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MBC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가 대한민국 곳곳에서 사라져가는 삶의 소리를 기록하며 뜻 깊은 30년을 이어왔다. 지금까지 우리 소리를 발굴하는데 힘써왔다면, 앞으로는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는데 활용하는 방안을 찾겠다는 꿈을 밝혔다. 12일 오전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MBC에서 MBC 라디오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 30주년 기자 초청 청음 및 간담회가 열렸다. MBC 라디오는 급속한 산업화의 뒤안길로 사라져가는 우리의 소리를 찾아 기록하기 위해 1989년부터 국내 방송사 최초로 토속민요를 기록해 출판하고 방송하는 ‘한국민요대전’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MBC 라디오 민요취재팀은 1989년부터 1996년까지 전국 900여 마을에서 18000여 곡에 이르는 방대한 양의 토속민요를 채록했고, 그 중 2255곡을 엄선해 ‘한국민요대전’이라는 타이틀로 총 103장의 음반과 9권의 해설집으로 출간했다. 또 MBC 라디오는 1989년 10월부터 현지에서 취재한 자료만으로 프로젝트명과 동일한 제목의 ‘한국민요대전’ 프로그램을 방송하기 시작해 2008년 11월까지 총 6350회를 방송했고, 1991년 10월부터는 광고 형식의 짧은 프로그램인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를 개시해 지금까지 28년 넘게 방송하고 있다.  사진제공=MBC 최상일 PD는 “이렇게 오래할 거라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내 방송 인생이 다 이쪽으로 할애 되리라고는 상상 못했다”며 “일이 내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다. 민요가 숨어 있다가 나 같은 사람을 불러들인 것 같은 느낌이다”고 30주년을 맞은 소감을 밝혔다. 이어 “민요는 다른 음악과의 차별성이 있다. 토속적인 것이 주는 느낌이 있다. 우리가 음식을 먹어도 토속음식이라고 하면 건강할 거 같고, 잘 맞을 거 같지만 사라져가고 있고, 뭔가 이 시대에 맞지 않는 거 같은 독특한 매력이 있지 않나. 그거와 마찬가지로 우리가 늘 보고 살았던 전통 사회의 대중적인 노래가 산업화 때문에 급속히 사라져갔던 것을 다시 접하는 그 매력은 고고학자가 보물을 찾아낸 거 같은, 중요한 문화재를 발굴한 거 같은 매력을 느꼈다. 방송 PD로서 음악 소재를 찾아다니는 게 늘 하던 일이라 우리 소리를 찾아서 끝까지 가보자 해서 사라져가는 음악이 다시 기록이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제작진이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 방송을 위해 돌아다닌 마을만 900여곳, 만난 사람들은 약 2~3만 명이 넘는다. 최 PD는 “한 마을에 가면 적어도 10명 많으면 50명 정도 어르신들을 만났다. 나 혼자한 게 아니라 MBC 라디오 특별 기획팀이 형성돼서 시작하게 됐다. 여러 명의 스태프들이 같이 고생했고, MBC가 공영방송으로서 공익적인 수행 명분이 있었기 때문에 비용도 많이 들고 인력도 많이 드는 일을 장기적으로 할 수 있었다”고 얘기했다. 사진제공=MBC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는 방송 30주년을 기념해 음반을 발매했다. MFBTY(타이거 JK, 윤미래, 비지)가 만든 ‘되돌아와’는 한국의 대표적인 민요 ‘아리랑’을 트렌디한 팝적인 요소를 많이 넣어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곡으로 만들었다. 전남 진도군의 보리타작 소리인 ‘옹헤야’, 전남 진도군 의신면의 모찌는 소리인 ‘먼뒤요소리’를 인용해 힙합과 우리의 소리를 절묘하게 표현했다. 타이거JK는 “의미 있고 고마운 프로젝트에 기회를 줘서 감사하다. 무거운 마음으로 가볍게 작업했다”며 “250개 정도의 민요 소리를 계속 들으면서 힙합과 흡사하고 소울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 중요한 프로젝트다 보니까 고민이 많았는데 해외의 시상식이나 행사에서 이 노래가 나오면 다 같이 아리랑을 외쳐줬으면 좋겠다 싶은 마음에 즐겁게 작업했다”고 참여 소감을 밝혔다. 재주소년의 ‘갈치의 여행’은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 방송 자료 중 1989년 채록된 제주 조천읍 신촌리 허장수 할아버지의 ‘북제주 갈치 잡는 소리’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곡이다. 제주에서 출발한 갈치 떼들이 알을 낳으러 여행을 떠나는 장면을 상상하며 만든 노래로, 재주소년의 따뜻한 포크 감성이 묻어난다. 사진제공=MBC 재주소년은 “나에게 주어진 장료가 방대하고, 이 소리를 어떻게 활용하든 상관이 없다고 해서 시작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생각하다가 직접 제주도에 갔다. 그러다 갈치 잡는 소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할아버지가 노래 부르시는 파트를 들으면서 갈치랑 대화하는 느낌을 받았다. 나도 그것을 이어가는 기분으로 노래를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89년도에 녹음된 소리인데 남아있다는 게 너무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덕분에 이런 곡도 만들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 ‘갈치의 여행’이라는 곡을 통해 우리의 소리에 대해 더 확대해서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MFBTY의 ‘되돌아와’와 재주소년의 ‘갈치의 여행’은 이날 정오 온라인 음원사이트를 통해 공개한 뒤 서울시 우리소리 박물관에 기증할 예정이다.

