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루프탑 컴퍼니 제공   노래 한 곡이 누군가의 플레이리스트에서 재생되기까지 보이지 않은 수고가 교차돼 쌓여야 한다. 무대 위에서 노래를 하는 가수 뿐 아니라 작곡가, 작사가, 뮤직비디오 감독, A&R, 편곡가, 세션, 앨범 디자이너까지 각자의 분야에서 최선으로 최고를 만들어낸다. 그렇게 우리는 언제 어디서나 듣고 싶은 노래를 들을 수 있다.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가수 뒤에서 노래를 만드는 사람들을 만나봤다. <편집자 주> 작곡가 원영헌과 동네형(노현)은 2008년 음악이란 공통된 관심사로 만나 지금은 루프탑 컴퍼니를 함께 이끌어나가고 있는 동지이자 친구다. 이들은 히트 프로듀서 콤비라고 불리며  래퍼 산이(SAN E)의 ‘아는 사람 얘기’, 그룹 세븐틴(Seventeen)의 ‘예쁘다’, 아이오아이(I.O.I)의 ‘소나기’ 등을 만들어냈다.  브랜뉴 뮤직 프로듀서로 활동하던 두 사람은 라이머 대표를 보며 가수 제작의 꿈을 꿨고. 루프탑 컴퍼니 안에서 2015년 프리티 브라운을 데뷔시켰다.  “브랜뉴 뮤직과 저희는 뗄 수 없는 관계인 것 같아요. 브랜뉴 뮤직이란 이름이 있기 전부터 함께했거든요. 함께 성장하다가 저희는 따로 독립을 해보고 싶었어요. 브랜뉴 뮤직의 서브 레이블 같은 느낌입니다. 지금도 라이머 대표님이 많이 도와주시거든요. 또 함께 작곡하는 친구들과 붐바스틱이란 팀으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원영헌) 라이머 대표와 작곡가 원영헌의 인연은 2004년으로 거슬러간다. 그는 라이머가 제작을 시작했을 당시, 어시스턴트로 함께했고 2005년 브랜뉴 뮤직이 정식으로 설립이 되면서 지금까지 음악적 교류를 하고 있다.   “블랙스트리트의 ‘어나더 레벨’(Another Level)이란 앨범에 꽂혀 음악을 계속 해야겠단 생각을 했어요. 이 앨범을 듣고 흑인음악을 하고 싶다고 운명적으로 느꼈거든요. 부산에서 서울 올라갈 계기를 찾다 지인이 라이머 형과 함께한다고 해서 합류했어요”(원영헌) 동네형은 가수 상추와의 인연으로 작곡가로 데뷔했다. 상추와의 관계가 지금의 동네형이란 예명 탄생계기와 같았다.  “2007년도쯤 음악이 하고 싶어서 집에서 혼자 음악을 만들었어요. 때마침 친구 친동생이 지금의 상추였고, 친구가 노래를 전달했어요. 상추가 마이티마우스로 데뷔하게 되고 제 곡도 발표가 됐죠. 제 노래를 듣고 소속사 사장님이 ‘누구 노래야?’라고 물었는데, 상추가 ‘동네형이요’라고 대답했는데, 그 때부터 예명을 동네형이라고 지었어요. 진짜 상추 동네형이거든요(웃음)”(동네형) 각자 음악을 하고 있었던 두 사람은 2008년도 라이머 대표를 통해 인연의 물꼬를 텄다. 음악과 동갑이란 키워드로 친해지게 됐고 지금은 함께 모든 걸 공유하는 사이가 됐다.  “일만 하는 관계가 아닌, 친구니까 너무 좋아요. 일반회사에서 만난 사이라면, 이렇게까지 친해지지 못하잖아요. 영헌이가 결혼하기 전까지 계속 붙어다녔어요. 동네 친구라도 일과 관심분야가 달라지만 잘 못보는데, 영헌이와는 마음도, 종교도 잘 맞았죠”(동네형) “지금까지 한 번도 싸운 적이 없어요. 오랜 시간을 함께하다보니 서로 배려해야 할 부분을 알고 있는 것 같아요”(원영헌) 두 사람은 시너지를 주는 관계는 고이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고 있었다. 함께 음악을 하며 마음을 말로, 표현하는 일은 없었지만 누구보다 서로를 존중하고 있었다.  “영헌이는 저보다 데뷔도 먼저 했고 경험도 많아요. 제가 같이 작업하며 여러 가지 배웠어요. 또 인성이 바르다고 해야할까요. 제가 의지를 많이 해요. 제가 의견을 물어보면 정리를 하도록 도와줘요. 