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10%대 이자율과 비과세 혜택을 무기로 한 브라질 채권이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주 중심의 상승세가 이어진 가운데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채권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는 것과 맞물린 분위기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 브라질 국채는 정말 매력적이기만 한 대안일까. ■ Again 브라질? 헤알화 리스크 '상처' 지난 2021년 한발 빠른 금리 인상을 통해 물가 안정에 성공한 브라질 중앙은행은 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금리 인하 기조다. 이에 따라 13.75%였던 금리는 현재 11.25%선까지 낮아졌다. 통상 금리 인하는 채권 금리 하락으로 이어져 채권 가격을 올리는 효과를 가져온다. 올해 역시 금리 인하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는 점에서 브라질 국채의 매력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브라질 채권의 연 수익률은 19% 수준을 기록했다. 국내 5대 증권사를 통해 판매된 브라질 국채 규모는 1조6300억원 수준까지 늘었다. 브라질 채권이 자산 시장에서 주목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0년대 초반에도 브라질 국채는 10% 수준의 이자율과 브라질 헤알화 강세 영향으로 투자 자산으로 급부상했다. 2011년 한해동안 국내 투자자들이 사들인 브라질 국채 규모만 7조원이 넘었을 정도. 하지만 2012년 브라질 통화인 헤알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헤알화 표시 브라질 채권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의 손실은 갈수록 커졌다. 특히 정치적 불안이 극대화되고 재정 위기가 불거지면서 브라질 채권이 정크본드로 신용등급 강등을 겪자 이는 고스란히 투자 손실로 이어졌다. 2010~2011년 당시 600~700원 안팎이던 헤알화 환율은 신용등급 강등을 기점으로 300원선까지 무너지는 등 4년 만에 환율에서만 반토막 수준의 손실을 기록했다. ■ 달라진 브라질, 주의점은? 하지만 지금 브라질을 바라보는 시장의 시선은 그때와는 다르다. 지난해 브라질의 수출액은 3396억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달성했고 무역수지도 흑자를 기록했다. “미국의 금리 인하를 소화하는 과정에서 헤알화는 절하 압력이 제한적일 겁니다. 2016년과 비슷하게 브라질의 아킬레스건인 재정 문제와 정계 리스크도 줄었고 2% 수준의 경제성장률 또한 유지될 것으로 보입니다.” (임제혁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 실제 스탠다드앤푸어스(S&P)와 피치는 지난해 말 브라질의 신용등급을 BB-에서 BB로 상향 조정하며 달라진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내수 측면에서도 실질임금 개선 지속과 역대 최저 수준의 실업률은 안정적인 경제 상황을 증명하는 지표로 평가된다. 그럼에도 달러화 표기 채권이 상대적 안정성을 담보하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 설명이다. “헤알화 환율에 따른 차익 가능성이 있지만 과거 손실 경험을 감안할 때 투자자들 역시 달러화 표시 채권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브라질에 대해 꾸준히 관심을 갖고 경제 상황에 대해 인지하고 있는 고객들에게는 비과세와 높은 이자율이라는 측면에서 늘 열려 있는 대안일 수밖에 없습니다.” (김진곤 NH투자증권 강북프리미어블루 상무)

연 10%에 비과세 '매력' 브라질 채권, 안전한가요?

지난해 19% 수익률로 1.6조 이상 판매
"올해도 금리 인하 지속...달러화 선호 높아"

박민선 기자 승인 2024.03.21 14:25 의견 0


연 10%대 이자율과 비과세 혜택을 무기로 한 브라질 채권이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주 중심의 상승세가 이어진 가운데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채권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는 것과 맞물린 분위기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 브라질 국채는 정말 매력적이기만 한 대안일까.

■ Again 브라질? 헤알화 리스크 '상처'

지난 2021년 한발 빠른 금리 인상을 통해 물가 안정에 성공한 브라질 중앙은행은 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금리 인하 기조다. 이에 따라 13.75%였던 금리는 현재 11.25%선까지 낮아졌다.

통상 금리 인하는 채권 금리 하락으로 이어져 채권 가격을 올리는 효과를 가져온다. 올해 역시 금리 인하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는 점에서 브라질 국채의 매력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브라질 채권의 연 수익률은 19% 수준을 기록했다. 국내 5대 증권사를 통해 판매된 브라질 국채 규모는 1조6300억원 수준까지 늘었다.

브라질 채권이 자산 시장에서 주목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0년대 초반에도 브라질 국채는 10% 수준의 이자율과 브라질 헤알화 강세 영향으로 투자 자산으로 급부상했다. 2011년 한해동안 국내 투자자들이 사들인 브라질 국채 규모만 7조원이 넘었을 정도.

하지만 2012년 브라질 통화인 헤알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헤알화 표시 브라질 채권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의 손실은 갈수록 커졌다. 특히 정치적 불안이 극대화되고 재정 위기가 불거지면서 브라질 채권이 정크본드로 신용등급 강등을 겪자 이는 고스란히 투자 손실로 이어졌다.

2010~2011년 당시 600~700원 안팎이던 헤알화 환율은 신용등급 강등을 기점으로 300원선까지 무너지는 등 4년 만에 환율에서만 반토막 수준의 손실을 기록했다.

■ 달라진 브라질, 주의점은?

하지만 지금 브라질을 바라보는 시장의 시선은 그때와는 다르다. 지난해 브라질의 수출액은 3396억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달성했고 무역수지도 흑자를 기록했다.

“미국의 금리 인하를 소화하는 과정에서 헤알화는 절하 압력이 제한적일 겁니다. 2016년과 비슷하게 브라질의 아킬레스건인 재정 문제와 정계 리스크도 줄었고 2% 수준의 경제성장률 또한 유지될 것으로 보입니다.” (임제혁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

실제 스탠다드앤푸어스(S&P)와 피치는 지난해 말 브라질의 신용등급을 BB-에서 BB로 상향 조정하며 달라진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내수 측면에서도 실질임금 개선 지속과 역대 최저 수준의 실업률은 안정적인 경제 상황을 증명하는 지표로 평가된다.

그럼에도 달러화 표기 채권이 상대적 안정성을 담보하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 설명이다.

“헤알화 환율에 따른 차익 가능성이 있지만 과거 손실 경험을 감안할 때 투자자들 역시 달러화 표시 채권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브라질에 대해 꾸준히 관심을 갖고 경제 상황에 대해 인지하고 있는 고객들에게는 비과세와 높은 이자율이라는 측면에서 늘 열려 있는 대안일 수밖에 없습니다.” (김진곤 NH투자증권 강북프리미어블루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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