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주 생명보험협회 회장이 지난 3월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제3보험 경쟁력 강화 등 성장전략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자료=생보협회) 생명보험사들이 제3보험 공략에 적극 나서면서 보험업계 판도 변화에 관심이 모아진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지난달 암 진단과 치료 보장을 확대한 ‘다(多)모은 건강보험 필요한 보장만 쏙쏙 S2’ 상품을 내놨다. 지난해 출시된 S1 상품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본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보장을 맞춤 설계(DIY)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삼성생명은 ‘다(多)모은’ 외에 종합 건강보장 상품인 ‘일당백’, 유병자 대상의 ‘경증간편 다모은’, 4050 대상의 ‘고품격’, 2030 대상의 ‘다드림’ 등 건강보험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며 라인업을 갖췄다. 지난해 말 기준 전체 보험계약서비스마진(CSM)에서 건강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은 45%에 이른다. 올해에는 6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한화생명 역시 이 달 들어 간병과 치매를 중점 보장하는 신상품 3종을 출시했다. ‘밸류플러스 보장보험’은 사망 보장에 장기요양 패키지를 가미했고, ‘건강플러스 종신보험’은 3대 성인 질병인 암, 뇌혈관, 심장질환에 치매까지 보장을 더했다. ‘The H 간병보험’은 간병인 사용시 100세까지 지원금이 나온다. 특히 ‘The H 간병보험’은 출시 43일만에 누적 판매 건수 10만 건을 달성하며 인기를 끌었다. 새로운 ‘뇌·심장 위험률’을 업계 최초로 적용해 보험료를 50~60% 절감한 것이 주효했다. 생보사들은 그 동안 뇌·심장질환 관련 자체 위험률이 없어 손보사 대비 비싼 보험료를 적용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를 극복한 것. 교보생명은 이 달 주요 질병을 종신 보장하는 ‘교보평생건강보험’을 출시했다. 주계약에서 3대 성인 질병은 물론 장해, 중증 치매까지 총 23종의 질병·수술을 평생 보장하는 것이 특징이다. 살아있을 때 보험혜택을 최대한 누릴 수 있도록 사망보장을 없앤 대신 진단보험금을 극대화시켰다. 교보생명은 이에 앞서 암보험과 뇌·심장보험 신상품도 출시하며 건강보장 상품 라인업을 한층 강화했다. ‘교보통큰암보험’과 ‘교보뇌·심장보험’은 진단부터 검사, 치료까지 기존 대비 보장의 폭이 훨씬 넓어진 것이 특징이다. 보험 가입이 제한됐던 고령층과 유병력자를 위한 상품도 별도 출시하며 고객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이처럼 대형 생보사들이 건강보험에 집중하는 것은 국내 시장이 포화된 상태에서 ‘제3보험’ 시장의 공략 없이는 지속적인 성장이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제3보험은 생명보험의 정액보상 성격과 손해보험의 실손보상 성격을 동시에 지닌 보험을 의미한다. 질병보험, 상해보험, 간병보험, 어린이보험 등이 대표적으로, 생보·손보사 모두 판매 가능하다. 지난해부터 전면 적용된 새 국제회계제도(IFRS17) 하에서는 생보사 주력의 저축성 보험보다는 손보사 주력의 보장성 보험이 수익성에 더 유리한 측면이 있다. 이에 생보사들도 보장성 보험인 제3보험 판매에 공을 들여왔다. 고령화 추세에 사망을 보장하는 종신보험의 매력이 떨어진 것도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보장성 보험은 손보사들이 업력과 경쟁력을 갖춘 상태여서 생보사들은 위험률 산출, 관리체계 등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는 위치다. 업권별 경험통계가 달라 생보사 상품의 보험료가 손보사 상품보다 비싸다. 지난달 김철주 생명보험협회 회장은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제3보험 상품구성 합리화 방안을 검토해 통계 관리체계 개편 등 보험시장 내에서 공정한 경쟁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국내 제3보험 시장이 연평균 7%의 고성장 흐름을 지속하고 있음에도 손해보험사들이 시장점유율 70%를 기록하는 등 업권 간 불균형이 지속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나온 발언이다. 지난해 7월 보험연구원 발표에 따르면 2004~2022년 손보업계의 제3보험 연평균성장률은 9.8%에 달한다. 시장 초기엔 생보사들의 시장점유율이 더 높았지만 2010년 이후부터 전세가 역전됐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과거 자동차보험에서 계속 적자가 나는 등 손보업계가 어려운 형편이어서 생보 쪽에서 양보하고 도와준 부분들이 있다”며 “하지만 이제 전세가 역전돼 생보가 더 어려운 형편이기 때문에 제3보험 시장의 경쟁은 앞으로 더 치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삼성·한화·교보생명 제3보험에 '사활'…업계 판도 바뀔까

