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과 원티드랩이 일반 투자자 공모주 청약에서 희비가 갈렸다 (사진=원티드랩, 연합뉴스) 하반기 기업공개(IPO) ‘최대어’ 크래프톤이 '다크호스' 원티드랩에 졌다. 공모가 고평가 논란이 크래프톤의 발목을 잡았다. 중국발 게임 규제 소문도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했다. 반면 원티드랩은 성장 턴어라운드 기대와 환매청구권에 힘입어 소위 ‘대박’을 쳤다. 3일 크래프톤의 대표 주관사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지난 2일부터 진행된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 통합 경쟁률은 7.79대 1로 최종 집계됐다. 증권사별로는 ▲미래에셋증권(9.50대 1) ▲NH투자증권(6.71대 1) ▲삼성증권(6.88대 1)으로 각각 집계됐다. 이에 따른 청약증거금은 약 5조358억원이다. 중복 청약이 가능했던 크래프톤은 당초 투자자와 업계에서 보낸 기대와 달리 부진했다. 중복 청약이 막힌 카카오뱅크(58조3000억원)보다도 증거금이 훨씬 적었다. 공모가 고평가 논란과 함께 공모가가 49만8000원에 달해 투자자들이 부담을 느꼈다. 크래프톤은 지난달 14일부터 27일까지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공모가를 희망 밴드 상단인 49만8000원으로 최종 확정됐다. 크래프톤의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약 24조3512억원으로 현재 게임 대장주인 엔씨소프트의 약 18조원에 비해 6조원 이상 높다. 일각에서는 상장과 동시에 하락을 우려하는 시선도 존재했다. 반면 원티드랩은 예상과 달리 경쟁률·증거금 모두 크래프톤을 이기며 ‘대박’을 쳤다. 원티드랩에 따르면 지난 2일부터 오늘까지 진행한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에서 173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청약 건수는 23만7467건, 청약 증거금은 5조5291억원이 모인 것으로 집계됐다. 크래프톤의 참패에는 중국발 게임 규제 소식도 한몫했다. 이날 상장한 게임주 주가도 일제히 약세로 돌아섰다. 중국 시장에서 큰 매출을 일으키고 있는 크래프톤으로선 이러한 중국 당국의 규제는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크래프톤과 달리 원티드랩은 성장 가능성과 함께 환매청구권이라는 변수 덕분에 인기를 끈 것으로 분석된다. 크래프톤이 예상보다 개인들로부터 관심을 받지 못하면서 오히려 반사이익을 얻었다는 평가도 존재한다. 2015년 설립된 원티드랩은 온라인 플랫폼인 ‘원티드’(wanted)를 통해 채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지원자의 합격 여부를 예측하는 서비스도 내놓았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146억원을 거두며 창사 후 처음으로 연간 매출 100억원을 넘어섰다. 올 들어서도 매출 57억원, 영업이익 5억원을 내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환매청구권(풋백옵션)이 있다는 점도 원티드랩의 흥행에 기여했다. 환매청구권은 일반 청약자가 6개월 내에 공모가격의 90%로 매도할 수 있는 권리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단기 손실을 최대 10%로 제한할 수 있는 장치다. 한편 크래프톤은 납입과 환불 등을 마치고 오는 10일 상장할 예정이며 원티드랩은 오는 11일에 상장한다.

원티드랩, ‘골리앗’ 크래프톤 눌렀다…희비 가른 3가지

크래프톤, 높은 공모가에 중국발 규제 인해 흥행 실패
원티드랩, 성장성+환매청구권으로 대박

최동수 기자 승인 2021.08.03 18:32 의견 0
크래프톤과 원티드랩이 일반 투자자 공모주 청약에서 희비가 갈렸다 (사진=원티드랩, 연합뉴스)

하반기 기업공개(IPO) ‘최대어’ 크래프톤이 '다크호스' 원티드랩에 졌다. 공모가 고평가 논란이 크래프톤의 발목을 잡았다. 중국발 게임 규제 소문도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했다. 반면 원티드랩은 성장 턴어라운드 기대와 환매청구권에 힘입어 소위 ‘대박’을 쳤다.

3일 크래프톤의 대표 주관사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지난 2일부터 진행된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 통합 경쟁률은 7.79대 1로 최종 집계됐다. 증권사별로는 ▲미래에셋증권(9.50대 1) ▲NH투자증권(6.71대 1) ▲삼성증권(6.88대 1)으로 각각 집계됐다. 이에 따른 청약증거금은 약 5조358억원이다.

중복 청약이 가능했던 크래프톤은 당초 투자자와 업계에서 보낸 기대와 달리 부진했다. 중복 청약이 막힌 카카오뱅크(58조3000억원)보다도 증거금이 훨씬 적었다.

공모가 고평가 논란과 함께 공모가가 49만8000원에 달해 투자자들이 부담을 느꼈다. 크래프톤은 지난달 14일부터 27일까지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공모가를 희망 밴드 상단인 49만8000원으로 최종 확정됐다. 크래프톤의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약 24조3512억원으로 현재 게임 대장주인 엔씨소프트의 약 18조원에 비해 6조원 이상 높다. 일각에서는 상장과 동시에 하락을 우려하는 시선도 존재했다.

반면 원티드랩은 예상과 달리 경쟁률·증거금 모두 크래프톤을 이기며 ‘대박’을 쳤다. 원티드랩에 따르면 지난 2일부터 오늘까지 진행한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에서 173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청약 건수는 23만7467건, 청약 증거금은 5조5291억원이 모인 것으로 집계됐다.

크래프톤의 참패에는 중국발 게임 규제 소식도 한몫했다. 이날 상장한 게임주 주가도 일제히 약세로 돌아섰다.

중국 시장에서 큰 매출을 일으키고 있는 크래프톤으로선 이러한 중국 당국의 규제는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크래프톤과 달리 원티드랩은 성장 가능성과 함께 환매청구권이라는 변수 덕분에 인기를 끈 것으로 분석된다. 크래프톤이 예상보다 개인들로부터 관심을 받지 못하면서 오히려 반사이익을 얻었다는 평가도 존재한다.

2015년 설립된 원티드랩은 온라인 플랫폼인 ‘원티드’(wanted)를 통해 채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지원자의 합격 여부를 예측하는 서비스도 내놓았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146억원을 거두며 창사 후 처음으로 연간 매출 100억원을 넘어섰다. 올 들어서도 매출 57억원, 영업이익 5억원을 내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환매청구권(풋백옵션)이 있다는 점도 원티드랩의 흥행에 기여했다. 환매청구권은 일반 청약자가 6개월 내에 공모가격의 90%로 매도할 수 있는 권리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단기 손실을 최대 10%로 제한할 수 있는 장치다.

한편 크래프톤은 납입과 환불 등을 마치고 오는 10일 상장할 예정이며 원티드랩은 오는 11일에 상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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