제 믿는 구석이 바로 영헌입니다. 버팀목이 되다보니 항상 자신감 있게 의견을 말할 수 있어요. 영헌이가 없었다면 음악을 할 수 없었어요. 자신감을 완성해주는 친구입니다”(동네형) “동네형은 밝은 에너지가 있어요. 처음에는 ‘서울 친구들은 다 이런가’ 싶었는데 모두가 밝고 건강하진 않더라고요. 어딜가나 피스메이커 역할을 해줘요. 머리회전도 빠르고요. 이건 제가 가지고 있지 않은 점이거든요. 감각적으로 음악을 잘하고 결단력이 빠르니 옆에서 항상 도움이 됩니다”(원영헌) 이들의 관계가 돈독해진 건 동네형이 음악적 슬럼프에 빠졌을 때다. 그 때 원 작곡가가 동네형에게 보낸 믿음과 격려가 그를 지금까지 오게 만들었다.    “저는 그 때 음악을 같이 하는 사람이 따로 있었어요. 동네형은 그 해에 작품이 없었고요. 막 데뷔하고 나서 얼마 안된 시점이라, 애매하다고 생각했을 겁니다. 이 길이 맞는지 모르겠고 노래가 발표는 됐는데 길은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하더라고요. 그 때 회사원과 작곡가의 길을 두고 서 있을 때였죠. 저는 충분히 음악에 재능이 있는 사람이, 경제적인 환경 때문에 포기하는 걸 많이 봐왔는데 동네형은 그러지 않았으면 했어요”(원영헌) “그 때 저는 음악으로 성공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환경적인 요인 때문에 입사를 고민하고 있었죠. 마음 속에는 음악을 계속 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영헌이의 말을 듣고 계속 믿고 가봐야겠다란 결심을 하게 됐어요”(동네형) 사진=붐바스틱 제공  작곡가 원영헌은 지금 루프탑 컴퍼니를 세우고, 붐바스틱으로서 음악을 지속할 수 있었던 이유를 “좋은 사람들 덕분에 얻은 기회”라고 말했다.  “음악을 왜 했을까 고민을 많이 하던 시기가 있었어요. 하지만 음악을 안하고 살 순 없더라고요. 주변 친구들은 연봉이 올라가는데 나만 제자리이니 자괴감이 많이 들었는데, 행운 같은 일들이 벌어졌어요. 라이머 형을 만난 것도 그렇고, 가수들이 또 잘 불러줘서 우리 노래가 사랑도 받게 됐고요. 좋은 사람들을 통해 주어진 기회 덕분에 행운 같은 일이 눈 앞에 벌어진거죠. 우리가 잘해서 그렇다는 생각은 절대 한 적이 없어요. 그저 ‘우리를 이렇게 도와주는 사람이 있다니, 잘 살아가고 있구나’를 느낄 뿐이죠. 돌아봤을 때 꾸준히 성장하고 있구나, 잘하고 있구나를 느껴요”(원영헌) 업계에 입지를 다진 두 사람은, 이제 자신들의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민식이, 배아트, 야마황과 함께하는 붐바스틱은 공동작업을 통해 완성도 높은 음악을 만들고 있었다. 받았던 고마운 마음을 잊지 않고 후배들에게 온기를 나누며 함께 공생하는 또 하나의 순기능이다.  “공동 작업이 많아지니까 작업 속도가 빨라지더라고요. 각자 개성이 뚜렷한 친구들입니다. 작품 활동을 하려면 인맥도 있어야 하는데, 좋은 기회가 없던 찰나에 저희와 함께하게 됐어요. 그 친구들에게도 좋은 기회겠지만 저희 또한 좋은 작업자들을 만나게 돼서 즐겁게 일하고 있습니다”(동네형) 뿐만 아니라 강서구에 위치한 아이비실용음악학원에서 강사로 활동하며 후배 양성에도 힘쓰고 있었다.  “우리로 인해 도움 받고 일이 잘 풀리는 걸 보면 뿌듯해요. 강사로 활동하면서도 그런 보람을 많이 느껴요. 저희끼리도 어떻게 하면 더 좋은 방향으로 신인들을 이끌 수 있을지 고민하고 회의를 해요”(원영헌) 두 사람이 작업한 곡 중 가장 애착이 가는 곡은 작곡가 인생에 터닝포인트를 가져다준 산이의 ‘아는 사람 얘기’였다.  “그 때부터 흐름이 바뀐 것 같아요. 1위 할 줄 몰랐거든요. 산이가 브랜뉴뮤직로 이적한 후 첫 신곡이라 잘됐으면 하는 마음이 어느 때보다 컸죠. 