삼성생명, 건강보험 CSM 60% 목표
새 회계기준 보장성 보험 수익성 유리
손보사 시장점유율 70% 판도 변화

최중혁 기자 승인 2024.04.17 09:32 의견 0
김철주 생명보험협회 회장이 지난 3월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제3보험 경쟁력 강화 등 성장전략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자료=생보협회)


생명보험사들이 제3보험 공략에 적극 나서면서 보험업계 판도 변화에 관심이 모아진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지난달 암 진단과 치료 보장을 확대한 ‘다(多)모은 건강보험 필요한 보장만 쏙쏙 S2’ 상품을 내놨다. 지난해 출시된 S1 상품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본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보장을 맞춤 설계(DIY)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삼성생명은 ‘다(多)모은’ 외에 종합 건강보장 상품인 ‘일당백’, 유병자 대상의 ‘경증간편 다모은’, 4050 대상의 ‘고품격’, 2030 대상의 ‘다드림’ 등 건강보험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며 라인업을 갖췄다. 지난해 말 기준 전체 보험계약서비스마진(CSM)에서 건강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은 45%에 이른다. 올해에는 6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한화생명 역시 이 달 들어 간병과 치매를 중점 보장하는 신상품 3종을 출시했다. ‘밸류플러스 보장보험’은 사망 보장에 장기요양 패키지를 가미했고, ‘건강플러스 종신보험’은 3대 성인 질병인 암, 뇌혈관, 심장질환에 치매까지 보장을 더했다. ‘The H 간병보험’은 간병인 사용시 100세까지 지원금이 나온다.

특히 ‘The H 간병보험’은 출시 43일만에 누적 판매 건수 10만 건을 달성하며 인기를 끌었다. 새로운 ‘뇌·심장 위험률’을 업계 최초로 적용해 보험료를 50~60% 절감한 것이 주효했다. 생보사들은 그 동안 뇌·심장질환 관련 자체 위험률이 없어 손보사 대비 비싼 보험료를 적용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를 극복한 것.

교보생명은 이 달 주요 질병을 종신 보장하는 ‘교보평생건강보험’을 출시했다. 주계약에서 3대 성인 질병은 물론 장해, 중증 치매까지 총 23종의 질병·수술을 평생 보장하는 것이 특징이다. 살아있을 때 보험혜택을 최대한 누릴 수 있도록 사망보장을 없앤 대신 진단보험금을 극대화시켰다.

교보생명은 이에 앞서 암보험과 뇌·심장보험 신상품도 출시하며 건강보장 상품 라인업을 한층 강화했다. ‘교보통큰암보험’과 ‘교보뇌·심장보험’은 진단부터 검사, 치료까지 기존 대비 보장의 폭이 훨씬 넓어진 것이 특징이다. 보험 가입이 제한됐던 고령층과 유병력자를 위한 상품도 별도 출시하며 고객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이처럼 대형 생보사들이 건강보험에 집중하는 것은 국내 시장이 포화된 상태에서 ‘제3보험’ 시장의 공략 없이는 지속적인 성장이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제3보험은 생명보험의 정액보상 성격과 손해보험의 실손보상 성격을 동시에 지닌 보험을 의미한다. 질병보험, 상해보험, 간병보험, 어린이보험 등이 대표적으로, 생보·손보사 모두 판매 가능하다.

지난해부터 전면 적용된 새 국제회계제도(IFRS17) 하에서는 생보사 주력의 저축성 보험보다는 손보사 주력의 보장성 보험이 수익성에 더 유리한 측면이 있다. 이에 생보사들도 보장성 보험인 제3보험 판매에 공을 들여왔다. 고령화 추세에 사망을 보장하는 종신보험의 매력이 떨어진 것도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보장성 보험은 손보사들이 업력과 경쟁력을 갖춘 상태여서 생보사들은 위험률 산출, 관리체계 등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는 위치다. 업권별 경험통계가 달라 생보사 상품의 보험료가 손보사 상품보다 비싸다.

지난달 김철주 생명보험협회 회장은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제3보험 상품구성 합리화 방안을 검토해 통계 관리체계 개편 등 보험시장 내에서 공정한 경쟁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국내 제3보험 시장이 연평균 7%의 고성장 흐름을 지속하고 있음에도 손해보험사들이 시장점유율 70%를 기록하는 등 업권 간 불균형이 지속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나온 발언이다.

지난해 7월 보험연구원 발표에 따르면 2004~2022년 손보업계의 제3보험 연평균성장률은 9.8%에 달한다. 시장 초기엔 생보사들의 시장점유율이 더 높았지만 2010년 이후부터 전세가 역전됐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과거 자동차보험에서 계속 적자가 나는 등 손보업계가 어려운 형편이어서 생보 쪽에서 양보하고 도와준 부분들이 있다”며 “하지만 이제 전세가 역전돼 생보가 더 어려운 형편이기 때문에 제3보험 시장의 경쟁은 앞으로 더 치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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