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CJ CGV 첫 번째 멀티플렉스 영화관인 서울 강변CGV가 개관한지 20년이 넘었다. 이후 CGV 뿐 아니라, 메가박스, 롯데시네마 등 대기업들이 극장 사업을 장악하면서 규모는 더욱 커졌고, 많은 관객들을 수용하게 되면서 한국 영화산업의 양적 성장에도 크게 기여했다. 다양한 서비스 시설까지 함께 제공하면서 관람 문화를 바꾸는 데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긍정적인 영향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역사와 추억 속에 자리한 단관 극장들은 설 자리를 잃었다. 대부분의 극장들은 사라지거나, 살아남기 위해서는 멀티플렉스로 변경을 시도해야 했다. 전국의 일반 영화관부터 충무로 일대를 지키던 역사 깊은 영화관들도 멀티플렉스의 성장과 함께 사라졌다. 1913년부터 오랜 세월 유명 영화관으로 군림한 국도극장은 1999년 철거됐다. 2000년대까지 자리를 지키던 명보극장과 중앙시네마도 결국 문을 닫았다. 1907년 문을 연,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 된 영화관 단성사는 2005년 7개관을 가진 멀티플렉스로 탈바꿈을 시도했다가 결국 살아남지 못하고 문을 닫았다. 그나마 지금까지 충무로를 지키고 있는 피카디리는 2016년 CGV와 손을 잡고 재개관 했으며, 대한극장은 2001년 멀티플렉스로 변신했다. 인천의 미림극장이 재정난으로 문을 닫았다가 실버 전용관으로 탈바꿈한 사례도 있으며, 경기 수원의 단오극장과 경북 영주의 예당 시네마 등 지역을 지키던 추억의 극장들도 문을 닫았다. 국내 단일극장 중 유일하게 체인극장보다 높은 인기를 얻었던 충남 천안의 야우리시네마가 지난 1월 CGV로 바뀌었다. 관객수 2억 명의 시대가 도래한지 6년이 지났지만, 각자의 개성과 매력을 가진 일반 극장들은 빠르게 사라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가장 큰 문제는 도시와 지방 간의 격차다. 최소한 5관 이상을 확보해야 하는 멀티플렉스는 일정 수준 이상의 관객을 확보하기 위해 도심과 부도심권을 중심으로 자리할 수밖에 없다. 2018년 기준 서울의 멀티플렉스 극장 수는 70개지만, 부산은 26개, 대구는 20개에 불과하다. 영화관이 아예 없는 시·군의 숫자도 적지 않다. 사진=정선 시네마 다행인 건 이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움직임이 시도되고 있다. 2010년 11월 25일 전북 장수군에 작은 영화관이라고 불리는 한누리 시네마가 문을 열었고, 그 지역 유일한 영화관으로 자리 잡으며 흑자를 이뤄냈다. 이 사례를 바탕으로 2013년 문화체육관광부가 극장이 없는 중소 시군 지역에 ‘작은 영화관’ 개설을 추진했고, 그해 9월 전북 김제시에 작은 영화관 2호점이 개점하면서 사업이 본격적으로 이어졌다. 2014년에는 작은 영화관 사회적 협동조합이 설립,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과 함께 작은 영화관의 숫자를 늘여가고 있다. 기대 수익률이 낮아 개봉 영화관이 부재했던 중소 지역 영화관 설립을 도우며 지역 주민들의 문화 복지를 향상시키고 있다. 작은 영화관은 상영관 수가 적어 동시에 많은 영화를 상영할 수 없다. 좌석 숫자도 멀티플렉스에 비하면 현저히 적다. 그럼에도 영화관을 찾기 위해 긴 시간을 들여야 하거나, 이마저도 하지 못했던 관객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저렴한 요금도 장점이다. 대부분의 작은 영화관이 성인 1명 당 요금 6000원을 넘기지 않는다. 현재  작은 영화관의 숫자는 전국 33개다.