참여한 노래가 모두가 아는 노래가 돼 기뻤어요”(원영헌) 외부에서 작곡 의뢰가 들어왔을 때 붐바스틱이 가수에게 색깔을 입히는 과정이 궁금했다.  “어떤 방법으로 아티스트의 색깔을 입혀줄 수 있을까를 고민해요. 아이돌의 경우는 무대를 생각 안할 수가 없어요. 음악성적도 중요하지만 보여주는 음악인만큼 퍼포먼스와 같이 돋보일 수 있는 그림을 생각해요. 기존에 이슈가 있던 가수라면, 가사에 히스토리를 넣어주는 것도 고려하고요. 가수에게 대중이 바라는게 분명 있으니, 그 매력을 이어가면서 저희의 음악적인 색채를 보태려고 합니다”(동네형) “다비치의 ‘두 사랑’은 다비치의 힙합이란 키워드가 있었어요. 리듬은 힙합적인 베이스를 가져가고 대중적인 코드를 올렸죠. 들었을 때 끄덕거리며 편하게 들을 수 있는 음악으로 만들려고 했어요. 그런 요소를 중요하게 여겨요”(원영헌) 사진=루프탑 컴퍼니 제공  음악적으로 먼저 많은 걸 경험한 프로듀서로서, 신인 작곡가 혹은 작곡가 지망생들에게 필요한 것과 해주고 싶은 말은 무엇일까.  “처음에 아이폰이 나왔을 때 휴대전화와 엠피쓰리, 인터넷을 합쳐서 엄청난 찬사를 받았잖아요. 기존에 있던 걸 합치는 자체가 창작이 될 수 있는 좋은 예시라고 생각해요. 그런걸 할 수 있는 감각이 필요해요. 저도 마찬가지로 영감도 중요하지만 버틸 수 있는 인내심, 여러 사람이 같이 하는 직업이니 무리없는 소통도 필요하고요”(원영헌) “자기 것에 빠져서 하는건, 대중음악 작업자로서는 큰 효과가 없습니다. 노래 하나가 나오기까지 제작자, 가수가 원하는 바가 있으니 그걸 확실하게 분석해야 해요. 예를 들어 세븐틴은 학생에서 남자로 가는 세계관이 있잖아요. 이 흐름을 따라 곡을 쓸 수 있는 분석 능력이 필요합니다”(동네형) “대중음악을 하려면 음반 전반적인 비즈니스를 이해해야 해요. 아마추어 데모를 가지고 와서 작품을 했다는 것에 만족하지 마세요. 저는 건반 앞에서 음악을 배워본 적이 없어요. 음악 선배들을 만나서 이야기하고, 대화 안에서 해답을 찾는 경우가 더 많았어요. 서로 교류하며 작품 평가도 하며 실력을 발전시키세요. 한 마디로 방구석 음악만 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어요또 음악을 정말 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끈질기게 이어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잘 버티다 보면 수고한 만큼 그 이상의 것을 받을 수 있습니다”(원영헌) 붐바스틱 뿐 아니라 가요계에는 많은 작곡가들이 팀을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 치열한 시장에서 붐바스틱의 차별성을 들어봤다.   “전 장르가 가능하다는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작업속도도 빠르고요. 세션 스케줄 등 녹음을 하며 외부에서 필요한 걸 조정해야하는데, 붐바스틱 안에서는 다 할 수 있으니까요. 시간이 넉넉하다고 좋은 노래가 나오는 건 아니거든요”(동네형) 많은 역할을 어깨에 지고 있는 만큼 원 작곡가와 동네형은 올해도 제작자로, 작곡가로, 바쁘게 뛰어다닐 예정이다. 2020년에도 붐바스틱이 만든 노래가 다양한 사람들을 즐겁게 혹은 위로를 줄 수 있길 바라본다.  “책임감이 시간이 지날수록 강해지는 것 같아요. 역할이 있다보니 저희가 흔들리거나 힘들어하는 모습을 동생들에게 보이면 안좋은 영향을 끼칠 것 같아요. 그 친구들은 저희를 믿고 따라오는걸테니까요. 믿음을 주고 싶어요”(원영헌) “브랜뉴 뮤직이 성장하는 걸 봐왔고, 그 길을 또 따라가는게 큰 목표입니다. 프리티브라운, 붐바스틱 동생들이 다 올해 목표가 있어요. 그걸 이루는 것이 저희 목표입니다”(동네형)

