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최근 투자 결정 시 기업의 ESG 활동을 기준으로 삼겠다고 밝혔다.(자료=게티이미지뱅크) 대한민국 재계에 ‘이승기’ ‘으쓱’이 화두다. 다름 아닌 ESG(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 경영이다. 환경을 보호하고 사회적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며 투명하고 윤리적인 지배구조를 갖추겠다는 의미다. 이익 창출을 최우선으로 여기고, 주주를 위한 경영에서 방향을 전환하는 거다. 기업이 몸 담고 있는 사회, 시민과 공생하고 존경받을 때 지속 성장이 가능하다는 뜻을 담고 있다. 뷰어스는 ESG 경영의 의미와 기업의 실천을 살펴보는 기획을 준비했다. -편집자주- 네덜란드연기금을 비롯한 글로벌 주요 연기금이 한국전력에 대한 투자를 회수하기로 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 역시 한국전력 투자 중단을 선언했다. 한전이 석탄화력발전을 이어가고 있다는 이유다. 글로벌 ESG 트렌드에 뒤처지면 이른바 '큰 손'들로부터 외면 받는 시대다. 아무리 실적이 좋은 기업이라도 ESG 실적이 좋지 않으면 투자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다. 환경오염을 유발하거나 갑질 등으로 사회적 약자에게 고통을 주는 '나쁜 기업'은 설자리를 잃어가는 것. 반대로 ESG를 실천하는 착한 기업들은 투자자들로부터 러브콜을 받는다. ■ESG 실천 기업, 미래 성장 가능성 보장?…국내외 투자자 몰린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1월 ESG에 앞장서는 기업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지난해 미국과 유럽에서 850억 달러(약 94조1000억원)의 순유입을 기록했다. 역대 최대 기록을 넘은 수준으로 이를 보고 국내 기업들도 ESG 경영 강화에 나서고 있다. 주가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선 글로벌 큰손들의 도움이 절실하다. 이에 국내에서도 ESG 경영을 향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이유다. 국민연금공단도 국내주식 ESG평가체계 개선 및 국내채권 ESG평가체계 구축 연구용역을 보고받고 이를 투자에 참고하겠다고 밝혔다. 내년까지 국민연금공단 전체 자산 50%를 ESG 실천 기업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주요국 연기금들은 ESG 투자 비중을 점점 더 늘리고 있다. 유럽은 투자 자산 중 48.8%, 미국 25.7%, 일본 18.3%를 ESG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이처럼 글로벌 연기금 ESG 관련 투자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국내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한국은행은 ESG가 부실하다고 평가되는 기업의 채권과 주식은 사들이지 않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탄소 배출량이 많은 기업에는 투자 중단을 고려할 정도로 중요하게 고려하고 있다. 이들은 ESG 부실기업 자산을 외환 운용 포트폴리오에서 제외하는 네거티브 스크리닝 전략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따라 ESG 부실기업은 투자 블랙리스트에 올라 투자를 받기 어려워진다. ESG 부실기업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ESG 등급을 기준으로 정한다. 한국전력, 환경·사회·지배구조 ‘모두 낙제점’…연기금·블랙록 잇단 투자 중단(자료=한국전력공사) ■한국전력, 환경·사회·지배구조 ‘모두 낙제점’…연기금·블랙록 잇단 투자 중단 네거티브 스크리닝 사례로는 한국전력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에너지 업종 특성상 환경 부분에서는 낮은 점수를 받을 수밖에 없다. 한전은 지난 2019년 강원 고성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 보상 문제도 아직 해결하지 못하는 등 사회 영역에서 최하점을 받고 있다. 올해도 전국 각 지역에서 송전선로와 송전탑 건설을 둘러싼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배구조를 둘러싼 리스크도 상당하다. 금품 수수 등 비리로 해임된 임직원 20여명에게 별도의 감액 없이 총 35억원의 퇴직금을 지급해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정부가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선언했지만 한국전력은 갈길을 정하지 못 하는 모습이다. 탄소 중립을 위한 경영 방향을 잡지 못 하는 모습이 지속되고 있어 환경 영역에서도 리스크가 줄지 않을 전망이다. ■국내 기업 ESG 경영 실천 앞장…“착하게 투자자 모으자” sk하이닉스 이천 본사(자료=연합뉴스) SK하이닉스는 국내에서 일반기업으로는 최초로 사회적 채권을 발행했다. 사회적채권은 일자리 창출, 취약계층 지원, 사회 인프라 구축 등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사업에 투자할 자금을 조달할 목적으로 발행하는 ESG 채권 중 하나다. 이 같은 사회적채권은 그간 국내 공기업과 금융기업만 발행해왔다. SK하이닉스가 일반 기업 최초로 사회적채권을 발행하면서 ESG 경영에 적극 나섰다. 세계 최대 ESG 평가기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평가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 중 SK는 AA등급으로 1위를 차지했다. 외부평가기관의 ESG 평가에서 SK는 항상 상위권에 랭크되고 있다. 삼성그룹도 ESG 경영을 강조하고 있다.(자료=연합뉴스) 삼성그룹도 ESG 경영을 강조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을 맡았던 재판부 주문으로 지난해 2월 준법감시위원회를 출범했다. 이렇게 출범한 준법위에서는 경영권 승계 논란과 노조 탄압 논란에 대해 이 부회장에게 반성과 사과를 주문했다. 이에 이 부회장은 4세 경영 포기·무노조 경영 폐기 등을 선언해 준법경영에 다가갔다. 특히 이 부회장은 올해 재수감되면서도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삼성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ESG 경영을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ESG 경영 강조에 따른 성과를 확실히 보이고 있다. 이들은 반도체 등 제조 시 용수 사용량을 최소화하고 여러 화학 소재에 걸쳐 재활용 방안을 마련하면서 환경 안전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이 같은 환경 경영 성과뿐 아니라 중소기업 상생 경영에 따른 사회적 책임 실천도 주목을 받고 있다. 기업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이는 것으로 ESG 경영의 정점을 찍었다는 평가다. 파주 LG디스플레이 건물 출입문 사진(자료=연합뉴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1월 파주 P8 TMAH(수산화테트라메틸 암모늄) 유출사고로 6명의 인명피해를 유발했다. 이후 4월 ESG 등급 조정에서 환경(E), 사회(S) 두 항목 등급이 하향 조정됐다. 환경·사회 부정적 이슈로 단기 전망은 부정적이지만 전사 차원에서 ESG 전담 조직을 둬 체계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이유다. 중장기적으로 적극적인 ESG 경영이 기대되는 기업 중 하나라는 평가다. 기업의 재무적 특성뿐 아니라 ESG 활동을 지표로 투자자가 모이는 경우가 늘고 있다. 투자자들은 투자에 앞서 착하고 바르게 운영돼 오래갈 수 있는 기업인지에 집중하는 기조가 두드러진다.