[View기획┃작은 영화관①] 멀티플렉스가 가져온 영화관의 변화

장수정 기자 승인 2019.09.03 11:10 | 최종 수정 2139.05.08 00:00 의견 0
사진=CJ CGV 제공
사진=CJ CGV

첫 번째 멀티플렉스 영화관인 서울 강변CGV가 개관한지 20년이 넘었다. 이후 CGV 뿐 아니라, 메가박스, 롯데시네마 등 대기업들이 극장 사업을 장악하면서 규모는 더욱 커졌고, 많은 관객들을 수용하게 되면서 한국 영화산업의 양적 성장에도 크게 기여했다. 다양한 서비스 시설까지 함께 제공하면서 관람 문화를 바꾸는 데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긍정적인 영향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역사와 추억 속에 자리한 단관 극장들은 설 자리를 잃었다. 대부분의 극장들은 사라지거나, 살아남기 위해서는 멀티플렉스로 변경을 시도해야 했다. 전국의 일반 영화관부터 충무로 일대를 지키던 역사 깊은 영화관들도 멀티플렉스의 성장과 함께 사라졌다.

1913년부터 오랜 세월 유명 영화관으로 군림한 국도극장은 1999년 철거됐다. 2000년대까지 자리를 지키던 명보극장과 중앙시네마도 결국 문을 닫았다. 1907년 문을 연,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 된 영화관 단성사는 2005년 7개관을 가진 멀티플렉스로 탈바꿈을 시도했다가 결국 살아남지 못하고 문을 닫았다. 그나마 지금까지 충무로를 지키고 있는 피카디리는 2016년 CGV와 손을 잡고 재개관 했으며, 대한극장은 2001년 멀티플렉스로 변신했다.

인천의 미림극장이 재정난으로 문을 닫았다가 실버 전용관으로 탈바꿈한 사례도 있으며, 경기 수원의 단오극장과 경북 영주의 예당 시네마 등 지역을 지키던 추억의 극장들도 문을 닫았다. 국내 단일극장 중 유일하게 체인극장보다 높은 인기를 얻었던 충남 천안의 야우리시네마가 지난 1월 CGV로 바뀌었다.

관객수 2억 명의 시대가 도래한지 6년이 지났지만, 각자의 개성과 매력을 가진 일반 극장들은 빠르게 사라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가장 큰 문제는 도시와 지방 간의 격차다. 최소한 5관 이상을 확보해야 하는 멀티플렉스는 일정 수준 이상의 관객을 확보하기 위해 도심과 부도심권을 중심으로 자리할 수밖에 없다. 2018년 기준 서울의 멀티플렉스 극장 수는 70개지만, 부산은 26개, 대구는 20개에 불과하다. 영화관이 아예 없는 시·군의 숫자도 적지 않다.

사진=정선 시네마
사진=정선 시네마

다행인 건 이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움직임이 시도되고 있다. 2010년 11월 25일 전북 장수군에 작은 영화관이라고 불리는 한누리 시네마가 문을 열었고, 그 지역 유일한 영화관으로 자리 잡으며 흑자를 이뤄냈다.

이 사례를 바탕으로 2013년 문화체육관광부가 극장이 없는 중소 시군 지역에 ‘작은 영화관’ 개설을 추진했고, 그해 9월 전북 김제시에 작은 영화관 2호점이 개점하면서 사업이 본격적으로 이어졌다.

2014년에는 작은 영화관 사회적 협동조합이 설립,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과 함께 작은 영화관의 숫자를 늘여가고 있다. 기대 수익률이 낮아 개봉 영화관이 부재했던 중소 지역 영화관 설립을 도우며 지역 주민들의 문화 복지를 향상시키고 있다.

작은 영화관은 상영관 수가 적어 동시에 많은 영화를 상영할 수 없다. 좌석 숫자도 멀티플렉스에 비하면 현저히 적다. 그럼에도 영화관을 찾기 위해 긴 시간을 들여야 하거나, 이마저도 하지 못했던 관객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저렴한 요금도 장점이다. 대부분의 작은 영화관이 성인 1명 당 요금 6000원을 넘기지 않는다. 현재  작은 영화관의 숫자는 전국 33개다.

저작권자 ⓒ뷰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