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엔씨소프트) 게임업계에서는 농담처럼 이용자를 크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고 얘기한다. '리니지'를 하는 사람과 하지 않는 사람. 리니지 이용자가 많을 뿐만 아니라 K-게임의 상징과도 같다는 얘기다. 이런 리니지가 올들어 아픔을 겪고있다. 그리고 반등을 모색하고 있다. 뷰어스는 리니지가 PC방을 주름 잡던 시절부터 모바일 형제 전성기를 구가하던 성장과정을 돌아보고, 미래를 그려보는 기획을 마련했다. -편집자주- "수천만원을 써도 안 뽑힌다." 리니지는 승승장구했다. 게임 매출 랭킹에서 1, 2위에 고정됐다. 엔씨소프트는 게임업계 대장주로 등극했다. 탄탄대로만 걸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화려함 뒤에서 불행의 씨앗이 뿌려졌다. 확률형 아이템이다. 뽑기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아이템은 게임의 재미를 높여주는 요소이면서 동시에 게임사의 이익도 올려준다. 문제는 정도다. 이용자들이 "해도 너무한다"라며 고개를 돌리는 순간 이미 늦은 거다. 엔씨소프트가 이 덫에 걸렸다. 이른바 '린저씨(리니지+아저씨)'라 불리는 리니지의 열성 팬들조차 등을 돌렸다. ■"NO NC" 이어진 불매운동에 흔들린 '리니지M' 엔씨의 위기는 지난 1월 '리니지M'에 롤백을 실시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엔씨는 리니지M에 문양 저장과 복구 기능을 추가했다. 문양을 강화하다가 실패하더라도 다시 이전으로 되돌릴 수 있는 기능이었다. 이미 거액을 투자해 문양을 완성한 이용자들은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었다. 거센 반발에 엔씨는 업데이트를 취소하는 롤백을 실시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업데이트 이후 복구 기능을 믿고 돈을 투자한 이용자들의 불만이 폭발했다. 한 달 뒤인 2월에는 '리니지2M'이 확률 자율규제 논란까지 휩싸였다. 캐시형 아이템이 아니라면 확률을 표기하지 않아도 되는 현행 자율규제의 허점을 노렸다는 지적이었다. 당시 엔씨가 업데이트한 '신화무기'가 문제가 됐다. 해당 아이템을 얻기 위해서는 중간 중간 여러번의 뽑기 과정을 거쳐야 한다. 여기에는 각각의 확률이 존재한다. 하지만 맨 처음 캐시를 통해 얻게되는 아이템의 확률만 공개했을 뿐 이를 통해 다시 뽑기를 하는 과정의 확률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미 중간과정을 완성한 이용자들은 정확한 확률도 모른채 돈을 투자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리니지에 온갖 불만이 쌓인 이용자들은 "NO NC"를 외치며 불매운동을 진행했다. 이에 주가도 크게 흔들렸다. 한때 장중 100만원을 넘었으나 불과 한 달 만에 20% 가까이 추락했다. 설상가상으로 3년 넘게 지켜온 구글 플레이 매출 순위 1위 자리도 카카오게임즈 '오딘'에 내줬다. 린저씨가 대거 오딘으로 옮겨가 '딘저씨(오딘+아저씨)'라는 말이 나왔다. ■'트릭스터M'부터 '블레이드앤소울2'까지..두 번 좌절한 엔씨 여기에 올해 공개된 신작들도 잇따라 흥행에 실패했다. 엔씨는 지난 5월 상반기 기대작이었던 '트릭스터M'을 출시했다. 공개 직후에는 인기 순위 1위를 기록하는 등 이용자들이 몰렸지만 대부분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과거 '트릭스터 PC' 감성을 기대했던 이들이 많았기에 아쉬움은 더욱 컸다. 트릭스터M을 향한 가장 큰 비판 중 하나는 과금 구조가 너무 가혹하다는 것이었다. 뽑기 아이템 확률이 너무 낮아 이를 얻기 위해서는 상당한 돈을 투자할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에 더해 UI(사용자 이용환경)는 기존 리니지와 상당히 유사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완성도'를 위해 출시일 연기를 택했기에 짜임새가 부실하다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트릭스터M에 대한 아쉬움은 세 달 뒤 출시된 '블레이드앤소울2'를 향한 분노로 옮겨갔다. 엔씨는 지난 8월 10년 만에 '블레이드앤소울1'의 후속작을 내놨다. 당시 많은 사랑을 받았던 만큼 그때의 추억을 그리며 블레이드앤소울2를 기대하는 이용자들이 많았다. 하지만 크게 달라지지 않은 과금 구조와 사전에 공개된 영상과의 퀄리티 차이가 걸림돌이 됐다. 여전히 리니지와 비슷한 구조를 적용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아울러 정식 출시 전 공개된 비주얼 클립 속 캐릭터와 실제 게임 속 캐릭터의 그래픽 차이가 상당하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한 번 돌아선 여론은 쉽게 회복되지 않았다. 결국 김택진 엔씨 대표는 여론과 이용자들의 의견을 수용하며 '반성문'을 썼다. 그는 "그동안 당연히 여겨온 방식과 과정에 의문을 품고 냉정히 재점검하겠다"고 사내메일을 통해 전했다.

