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화된 지 20년이 지났지만 정권이 바뀔 때마다 대표이사(CEO)가 정부 입맛에 맞게 교체된다. 낙하산이 아닌 내부 출신으로 역대급 실적을 낸 CEO도 외풍에 견디지 못한다. 바로 KT의 슬픈 현실이다. 일각에선 KT의 신임 대표이사로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캠프에서 활동했던 인물이 올 것이라고 수군대고 있다. 24일 업계에선 KT의 차기 CEO 후보자 중 윤진식(77) 전 산업자원부 장관이 유력하다는 말이 전해진다. 윤 전 장관은 이명박 정부 초대 대통령실 정책실장을 역임했으며 윤석열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는 경제고문으로 활동했다. 윤진식 전 산업자원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윤 후보 외에 윤종록 전 미래창조과학부 차관, 김종훈 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등이 후보에 꼽힌다. 권은희 전 새누리당 의원과 김성태 전 자유한국당 등 현 여당의 이전 정당에 몸담았던 인물도 후보에 포함됐다. KT 차기 대표 후보 지원자 총 33명 가운데 외부인사가 18명이다. 이 중 5명이 현 정권과 관련된 인사다. KT는 민영화 이후 이용경, 남중수, 이석채, 황창규, 구현모 등이 대표를 맡았다. 이 가운데 황창규 대표만 연임에 성공했다. 남중수, 이석채 전 대표는 배임 혐의로 불명예스럽게 물러나야 했다. 구 대표도 전 정권에서 비자금을 조성해 국회의원들에게 불법후원했다는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지난해 8월30일 민영화 20주년 기념식에서 구현모 KT 대표가 디지코 청사진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KT) 하지만 구 대표는 사상 처음으로 KT 공채 출신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는 점이 높이 평가됐다. 특히 기존 통신사업의 한계를 벗어나고자 디지털플랫폼 기업 ‘디지코(DIGICO)’로 성공적으로 전환시켰다. 미디어콘텐츠 분야에서 스튜디오지니가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제작해 빅히트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9일 KT 이사회는 정부의 소유 분산기업 지배구조 투명화 요구를 받고 공개경쟁방식으로 차기 CEO 선임을 재추진하기로 했다. 이때부터 구 대표의 연임이 물건너갔다는 얘기가 나왔다. 구 대표는 지난 23일 스스로 CEO 후보에서 사퇴했다. 외풍에 KT의 성과도 무색하게 됐다. 증권가에서는 KT CEO 교체 이슈로 인해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홍식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경영진 교체 우려가 큰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는 어떠한 호재도 주가에 반영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KT, 민영화 20년 넘었어도 정권 따라 CEO ‘흔들흔들’…이미 낙점자 소문도

외풍에 흔들려 ‘민영화 20년·매출23조·디지코’ 성과 ‘무색’…“호재도 주가에 반영 어려운 상황”

손기호 기자 승인 2023.02.24 14:09 의견 0

민영화된 지 20년이 지났지만 정권이 바뀔 때마다 대표이사(CEO)가 정부 입맛에 맞게 교체된다. 낙하산이 아닌 내부 출신으로 역대급 실적을 낸 CEO도 외풍에 견디지 못한다. 바로 KT의 슬픈 현실이다.

일각에선 KT의 신임 대표이사로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캠프에서 활동했던 인물이 올 것이라고 수군대고 있다.

24일 업계에선 KT의 차기 CEO 후보자 중 윤진식(77) 전 산업자원부 장관이 유력하다는 말이 전해진다. 윤 전 장관은 이명박 정부 초대 대통령실 정책실장을 역임했으며 윤석열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는 경제고문으로 활동했다.

윤진식 전 산업자원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윤 후보 외에 윤종록 전 미래창조과학부 차관, 김종훈 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등이 후보에 꼽힌다. 권은희 전 새누리당 의원과 김성태 전 자유한국당 등 현 여당의 이전 정당에 몸담았던 인물도 후보에 포함됐다. KT 차기 대표 후보 지원자 총 33명 가운데 외부인사가 18명이다. 이 중 5명이 현 정권과 관련된 인사다.

KT는 민영화 이후 이용경, 남중수, 이석채, 황창규, 구현모 등이 대표를 맡았다. 이 가운데 황창규 대표만 연임에 성공했다. 남중수, 이석채 전 대표는 배임 혐의로 불명예스럽게 물러나야 했다. 구 대표도 전 정권에서 비자금을 조성해 국회의원들에게 불법후원했다는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지난해 8월30일 민영화 20주년 기념식에서 구현모 KT 대표가 디지코 청사진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KT)

하지만 구 대표는 사상 처음으로 KT 공채 출신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는 점이 높이 평가됐다. 특히 기존 통신사업의 한계를 벗어나고자 디지털플랫폼 기업 ‘디지코(DIGICO)’로 성공적으로 전환시켰다. 미디어콘텐츠 분야에서 스튜디오지니가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제작해 빅히트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9일 KT 이사회는 정부의 소유 분산기업 지배구조 투명화 요구를 받고 공개경쟁방식으로 차기 CEO 선임을 재추진하기로 했다. 이때부터 구 대표의 연임이 물건너갔다는 얘기가 나왔다. 구 대표는 지난 23일 스스로 CEO 후보에서 사퇴했다.

외풍에 KT의 성과도 무색하게 됐다. 증권가에서는 KT CEO 교체 이슈로 인해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홍식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경영진 교체 우려가 큰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는 어떠한 호재도 주가에 반영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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