[딥인더뮤직]루프탑 컴퍼니 원영헌-동네형 “브랜뉴뮤직의 길 따라갈 것”

붐바스틱 작곡팀으로 활동, 프리티브라운 제작

류지윤 기자 승인 2020.01.15 14:57 | 최종 수정 2020.01.16 11:43 의견 0
사진=루프탑 컴퍼니 제공 

 노래 한 곡이 누군가의 플레이리스트에서 재생되기까지 보이지 않은 수고가 교차돼 쌓여야 한다. 무대 위에서 노래를 하는 가수 뿐 아니라 작곡가, 작사가, 뮤직비디오 감독, A&R, 편곡가, 세션, 앨범 디자이너까지 각자의 분야에서 최선으로 최고를 만들어낸다. 그렇게 우리는 언제 어디서나 듣고 싶은 노래를 들을 수 있다.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가수 뒤에서 노래를 만드는 사람들을 만나봤다. <편집자 주>

작곡가 원영헌과 동네형(노현)은 2008년 음악이란 공통된 관심사로 만나 지금은 루프탑 컴퍼니를 함께 이끌어나가고 있는 동지이자 친구다. 이들은 히트 프로듀서 콤비라고 불리며  래퍼 산이(SAN E)의 ‘아는 사람 얘기’, 그룹 세븐틴(Seventeen)의 ‘예쁘다’, 아이오아이(I.O.I)의 ‘소나기’ 등을 만들어냈다. 

브랜뉴 뮤직 프로듀서로 활동하던 두 사람은 라이머 대표를 보며 가수 제작의 꿈을 꿨고. 루프탑 컴퍼니 안에서 2015년 프리티 브라운을 데뷔시켰다. 

“브랜뉴 뮤직과 저희는 뗄 수 없는 관계인 것 같아요. 브랜뉴 뮤직이란 이름이 있기 전부터 함께했거든요. 함께 성장하다가 저희는 따로 독립을 해보고 싶었어요. 브랜뉴 뮤직의 서브 레이블 같은 느낌입니다. 지금도 라이머 대표님이 많이 도와주시거든요. 또 함께 작곡하는 친구들과 붐바스틱이란 팀으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원영헌)

라이머 대표와 작곡가 원영헌의 인연은 2004년으로 거슬러간다. 그는 라이머가 제작을 시작했을 당시, 어시스턴트로 함께했고 2005년 브랜뉴 뮤직이 정식으로 설립이 되면서 지금까지 음악적 교류를 하고 있다.  

