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마인드바디앤소울 제공 “매 순간이 고비고 어려움이죠”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 것은 인디 밴드들의 공통적인 고민거리다. 자신들의 음악을 만들고 보여줄 준비가 되어 있다고 해서 언제나 무대에 설 수 있는 건 아니다. 그 기회를 잡기 위해 밴드들은 발품을 팔고, 넉넉하지 못한 페이를 받으면서도 꾸준히 무대를 갈망한다.  평균 연령 35세인 블루스밴드 마인드바디앤소울은 남들보다 늦게 시작했지만, 그만큼 더 열정적으로 무대에 서고 있다. 광주에 거주하고 있는 멤버들은 최근에도 한국블루스소사이어티를 중심으로 다양한 클럽에서 라이브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밴드가 결성된 것은 불과 2~3년 전이다.  “광주 지역 내에서 새롭게 만난 사람들과 단지 공부하는 의미로 스터디밴드를 결성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그렇게 출발했어요. 처음엔 블루스보다 컨템퍼러리 음악으로 시작했죠. 그게 테크닉적으로 압도적으로 어렵고 공부할만한 음악이었다고 판단해서였죠. 그러다 스터디가 아닌, 우리가 하고 싶은 음악으로 활동을 하는 밴드를 해보자는 이야기를 나누게 됐고, 제가 처음 기타를 잡고 배우던 어린 시절부터 집착이라고 부를 정도로 사랑했던 블루스를 선택하게 되었어요”  마인드바디앤소울의 곡들은 대부분 블루스 요소들을 품고 있다. 이번 앨범 ‘리턴’(RETURN)의 수록곡들도 모두 블루스 색깔이 진하게 녹아있다. 이는 20여 년간 음악을 해오면서 블루스에 대한 애정을 보인 이인규(보컬&기타&작사·작곡)의 영향이다. “‘블루스여야만 한다’ ‘블루스가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지는 않아요. 단지 제가 작곡하는 곡들은 하나같이 적던, 많던 블루스적인 요소들을 포함하게 되는 것 같아요. ‘오늘은 블루스를 써보자’ ‘오늘은 가요를 써보자’ ‘오늘은 펑크를 써보자’하면서 어떤 방향으로 곡을 써도 결국엔 그렇게 들리게 되더라고요. 아무래도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약 20년간 제가 가장 많이 듣고 연습했던 음악이 블루스라서 그렇지 않을까 생각해요”  사진=리일천 제공 이제 막 첫 앨범을 낸 마인드바디앤소울의 앨범명은 ‘리턴’이다. 본격적인 시작을 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서두르지 않는다. 힘들게 시작된 첫 시작인 만큼 오히려 처음으로 돌아가 다시 천천히 스텝을 밟겠다는 의지다. “앨범명을 고민하던 중에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거의 20년 가까이 음악을 해보겠다고 애쓰던 사람들의 첫 앨범이라는 사실이 기쁘면서도 한편으로는 서글펐어요. 아, 우리의 시작을 위해 이만큼의 시간이 걸렸구나. 남들보다 매우 늦게 시작했지만, 결국 돌고 돌아 마치 원래 마치 만나야만 했던 것처럼, 이곳이 고향인 것처럼 돌아와 연주하고 있는 우리가 완벽히 새로운 시작이라기보다 정말 돌아온 것같이 느껴졌고 그래서 첫 앨범임에도 불구하고 리턴이라는 제목을 붙이게 되었습니다”  마인드바디앤소울의 음악엔 ‘현장감’이 있다. 실제 연주자들이 녹음실에 모여 악보를 돌려보고, 합을 맞추며 다함께 녹음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어려운 시대가 됐다. 음원의 완성도를 위해 메트로놈에 맞춰 연주하고, 트랙별로 녹음하는 것이 보편화되어 가고 있는 시대다. 하지만 여기에서는 음악의 현장감을 느끼긴 어렵다. 마인드바디앤소울은 이를 놓치지 않았다.  “아주 많은 음악가들이 더빙과 에디팅을 이용한 트랙 녹음을 선호해요. 그 이유는 아주 명확하죠. 음원의 완성도, 완벽한 연주, 완벽한 타이밍, 그리고 편집의 용이성 등 모든 이유에서 라이브 연주를 하듯 음원 녹음을 하는 건 현대 음악시장에서는 불편하고 힘들어요. 거기다 트랙 녹음에 비해 비용까지 오히려 고비용이고요. 하지만 대부분 그 과정에서 현장감을 잃어요. 아무래도 어떤 트랙이나 메트로놈 소리를 들어가며 정확한 타이밍에 연주하는 환경과 무대에 올라 에너지를 뿜어대며 연주하는 것과의 차이가 분명히 레코딩 된 음원에 들어가게 되죠. 그래서 라이브 연주에서의 그 열기와 현장감을 부족하지만 최대한 넣어보고자 했어요. 앞으로도 계속 이 방법을 선택할 것 같고, 처음보다는 두 번째가, 또 두 번째보다는 세 번째가 더 나아질 거라고 확신하고 있어요”  사진=마인드바디앤소울 제공 결국 마인드바디앤소울은 완벽한 연주 보다는 음악적 전달에 더욱 힘을 쏟겠다는 의지다. 음원 녹음 방법도 그렇지만, 이들이 곡 작업을 하는 방식과 그들이 추구하는 음악의 방향성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음악은 엄청나게 대단한 것이 아니다’라는 기조에서 작업을 해요. 모두가 어떤 기준으로 아마추어와 프로를 구분하지만 음악은 그런 구분이 아무 의미가 없는 것 같아요. 단지 우리가 사랑하고 우리가 표현하고자 하는 도구가 음악이고, 그 음악을 큰 의미로 받아들이는 건 모두 청자의 자유이자 권리라고 생각해요. 우리는 우리의 음악을 하고 들려줄 수 있으면 그걸로 충분히 행복하고, 그 음악에 공감해주는 사람들에게 감사할 따름이죠”  “많은 사람들이 주변 사람들의 진실 된 이야기에 귀 기울일 준비가 되어 있잖아요. 우리의 음악도 그런 방식으로 다가갔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아 그런 일이 있었구나’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구나’ 이해하고 그 과정에서 본인의 삶에서 어떤 사소한 에피소드나 이벤트와 닿아서 공감할 수 있게 된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음악으로 인해 기쁨이던 슬픔이던 어떤 감정과 감동을 이끌어 낼 수 있다면 행복할 것 같아요”