[ESG, 대한민국을 살린다]④ 글로벌 큰손, ‘나쁜 기업’ 투자 중단...‘착한 기업’ 편애

이인애 기자 승인 2021.04.16 12:43 | 최종 수정 2021.04.19 10:20 의견 0

글로벌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최근 투자 결정 시 기업의 ESG 활동을 기준으로 삼겠다고 밝혔다.(자료=게티이미지뱅크)

대한민국 재계에 ‘이승기’ ‘으쓱’이 화두다. 다름 아닌 ESG(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 경영이다. 환경을 보호하고 사회적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며 투명하고 윤리적인 지배구조를 갖추겠다는 의미다. 이익 창출을 최우선으로 여기고, 주주를 위한 경영에서 방향을 전환하는 거다. 기업이 몸 담고 있는 사회, 시민과 공생하고 존경받을 때 지속 성장이 가능하다는 뜻을 담고 있다. 뷰어스는 ESG 경영의 의미와 기업의 실천을 살펴보는 기획을 준비했다. -편집자주-

네덜란드연기금을 비롯한 글로벌 주요 연기금이 한국전력에 대한 투자를 회수하기로 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 역시 한국전력 투자 중단을 선언했다. 한전이 석탄화력발전을 이어가고 있다는 이유다.

글로벌 ESG 트렌드에 뒤처지면 이른바 '큰 손'들로부터 외면 받는 시대다. 아무리 실적이 좋은 기업이라도 ESG 실적이 좋지 않으면 투자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다. 환경오염을 유발하거나 갑질 등으로 사회적 약자에게 고통을 주는 '나쁜 기업'은 설자리를 잃어가는 것.

반대로 ESG를 실천하는 착한 기업들은 투자자들로부터 러브콜을 받는다.

■ESG 실천 기업, 미래 성장 가능성 보장?…국내외 투자자 몰린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1월 ESG에 앞장서는 기업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지난해 미국과 유럽에서 850억 달러(약 94조1000억원)의 순유입을 기록했다. 역대 최대 기록을 넘은 수준으로 이를 보고 국내 기업들도 ESG 경영 강화에 나서고 있다.

주가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선 글로벌 큰손들의 도움이 절실하다. 이에 국내에서도 ESG 경영을 향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이유다.