“블랙스트리트의 ‘어나더 레벨’(Another Level)이란 앨범에 꽂혀 음악을 계속 해야겠단 생각을 했어요. 이 앨범을 듣고 흑인음악을 하고 싶다고 운명적으로 느꼈거든요. 부산에서 서울 올라갈 계기를 찾다 지인이 라이머 형과 함께한다고 해서 합류했어요”(원영헌)

동네형은 가수 상추와의 인연으로 작곡가로 데뷔했다. 상추와의 관계가 지금의 동네형이란 예명 탄생계기와 같았다. 

“2007년도쯤 음악이 하고 싶어서 집에서 혼자 음악을 만들었어요. 때마침 친구 친동생이 지금의 상추였고, 친구가 노래를 전달했어요. 상추가 마이티마우스로 데뷔하게 되고 제 곡도 발표가 됐죠. 제 노래를 듣고 소속사 사장님이 ‘누구 노래야?’라고 물었는데, 상추가 ‘동네형이요’라고 대답했는데, 그 때부터 예명을 동네형이라고 지었어요. 진짜 상추 동네형이거든요(웃음)”(동네형)

각자 음악을 하고 있었던 두 사람은 2008년도 라이머 대표를 통해 인연의 물꼬를 텄다. 음악과 동갑이란 키워드로 친해지게 됐고 지금은 함께 모든 걸 공유하는 사이가 됐다. 

“일만 하는 관계가 아닌, 친구니까 너무 좋아요. 일반회사에서 만난 사이라면, 이렇게까지 친해지지 못하잖아요. 영헌이가 결혼하기 전까지 계속 붙어다녔어요. 동네 친구라도 일과 관심분야가 달라지만 잘 못보는데, 영헌이와는 마음도, 종교도 잘 맞았죠”(동네형)

“지금까지 한 번도 싸운 적이 없어요. 오랜 시간을 함께하다보니 서로 배려해야 할 부분을 알고 있는 것 같아요”(원영헌)

두 사람은 시너지를 주는 관계는 고이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고 있었다. 함께 음악을 하며 마음을 말로, 표현하는 일은 없었지만 누구보다 서로를 존중하고 있었다. 

“영헌이는 저보다 데뷔도 먼저 했고 경험도 많아요. 제가 같이 작업하며 여러 가지 배웠어요. 또 인성이 바르다고 해야할까요. 제가 의지를 많이 해요. 제가 의견을 물어보면 정리를 하도록 도와줘요. 제 믿는 구석이 바로 영헌입니다. 버팀목이 되다보니 항상 자신감 있게 의견을 말할 수 있어요. 영헌이가 없었다면 음악을 할 수 없었어요. 자신감을 완성해주는 친구입니다”(동네형)

“동네형은 밝은 에너지가 있어요. 처음에는 ‘서울 친구들은 다 이런가’ 싶었는데 모두가 밝고 건강하진 않더라고요. 어딜가나 피스메이커 역할을 해줘요. 머리회전도 빠르고요. 이건 제가 가지고 있지 않은 점이거든요. 감각적으로 음악을 잘하고 결단력이 빠르니 옆에서 항상 도움이 됩니다”(원영헌)

이들의 관계가 돈독해진 건 동네형이 음악적 슬럼프에 빠졌을 때다. 그 때 원 작곡가가 동네형에게 보낸 믿음과 격려가 그를 지금까지 오게 만들었다.   

