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3일 ‘2022 CEO 회의’ 폐막식에서 그룹 사장단을 모아놓고 손자병법에 나오는 ‘다른 길을 찾아 유리한 위치를 선점해 위기를 기회로 삼는다’는 의미의 ‘이우위직 이환위리(以迂爲直 以患爲利)’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SK그룹) “이우위직 이환위리(以迂爲直 以患爲利).”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최근 그룹 사장단을 모아놓고 한 말이다. 손자병법에 나오는 ‘다른 길을 찾아 유리한 위치를 선점해 위기를 기회로 삼는다’는 의미의 말이다. 세계적인 경기침체가 우려되는 가운데 SK를 비롯한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이 사장단 회의를 열고 경영 전략과 중장기 목표를 위한 회의를 잇달아 열고 있다. 24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최근 기업 경영환경에 대해 “어렵지만 비즈니스 전환 등을 통해 새로운 해법을 찾으면서 위기 이후 큰 도약을 준비하자”고 주문했다. 최 회장과 SK그룹 사장단은 지난 21~23일 제주 다이넥스 호텔에서 ‘2022 CEO 세미나’를 열었다. 마지막 날 최 회장은 손자병법의 구절을 언급하며 ‘위기를 극복해 기회로 삼자’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요소를 비즈니스에 내재화해 지속적인 성장성을 확보하고 기업가치를 증대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면서 “경영환경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데이터 기반의 경영전략 실행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지정학적 긴장 등 거시 환경의 위기 요인이 증가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며 연말까지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비한 전략 수립을 주문했다. 이번 SK CEO 세미나에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위기와 인플레이션, 금리, 환율 등 거시경제 상황을 점검하고 국내 경제에 미칠 영향과 대비책을 논의했다. SK그룹 관계자는 “그룹 CEO들이 지정학적 위기 등 불확실성이 커진 경영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연내 다양한 시나리오별 대응 전략을 수립하고 만반의 준비를 하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지난 9월29일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리조트에서 열린 'LG 사장단 워크숍'에서 최고경영진과 대화를 나누며 이동하고 있다. (사진=LG) 삼성, LG, 현대차도 SK에 앞서 글로벌 경영 환경 위기 대응에 사장단이 머리를 맞댔다. 삼성그룹은 지난달 말 삼성 SDI·SDS·전기·디스플레이 등 전자 계열사와 삼성생명 등 금융 계열사 사장단이 모여 사장단 회의를 가졌다. 이날 회의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참석해 경제 현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오찬 자리에 참석해 그룹 임원들과 경제 현안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삼성 사장단회의는 2년 만에 이뤄졌다. 특히 이 부회장이 복권하면서 그룹 계열사들을 직접 살펴보며 스킨십을 강화한 가운데 이뤄져 주목됐다. 삼성전자는 최근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하락하고 가전 재고가 급증하는 등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주가도 5만원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그룹 임원 회의가 필요했다. LG그룹도 지난달 29일 경기 광주시 곤지암리조트에서 사장단 회의를 진행해 중장기 경영전략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경영환경이 어려운 때”라며 “환경에 휩쓸리지 말고 주도적이고 능동적으로 미래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 대표가 사장단과 함께 회의를 진행한 것은 지난 2019년 12월 이후 3년 만이다. 현대자동차그룹도 지난 8월 정의선 회장을 중심으로 사장단 회의를 가졌다. 현대차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인해 미국 현지 내 자사 전기차가 보조금 혜택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나왔다. 이에 대책 회의를 최근까지도 지속해서 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코그룹도 이달 말 최정우 회장 주재로 그룹 경영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최 회장은 하반기 실적 점검과 경기침체에 대응하는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특히 최근 태풍 힌남노로 인해 포항제철소 침수 피해를 겪은 만큼 이에 대한 대응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이 경영진 회의를 개최한 데는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가격이 불안정했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한국 등 각국이 금리를 올리고 있다. 원·달러 환율도 크게 올라 수출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미·중 패권 경쟁과 자국주의로 인한 IRA와 반도체 공급망도 미국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상황이다. 대한상공회의소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기업들의 전망한 경제 전망은 어둡다고 평가됐다. 대한상의는 ‘2022년 4분기 경기전망지수(BSI)’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한 기업들 중 58.2%가 ‘올해 경제성장률이 2%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고물가․고금리 상황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고 말했다.

