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영화 '어른의 부재' 스틸 코스타 가브라스와 박찬욱 감독이 서로의 작품을 극찬해 훈훈함을 자아냈다. 동료 감독은 물론, 프로듀서와 감독으로 인연을 맺어 온 거장들은 허심탄회하게 서로의 작품에 대해 이야기하며 방대한 세계관을 풀어냈다. 6일 오전 부산 영화의 전당 야외무대에서는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아이콘 섹션에서 신작 ‘어른의 부재’를 선보이는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과 박찬욱 감독이 부산의 관객들과 소통했다. 당초 두 감독은 함께 무대에 오르기로 했지만 박찬욱 감독이 교통 정체로 20분 늦게 무대에 올랐고,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이 영화제와의 인연을 밝히며 먼저 행사를 진행했다. 2009년 영화제 방문 이후 두 번째로 한국에 방문했다고 말한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은 “관계자와 관객 분들이 너무 친절하게 해 주셔서 감사했다. 한국 영화를 좋아한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도 좋아한다”고 애정을 표했다. 그러면서 “사실 여러 나라에 감독들이 계신데, 어느 나라나 같겠지만 미국의 영향을 받은 작품들이 많다. 하지만 한국은 영화가 개성적이고, 한국적인 감수성이 많이 담긴 것 같다. 한국 영화가 그만큼 각광을 받아 여러 나라에 배급이 되고 있다. 영화제에서도 상을 많이 받는다. 새로운 세대에서 여성 감독들도 많이 배출되었으면 한다. 소개받은 감독이 3명 있지만, 그 3명이라는 게 너무 적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뒤늦게 무대에 오른 박 감독과 포옹으로 반가움을 표한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은 그가 도착하자마자 그의 영화에 대한 칭찬을 쏟아내며 애정을 표했다. 그는 “500편의 흡혈귀 영화가 있는데, 일부를 선정해 상영을 하는 행사가 있다. 그중 하나가 박찬욱의 ‘박쥐’였다. 최근에 봤는데 너무 좋더라. ‘올드보이’ ‘스토커’ ‘아가씨’ 4편만 가지고 보면 세계가 너무나도 다르다. 한 감독이 다른 감수성과 세계관, 독창성을 표현했는지 정말 놀랍다. 어려운 주제였다”라고 평가했다. 특히 ‘올드보이’에 대해서는 “주제가 폭력이지만, 단순하지 않다. 모든 사람들에 내재된 폭력과 무의식 속에 있는 폭력을 다뤘다. 다른 영화들은 어리석게 폭력들을 많이 표현하곤 한다”라고 극찬했다. 사진=영화 '아가씨' 스틸 박 감독은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과의 인연에 대해 “평생의 프로젝트로 만들고 싶은 작품이 있는데 감독님이 프랑스어로 이 영화를 만드셨다. 코스타 가브리스 감독님과 사모님이신 미셸 가브라스 프로듀서가 판권을 갖고 계셔서 인연을 맺게 됐다. 아드님도 프로듀서로 활동하고 있는데, 몇 년 동안 일을 해왔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의 초기 작품부터 최신작까지 보면, ‘과연 한 감독의 작품이 맞나’라는 생각이 들만큼 드라마를 다양하게 구성하신다”고 화답하며 “끝없이 도전하는 선배 거장을 보고 배우겠다는 마음으로 일을 하면서 나도 그렇게 된 것 같다. 여러 거장들의 영화를 보다 보니 다양한 영화가 만들어진 것 같다”라고 존경을 표했다. 신작 ‘어른의 부재’에 대한 감탄도 전했다. 그는 “20대 감독의 영화가 아닐까 싶을 만큼 비판 정신이 너무 날카로웠다. 영화의 에너지가 화산처럼 터지듯이 부글부글 끓더라. 나이가 들면 현자가 되는 것처럼 다 이해하고, 용서하는 방향을 보여주기도 한다. 하지만 이 분은 아직도 분노가 남아있고, 용서가 없다는 걸 보며 배워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어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이 신작에 대해 직접 설명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생각한 걸 담았는데, 주변에서 말리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 평가가 좋아 다행이다”라고 설명했다. 박 감독의 평가에 대해서는 “나이가 들면 생각이 바뀐다. 하지만 열정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고, 주변을 비판적이면서도 사랑의 눈길로 보는 자세가 필요한 것 같다. 나는 ‘젊었을 때는 훨씬 좋았다’라는 말은 잘하지 않는다”라고 여전히 젊은 감각을 유지하는 비결을 밝혔다. ‘어른의 부재’는 그리스 경제 위기를 소재로 한 작품이며, 2015년 그리스 정부와 유럽 연합 간의 정면 대결을 극화한 작품이다. 그리스 출신 거장 코스타 가브리스 감독이 1969년 ‘제트’ 이후 처음으로 고국의 정치 문제를 다뤘다.