“저는 그 때 음악을 같이 하는 사람이 따로 있었어요. 동네형은 그 해에 작품이 없었고요. 막 데뷔하고 나서 얼마 안된 시점이라, 애매하다고 생각했을 겁니다. 이 길이 맞는지 모르겠고 노래가 발표는 됐는데 길은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하더라고요. 그 때 회사원과 작곡가의 길을 두고 서 있을 때였죠. 저는 충분히 음악에 재능이 있는 사람이, 경제적인 환경 때문에 포기하는 걸 많이 봐왔는데 동네형은 그러지 않았으면 했어요”(원영헌)

“그 때 저는 음악으로 성공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환경적인 요인 때문에 입사를 고민하고 있었죠. 마음 속에는 음악을 계속 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영헌이의 말을 듣고 계속 믿고 가봐야겠다란 결심을 하게 됐어요”(동네형)

사진=붐바스틱 제공 


작곡가 원영헌은 지금 루프탑 컴퍼니를 세우고, 붐바스틱으로서 음악을 지속할 수 있었던 이유를 “좋은 사람들 덕분에 얻은 기회”라고 말했다. 

“음악을 왜 했을까 고민을 많이 하던 시기가 있었어요. 하지만 음악을 안하고 살 순 없더라고요. 주변 친구들은 연봉이 올라가는데 나만 제자리이니 자괴감이 많이 들었는데, 행운 같은 일들이 벌어졌어요. 라이머 형을 만난 것도 그렇고, 가수들이 또 잘 불러줘서 우리 노래가 사랑도 받게 됐고요. 좋은 사람들을 통해 주어진 기회 덕분에 행운 같은 일이 눈 앞에 벌어진거죠. 우리가 잘해서 그렇다는 생각은 절대 한 적이 없어요. 그저 ‘우리를 이렇게 도와주는 사람이 있다니, 잘 살아가고 있구나’를 느낄 뿐이죠. 돌아봤을 때 꾸준히 성장하고 있구나, 잘하고 있구나를 느껴요”(원영헌)

업계에 입지를 다진 두 사람은, 이제 자신들의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민식이, 배아트, 야마황과 함께하는 붐바스틱은 공동작업을 통해 완성도 높은 음악을 만들고 있었다. 받았던 고마운 마음을 잊지 않고 후배들에게 온기를 나누며 함께 공생하는 또 하나의 순기능이다. 

“공동 작업이 많아지니까 작업 속도가 빨라지더라고요. 각자 개성이 뚜렷한 친구들입니다. 작품 활동을 하려면 인맥도 있어야 하는데, 좋은 기회가 없던 찰나에 저희와 함께하게 됐어요. 그 친구들에게도 좋은 기회겠지만 저희 또한 좋은 작업자들을 만나게 돼서 즐겁게 일하고 있습니다”(동네형)

뿐만 아니라 강서구에 위치한 아이비실용음악학원에서 강사로 활동하며 후배 양성에도 힘쓰고 있었다. 

“우리로 인해 도움 받고 일이 잘 풀리는 걸 보면 뿌듯해요. 강사로 활동하면서도 그런 보람을 많이 느껴요. 저희끼리도 어떻게 하면 더 좋은 방향으로 신인들을 이끌 수 있을지 고민하고 회의를 해요”(원영헌)

두 사람이 작업한 곡 중 가장 애착이 가는 곡은 작곡가 인생에 터닝포인트를 가져다준 산이의 ‘아는 사람 얘기’였다. 

“그 때부터 흐름이 바뀐 것 같아요. 1위 할 줄 몰랐거든요. 산이가 브랜뉴뮤직로 이적한 후 첫 신곡이라 잘됐으면 하는 마음이 어느 때보다 컸죠. 참여한 노래가 모두가 아는 노래가 돼 기뻤어요”(원영헌)

외부에서 작곡 의뢰가 들어왔을 때 붐바스틱이 가수에게 색깔을 입히는 과정이 궁금했다. 