[현장 종합]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 타이거JK·재주소년 동참한 ‘특별한 30주년’

이채윤 기자 승인 2019.11.12 12:38 | 최종 수정 2019.11.13 15:53 의견 0
사진제공=MBC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가 대한민국 곳곳에서 사라져가는 삶의 소리를 기록하며 뜻 깊은 30년을 이어왔다. 지금까지 우리 소리를 발굴하는데 힘써왔다면, 앞으로는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는데 활용하는 방안을 찾겠다는 꿈을 밝혔다.

12일 오전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MBC에서 MBC 라디오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 30주년 기자 초청 청음 및 간담회가 열렸다.

MBC 라디오는 급속한 산업화의 뒤안길로 사라져가는 우리의 소리를 찾아 기록하기 위해 1989년부터 국내 방송사 최초로 토속민요를 기록해 출판하고 방송하는 ‘한국민요대전’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MBC 라디오 민요취재팀은 1989년부터 1996년까지 전국 900여 마을에서 18000여 곡에 이르는 방대한 양의 토속민요를 채록했고, 그 중 2255곡을 엄선해 ‘한국민요대전’이라는 타이틀로 총 103장의 음반과 9권의 해설집으로 출간했다. 또 MBC 라디오는 1989년 10월부터 현지에서 취재한 자료만으로 프로젝트명과 동일한 제목의 ‘한국민요대전’ 프로그램을 방송하기 시작해 2008년 11월까지 총 6350회를 방송했고, 1991년 10월부터는 광고 형식의 짧은 프로그램인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를 개시해 지금까지 28년 넘게 방송하고 있다. 

사진제공=MBC

최상일 PD는 “이렇게 오래할 거라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내 방송 인생이 다 이쪽으로 할애 되리라고는 상상 못했다”며 “일이 내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다. 민요가 숨어 있다가 나 같은 사람을 불러들인 것 같은 느낌이다”고 30주년을 맞은 소감을 밝혔다.

이어 “민요는 다른 음악과의 차별성이 있다. 토속적인 것이 주는 느낌이 있다. 우리가 음식을 먹어도 토속음식이라고 하면 건강할 거 같고, 잘 맞을 거 같지만 사라져가고 있고, 뭔가 이 시대에 맞지 않는 거 같은 독특한 매력이 있지 않나. 그거와 마찬가지로 우리가 늘 보고 살았던 전통 사회의 대중적인 노래가 산업화 때문에 급속히 사라져갔던 것을 다시 접하는 그 매력은 고고학자가 보물을 찾아낸 거 같은, 중요한 문화재를 발굴한 거 같은 매력을 느꼈다. 방송 PD로서 음악 소재를 찾아다니는 게 늘 하던 일이라 우리 소리를 찾아서 끝까지 가보자 해서 사라져가는 음악이 다시 기록이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제작진이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 방송을 위해 돌아다닌 마을만 900여곳, 만난 사람들은 약 2~3만 명이 넘는다. 최 PD는 “한 마을에 가면 적어도 10명 많으면 50명 정도 어르신들을 만났다. 나 혼자한 게 아니라 MBC 라디오 특별 기획팀이 형성돼서 시작하게 됐다. 여러 명의 스태프들이 같이 고생했고, MBC가 공영방송으로서 공익적인 수행 명분이 있었기 때문에 비용도 많이 들고 인력도 많이 드는 일을 장기적으로 할 수 있었다”고 얘기했다.

사진제공=MBC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는 방송 30주년을 기념해 음반을 발매했다. MFBTY(타이거 JK, 윤미래, 비지)가 만든 ‘되돌아와’는 한국의 대표적인 민요 ‘아리랑’을 트렌디한 팝적인 요소를 많이 넣어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곡으로 만들었다. 전남 진도군의 보리타작 소리인 ‘옹헤야’, 전남 진도군 의신면의 모찌는 소리인 ‘먼뒤요소리’를 인용해 힙합과 우리의 소리를 절묘하게 표현했다.

타이거JK는 “의미 있고 고마운 프로젝트에 기회를 줘서 감사하다. 무거운 마음으로 가볍게 작업했다”며 “250개 정도의 민요 소리를 계속 들으면서 힙합과 흡사하고 소울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 중요한 프로젝트다 보니까 고민이 많았는데 해외의 시상식이나 행사에서 이 노래가 나오면 다 같이 아리랑을 외쳐줬으면 좋겠다 싶은 마음에 즐겁게 작업했다”고 참여 소감을 밝혔다.

재주소년의 ‘갈치의 여행’은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 방송 자료 중 1989년 채록된 제주 조천읍 신촌리 허장수 할아버지의 ‘북제주 갈치 잡는 소리’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곡이다. 제주에서 출발한 갈치 떼들이 알을 낳으러 여행을 떠나는 장면을 상상하며 만든 노래로, 재주소년의 따뜻한 포크 감성이 묻어난다.

사진제공=MBC

재주소년은 “나에게 주어진 장료가 방대하고, 이 소리를 어떻게 활용하든 상관이 없다고 해서 시작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생각하다가 직접 제주도에 갔다. 그러다 갈치 잡는 소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할아버지가 노래 부르시는 파트를 들으면서 갈치랑 대화하는 느낌을 받았다. 나도 그것을 이어가는 기분으로 노래를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89년도에 녹음된 소리인데 남아있다는 게 너무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덕분에 이런 곡도 만들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 ‘갈치의 여행’이라는 곡을 통해 우리의 소리에 대해 더 확대해서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MFBTY의 ‘되돌아와’와 재주소년의 ‘갈치의 여행’은 이날 정오 온라인 음원사이트를 통해 공개한 뒤 서울시 우리소리 박물관에 기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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