[24th BIFF] 코스타 가브라스·박찬욱 감독, 두 거장이 나눈 방대한 영화 세계관

부산=장수정 기자 승인 2019.10.06 11:50 | 최종 수정 2139.07.11 00:00 의견 0
사진=영화 '어른의 부재' 스틸
사진=영화 '어른의 부재' 스틸

코스타 가브라스와 박찬욱 감독이 서로의 작품을 극찬해 훈훈함을 자아냈다. 동료 감독은 물론, 프로듀서와 감독으로 인연을 맺어 온 거장들은 허심탄회하게 서로의 작품에 대해 이야기하며 방대한 세계관을 풀어냈다.

6일 오전 부산 영화의 전당 야외무대에서는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아이콘 섹션에서 신작 ‘어른의 부재’를 선보이는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과 박찬욱 감독이 부산의 관객들과 소통했다.

당초 두 감독은 함께 무대에 오르기로 했지만 박찬욱 감독이 교통 정체로 20분 늦게 무대에 올랐고,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이 영화제와의 인연을 밝히며 먼저 행사를 진행했다. 2009년 영화제 방문 이후 두 번째로 한국에 방문했다고 말한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은 “관계자와 관객 분들이 너무 친절하게 해 주셔서 감사했다. 한국 영화를 좋아한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도 좋아한다”고 애정을 표했다.

그러면서 “사실 여러 나라에 감독들이 계신데, 어느 나라나 같겠지만 미국의 영향을 받은 작품들이 많다. 하지만 한국은 영화가 개성적이고, 한국적인 감수성이 많이 담긴 것 같다. 한국 영화가 그만큼 각광을 받아 여러 나라에 배급이 되고 있다. 영화제에서도 상을 많이 받는다. 새로운 세대에서 여성 감독들도 많이 배출되었으면 한다. 소개받은 감독이 3명 있지만, 그 3명이라는 게 너무 적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뒤늦게 무대에 오른 박 감독과 포옹으로 반가움을 표한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은 그가 도착하자마자 그의 영화에 대한 칭찬을 쏟아내며 애정을 표했다. 그는 “500편의 흡혈귀 영화가 있는데, 일부를 선정해 상영을 하는 행사가 있다. 그중 하나가 박찬욱의 ‘박쥐’였다. 최근에 봤는데 너무 좋더라. ‘올드보이’ ‘스토커’ ‘아가씨’ 4편만 가지고 보면 세계가 너무나도 다르다. 한 감독이 다른 감수성과 세계관, 독창성을 표현했는지 정말 놀랍다. 어려운 주제였다”라고 평가했다.

특히 ‘올드보이’에 대해서는 “주제가 폭력이지만, 단순하지 않다. 모든 사람들에 내재된 폭력과 무의식 속에 있는 폭력을 다뤘다. 다른 영화들은 어리석게 폭력들을 많이 표현하곤 한다”라고 극찬했다.

사진=영화 '아가씨' 스틸
사진=영화 '아가씨' 스틸

박 감독은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과의 인연에 대해 “평생의 프로젝트로 만들고 싶은 작품이 있는데 감독님이 프랑스어로 이 영화를 만드셨다. 코스타 가브리스 감독님과 사모님이신 미셸 가브라스 프로듀서가 판권을 갖고 계셔서 인연을 맺게 됐다. 아드님도 프로듀서로 활동하고 있는데, 몇 년 동안 일을 해왔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의 초기 작품부터 최신작까지 보면, ‘과연 한 감독의 작품이 맞나’라는 생각이 들만큼 드라마를 다양하게 구성하신다”고 화답하며 “끝없이 도전하는 선배 거장을 보고 배우겠다는 마음으로 일을 하면서 나도 그렇게 된 것 같다. 여러 거장들의 영화를 보다 보니 다양한 영화가 만들어진 것 같다”라고 존경을 표했다.

신작 ‘어른의 부재’에 대한 감탄도 전했다. 그는 “20대 감독의 영화가 아닐까 싶을 만큼 비판 정신이 너무 날카로웠다. 영화의 에너지가 화산처럼 터지듯이 부글부글 끓더라. 나이가 들면 현자가 되는 것처럼 다 이해하고, 용서하는 방향을 보여주기도 한다. 하지만 이 분은 아직도 분노가 남아있고, 용서가 없다는 걸 보며 배워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어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이 신작에 대해 직접 설명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생각한 걸 담았는데, 주변에서 말리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 평가가 좋아 다행이다”라고 설명했다.

박 감독의 평가에 대해서는 “나이가 들면 생각이 바뀐다. 하지만 열정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고, 주변을 비판적이면서도 사랑의 눈길로 보는 자세가 필요한 것 같다. 나는 ‘젊었을 때는 훨씬 좋았다’라는 말은 잘하지 않는다”라고 여전히 젊은 감각을 유지하는 비결을 밝혔다.

‘어른의 부재’는 그리스 경제 위기를 소재로 한 작품이며, 2015년 그리스 정부와 유럽 연합 간의 정면 대결을 극화한 작품이다. 그리스 출신 거장 코스타 가브리스 감독이 1969년 ‘제트’ 이후 처음으로 고국의 정치 문제를 다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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