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 CJ대한통운 대리점 연합의 농성 모습 (사진=연합뉴스)
58일 째 전면 파업 중인 CJ대한통운 노조가 대리점연합이 제안한 공식 대화 요청을 수용했다.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이 CJ대한통운 대리점 연합의 대화 요구에 응하기로 하면서 이번 사태의 실타래를 풀 수 있을지 주목된다.
대리점 연합은 지난 22일 택배노조에 대화를 요구했다. 택배노조가 이를 수용하면서 23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 농성장에서 대화의 물꼬를 트는 것이다.
이에 대해 대리점연합회 측은 CJ대한통운 본사와 국토교통부에도 적극적인 중재를 요청했다. 회사 측에서도 양보할 수 있는 것을 양보해야 대리점도 움직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대리점연합은 또 노조 측에도 일단 파업을 풀고 업무에 복귀한 뒤 문제 삼고 있는 부속 합의서 부분에 대한 협의를 해보자고 제안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택배노조는 택배비 인상분 공정분배 요구에 더해 현재 CJ대한통운의 표준계약서 부속 합의서에 당일배송, 주6일 근무 등이 포함된 점을 문제 삼았다. 주 5일제라는 사회적 흐름에 역행하고 택배 노동자의 과로사를 방지하기 위한 사회적 합의 취지에도 맞지 않는 내용이라는 것이다.
CJ대한통운은 표준계약서가 주 60시간 업무를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노조는 부속 합의서가 표준계약서 자체를 뒤흔드는 상황이라며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현재 택배업계는 택배사가 대리점주와 화물 운송 계약을 맺고 대리점주가 다시 택배기사와 계약을 맺는 구조로 돼 있다. 이 때문에 대리점에서 부속 합의서를 수정하려면 CJ대한통운의 입장 변화도 필요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CJ대한통운이 본사 건물을 점거한 노조를 상대로 법적 대응에도 나선 만큼 노조가 파업을 풀고 나오기 위해서는 운신의 폭을 넓혀줘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CJ대한통운은 이날 “사용자인 대리점과 대화하겠다는 노조의 결정을 환영한다. 대리점과 노조의 대화를 전폭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