ‘흡착탑’, ‘TSA(Temperature Swing Adsorption)’로 불리는 원통형 타워가 있다. 코크스 가스는 타워를 거치며 타르와 황, 메탄, 일산화탄소 등이 순차적으로 제거되고 이후 압축과 추출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수소가 생산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수소의 순도는 99.999% 이다. 이는 수소 중의 수소를 나타내는 ‘파이브나인’으로 불린다. 수소전기차의 연료원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파이브나인의 까다로운 조건을 맞춰야 한다. 현대제철의 수소공장에선 현재 연간 3500톤 규모로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1회 6.33kg의 수소를 충전해 609km를 주행할 수 있는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넥쏘 기준 연간 2만km씩 달린다고 가정한다면 1만7000 대의 넥쏘가 가 1년 내내 운행할 수 있는 양이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생산하는 수소의 절반은 자동차 충전용과 반도체 정밀 클리닝 공정으로 공급되고 나머지 절반은 제철소에서 제품 산화방지 용도로 사용한다. 현대제철은 현재 연간 3500톤 규모인 수소 생산량을 4만 톤으로 늘리기 위한 사업 확대를 검토 중이다. 이는 넥쏘 약 20만대가 1년 동안 달릴 수있는 방대한 양이다. 수소 생산 외에도 수소공장 옆에 연 1만6000대 규모의 수소전기차용 금속분리판을 생산 중이다. 금속분리판은 외부에서 공급된 수소와 산소가 섞이지 않고 각 전극 내부로 균일하게 공급되도록 해주는 부품이다. 전극반응에서 생성된 물을 외부로 원활하게 배출시키는 역할도 한다. 이 금속분리판은 전극막 접합체(MEA)와 함께 수소전기차용 연료전지의 핵심 부품이다. 이 금속분리판 공장은 ‘수소경제 핵심기술의 국산화’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남다르다. 현대차그룹은 수소전기차용 연료전지의 양대 핵심부품인 금속분리판과 MEA에 대해 모두 독자개발 및 양산을 이루었기 때문이다. 현대제철의 금속분리판 공장의 설비는 100% 국산화돼 있으며 설계부터 생산 가동까지 모두 국내 기술로 진행되고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미래 성장 동력의 확보를 위해 모빌리티 부품 및 수소 산업 등 미래 사업에 대한 지속적인 검토와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급변하는 미래에 대한 준비를 지속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수소경제] 철강업계, 수소실현만이 살 길…탄소중립‧미래성장 동력 확보

주가영 기자 승인 2021.09.06 15:03 | 최종 수정 2021.09.06 15:24 의견 0

포스코그린수소 사업모델 (사진=포스코)

수소경제 시대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수소는 고갈되지 않고 공해도 배출하지 않는 에너지원으로 현재의 에너지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대세 에너지로 떠오른다. 또 원자력과 같은 위험성도 없고, 태양열이나 풍력처럼 제한적이지도 않다.

이에 따라 각 업계는 수소를 개발, 이용할 수 있는 수소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탄소중립을 실현시키면서 미래 성장 동력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 포스코, 수소환원제철로 단계적으로…CO2 저감 활동도 병행

포스코는 현재 보유 중인 파이넥스(FINEX) 기술을 기반으로 연구개발을 지속해 수소환원제철공법을 상용화하고,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방침이다. ‘수소환원제철’은 전통적 쇳물 생산 방식인 고로(용광로) 공법을 대체하는 신기술이다. 석탄 대신 수소를 환원제로 사용해 이산화탄소 발생이 제로에 가깝다.

제철소 부생가스와 LNG 개질을 통한 그레이수소를 2025년까지 연간 7만 톤,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CO2를 포집 및 저장하는 블루수소를 2030년까지 연간 50만 톤 생산 역량을 갖추고, 재생에너지를 통한 CO2Free그린수소 생산 거점을 전 세계에 구축해 2050년 연간 500만 톤의 수소 생산 체제를 갖춘다는 계획이다.

포스코, 포스코에너지, RIST는 수소 혹은 암모니아를 LNG나 석탄과 혼합해 발전하는 혼소발전기술을 연구 중이다. 포스코에너지는 현재 가동 중인 LNG복합발전소의 수소 혼소 비율을 차츰 높여 나가면서 2050년 100% 수소 발전소 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

