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채용 박람회에 모인 취업준비생들 (사진=연합뉴스) “인턴만 해도 월 300만원 지급, 연봉 20~30% 성과급 드립니다.” 올해초 게임업계에서 개발자 모시기 전쟁이 벌어졌다. 국내 최대 게임업체인 넥슨이 개발직군 신입사원 초임을 5000만원으로 인상했다. 그러자 ‘배틀그라운드’로 유명한 크래프톤이 ‘초봉 6000만원’을 선언했다. 다른 게임사들도 우수한 개발인력을 뺏기지 않기 위해 연봉 인상은 물론 각종 인센티브 계획을 내놓았다. 게임업계의 연봉 인상은 쿠팡, 배달의민족, 직방 등 다른 IT업계로 번졌다. 개발인력 공급이 수요에 부족하자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면서 인재 유치 경쟁이 벌어진 거다. 이 경쟁이 금융권으로 확산됐다. 금융사들이 디지털 전환을 서두르고 있고, 본격화된 마이데이터 서비스로 인해 IT 개발 인력 확보가 절실해졌기 때문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전 직원의 임금을 평균 1000만원 이상 일괄 인상하는 파격 성과보상을 제시했다. 각각 연봉 20~30% 규모의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과 성과급도 지급한다. 토스뱅크도 최근 입사 1주년을 맞이한 사내 임직원을 대상으로 스톡옵션을 부여했다. 임직원 30명에게 스톡옥션 60만주가 제공됐다. 케이뱅크는 인턴에게도 월급 300만원을 제시하며 IT 인력 입도선매에 나섰다. ■ 시중은행, 자체 인력 확보에 사활 인터넷전문은행이 스톡옵션과 성과급으로 IT 전문 인력을 흡수하자 시중은행들도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자체 디지털 인력 육성’이라는 고육지책을 쓰기 시작했다. 신한은행은 내년부터 영업점 직원들을 대상으로 ‘BD 1000’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행내 데이터 분석 전문가 1000명을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올 초부터 추진된 이 프로그램은 지난달까지 데이터 전문가는 960명을 육성했다. 또 신한은행은 인사 이력에 인공지능(AI), 데이터 등 디지털 분야를 포함한 8개 분야에 직원들이 희망직무를 선택하는 ‘MY 직무 지정제도’도 도입했다. KB국민은행 또한 신입 행원 과정 내 디지털 전환(DT)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프로그램 내 DT 활성화 지표를 측정하고 있다.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는 IT비전공자 대상으로 코딩역량 함양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NH농협은행도 직원들을 디지털전문인력, 데이터전문인력으로 구분해 내부 전문가들을 양성하는 작업을 진행해오고 있다. IT 인력을 자체적으로 개발한 신한은행, KB국민은행, NH농협은행의 경우 관련 ‘앱’에서 두드러진 실적을 내는 등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 ‘디지털 전환’ 흐름에 발맞춰야… 5대 금융지주는 물론 금융산업 전반에서 ‘디지털 전환’을 외치면서 IT 관련 인재 수요는 급격하게 늘었다. 특히 금융은 전통적으로 체계가 견고한 상황이기 때문에 ‘디지털 전환’ 자체가 까다롭다. 그렇기에 빅테크, 핀테크와의 경쟁을 해야 되는 금융사의 경우 개발자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내년부터 본격 시행되는 마이데이터 관련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선 인력 수급이 절실한 상황이다. 금융권 입장에서는 선점과 동시에 타사 데이터까지 확보할 수 있는 마이데이터 사업을 놓칠 수 없다. 시간이 갈수록 ‘승자 독식’ 구조가 공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융사가 디지털 전환에 집중하면서 외부 인력 몸값 자체가 높아져 기존 은행의 연봉 테이블에서 수용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내부 직원 육성은 필연적인 것”이라고 토로했다.