[인디;파인(人)더] 마인드바디앤소울, 불편하고 힘든 길 걷는 이유

원테이크 녹음으로 살린 현장감

박정선 기자 승인 2019.12.27 10:52 | 최종 수정 2019.12.29 11:09 의견 1
사진=마인드바디앤소울 제공

“매 순간이 고비고 어려움이죠”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 것은 인디 밴드들의 공통적인 고민거리다. 자신들의 음악을 만들고 보여줄 준비가 되어 있다고 해서 언제나 무대에 설 수 있는 건 아니다. 그 기회를 잡기 위해 밴드들은 발품을 팔고, 넉넉하지 못한 페이를 받으면서도 꾸준히 무대를 갈망한다. 

평균 연령 35세인 블루스밴드 마인드바디앤소울은 남들보다 늦게 시작했지만, 그만큼 더 열정적으로 무대에 서고 있다. 광주에 거주하고 있는 멤버들은 최근에도 한국블루스소사이어티를 중심으로 다양한 클럽에서 라이브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밴드가 결성된 것은 불과 2~3년 전이다. 

“광주 지역 내에서 새롭게 만난 사람들과 단지 공부하는 의미로 스터디밴드를 결성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그렇게 출발했어요. 처음엔 블루스보다 컨템퍼러리 음악으로 시작했죠. 그게 테크닉적으로 압도적으로 어렵고 공부할만한 음악이었다고 판단해서였죠. 그러다 스터디가 아닌, 우리가 하고 싶은 음악으로 활동을 하는 밴드를 해보자는 이야기를 나누게 됐고, 제가 처음 기타를 잡고 배우던 어린 시절부터 집착이라고 부를 정도로 사랑했던 블루스를 선택하게 되었어요” 

마인드바디앤소울의 곡들은 대부분 블루스 요소들을 품고 있다. 이번 앨범 ‘리턴’(RETURN)의 수록곡들도 모두 블루스 색깔이 진하게 녹아있다. 이는 20여 년간 음악을 해오면서 블루스에 대한 애정을 보인 이인규(보컬&기타&작사·작곡)의 영향이다.