최태원 SK 회장 “위기는 기회”…·삼성·LG·현대차도 내년 준비 ‘사장단 회의’

세계적인 경기침체 우려 높아…연말까지 다양한 시나리오 대비 나서
주요 그룹 총수들도 줄줄이 사장단 회의…포스코, 이달 말 예정

손기호 기자 승인 2022.10.24 10:57 의견 0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3일 ‘2022 CEO 회의’ 폐막식에서 그룹 사장단을 모아놓고 손자병법에 나오는 ‘다른 길을 찾아 유리한 위치를 선점해 위기를 기회로 삼는다’는 의미의 ‘이우위직 이환위리(以迂爲直 以患爲利)’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SK그룹)


“이우위직 이환위리(以迂爲直 以患爲利).”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최근 그룹 사장단을 모아놓고 한 말이다. 손자병법에 나오는 ‘다른 길을 찾아 유리한 위치를 선점해 위기를 기회로 삼는다’는 의미의 말이다.

세계적인 경기침체가 우려되는 가운데 SK를 비롯한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이 사장단 회의를 열고 경영 전략과 중장기 목표를 위한 회의를 잇달아 열고 있다.

24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최근 기업 경영환경에 대해 “어렵지만 비즈니스 전환 등을 통해 새로운 해법을 찾으면서 위기 이후 큰 도약을 준비하자”고 주문했다.

최 회장과 SK그룹 사장단은 지난 21~23일 제주 다이넥스 호텔에서 ‘2022 CEO 세미나’를 열었다. 마지막 날 최 회장은 손자병법의 구절을 언급하며 ‘위기를 극복해 기회로 삼자’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요소를 비즈니스에 내재화해 지속적인 성장성을 확보하고 기업가치를 증대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면서 “경영환경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데이터 기반의 경영전략 실행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지정학적 긴장 등 거시 환경의 위기 요인이 증가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며 연말까지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비한 전략 수립을 주문했다.

이번 SK CEO 세미나에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위기와 인플레이션, 금리, 환율 등 거시경제 상황을 점검하고 국내 경제에 미칠 영향과 대비책을 논의했다.

SK그룹 관계자는 “그룹 CEO들이 지정학적 위기 등 불확실성이 커진 경영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연내 다양한 시나리오별 대응 전략을 수립하고 만반의 준비를 하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지난 9월29일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리조트에서 열린 'LG 사장단 워크숍'에서 최고경영진과 대화를 나누며 이동하고 있다. (사진=LG)


삼성, LG, 현대차도 SK에 앞서 글로벌 경영 환경 위기 대응에 사장단이 머리를 맞댔다.

삼성그룹은 지난달 말 삼성 SDI·SDS·전기·디스플레이 등 전자 계열사와 삼성생명 등 금융 계열사 사장단이 모여 사장단 회의를 가졌다.

이날 회의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참석해 경제 현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오찬 자리에 참석해 그룹 임원들과 경제 현안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삼성 사장단회의는 2년 만에 이뤄졌다.

특히 이 부회장이 복권하면서 그룹 계열사들을 직접 살펴보며 스킨십을 강화한 가운데 이뤄져 주목됐다. 삼성전자는 최근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하락하고 가전 재고가 급증하는 등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주가도 5만원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그룹 임원 회의가 필요했다.

LG그룹도 지난달 29일 경기 광주시 곤지암리조트에서 사장단 회의를 진행해 중장기 경영전략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경영환경이 어려운 때”라며 “환경에 휩쓸리지 말고 주도적이고 능동적으로 미래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 대표가 사장단과 함께 회의를 진행한 것은 지난 2019년 12월 이후 3년 만이다.

현대자동차그룹도 지난 8월 정의선 회장을 중심으로 사장단 회의를 가졌다. 현대차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인해 미국 현지 내 자사 전기차가 보조금 혜택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나왔다. 이에 대책 회의를 최근까지도 지속해서 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코그룹도 이달 말 최정우 회장 주재로 그룹 경영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최 회장은 하반기 실적 점검과 경기침체에 대응하는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특히 최근 태풍 힌남노로 인해 포항제철소 침수 피해를 겪은 만큼 이에 대한 대응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이 경영진 회의를 개최한 데는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가격이 불안정했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한국 등 각국이 금리를 올리고 있다. 원·달러 환율도 크게 올라 수출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미·중 패권 경쟁과 자국주의로 인한 IRA와 반도체 공급망도 미국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상황이다.

대한상공회의소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기업들의 전망한 경제 전망은 어둡다고 평가됐다. 대한상의는 ‘2022년 4분기 경기전망지수(BSI)’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한 기업들 중 58.2%가 ‘올해 경제성장률이 2%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고물가․고금리 상황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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