[리니지 연대기] ② ‘확률형 아이템’ 딜레마..잇따른 실책과 위기

이용자 불매운동..'리니지M' 매출 '삐거덕'
신작까지 말썽..'트릭스터M'·'블소2' 흥행 부진

송인화 기자 승인 2021.10.29 08:52 | 최종 수정 2021.10.29 09:22 의견 0
(사진=엔씨소프트)

게임업계에서는 농담처럼 이용자를 크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고 얘기한다. '리니지'를 하는 사람과 하지 않는 사람. 리니지 이용자가 많을 뿐만 아니라 K-게임의 상징과도 같다는 얘기다. 이런 리니지가 올들어 아픔을 겪고있다. 그리고 반등을 모색하고 있다. 뷰어스는 리니지가 PC방을 주름 잡던 시절부터 모바일 형제 전성기를 구가하던 성장과정을 돌아보고, 미래를 그려보는 기획을 마련했다. -편집자주-

"수천만원을 써도 안 뽑힌다."

리니지는 승승장구했다. 게임 매출 랭킹에서 1, 2위에 고정됐다. 엔씨소프트는 게임업계 대장주로 등극했다. 탄탄대로만 걸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화려함 뒤에서 불행의 씨앗이 뿌려졌다. 확률형 아이템이다. 뽑기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아이템은 게임의 재미를 높여주는 요소이면서 동시에 게임사의 이익도 올려준다.

문제는 정도다. 이용자들이 "해도 너무한다"라며 고개를 돌리는 순간 이미 늦은 거다. 엔씨소프트가 이 덫에 걸렸다. 이른바 '린저씨(리니지+아저씨)'라 불리는 리니지의 열성 팬들조차 등을 돌렸다.

"NO NC" 이어진 불매운동에 흔들린 '리니지M'

엔씨의 위기는 지난 1월 '리니지M'에 롤백을 실시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엔씨는 리니지M에 문양 저장과 복구 기능을 추가했다. 문양을 강화하다가 실패하더라도 다시 이전으로 되돌릴 수 있는 기능이었다.

이미 거액을 투자해 문양을 완성한 이용자들은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었다. 거센 반발에 엔씨는 업데이트를 취소하는 롤백을 실시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업데이트 이후 복구 기능을 믿고 돈을 투자한 이용자들의 불만이 폭발했다.

한 달 뒤인 2월에는 '리니지2M'이 확률 자율규제 논란까지 휩싸였다. 캐시형 아이템이 아니라면 확률을 표기하지 않아도 되는 현행 자율규제의 허점을 노렸다는 지적이었다.

당시 엔씨가 업데이트한 '신화무기'가 문제가 됐다. 해당 아이템을 얻기 위해서는 중간 중간 여러번의 뽑기 과정을 거쳐야 한다. 여기에는 각각의 확률이 존재한다.

하지만 맨 처음 캐시를 통해 얻게되는 아이템의 확률만 공개했을 뿐 이를 통해 다시 뽑기를 하는 과정의 확률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미 중간과정을 완성한 이용자들은 정확한 확률도 모른채 돈을 투자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리니지에 온갖 불만이 쌓인 이용자들은 "NO NC"를 외치며 불매운동을 진행했다. 이에 주가도 크게 흔들렸다. 한때 장중 100만원을 넘었으나 불과 한 달 만에 20% 가까이 추락했다.

설상가상으로 3년 넘게 지켜온 구글 플레이 매출 순위 1위 자리도 카카오게임즈 '오딘'에 내줬다. 린저씨가 대거 오딘으로 옮겨가 '딘저씨(오딘+아저씨)'라는 말이 나왔다.

'트릭스터M'부터 '블레이드앤소울2'까지..두 번 좌절한 엔씨

여기에 올해 공개된 신작들도 잇따라 흥행에 실패했다.

엔씨는 지난 5월 상반기 기대작이었던 '트릭스터M'을 출시했다. 공개 직후에는 인기 순위 1위를 기록하는 등 이용자들이 몰렸지만 대부분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과거 '트릭스터 PC' 감성을 기대했던 이들이 많았기에 아쉬움은 더욱 컸다.

트릭스터M을 향한 가장 큰 비판 중 하나는 과금 구조가 너무 가혹하다는 것이었다. 뽑기 아이템 확률이 너무 낮아 이를 얻기 위해서는 상당한 돈을 투자할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에 더해 UI(사용자 이용환경)는 기존 리니지와 상당히 유사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완성도'를 위해 출시일 연기를 택했기에 짜임새가 부실하다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트릭스터M에 대한 아쉬움은 세 달 뒤 출시된 '블레이드앤소울2'를 향한 분노로 옮겨갔다. 엔씨는 지난 8월 10년 만에 '블레이드앤소울1'의 후속작을 내놨다. 당시 많은 사랑을 받았던 만큼 그때의 추억을 그리며 블레이드앤소울2를 기대하는 이용자들이 많았다.

하지만 크게 달라지지 않은 과금 구조와 사전에 공개된 영상과의 퀄리티 차이가 걸림돌이 됐다. 여전히 리니지와 비슷한 구조를 적용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아울러 정식 출시 전 공개된 비주얼 클립 속 캐릭터와 실제 게임 속 캐릭터의 그래픽 차이가 상당하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한 번 돌아선 여론은 쉽게 회복되지 않았다. 결국 김택진 엔씨 대표는 여론과 이용자들의 의견을 수용하며 '반성문'을 썼다. 그는 "그동안 당연히 여겨온 방식과 과정에 의문을 품고 냉정히 재점검하겠다"고 사내메일을 통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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