“어떤 방법으로 아티스트의 색깔을 입혀줄 수 있을까를 고민해요. 아이돌의 경우는 무대를 생각 안할 수가 없어요. 음악성적도 중요하지만 보여주는 음악인만큼 퍼포먼스와 같이 돋보일 수 있는 그림을 생각해요. 기존에 이슈가 있던 가수라면, 가사에 히스토리를 넣어주는 것도 고려하고요. 가수에게 대중이 바라는게 분명 있으니, 그 매력을 이어가면서 저희의 음악적인 색채를 보태려고 합니다”(동네형)

“다비치의 ‘두 사랑’은 다비치의 힙합이란 키워드가 있었어요. 리듬은 힙합적인 베이스를 가져가고 대중적인 코드를 올렸죠. 들었을 때 끄덕거리며 편하게 들을 수 있는 음악으로 만들려고 했어요. 그런 요소를 중요하게 여겨요”(원영헌)

사진=루프탑 컴퍼니 제공 


음악적으로 먼저 많은 걸 경험한 프로듀서로서, 신인 작곡가 혹은 작곡가 지망생들에게 필요한 것과 해주고 싶은 말은 무엇일까. 

“처음에 아이폰이 나왔을 때 휴대전화와 엠피쓰리, 인터넷을 합쳐서 엄청난 찬사를 받았잖아요. 기존에 있던 걸 합치는 자체가 창작이 될 수 있는 좋은 예시라고 생각해요. 그런걸 할 수 있는 감각이 필요해요. 저도 마찬가지로 영감도 중요하지만 버틸 수 있는 인내심, 여러 사람이 같이 하는 직업이니 무리없는 소통도 필요하고요”(원영헌)

“자기 것에 빠져서 하는건, 대중음악 작업자로서는 큰 효과가 없습니다. 노래 하나가 나오기까지 제작자, 가수가 원하는 바가 있으니 그걸 확실하게 분석해야 해요. 예를 들어 세븐틴은 학생에서 남자로 가는 세계관이 있잖아요. 이 흐름을 따라 곡을 쓸 수 있는 분석 능력이 필요합니다”(동네형)

“대중음악을 하려면 음반 전반적인 비즈니스를 이해해야 해요. 아마추어 데모를 가지고 와서 작품을 했다는 것에 만족하지 마세요. 저는 건반 앞에서 음악을 배워본 적이 없어요. 음악 선배들을 만나서 이야기하고, 대화 안에서 해답을 찾는 경우가 더 많았어요. 서로 교류하며 작품 평가도 하며 실력을 발전시키세요. 한 마디로 방구석 음악만 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어요또 음악을 정말 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끈질기게 이어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잘 버티다 보면 수고한 만큼 그 이상의 것을 받을 수 있습니다”(원영헌)

붐바스틱 뿐 아니라 가요계에는 많은 작곡가들이 팀을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 치열한 시장에서 붐바스틱의 차별성을 들어봤다.  

“전 장르가 가능하다는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작업속도도 빠르고요. 세션 스케줄 등 녹음을 하며 외부에서 필요한 걸 조정해야하는데, 붐바스틱 안에서는 다 할 수 있으니까요. 시간이 넉넉하다고 좋은 노래가 나오는 건 아니거든요”(동네형)

많은 역할을 어깨에 지고 있는 만큼 원 작곡가와 동네형은 올해도 제작자로, 작곡가로, 바쁘게 뛰어다닐 예정이다. 2020년에도 붐바스틱이 만든 노래가 다양한 사람들을 즐겁게 혹은 위로를 줄 수 있길 바라본다. 

“책임감이 시간이 지날수록 강해지는 것 같아요. 역할이 있다보니 저희가 흔들리거나 힘들어하는 모습을 동생들에게 보이면 안좋은 영향을 끼칠 것 같아요. 그 친구들은 저희를 믿고 따라오는걸테니까요. 믿음을 주고 싶어요”(원영헌)

“브랜뉴 뮤직이 성장하는 걸 봐왔고, 그 길을 또 따라가는게 큰 목표입니다. 프리티브라운, 붐바스틱 동생들이 다 올해 목표가 있어요. 그걸 이루는 것이 저희 목표입니다”(동네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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