“‘블루스여야만 한다’ ‘블루스가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지는 않아요. 단지 제가 작곡하는 곡들은 하나같이 적던, 많던 블루스적인 요소들을 포함하게 되는 것 같아요. ‘오늘은 블루스를 써보자’ ‘오늘은 가요를 써보자’ ‘오늘은 펑크를 써보자’하면서 어떤 방향으로 곡을 써도 결국엔 그렇게 들리게 되더라고요. 아무래도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약 20년간 제가 가장 많이 듣고 연습했던 음악이 블루스라서 그렇지 않을까 생각해요” 

사진=리일천 제공

이제 막 첫 앨범을 낸 마인드바디앤소울의 앨범명은 ‘리턴’이다. 본격적인 시작을 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서두르지 않는다. 힘들게 시작된 첫 시작인 만큼 오히려 처음으로 돌아가 다시 천천히 스텝을 밟겠다는 의지다.

“앨범명을 고민하던 중에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거의 20년 가까이 음악을 해보겠다고 애쓰던 사람들의 첫 앨범이라는 사실이 기쁘면서도 한편으로는 서글펐어요. 아, 우리의 시작을 위해 이만큼의 시간이 걸렸구나. 남들보다 매우 늦게 시작했지만, 결국 돌고 돌아 마치 원래 마치 만나야만 했던 것처럼, 이곳이 고향인 것처럼 돌아와 연주하고 있는 우리가 완벽히 새로운 시작이라기보다 정말 돌아온 것같이 느껴졌고 그래서 첫 앨범임에도 불구하고 리턴이라는 제목을 붙이게 되었습니다” 

마인드바디앤소울의 음악엔 ‘현장감’이 있다. 실제 연주자들이 녹음실에 모여 악보를 돌려보고, 합을 맞추며 다함께 녹음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어려운 시대가 됐다. 음원의 완성도를 위해 메트로놈에 맞춰 연주하고, 트랙별로 녹음하는 것이 보편화되어 가고 있는 시대다. 하지만 여기에서는 음악의 현장감을 느끼긴 어렵다. 마인드바디앤소울은 이를 놓치지 않았다. 

“아주 많은 음악가들이 더빙과 에디팅을 이용한 트랙 녹음을 선호해요. 그 이유는 아주 명확하죠. 음원의 완성도, 완벽한 연주, 완벽한 타이밍, 그리고 편집의 용이성 등 모든 이유에서 라이브 연주를 하듯 음원 녹음을 하는 건 현대 음악시장에서는 불편하고 힘들어요. 거기다 트랙 녹음에 비해 비용까지 오히려 고비용이고요. 하지만 대부분 그 과정에서 현장감을 잃어요. 아무래도 어떤 트랙이나 메트로놈 소리를 들어가며 정확한 타이밍에 연주하는 환경과 무대에 올라 에너지를 뿜어대며 연주하는 것과의 차이가 분명히 레코딩 된 음원에 들어가게 되죠. 그래서 라이브 연주에서의 그 열기와 현장감을 부족하지만 최대한 넣어보고자 했어요. 앞으로도 계속 이 방법을 선택할 것 같고, 처음보다는 두 번째가, 또 두 번째보다는 세 번째가 더 나아질 거라고 확신하고 있어요” 

사진=마인드바디앤소울 제공

결국 마인드바디앤소울은 완벽한 연주 보다는 음악적 전달에 더욱 힘을 쏟겠다는 의지다. 음원 녹음 방법도 그렇지만, 이들이 곡 작업을 하는 방식과 그들이 추구하는 음악의 방향성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음악은 엄청나게 대단한 것이 아니다’라는 기조에서 작업을 해요. 모두가 어떤 기준으로 아마추어와 프로를 구분하지만 음악은 그런 구분이 아무 의미가 없는 것 같아요. 단지 우리가 사랑하고 우리가 표현하고자 하는 도구가 음악이고, 그 음악을 큰 의미로 받아들이는 건 모두 청자의 자유이자 권리라고 생각해요. 우리는 우리의 음악을 하고 들려줄 수 있으면 그걸로 충분히 행복하고, 그 음악에 공감해주는 사람들에게 감사할 따름이죠” 

“많은 사람들이 주변 사람들의 진실 된 이야기에 귀 기울일 준비가 되어 있잖아요. 우리의 음악도 그런 방식으로 다가갔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아 그런 일이 있었구나’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구나’ 이해하고 그 과정에서 본인의 삶에서 어떤 사소한 에피소드나 이벤트와 닿아서 공감할 수 있게 된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음악으로 인해 기쁨이던 슬픔이던 어떤 감정과 감동을 이끌어 낼 수 있다면 행복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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