포스코는 국내는 물론 해외 심리스 강관사와 협력해 수소 배관·용기용 강재 수요 확대에 대비할 계획이다. 수소 충전소는 탄소강으로도 990bar의 압력을 견디는 수송 배관과 저장 용기 제작이 가능한 데, 이때 사용되는 강관이 일반 용접강관 보다 압력에 강한, 심리스(Seamless)강관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제작되지 않고,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수소에너지 상용화의 핵심은 고압을 견뎌내는 소재 기술력이다. 여기에 수소전기차나 수송용 튜브트레일러는 소재 경량화라는 과제가 추가된다. 현재 수소 차량에 탄소섬유 등 복합소재가 쓰이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복합소재는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을 갖춘 스틸의 수소 대응력이 높아진다면, 복합소재와 경쟁 가능한 소재가 되는 것은 물론 수소 상용화의 시기도 앞당겨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내용적이 5500㎥ 이상인 초대형 고로는 현재 전세계에 총 15기로 이중 포스코는 세계 최대 규모인 광양 1고로(6000㎥)를 포함해 총 6기를 보유하고 있다. 전체 고로의 2/3가 초대형 고로인 것이다. 고로는 그 특성상 한번 화입(火入)을 시작하면 불이 꺼질 때까지 쇳물을 생산하게 되는데, 1973년 첫 쇳물을 생산하기 시작한 포스코 포항제철소 1고로는 지금도 가동중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수소환원제철로의 전환은 어느 날 갑자기 한꺼번에 진행하는 것보다 국가별, 제철소별 상황에 맞게 단계적으로 추진하면서 동시에 기존 고로에 대한 CO2 저감 활동도 병행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이라며 “수소환원제철 기술에는 오랜 시간과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에 국내외 철강사들과 함께 수소환원제철 기술의 공동 연구개발 추진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제철 수소공장 전경 (사진=현대제철)


■ 현대제철, 수소차 기술 개발 본격 투자

현대제철은 수소차와 관련된 기술 개발과 부생수소 생산에 본격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FCEV(Fuel Cell Electric Vehicle) 비전 2030’에 발맞춰 당진제철소의 부생가스를 재활용하는 방식으로 수소 전기차와 발전 분야 등에 수소를 공급한다. 안정적인 수소 공급 확대로 향후 수소 경제에 선도적인 역할을 할 계획이다.

고로에서 쇳물을 만들려면 코크스(석탄가루를 고열처리해 만든 덩어리)가 필요하다. 이 코크스의 제조와 연소 과정에서 발생하는 필수 부산물이 코크스 가스다. 이 가스는 대부분의 수소와 이 밖에 타르, 황, 벤젠 등으로 구성되는데 이를 걸러내 수소로 만드는 게 수소공장의 역할이다. 수소공장 전면에는 ‘전기집진기’, ‘흡착탑’, ‘TSA(Temperature Swing Adsorption)’로 불리는 원통형 타워가 있다. 코크스 가스는 타워를 거치며 타르와 황, 메탄, 일산화탄소 등이 순차적으로 제거되고 이후 압축과 추출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수소가 생산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수소의 순도는 99.999% 이다. 이는 수소 중의 수소를 나타내는 ‘파이브나인’으로 불린다. 수소전기차의 연료원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파이브나인의 까다로운 조건을 맞춰야 한다.

현대제철의 수소공장에선 현재 연간 3500톤 규모로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1회 6.33kg의 수소를 충전해 609km를 주행할 수 있는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넥쏘 기준 연간 2만km씩 달린다고 가정한다면 1만7000 대의 넥쏘가 가 1년 내내 운행할 수 있는 양이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생산하는 수소의 절반은 자동차 충전용과 반도체 정밀 클리닝 공정으로 공급되고 나머지 절반은 제철소에서 제품 산화방지 용도로 사용한다.

현대제철은 현재 연간 3500톤 규모인 수소 생산량을 4만 톤으로 늘리기 위한 사업 확대를 검토 중이다. 이는 넥쏘 약 20만대가 1년 동안 달릴 수있는 방대한 양이다. 수소 생산 외에도 수소공장 옆에 연 1만6000대 규모의 수소전기차용 금속분리판을 생산 중이다.

금속분리판은 외부에서 공급된 수소와 산소가 섞이지 않고 각 전극 내부로 균일하게 공급되도록 해주는 부품이다. 전극반응에서 생성된 물을 외부로 원활하게 배출시키는 역할도 한다. 이 금속분리판은 전극막 접합체(MEA)와 함께 수소전기차용 연료전지의 핵심 부품이다. 이 금속분리판 공장은 ‘수소경제 핵심기술의 국산화’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남다르다. 현대차그룹은 수소전기차용 연료전지의 양대 핵심부품인 금속분리판과 MEA에 대해 모두 독자개발 및 양산을 이루었기 때문이다. 현대제철의 금속분리판 공장의 설비는 100% 국산화돼 있으며 설계부터 생산 가동까지 모두 국내 기술로 진행되고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미래 성장 동력의 확보를 위해 모빌리티 부품 및 수소 산업 등 미래 사업에 대한 지속적인 검토와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급변하는 미래에 대한 준비를 지속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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