국민연금공단도 국내주식 ESG평가체계 개선 및 국내채권 ESG평가체계 구축 연구용역을 보고받고 이를 투자에 참고하겠다고 밝혔다. 내년까지 국민연금공단 전체 자산 50%를 ESG 실천 기업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주요국 연기금들은 ESG 투자 비중을 점점 더 늘리고 있다. 유럽은 투자 자산 중 48.8%, 미국 25.7%, 일본 18.3%를 ESG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이처럼 글로벌 연기금 ESG 관련 투자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국내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한국은행은 ESG가 부실하다고 평가되는 기업의 채권과 주식은 사들이지 않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탄소 배출량이 많은 기업에는 투자 중단을 고려할 정도로 중요하게 고려하고 있다.

이들은 ESG 부실기업 자산을 외환 운용 포트폴리오에서 제외하는 네거티브 스크리닝 전략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따라 ESG 부실기업은 투자 블랙리스트에 올라 투자를 받기 어려워진다. ESG 부실기업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ESG 등급을 기준으로 정한다.

한국전력, 환경·사회·지배구조 ‘모두 낙제점’…연기금·블랙록 잇단 투자 중단(자료=한국전력공사)


■한국전력, 환경·사회·지배구조 ‘모두 낙제점’연기금·블랙록 잇단 투자 중단

네거티브 스크리닝 사례로는 한국전력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에너지 업종 특성상 환경 부분에서는 낮은 점수를 받을 수밖에 없다.

한전은 지난 2019년 강원 고성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 보상 문제도 아직 해결하지 못하는 등 사회 영역에서 최하점을 받고 있다. 올해도 전국 각 지역에서 송전선로와 송전탑 건설을 둘러싼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배구조를 둘러싼 리스크도 상당하다. 금품 수수 등 비리로 해임된 임직원 20여명에게 별도의 감액 없이 총 35억원의 퇴직금을 지급해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정부가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선언했지만 한국전력은 갈길을 정하지 못 하는 모습이다. 탄소 중립을 위한 경영 방향을 잡지 못 하는 모습이 지속되고 있어 환경 영역에서도 리스크가 줄지 않을 전망이다.

■국내 기업 ESG 경영 실천 앞장…“착하게 투자자 모으자”

sk하이닉스 이천 본사(자료=연합뉴스)


SK하이닉스는 국내에서 일반기업으로는 최초로 사회적 채권을 발행했다. 사회적채권은 일자리 창출, 취약계층 지원, 사회 인프라 구축 등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사업에 투자할 자금을 조달할 목적으로 발행하는 ESG 채권 중 하나다.

이 같은 사회적채권은 그간 국내 공기업과 금융기업만 발행해왔다. SK하이닉스가 일반 기업 최초로 사회적채권을 발행하면서 ESG 경영에 적극 나섰다.

세계 최대 ESG 평가기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평가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 중 SK는 AA등급으로 1위를 차지했다. 외부평가기관의 ESG 평가에서 SK는 항상 상위권에 랭크되고 있다.

삼성그룹도 ESG 경영을 강조하고 있다.(자료=연합뉴스)


삼성그룹도 ESG 경영을 강조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을 맡았던 재판부 주문으로 지난해 2월 준법감시위원회를 출범했다. 이렇게 출범한 준법위에서는 경영권 승계 논란과 노조 탄압 논란에 대해 이 부회장에게 반성과 사과를 주문했다. 이에 이 부회장은 4세 경영 포기·무노조 경영 폐기 등을 선언해 준법경영에 다가갔다.

특히 이 부회장은 올해 재수감되면서도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삼성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ESG 경영을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ESG 경영 강조에 따른 성과를 확실히 보이고 있다. 이들은 반도체 등 제조 시 용수 사용량을 최소화하고 여러 화학 소재에 걸쳐 재활용 방안을 마련하면서 환경 안전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이 같은 환경 경영 성과뿐 아니라 중소기업 상생 경영에 따른 사회적 책임 실천도 주목을 받고 있다. 기업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이는 것으로 ESG 경영의 정점을 찍었다는 평가다.

파주 LG디스플레이 건물 출입문 사진(자료=연합뉴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1월 파주 P8 TMAH(수산화테트라메틸 암모늄) 유출사고로 6명의 인명피해를 유발했다. 이후 4월 ESG 등급 조정에서 환경(E), 사회(S) 두 항목 등급이 하향 조정됐다.

환경·사회 부정적 이슈로 단기 전망은 부정적이지만 전사 차원에서 ESG 전담 조직을 둬 체계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이유다. 중장기적으로 적극적인 ESG 경영이 기대되는 기업 중 하나라는 평가다.

기업의 재무적 특성뿐 아니라 ESG 활동을 지표로 투자자가 모이는 경우가 늘고 있다. 투자자들은 투자에 앞서 착하고 바르게 운영돼 오래갈 수 있는 기업인지에 집중하는 기조가 두드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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