“인턴도 월 300만원” IT 개발자 모시기...게임업계에서 금융권으로

IT 개발인력, 공급보다 수요 많아...파격 대우
인터넷은행 급여 올리자 시중은행, 자체 인력 양성

최동수 기자 승인 2021.12.07 16:14 의견 0
금융권 채용 박람회에 모인 취업준비생들 (사진=연합뉴스)

“인턴만 해도 월 300만원 지급, 연봉 20~30% 성과급 드립니다.”

올해초 게임업계에서 개발자 모시기 전쟁이 벌어졌다. 국내 최대 게임업체인 넥슨이 개발직군 신입사원 초임을 5000만원으로 인상했다. 그러자 ‘배틀그라운드’로 유명한 크래프톤이 ‘초봉 6000만원’을 선언했다. 다른 게임사들도 우수한 개발인력을 뺏기지 않기 위해 연봉 인상은 물론 각종 인센티브 계획을 내놓았다.

게임업계의 연봉 인상은 쿠팡, 배달의민족, 직방 등 다른 IT업계로 번졌다. 개발인력 공급이 수요에 부족하자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면서 인재 유치 경쟁이 벌어진 거다.

이 경쟁이 금융권으로 확산됐다. 금융사들이 디지털 전환을 서두르고 있고, 본격화된 마이데이터 서비스로 인해 IT 개발 인력 확보가 절실해졌기 때문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전 직원의 임금을 평균 1000만원 이상 일괄 인상하는 파격 성과보상을 제시했다. 각각 연봉 20~30% 규모의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과 성과급도 지급한다.

토스뱅크도 최근 입사 1주년을 맞이한 사내 임직원을 대상으로 스톡옵션을 부여했다. 임직원 30명에게 스톡옥션 60만주가 제공됐다. 케이뱅크는 인턴에게도 월급 300만원을 제시하며 IT 인력 입도선매에 나섰다.

■ 시중은행, 자체 인력 확보에 사활

인터넷전문은행이 스톡옵션과 성과급으로 IT 전문 인력을 흡수하자 시중은행들도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자체 디지털 인력 육성’이라는 고육지책을 쓰기 시작했다.

신한은행은 내년부터 영업점 직원들을 대상으로 ‘BD 1000’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행내 데이터 분석 전문가 1000명을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올 초부터 추진된 이 프로그램은 지난달까지 데이터 전문가는 960명을 육성했다.

또 신한은행은 인사 이력에 인공지능(AI), 데이터 등 디지털 분야를 포함한 8개 분야에 직원들이 희망직무를 선택하는 ‘MY 직무 지정제도’도 도입했다.

KB국민은행 또한 신입 행원 과정 내 디지털 전환(DT)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프로그램 내 DT 활성화 지표를 측정하고 있다.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는 IT비전공자 대상으로 코딩역량 함양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NH농협은행도 직원들을 디지털전문인력, 데이터전문인력으로 구분해 내부 전문가들을 양성하는 작업을 진행해오고 있다.

IT 인력을 자체적으로 개발한 신한은행, KB국민은행, NH농협은행의 경우 관련 ‘앱’에서 두드러진 실적을 내는 등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 ‘디지털 전환’ 흐름에 발맞춰야…

5대 금융지주는 물론 금융산업 전반에서 ‘디지털 전환’을 외치면서 IT 관련 인재 수요는 급격하게 늘었다. 특히 금융은 전통적으로 체계가 견고한 상황이기 때문에 ‘디지털 전환’ 자체가 까다롭다. 그렇기에 빅테크, 핀테크와의 경쟁을 해야 되는 금융사의 경우 개발자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내년부터 본격 시행되는 마이데이터 관련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선 인력 수급이 절실한 상황이다. 금융권 입장에서는 선점과 동시에 타사 데이터까지 확보할 수 있는 마이데이터 사업을 놓칠 수 없다. 시간이 갈수록 ‘승자 독식’ 구조가 공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융사가 디지털 전환에 집중하면서 외부 인력 몸값 자체가 높아져 기존 은행의 연봉 테이블에서 수용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내부 직원 육성은 필연적인 것”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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